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몰 내에는 두바이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큰 대형서점 키노쿠니야가 있습니다. 예전엔 두바이 분수쇼를 볼 수 있는 명당 중 하나였던 서점 내 카페까지 있을 정도로 초대형 서점이었지만, 지금은 원래 있던 장소에서 메트로 링크 앞으로 축소이전했기에 옛모습을 기억하는 저에겐 여전히 어색하긴 하지만요.


키노쿠니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1927년 동경 신주쿠에서 문을 열어 세계 여러 나라에도 체인점을 두고 있는 일본의 대형 서점 체인인 키노쿠니야쇼텐 (紀伊國屋書店)의 중동지역의 유일한 체인점입니다. 일본서점이다 보니 일본서적 원서코너가 따로 있고, 일본문화 관련 문방구나 심지어는 프라모델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두바이에 있어 더욱 그렇겠지만, 일본서적 원서코너 중 중동서 (中東書)라는 이름으로 중동서적 코너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비록 일부분이기는 해도 기본적인 아랍어책부터 시작해서 이슬람으로 한정해도 종교부터 도시설계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의 책들, 번역서부터 만화, 여행 가이드북 등 전문서적에서 오타쿠 취향의 책까지 다양한 주제와 방식의 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다른 코너에서 예전에 본 책 중에는 두바이와 아부다비 곳곳에 있는 초고층 건물만 사진으로 담은 책도 있었죠.



키노쿠니야의 중동서 코너에 꽂혀있는 다양한 일본책들에 감탄하면서 대학 신입생이었던 24년 전 봄의 어느날 국회도서관에서 받았던 충격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됩니다. 중동지역에 대한 정보를 찾겠다며 학교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을 거쳐 갔었던 국회도서관. 다른 곳에서 한국어로 검색했을 때는 한국어 책들만 조회가 되어 몰랐었는데, 국회도서관에서는 한국어로 키워드를 입력했는데도 한국어 책들과 같이 검색되다 보니 수적으로나 종류로나 비교가 않될 정도로 더욱 많게만 느껴졌던 일본어 원서는 일본어를 배운지 한두달 밖에 않된 초심자라 원서를 읽어볼 엄두를 내지는 못했음에도 꽤나 충격적이었거든요. 중동, 북아프리카 지역과 지역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애증을 맺고 있는 영어서적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건 당연했겠지만, 전혀 연결고리가 없어 보였던 일본어 원서가 그렇게 많았을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었으니까요.


그때 받았던 충격은 다른 경험이 겹쳐지며 중동지역과 관련된 잡다구리한 정보를 다루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가 된 시작점 중 하나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모 출판기획 에이전시에 블로그 내용을 소재로 출판기획이 가능한지 문의했다가 몇 주 뒤에서야 "관심을 갖고 문의해주셔서 감사하지만 한국 출판시장에서는 중동지역에 대한 이미지가 여전히 부정적이어서 어려울 것 같다"는 뻔한 회신을 받았던 나쁜 기억도 떠오르네요. 제 블로그를 꾸준히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지나치게 종교적이거나, 부정적인 내용을 다루지 않는 블로그인데도 말이죠. 국내에서는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특별한 화제성이나 출판하는 측의 의도가 없는 한 관련서적 출판이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입니다. 모 출판기획 에이전시에서 말했던 것처럼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분야라면 더더욱 말이죠. 이는 여전히 한국어로 된 아랍관련 서적의 대부분이 수요가 보장된 각종 교재 등 아랍어 관련 책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겠죠.


예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경제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면서도 언론에서도 좋은 의미로든 안좋은한 의미로든 특별하게 화제가 되지 않는 이상 좀처럼 다루지 않을 정도로 (그나마 클릭질 유도를 위해 팩트확인조차 않한 자극적인 가짜뉴스가 나오지 않으면 다행이죠;;;;), 처음 충격을 받았던 24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현실 속에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왜곡된 중동관련 정보들이 유통되는 모습을 쉽게 보게 됩니다. SNS가 대중화되기 이전엔 그나마 없었는데, 누구나 정보를 가공해낼 수 있는 지금은 그럴싸한 레퍼런스까지 곁들이며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전파하지만, 실제로는 어처구니 없는 음모론을 설파하는 특정 종교세력과 예멘 난민 문제로 더욱 확산된 이슬람포비아를 확신시키려는 사람들의 구미에 맞게 악의적으로 가공된 가짜정보들이 범람하는 모습을 말이죠.


