에티하드 타워 호텔 외에는 UAE 내에선 부르즈 알아랍과 주메이라 비치 호텔 등 두바이에서 주로 사업을 펼쳐온 주메이라 그룹은 2018년 4분기와 2019년 1분기 사이에 아부다비 내 서로 다른 두 개의 리조트를 잇달아 개장했습니다. 고급 리조트지가 몰려있는 사아디야트 섬에는 주메이라 사아디야트 아일랜드 리조트를, 그리고 얼마 뒤엔 알와쓰바에 주메이라 알와쓰바 데저트 리조트&스파를 말이죠.
2018/05/31 - [중동여행정보/호텔] - [호텔] 분노의 질주로 유명해진 주메이라 에티하드 타워스 호텔
2018/12/24 - [중동여행정보/호텔] - [두바이] 개장 21주년 맞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으로 새롭게 변신한 주메이라 비치 호텔!
아부다비 도시 중심에서 가까운 사아디야트 아일랜드는 세인트 레지스, 릭소스, 로타나, 파크 하얏트 등의 호텔들이 있어 많은 이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곳이지만, 알와쓰바는 아부다비의 중심인 아부다비 섬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곳은 아니지만, 그렇게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닙니다.
1980년대에 로컬 베두윈들이나 아라비아 반도 도처에서 넘어온 이주민들을 정착시키기 위해 셰이크 자이드에 의해 개발된 지역 중 한 곳인 알와쓰바는 무엇보다 1998년 세워진 아부다비 인근의 초대형 오아시스이자 플라멩고 서식지로 2013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알와쓰바 습지 보호구역과,
내셔널 데이 주간부터 시작해 다음해 초까지 이어지는 연례 행사인 셰이크 자이드 헤리티지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한편으론, 아부다비에서 가장 크고 오래되어 현재 전면적인 업그레이드 공사가 진행 중인 알와쓰바 중앙 교도소가 있습니다. 공식적으론 남녀 경범죄자들을 수용하는 교도소지만, UAE 정부에 비판적인 인권단체들에게 있어선 가혹한 수감자 처우로 악명을 떨치는 곳이기도 하죠.
주메이라 그룹은 이 알와쓰바 지역 외곽에 자신들의 첫 사막 리조트인 주메이라 알와쓰바 데저트 리조트를 개장했으며, 이는 CNN 여행 섹션에서 2019년에 묵어봐야 할 새 호텔 15선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주메이라 알와쓰바 데저트 리조트는 UAE 내에서 알다프라 지역의 셰이크 칼리파 고속도로와 함께 최고 제한속도 시속 160km를 자랑하는 아부다비-알아인 고속도로 (E30)을 타고 알아인쪽으로 가다 알와쓰바 지역을 지나 사막 지역으로 들어가다 보면 나옵니다.
사막과 송전탑 외에는 별로 볼 것이 없어 뭐가 있을까 싶은 곳에....
리조트가 나타납니다. 일단 진입로만 잘 찾으면 길따라 쭈욱 들어가기만 하면 됩니다.
딱히 커보이지 않는 아담한 건물들 사이로 들어가다 보면...
리셉션 입구로 갈 수 있습니다.
귀차니즘에 올리지 않고 미뤄두고 있었지만, 지난해 6월에 묵었었습니다.
뭔가 로컬스러운 장식품들이 전통적인 느낌을 줍니다.
리셉션이 있는 건물에는 리셉션과 라운지만 있고, 객실, 혹은 빌라는 리조트 내에 흩어져 있습니다.
안내를 받아 방을 찾아 가다보니 전반적인 리조트 분위기가 처음 왔는데 처음 같지 않은 상당히 낯익은 기시감이 듭니다. 두바이 크릭에 있는 알시프에서 묵었었던 알시프 호텔이 말이죠. 5성급 럭셔리 호텔로 유명한 주메이라는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고급스러운 중저가 호텔로 라인업을 늘려보겠다며 알시프 지역에 3~4성급 호텔 세 곳을 잇달아 열었지만, 지난해 세 호텔 모두 하얏트 계열로 바뀌었죠.
2018/12/05 - [중동여행정보/호텔] - [두바이] 두바이 크릭 옆 감각적인 실내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자빌 하우스 알시프 (현 캐노피 바이 힐튼 두바이 알시프)
방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역시나 알시프 호텔의 업그레이드 버전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만나게 되는 옷장과...
화장실.
청소를 안한줄 알았지만, 자세히 보니 오래된 듯한 컨셉으로 만든 세면대가 시선을 끕니다.
