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중앙은행은 지난해 건국 51주년 내셔널 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발표했던 3세대 1,000디르함 지폐를 4월 10일부터 시중에 유통시킨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1,000디르함 지폐는 2022년부터 유통에 들어간 5, 10, 50디르함 지폐에 이어 네번째로 공개된 신형 폴리머 지폐이며, 지난 3월 올해의 지폐 및 신분증 시상식 (Banknote and ID Document of the Year Awards)에서 지역 최고의 신권 지폐 (Best New Banknote)에 선정되 바 있습니다.
일상 생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1,000디르함 (포스팅일 기준 환율 약 36만원) 지폐는 UAE의 최고액권 지폐이자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최고액권 지폐 중 하나로 다른 지폐들과 달리 16년 동안 유통되지 않았던 적이 있었을 정도로 꾸준하게 사용된 지폐는 아닙니다.
1세대 1,000디르함 지폐 (1973년~1982년)
1세대 지폐에는 뒷면에 알아인 내 물과 농경지 등이 있는 전략적 요충지에 자리잡은 알자힐리 포트 (Al Jahili Fort)의 전망이 담겨져 있습니다. 알자힐리 포트는 훗날 2세대 50디르함 지폐로 자리를 옮기게 되죠.
1,000디르함 지폐는 유통 9년 만인 1982년에 사라져서 16년간 명맥이 끊겼다가 1998년 새로운 디자인과 함께 2세대 지폐로 부활합니다.
2세대 1,000디르함 지폐 (1998년~)
2세대 지폐에는 1세대 지폐에 담기지 않았던 아부다비 도시의 상징물이 담기게 됩니다. 1세대 지폐가 나왔을 때만 해도 아부다비는 현대적인 도시로의 개발이 시작될 무렵이었기에 상징할만한게 없었을테고, 아부다비 토후국의 중심이 셰이크 자이드 권력의 원점이었던 알아인을 떠나 아부다비 도시에 자리잡았음을 담은 디자인이었습니다.
아랍어 표기가 된 앞면에는 아부다비 도시의 과거를 상징하는 까스르 알호슨의 북동쪽 탑 (North-east Tower)이 담겨 있고,
영어로 표기된 뒷면에는 아부디배의 현재, 코니쉬를 가로지르는 수로 너머 자리잡은 아부다비의 스카이 라인을 담고 있습니다.
2세대 지폐는 3세대 지폐가 유통되더라도 계속 통용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세대 1,000디르함 지폐 (2023년 4월~ )
이번에 등장한 1,000디르함 신형 폴리머 지폐는 "우주 탐사의 리더로서 UAE의 현실이 된 미래 지향적인 비전과 야망을 구현한다"는 모토하에 UAE 건국 이래 등장한 모든 지폐를 통틀어 가장 미래 지향적인 상징물을 담고 있습니다.
아랍어로 표기된 앞면에는 우주 진출에 대한 비전을 담아 국부 셰이크 자이드를 중심으로 바로 옆에는 우주 왕복선, 그 위에는 화성 탐사선 아말이 담겨 있습니다.
우주 왕복선은 1976년 국부 셰이크 자이드와 미국 우주국 NASA의 우주개척 선구자들과의 만남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UAE를 선구적인 우주 탐험가들 사이에 자리매김하고 싶어했던 건국 지도자의 야망을 담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야망은 2020년 아랍권 최초의 화성 탐사선 아말의 성공과 함께 본격적인 우주 탐사의 첫 발을 내딛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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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보안표식에 새겨진 우주인의 형상은 UAE의 첫 우주인 핫자 알만수리가 지난 2019년 9월 25일부터 10월 3일까지 8일 동안 국제 우주 정거장에 체류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는 UAE의 두번째 우주인이자 국제 우주 정거장에 처음으로 6개월간 장기 체류 중인 술탄 알네야디가 4월 28일로 예정된 아랍인 최초의 우주 유영을 준비 중에 있다고 하죠.
앞면이 우주 진출에 대한 비전을 담았다면, 영어로 표기된 뒷면에는 에너지원 다각화와 탄소 배출량 삭감에 대한 비전을 담아 현재 3호기까지 상업 가동에 들어갔고, 올해 중 마지막 4호기까지 상업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 바라카 원전의 이미지를 담았습니다.
바라카 원전은 UAE 최초, 아라비안 반도 최초의 원자력 발전소이자, 아랍 세계 최초의 상업 원전입니다.
바라카 원전은 클린 에너지 개발이 한창인 현시점에선 UAE 전력 생산량의 최대 25%를 공급하고, 탄소 감축 실현을 위한 UAE 에너지 비전 2050이 목표대로 달성될 경우에도 6%의 전력을 공급하게 될 UAE 에너지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됩니다. 클린 에너지 개발 진척도에 따라서는 그 비중이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요.
UAE는 산유국이면서도 원전 외에는 관심도 없는 누구와 달리 다양한 에너지원 개발을 위해 애쓰고 있는 가운데, 현시점에선 이 비전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라카 원전이기에 이번에 나온 3세대 지폐에 담겨진 것입니다.
주미 UAE 대사관이 소개하고 있는 UAE 에너지 다각화 정책에 대한 소개는 링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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