키노쿠니야 중동서 코너는 이런 현실 속에서 사회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것도, 개인적으로 이득을 않겨 주는 것도 아니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꾸준하게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지난한 길을 걷게 만든 이유이자 원동력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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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아랍_에미리트_연합 | 두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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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1998년 1월 11일 아침 겨울왕국으로 변한 요르단 암만에서 찍은 첫 사진)



배치사정표를 신뢰하기 힘들었던 수능 첫 세대로 아랍어의 أ도 몰랐지만 하향 지원자들이 많아 운좋게 추가합격으로 얻어걸려 들어간 아랍어과 신입생이었던 94년 봄, 아랍지역에 대한 자료를 좀더 찾아보고자 방문했던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받았던 나름의 충격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영어 서적이야 제국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몇 대에 걸쳐 쌓아놓은게 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눈꼽만큼 있던 한국어 서적에 비하면 정말 엄청난 수의, 그리고 전문서적에서 오타쿠 취향의 서적까지 다양한 깊이와 분야를 자랑하는 일본어 서적이 눈에 띄었거든요. (최근 번역청 설립 요청건이 화제였죠?)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로 시작했다가 레포트지 10장짜리 얄팍한 레포트를 500여 페이지짜리 자료집으로 둔갑시키는 경험을 한 이후 현지에 직접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마땅한 한국어 가이드북이 없기에 이집트와 달리 한국어판 세계를 간다로는 출판되지 않았던 일본 여행 가이드북 "地球の歩き方-ヨルダン/シリア/レバノン 지구를 걷는 법- 요르단/시리아/레바논"[각주:1] 원서 한 권을 들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아랍생활의 첫 시작지였던 요르단에 어학연수를 떠났던 날로부터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보다도 더 작았던 요르단 암만의 퀸 알리아 국제공항에 내린 1998년 1월 10일 만난 요르단의 첫 인상은 아랍하면 떠오르는 미친듯이 강한 햇살 따위가 아니라 구름이 짙게 낀 하늘 아래 가랑비로 젖고 있는 활주로, 당시에는 라마단 기간 (1997년 12월 30일~1998년 1월 28일) 중이라며 도착비자 발급처와 환전소를 제외하곤 거의 모든 조명을 꺼놓아 어둑하기만했던 을씨년스러움이었습니다. 그리고 새벽부터 저를 맞이해주었던 가랑비는 점점 비바람을 동반한 폭우로 거세지더니 밤새 폭설로 바뀌어 하룻밤 자고 일어난 세상은 바로 위 사진처럼 하얗게 변해 충격과 멘붕을 안겨주었습니다. 폭설로 인해 환전을 해야하는데도 도로가 막혀 환전을 하러 갈 수 없었으니까요. 시간이 한참 지난 21세기에도 눈속에 빠져 나오지 못하는 차를 빼준다고 압둘라 요르단 국왕이 지나가다 차에서 내려 직접 사람들과 차를 끌어내는 영상이 화제가 될 정도니 어떨지 이해되시죠???



요르단에서의 어학 연수를 거쳐 두차례에 걸친 사우디 근무, 그리고 현재의 UAE 근무까지 20년의 세월 중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아랍국가에서 생활하게 될 줄은,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경험과 정보를 블로그와 SNS를 통해 공유하는 블로거가 될 줄은 첫 경험부터 비와 폭설로 멘붕당했던 20년 전 그 날에는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을 겁니다.


다음에 있는 둘라뱅크 아카이브 (사실, 다음에 있던 오래된 자료를 날리기는 아깝지만, 그렇다고해서 한 곳에 옮기기는 더 번거롭다보니 아카이브 형태로 놔둔..)의 1985개 포스팅, 그리고 지금의 1019번째 티스토리 둘라의 아랍 이야기 포스팅은 바로 그렇게 쌓아온 둘라의 여적이고, 1994년 봄 국회도서관에서 받았던 "아랍지역에 대한 한국어 자료가 거의 없다시피하다"는 충격을 나름의 방식으로 자체 업그레이드하며 풀어나가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주제가 주제이니 만큼 지금까지 남겨온 3000개를 넘긴 포스팅 중 가장 많이 회자되고 주목을 받었던 포스팅은 딱 하나 ([다큐] 푸대접을 자초한 UAE 방문, 그날 UAE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에 불과했을 정도로 세상에 큰 영향력을 끼치기도 힘든 일개 블로거일지라도 말이죠. 


아랍지역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부정적으로 책으로 엮기는 어렵겠다는 이야기를 한 출판 기획사로부터 들은 적이 있을 정도로 국내 도서시장에선 극히 화제성 이슈 (예전의 두바이 출판붐?), 혹은 단편적인 흥미유발형 주제를 담지않는 이상은 책으로 나오기도 쉽지 않고, 대중에게 사실과 정보를 전달해야할 언론 매체들은 각종 부정적인 내용으로 아랍 포비아를 유발하지나 않으면 다행인데, 그나마도 클릭질 유도, 혹은 여론 호도에 혈안이 되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본적인 팩트조차 체크하지 않고 왜곡해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가공하여 부정확한 내용들을 소개하거나, 아니면 아예 기사화하지 않는 경우를 너무나도 많이 볼 수 있을 정도로 대학 신입생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던 20년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나아진 것 같진 않거든요. 블로그를 통해 가끔 비판 포스팅을 올리기도 했듯이 공식 매체는 아니어도 때로는 독점이나 다름없는 나름의 컨텐츠를 만들어 공유하다보니 더 눈에 띄게 드러난달까요.


둘라뱅크/둘라의 아랍 이야기의 현재 버전은

- 중요한 현안, 혹은 알아두면 좋지만 언론에선 다루지 않는 정보가 있으면 처음 듣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과거의 전개를 포함하여 소개하고,

-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는 관광지나 호텔 직접 방문하여 체험한 경험기를 관련 정보를 포함해서 소개하며,

- 걸프지역에서 뛰고 있는 한국 선수들의 소식과 함께 아챔에서 만나게 될 수도 있는 걸프지역 리그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또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요???