샤워실엔 맘 놓고 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욕조.
미니바에 있는 먹거리들.
커피/찻잔도 은근 더러워보이지만 컨셉입니다.
옷장과 화장실을 지나 방으로 들어가면 화장대로 쓸 수 있는 대형 거울이 걸려 있는 테이블과 TV, 그리고 책상이 한쪽 벽면을 메우고 있습니다.
알시프 호텔처럼 여닫을 수 있는 창은 아닌 평범한 창문 앞에 거실 공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침실과 협탁.
전통가옥 스타일의 객실이지만 룸 컨트롤만큼은 터치 방식입니다.
리조트 내에서 가장 작은 방임에도 상대적으로 드넓은 발코니가 있습니다. 조그만 커피 테이블 뿐만 아니라,
식사도 가능한 대형 탁자와 더불어 선베드까지 비치된 광활한 발코니가 말이죠!
발코니에서 둘러본 리조트 뷰.
103개의 객실 중에는 일반 객실과, 1~2베드룸을 갖춘 스위트룸, 그리고 1~3베드룸 풀 빌라 등 작지만 다양한 객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먹을 것으로는 로비 라운지와
삼식세끼를 제공하는 레바논식 식당과 저녁에만 영업하는 이마라티식 식당 등 두 곳의 아랍, 지중해식 식당.
그리고 유일하게 2층에 자리잡아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이탈리아 식당까지 총 3개의 식당이 있습니다.
리조트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풀장 근처에는 대형 항아리가 서 있는데, 조심해서 지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항아리가 세워진 받침석이 그림자에 가려 잘 안보이기 때문입니다. 쪼리를 신고 아무 생각없이 풀장으로 가다 걸어간다고 생각했는데 저 받침석을 새끼 발가락 끝으로 차버려서 발가락 뼈가 금가는 부상을 당했;;;;;
유아용 풀장도 갖추고 있고...
사막을 향해 펼쳐져 있는 대형 인피니티 풀도 있습니다.
리조트의 중심에는 낮에도 불을 켜지 있는 방을 지나치게 됩니다.
매 훈련쇼를 위해 쉬고 있는 매를 볼 수 있죠. 눈가리개를 않시키기에 아예 휴게실의 조명도 꺼놨....
매훈련 쇼가 펼쳐지는 곳은 리조트 한쪽 켠에 마련되어 있는 공터입니다.
사막 공터 한 가운데 늘어서 있는 관람객들을 위한 의자.
해질 무렵에 즈음하여 투숙객들에겐 무료로 제공되는 매 훈련쇼가 펼쳐집니다. 이 곳에서 본 매 훈련쇼에 대해선 투숙 중에 포스팅해놓고, 호텔 리뷰는 1년 2개월만에 올리고 있습니다;;;;
2019/06/03 - [GCC/GU] - [문화] 매팔자가 상팔자인 걸프지역에서의 매의 역사와 생태 등 이모저모, 그리고 매 훈련쇼
해가 질 무렵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은 투숙객들에게 차를 대접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로컬 문화를 설명하기 위해 준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지평선으로 사라지는 나름 사막에서의 운치있는 일몰 풍경을 볼 수 있죠.
알시프 호텔의 사막형 업그레이드 같은 알와쓰바 데저트 리조트는 기존에 있던 까스르 알사랍이나 틸랄 리조트처럼 아부다비 동부지역 깊숙히 들어가야 찾을 수 있는 사막 리조트들과 달리 상대적으로 아부다비 도심에서 가까우면서도 조용한 사막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즐길 수 있는 아담한 리조트입니다.
하지만... 귀차니즘에 포스팅을 1년 넘게 한창 미루고 있던 사이.....
주메이라 그룹의 첫번째 사막 리조트로 관심을 모았던 알와쓰바 주메이라 데저트 리조트는 개장 1년여만인 2020년 3월 1일부로 운영권이 메리어트로 넘어가 현재는 알와쓰바 럭셔리 켤랙선 데저트 리조트&스파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두바이에 있는 알마하 럭셔리 컬렉션 데저트 리조트&스파에 이은 UAE 내 두번째 럭셔리 컬렉션 데저트 리조트.
럭셔리 호텔에 집중된 라인업을 다양화하겠다며 주메이라 그룹이 야심차게 내놓았던 중저가 호텔 및 사막 리조트는 불과 개장 후 1년여 만에 하얏트와 매리어트에 운영권을 넘기면서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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