  1. 당시에는 세 나라를 한 권에 담았으나, 2011년 이후 시리아 내전과 레바논의 불안안 치안상황으로 인해 여행금지국으로 지정되면서 두 나라를 다루지 않는 대신 최신판은 "페트라 유적과 요르단"이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 페트라를 중심으로 한 요르단 가이드북을 내놓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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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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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지 않지만, 얼마전 한 드라마의 제작 보고회 관련 기사는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최민수, "한국판 만수르" 변신!" 지금까지의 한국 드라마에선 볼 수 없었던 캐릭터라는 설명과 함께 말이죠. 아니나다를까 드라마 홈페이지의 기획의도에도 대놓고 이렇게 표기하고 있었습니다.




응?????



맨시티 구단주가 된 이후 아낌없는 투자행보로 축구팬을 넘어 일반인들에게도 중동 부호의 대명사처럼 알려지게 된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빈 술탄 알나흐얀은 자수성가한 흙수저 부호가 아닌 UAE를 통치하는 알나흐얀 씨족의 로열 패밀리 중 한 명이며 UAE 건국의 아버지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나흐얀을 아버지로 둔 금수저를 넘어선 그야말로 다이아몬드 수저입니다. UAE 국부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나흐얀의 일곱번째 아들, 현 UAE 대통령이자 아부다비 통치자인 셰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셰이크 자이드의 장남)의 이복동생이자, 아부다비 왕세제지만 실질적인 대통령 대행을 맡고 있는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셰이크 자이드의 셋째)의 친동생.


나 찾았어?



다이아몬드 수저라고 해도 똑똑하고 처신을 잘해 그야말로 One of Princes가 될 수 있는 일곱번째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그 위의 형들을 제치고 더욱 유명해진 사업가, 투자자 이전의 본업은 UAE의 제7대 부총리 (2009년 5월 10일~현재)와 대통령부 초대장관 (2004년 11월 1일~현재/1997년부터 대통령실 Presidential Office 실장을 맡았으며 2004년 셰이크 자이드 서거 후 아부다비 통치자가 된 셰이크 칼리파가 대통령실을 대통령부 Ministry of Presidential Affairs로 격상시키고 교체할 것이라는 썰과 달리 이복동생 셰이크 만수르를 신설 부처 장관으로 승진시켰음)을 겸하고 있는 정치인입니다. 대충의 족보를 따져보면....


아버지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나흐얀 (2004년 사망): UAE 초대 대통령 (1971년 12월~2004년 12월), 전 아부다비 통치자

첫째 셰이크 칼리파 빈 자이드 알나흐얀 (1948년생): UAE 2대 대통령 (2004년 12월~현재), 현 아부다비 통치자

둘째 셰이크 술탄 빈 자이드 알나흐얀 (1955년생): UAE 6대 부총리 (현재 공직은 없음)

셋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1961년생): 아부다비 왕세제 겸 대통령 권한대행, UAE군 총부사령관

넷째 셰이크 함단 빈 자이드 알나흐얀 (1963년생): 알다프라주 (구 알가르비야) 통치자 대리인 

                                                            (쿠데타 모의하다 걸려 사실상 모양새 좋게 유배 중이라는 설이 있음...)

다섯째 셰이크 핫자 빈 자이드 알나흐얀 (1965년생): 국가안보자문, 아부다비 최고위원회 부회장, UAE 주민등록청장

                                             알아인 구단 이사회 겸 명예 이사회 부회장, 그리고 알아인 홈구장의 이름 핫자 빈 자이드 스타디움....

여섯째 셰이크 타흐눈 빈 자이드 알나흐얀 (1968년생): 주짓수 사범, 금융업에 종사

일곱째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1970년생): 그분!





제대로 파고들면서 다루려면 쓸 말은 많겠지만 아랍지역을 왜곡해서 소개하는 국내 미디어에 대한 비평을 일부러 다루지는 않는 이 블로그를 통해 비평하는 주제가 딱 두 개가 있습니다. 스포츠 전문 기자들이 평소 다루지 않는 걸프지역 축구 소식을 다루면서 몇 분만 검색하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을 무시한 클릭질을 유도하는 기사와 셰이크 만수르에 대한 지나친 희화화 또는 역시나 잘못된 기사가 바로 그것입니다. 전자의 경우 기사 대상에 대한 사적 감정이 가미된 의도가 다분히 보이는 왜곡보도가 문제이고, 후자의 경우에도 보기 거북할 정도의 희화화와 클릭질 유도에 급급해서 남의 집안 족보까지 뒤흔드는 패기를 언론들이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국내 정치인들에게도 안보여주는 패기를 말이죠. 


[비평] 만수르 구단주의 위엄, 그리고 족보 파괴조차 서슴치 않는 미디어의 패기;;;; 

[비평] 개콘 만수르, 개그 속에 보여지는 불편한 선입견, 그리고 기본적인 사실 파악도 않하는 기자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 한국판 만수르를 언급하고, 기획의도에서조차 대놓고 친근한 셰이크 만수르를 언급하는 드라마가 나온다는 소식은 장르가 아무리 코믹 드라마일지언정 왠지 지금까지 우리 미디어에서 다뤄온 셰이크 만수르에 대한 행보를 봤을 때 왠지 지나친 희화화와 왜곡의 총집합판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고, 결국 방영 첫 주만에 이슬람 희화화 논란에 휩싸이게 되고야 말았습니다.


둘라뱅크 페이스북 페이지에선 논란이 시작되었을 당시에 "과할 정도로 동경하거나 희화화하는 셰이크 만수르에 대한 국내 미디어의 빈곤하고 천박한 상상력과 기획력을 보여준달까요..."라는 언급을 했음에도 이제서야 포스팅하게 된 이유는 아랍 사회를 감안할 때 말도 안되는 신분과 이름을 가진 그의 등장 배경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고 5화가 되어서야 이를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의 사연 소개는 없을 것 같지만...


똑똑한 다이아몬드 수저와 중동 붐 속에서 얼결에 로또를 만나 신분 및 국적세탁까지 거치며 대박친 흙수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도 굳이 친근하다는 표현을 써가며 갖다붙인 이유가 뭘까 말이죠. 굳이 석유재벌이 아닌 다른 재벌을 가지고 와도 될 것만 이산가족 찾기 이야기에 무리하게 셰이크 만수르를 끌어들인 결과는 빈곤한 상상력과 천박함을 드러내는 그야말로 대참사였습니다. 노이즈 마케팅을 위한 것이었다면 대성공이겠지만요.


제작진이 가상의 국가라고 극구 강조하고 있는 보두안티아국은 기획의도에서도 밝히고 있는 것처럼 중동 붐의 영향을 감안했을 때 아라비아 반도 내 어딘가에 세워진 국가임은 분명하기에 아랍어와 이슬람은 빠질 수 없는 요소이고 설정상으로도 그렇게 가상의 국가임을 앞세우는 보두안티아국의 모국어와 종교로 등장하지만 드라마 첫 장면부터 허술한 설정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아랍어와 이슬람에 대한 무지

아랍어는 미야자키 히야오 감독의 1992년작 붉은 돼지의 인상적인 인트로에서도 보여지듯 일반적인 언어의 진행방향과 달리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여지는 대표적인 언어입니다만...



드라마는 1화 인트로신에 나오는 단어부터 공간을 초월하여 방향을 무시하면서 쓰기 시작하면서 불안한 징조를 내보이더니...




주인공이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에는 아예 글자를 붙여쓰지도 않은채 개별 글자의 독립형에다 순서로 뒤죽박죽으로 나오는데다 그나마 자막 그대로 제대로 이어쓴다고 하면 도저히 알아먹을 수 없는 يلع دعس دهف (얄으 다으스 다흐프?), 아무리 좋게 순서를 뜯어고쳐 봐야- علي سعد فهد -사이드 파(흐)드 알리가 아닌 알리 사이드 파흐드라는게 함정. (아랍어 발음대로라면 파흐드라 읽어야 겠지만, 영어 위주의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한국어로는 파드로 쓰이고 있죠) 





게다가 배경이 되는 가상의 국가 보두안티아국의 이름도 장면에 따라 아랍어로는 다르게 표기가 됩니다. 어떤 장면에선 "보투안티야 (بوتوانتيا)"로...





어떤 장면에선 "보두안티야 (بودوانتيا)"로 표기할 정도로 오타가 많습니다. 거기에 최민수의 어설픈 아랍어 연기와 대사 곳곳에 보이는 문법 오류는 덤.





아랍어에 대한 무지와 더불어 희화화 논란을 자초했던 이슬람에 대한 무지는 아랍어에 대한 무지와 더불어 무슬림들에겐 알라에 대한 신성모독으로 보여질수 있는 무지 콤보를 보여준 인트로를 시작으로 곳곳에서 드러납니다. (MBC '죽어야 사는 남자' 논란, 무슬림에게 직접 묻다 참조) 인트로에 이어 위에서 언급한 자신을 소개하는 식사 장면에서조차 5화나 되어서야 무늬만 무슬림이라는 설정이 나오고 개인적인 공간에서의 식사니 와인을 마셔도 이상할 것은 없다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굳이 편한 복장이 아닌 이 지역의 정장을 갖춰입고 먹을 거라면 팔뚝을 훤히 드러내는 듯한 두 여성의 의상도 에러이기에 어떻게 봐도 주인공이 자신을 소개하며 첫 선을 보이는 이 한 장면에서 보두아티아국의 국어와 국교이기도 한 아랍어와 이슬람에 대한 악의적인 의도는 없다고 주장하는 제작진의 무지를 한꺼번에 드러내고 시작하는 셈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이슬람을 믿는 사람을 의미하는 무슬림이라는 개념부터 제대로 잡혀있지 않을 정도니 이해는 갑니다만... 심지어 한 씬에서조차 무슬림과 이슬람 신도가 혼용되기도 하고, 주인공 비서 압달라에 대한 인물 설명에는 이슬람 세례자라는 표현까지 나오더군요. 





거기에 어처구니 없었던 건 쓰잘데기 없이 길게 늘어놓은 주인공 이름인 사이드 파드 알리와 비서의 이름인 압달라 무함마드 왈리왈라.


엄청나게 길어보이고 발음하기 힘들어 보이는 아랍인 무슬림들의 이름 구조는 사실 간단합니다. 씨족명-할아버지 이름-(빈/빈트)-아버지 이름-(빈/빈트)-본인 이름. 이 드라마의 모티브?를 제공한 셰이크 만수르의 본명은 위에서 언급했듯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빈 술탄 알나흐얀으로 알나흐얀 씨족의 술탄의 아들 자이드의 아들 만수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름구조를 감안하면 주인공 사이드 백작의 이름은 "(씨족을 알 수 없는) 알리의 아들 파드의 아들 사이드"라는 뜻인데... 조국이 버린 자신을 구해준 무슬림들을 위해 평생 한 몸 받쳤어도 무슬림이 아니라는 그가 이런 이름을 갖는다는게 뭔가 이상하죠? 왈리왈라라는 허접한 이름까지 붙은 비서의 이름은 말할 것도 없구요. 무함마드니 압둘라니 사이드니..하는 이름들은 무슬림들의 이름임을 감안한다면 이름을 길게 쓸 필요도 없이 사이드 백작, 압달라..만 했어도 충분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나마 현실적이라면 사이드 백작보단 셰이크 사이드가 더 어울렸겠지만...) 


기본적으로 소수의 자국민 우선 정책을 취하다 보니 외국인 관리에 엄격한 이 동네 (외국인 자녀의 2세는 이 곳에서 태어나도 외국인. 대표적인 예로 아랍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코미디언 정원호가 있죠.)에서 외국인이 외부에는 보두안티아국인인 것처럼 보여지고 (실화면 국적법 위반과 서류 미비로 인한 무국적 장기 불법체류자 신세로... 적발되면 강제추방 대상), 석유는 산유국들의 국유화 산업인데 외국인이, 그것도 동양인이 석유재벌이 될 수 있다는 것, 이와 더불어 위에서 설명한 말도 안되는 긴 이름을 가지며 신분을 세탁한 것, 503호가 이미 직접 보여줬듯 상대방의 격을 중시하고 자녀가 태어날 경우 아버지의 국적을 따라가는 아랍국가에서 (UAE의 경우 2010년대 들어서야 외국인 남성과 결혼한 UAE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의 경우 특정조건을 충족시킬 경우에 한해 만 18세가 되는 해에 UAE 국적을 부여하기 시작했습니다.)한 나라의 국왕이 외국인에게 재산몰수를 협박하며까지 딸을 내줄 생각을 했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까 싶었더니 결국 개국 공신이 된 외국인에게 국왕이 내려준 특혜로 퉁쳐버린 것 같더군요. 



보두안티아? 카타레미레이트!!!

드라마의 논란이 계속되자 제작진은 방송 시작 전 가상의 국가인 보두안티아국을 배경으로 인물, 지명, 지역, 지명 등은 픽션이라는 안내문을 친절하게 강조하면서 시작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작진의 대응은 역으로 제작진의 상상력 부족과 더불어 안이한 인식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무슨 과거나 미래 시대의 이야기라면 대충 허접해도 넘어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드라마의 배경은 어디까지나 현대고 모티브는 실존 인물에서 따왔으니 말이죠.





과거 회상신에서 보여지는 장면만큼은 그나.......마 신경을 썼구나 싶었지만...





왕국인지 공화국인지 정체가 미묘한 보두안티아국의 현재는 상상력이 결핍된 어설픈 설정놀이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몇 줄 안되는 설정에서도 왕국과 공화국 표현이 병기되는 것은 기본인데다, 공화국임을 자처하는 나라에서 국왕과 백작이 왜 있는지는 더더욱 미스테리... 그나마 현대 아랍국가에선 국왕은 있을지언정 백작은 전혀 없는데...


설정상 역사적으로는 걸프지역 산유국들의 모임인 GCC가 설립된 이후이자 건설붐의 끝물에 접어들고 있는 1980년대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 보두안티아국은 상상력을 발휘해서 CG질이라도 그럴싸하게 만들었으면 좋았겠지만, 해외촬영 없이 국내에서만 작업하고 있다는 드라마 상에서는 카타르와 UAE를 섞어 놓아도 너~~~~~~무 티나게 섞어놓았습니다.


검색화면에서 보여지는 면적은 대략 카타르 면적의 10분의 1규모 (전세계 나라가 몇 갠데 538위??), 카타르 수준의 총인구, GDP, 그리고 복지혜택.





그런데 배경화면으로 보이는 곳들은 정작 카타르가 아니라 UAE입니다. 살짝 변화를 가미한 UAE 차량 번호판을 시작으로...





모래폭풍을 뚫고 달린 추격전 끝에 잡혀서 간다는 곳은 대놓고 두바이인데다... (심지어 도로표지판의 지명은 픽션이 아닌 실명)





두바이를 대표하는 셰이크 자이드 로드를 지나...





가상의 국가 보두안티아국 국왕의 궁궐은 아부다비에 있는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라는게 함정... ([아부다비] 아부다비의 상징이자 UAE 신앙의 중심,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참조)





대놓고 정면을 보여줄 용기까지는 없었는지 후면에 이어 측면만 보여주다보니 심지어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맞은 편 리츠 칼튼 아부다비 그랜드 카날에 있는 베네치안 빌리지와 그 뒤로 보이는 고층건물의 스카이라인 마저도 그대로 보여주더군요. 하다못해 CG라도 그럴듯하게 입혀 가상의 나라다운 이미지를 만들었으면 그나마 나았을텐데, 아부다비와 두바이의 명소를 합친 나라가 가상의 국가 이미지라는 건 제작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상상력의 부재를 드러낸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덤으로 부르즈 칼리파의 새해맞이 불꽃놀이 장면도 소개되죠;;;;





기본 설정이 너무나도 허술한데다 논란이 계속된 탓인지 드라마 홈페이지의 기획의도 소개 페이지에선 일주일도 채 안되어 셰이크 만수르를 언급한 서두부분을 통째로 날려버리고 새로 바꿔버렸습니다. (원래 주인공 이름이 사이드 백작이 아닌 만수르 백작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제작진이 화제를 유발하기 위해 별생각없이 끌어왔다가 수습하지 못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셈이랄까요.





분명 문제가 될만한 소재들이 있는데 소재들에 대한 무지에다가 가상의 국가를 무대로 다룬다면 이러한 논란을 면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무모하고, 목숨을 담보로 맨 주먹으로 이룬 성공신화도 결국은 운빨이 좋아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신분 세탁을 거쳐 석유재벌이 되었다는 슈퍼 울트라 로또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야말로 열사의 땅에서 개고생을 하며 무에서 유를 일궈낸 분들에 대한 모욕으로도 보여지는 이 드라마의 설정이야말로 과할 정도로 동경하거나 희화화하는 셰이크 만수르에 대한 국내 미디어의 빈곤하고 천박한 상상력과 기획력이 모인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비록 방송전 이런 안내문구가 나오기도 했지만 제가 처음 사우디에서 근무했던 2000년 가을만 해도 위성 채널을 통해 6개월전, 그리고 3개월로 시간차가 줄어든 한국 드라마를 겨우 볼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지금은 방송국에서 문제가 되는 장면을 수정하고 편집해서 VOD로 제공하기도 전에 비공식적인 루트로 한국에서 방송 후 한두시간 만에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서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세상이고, 한국 드라마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어도 공부할겸 이를 즐겨보는 걸프 및 아랍지역을 포함한 해외 팬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너무나도 안이한 기획 및 대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대학교 신입생이었던 1994년 봄, 중동지역과 관련된 자료가 있을까 싶어 찾아갔던 국회 도서관에서 받았던 충격은 꽤나 오래 남았습니다. 과거 영국의 식민지 내지는 위임 통치를 했던 지역이니만큼 영어로 된 자료야 당연히 많았지만, 손에 꼽을만큼 수가 적었던 한국어 자료에 비해 아랍과는 전혀 상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일본어 자료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었으니까요. 그때 개인적으로 받았던 충격은 둘라로 하여금 지금의 블로그나 SNS 활동을 통해 아랍에 대한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게 된 계기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그로부터 20년 정도 지난 2014년 여름 모 기획출판 업체에서 블로그의 컨텐츠를 책으로 출판할 수 있도록 기획해 준다는 메일을 받았기에 문의메일을 보냈었는데, 얼마 후 받은 회신은 정말 안 열어보는게 더 나았다는 싶을 정도로 열받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차라리 블로그의 컨텐츠가 별로였다는 회신을 받았다면 기분이 덜 상했겠지만, 변명해봐야 구차해 보이기만 하는 저따위 회신을 보낼 거면 소위 말하는 부정적인 인식이 가득한 아랍 관련 포스팅만 하는 블로그에다 출판기획을 해준다는 메일을 왜 보냈나 싶었을 정도로 말이죠. (심지어 메르스가 우리나라를 강타하기 이전의 일;;;;;) 우리 경제에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무관심한 이 지역에 대한 인식은 여전함을 새삼 깨닫을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서두를 시작하는 이유는 평소에 자주 들르는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하게 된 한중일 동북아 역사서적 코너에서 위에 언급한 회신 메일 이상의 충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50만권의 서적을 판매하면서 (책 찾기의 편의성은 약하지만....) UAE에서 가장 큰 서점인 두바이몰 내 일본 서적체인인 키노쿠니야의 역사 서적 코너의 한 켠에는 한중일 관련 서적만 모아놓은 곳이 있습니다. 주로 아랍관련 서적을 보러가다가 우연히 지나치게 되었었죠. 늘어나고 있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듯 다양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여러 종류의 영어판 중국관련 서적이 자리를 잡고 있고...




그 다음이 한국 관련 서적 및 일본 관련 서적. 일본 관련 서적이야 몇 권 없어보이긴 해도 서점 뒤쪽으로 가면 일본어 원서코너가 별도 세션으로 따로 있는 만큼 논외로 칩니다. 중국 서적과 일본 서적 코너 사이에 한국 서적 (A-Z)이라는 태그가 달려있는 코너가 있는데...윙??????????





한국서적 (A-Z)라는 말이 무색할 정돌 차라리 없는게 낫다고 느껴질 정도로 달랑 두 종류의 책만 있습니다. 


그것도 한국 관련 역사 서적이라고도, 한국 역사를 대표한다라고도 보기 힘든 최근 한국 정치에서 논란이 되는 두 주인공, 반기문 UN 사무총장과 이명박 전대통령에 대한 자뻑성 책만 말이죠. 아랍지역과 관련된 두 사람의 대표적인 업적?이라면 이명박은 오래전 현대건설을 파산에 이른 막대한 이라크 미수금의 단초를 제공한 바 있고,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폭격 과정에서 유엔학교까지 파괴한 이스라엘에 대해 비난 성명만 가했을 뿐 별도의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아 아랍 언론에 비난을 받았던 바 있죠. 최근에는 예멘 알후씨 반군을 진압한다고 예멘에 들어간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이 아이들에게 행한 인권 유린을 빌미로 "불명예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가 이에 대한 사우디의 거센 항의로 사우디를 명단에서 빼면서 굴복한 바 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불명예 국가 명단에서 사우디의 이름을 빼지 않으면 각종 UN 프로그램에 원조하고 있는 자금을 모두 빼내겠다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에 굴복했다는 설이 지지를 받고 있는 중이거든요. 사우디가 UN에 납부하는 자금이 수억달러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보니 자금을 회수하겠다는 말은 협박으로도 볼 수 있는 상황. 이를 비판한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사무총장 케네스 로스가 올린 트윗은 평소 수십번의 리트윗이나 공감 표시가 달리는 그의 다른 트윗에 비해 이례적으로 높은 공감과 리트윗 횟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케네스 로스 휴먼라이츠워치 사무총장의 트윗 캡처)


두 사람에 대한 논란을 깊이 다룰 필요는 없겠지만, 한국 역사서적 코너에 진열할만한 책이 두 사람에 대한 책 밖에 없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다못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한 책은 많지는 않더라도 여러 서적이 진열되어 있는데 말이죠. 반만년 역사를 자랑한다는 나라에서 해외에 자신의 나라를 소개할 수 있는 책이 논란의 정치인에 대한 책 뿐이라뇨;;;


먼저 이 코너를 들렀던 지인의 정보에 따르면.... 


그.나.마.한.권.뿐.이.었.다.가 두.권.으.로.늘.어.난.거.였.다.는.군.요!





두바이의 대형 서점 역사서적 코너에서 만난 두 권의 책은 다른 지역, 특히 비루류 지역에 대한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보다 단발성 이벤트에 더 급급한 우리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이들 지역을 대할 때 평소엔 관심조차 없다가 특정 상황에 인한 특수가 발생한다거나, VIP의 방문 시점에 맞춰 온갖 호들갑을 떠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 지역에 한국을 소개하는 것 역시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큼직한 이벤트성 행사에 급조한 듯한 인상을 많이 받게 되니까요.


지난해 11월말 두바이의 자아빌 파크에서 3일간 펼쳐졌던 K Food Fair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일 것 같습니다.



한국 음식 전시회라는 말이 무색하게 당국의 퍼밋을 받지 못했는지 음식을 판매하지 못하고 시식만 할 수 있었는데 공원 내에 정상 영업하는 식음료 매점보다 더 먹을 것이 없었던 것은 함정이고 (그나마도 음식을 준 부스는 한국에서 온 곳이 아니라 두바이 현지 호텔의 한국 식당이라는점;;;;), 타이틀에 걸려 있는 한국 음식 보다 아이돌 댄스나 게임 등 부대 행사가 주목을 더 받는 주객이 전도된 듯한 모습을 보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으니 말이죠. 어렵사리 마련한 기회였을텐데 공을 들인만큼 한국 음식에 관심을 갖고 있는 현지인들에게 어필했었는지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요.


걸프 지역 소녀들을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이나 한국 드라마의 인기도 이들 지역에 정상적으로 컨텐츠를 제공하는 매체가 제가 사우디에 처음 체류했던 2000년이나 지금이나 KBS월드와 아직도 SD로 송출하는 아리랑TV 정도 밖에 없고 나머지 케이블 방송은 내수용 방송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바로바로 업데이트되는 유튜브나 해외 해적방송 사이트의 역할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KBS월드는 뮤직뱅크나 생방송으로 송출할 뿐 드라마나 예능 프로는 이미 다른 루트를 통해 퍼지고 난 2~3주 후에나 방송하고, 국내 포털 및 동영상 사이트에서는 저작권을 문제로 애시당초 시청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나마 올해들어 아부다비에 한국문화원이 개원해서 지속적으로 한국을 알리는 터전을 마련하기는 했지만 ([아부다비]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중동지역 최초의 한국문화원, UAE 한국문화원 방문기 참조), 한 번하고 잊혀지기 쉬운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행사보다는 누구나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서적 유통 등 한국을 다양하게 알릴 수 있는 공식적인 루트를 꾸준하게 계속 확대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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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아랍_에미리트_연합 | 두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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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맨시티의 구단주로 진정한 투자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어 만수르의 위엄으로 종종 회자되는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부총리 겸 대통령실 실장의 이름을 따온 개콘의 새로운 코너 만수르가 화제입니다. 


개그맨 송준근은 새로운 코너에 대한 호응이 크자 실제로 셰이크 만수르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패기넘치는 인터뷰를 하기까지 했다지만 보는 내내 웃기면서도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부자 패러디라고는 하지만 다른 국내 유명인사들과 달리 그의 언어나 제스처 등 누구나 연상할 수 있는 특징을 캐치해낼 수 없는 현실에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아랍부자들은 개념없는 졸부다라는 선입견을 우스꽝스럽게 극대화시킨 것에 불과했고, 과거 개콘에서 비슷한 류의 부자 패러디 코너였던 정여사를 떠올리다 보면 비겁하다 못해 위험하다는 느낌도 들었기 때문입니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진상떠는 졸부 중 하나일뿐 딱히 누군지 구체적인 대상이 떠오르지 않는 정여사에 비해 만수르는 대부분 누구인지 연상할 수 있는 실제 인물의 이름을 적시한데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지나치게 희화화했고, 특히 요즘의 우리나라 코미디에서 코너 중간중간에 구체적인 주어를 적시하지 않은 성대묘사 정도까지는 몰라도 현역 정치인이나 재계 거물의 실명을 내건 고정 코너를 만들 간 큰 방송국이나 개그맨은 없다는 현실을 떠올리면 더더욱 말이죠. 실제 인물을 차용하고도 캐릭터 복장은 국적 불명으로 만든 것도 에러라고 봅니다만...


과거에는 이런 프로들이 한국인들만을 위해 소비되었지만, 지금은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 유튜브 동영상으로 전세계 어디에서나 공유되는데다 과거와 달리 우리말을 잘하는 아랍인들도 많아지고 있어 무슨 개그를 하는지 이해하는 이들도 많아졌기에 이들에겐 불쾌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더군다나 UAE 왕가에 대한 UAE인들의 지지도는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높기에 이 개그를 이해한 UAE인이라면 충분히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죠. UAE 정부도 우리나라 정부 만큼이나 과도한 비판이나 풍자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기에 UAE대사관 등을 통해 항의가 들어온다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하지만, 무엇보다 한심한 건 코너에 쏠리는 관심을 이용하여 클릭질을 유도하기 위해 기사를 쓰는 기자들 (이라고 쓰고 기레기라 이해하는...)입니다. 개그맨은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특정 포인트를 과장해서 웃음을 만들어내는게 일이다 오버할 수 있다고 이해라도 할 수 있지만, 클릭질 유도에 급급하여 기본적인 사실 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글을 올리는 사람들을 기자라고 봐줘야할지 생각하게 될 때가 많거든요. 인터넷 매체야 그렇다치더라도 정식 매체까지 이에 동참하고 있으니 한심할 수 밖에요.


셰이크 만수르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기본적인 사실확인 없이 붙복하기에 급급해 기사들을 만들어내던 기레기들은 심지어 다른 나라의 고위 각료들을 일개 축구단 관계자로 보다못해 장인을 형으로 표현하며 족보까지 꼬아버리는 패기를 보인 바 있었습니다. ([비평] 만수르 구단주의 위엄, 그리고 족보 파괴조차 서슴치 않는 미디어의 패기;;;; 참조) 이러더니 이제는 개콘 만수르 코너가 주목을 받자 이에 묻어가기 위해 만수르의 서민체험이라며 SNS에 회자되는 사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기사화하고 있습니다.


개콘 새 코너 ‘만수르’ 인기에 실제 만수르 서민체험 경악 “겨우 10억으로..” (서울신문)

만수르의 서민체험은 지나가다가 10억 쓰기 '화제' (전자신문)

개콘에 등장한 만수르, "10억 남짓으로 차와 시계를" 서민 체험기 '충격' (서울경제)


등등의 제목으로 올린 기사들의 출처는 몇달전 SNS를 통해 회자되었던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 계정의 이름이 hhmansour라고 써 있을 뿐 실제 계정주인의 이름은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이 아닌 만수르 빈 사이드 알 카아비, 즉 다른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이 사진이 국내 SNS를 통해 널리 알려지고 진짜 만수르의 계정으로 잘못 안 한국인들의 댓글이 잇달아 달리기 시작하면서 그 계정주인은 현재 올렸던 모든 사진을 내린 상황입니다.




그럼 실제 인스타그램 계정은 어떤 것일까요? 셰이크 만수르 본인의 공식계정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동향을 볼 수 있는 계정이 있기는 합니다. 아래 캡처된 이미지의 프로필 사진을 보면 서민체험으로 알려진 이미지의 프로필 사진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2800여장이 올라온 이 계정의 사진들 중 굳이 이 이미지를 캡처한 이유는 패러디하고 있는 상대가 단순히 돈많은 구단주가 아님을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아울러 만수르 역을 하고 있는 송준근이 머리에 쓰고 있는 것이 아랍식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이기도 하구요.


(박 대통령의 UAE 방문시 무함마드 왕세제 대행으로 발전소 기공식에 참석했던 만수르 부총리)



요즘처럼 클릭 몇번하면 정보 구하기 쉬운 세상에서 클릭질 유도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기본적인 사실은 확인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만...

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