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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인가 겨울쯤, UAE 내 주당들의 성지로 유명한 움 알꾸와인의 바라쿠다에 비무슬림들을 위한 식품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코로나 핑계로 잘 안나가서 뒤늦게 알긴 했지만요.

 

비무슬림들을 위한 식품점의 가장 대표적인 제품은 바로 돼지고기류입니다. 냉동에서 마른 돼지고기까지 다양한 돼지고기를 팔고 있는 이 식품점 한 켠에는 한국산 냉동 돼지고기를 취급합니다. 영어로도 삼겹살용이라고 적혀 있을 정도로 (이건 순전히 한국 드라마의 덕이죠!!!) 한국에서 온 것임을 강조하는 이 코너에서 파는 것은 바로 제주산 돼지고기입니다.

 

1. 이제 UAE에선 굳이 한국 슈퍼를 가지 않아도 위에서 언급한 소수의 특정 비무슬림 식품점에서 한국 돼지고기 전용 코너에서 제주산 돼지고기를 팔고 있습니다. 냉동고에는 삼겹살용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 파는 제품들은 벌집 삼겹살과 대패 삼겹살 (영어로는 샤부샤부 삼겹살이라 표기), 등심, 목살, 앞다리 등 나름 부위별로 판매하고 있죠.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목살, 등심, 대패 삼겹살, 앞다리 

 

UAE 역시 무슬림들에게 있어서 술과 돼지고기가 하람으로 분류되는 아랍 이슬람 국가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에 사들고 간 쐬주 한 병에 삼겹살 먹는 일은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독거 중년의 가벼운 술상

 

이 곳 주류 판매점에서도 참이슬과 과일 형제들, 처음처럼 같은 소주나 운좋으면 막걸리도 구할 수 있으니 말이죠. 사케, 위스키 등 다양한 일본 주류가 들어오는 것처럼 소주 외에 한국술들도 들어올 여지는 있을 것도 같은데... 

자몽에, 딸기에, 자두에, 참이슬

 

삼겹살이야 훨씬 다른 나라에서 수입한 삼겹살을 훨씬 더 싼 가격에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울나라 삼겹살보다 퍽퍽한 다른 나라의 삼겹살을 먹다보면 자연스레 한국 삼겹살이 더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몇 종류의 냉동 돼지고기를 하나씩 사서 계산하다 보니 필리핀 점원은 한국 돼지고기가 아무래도 비싸긴한데, 넷플 등을 통해 보는 한국 드라마에서 맛있게 먹는 장면을 봐왔다고 합니다. 아무리 비싸봐야 2주 자가격리 감수하고 한국에 가서 사먹는 것보다야 가성비가 높으니까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두바이-한국 왕복 티켓을 끊을 때 케세이퍼시픽이나 카타르 항공을 이용한 환승의 장점이 사라지면서 왕복 항공비만 150만원 정도 깨지니까요. 거기에 자가격리 비용을 염두에 두면;;;;;

 

 

2. 맡긴 옷을 찾으러 갔던 세탁소 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한국인 직원이 당연히 없는 곳인데, 직원의 인사보다 한국어 대화가 먼저 들립니다. 손님이 없던 시간 필리핀 직원 세명이 나란히 쪼그려 않아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더군요. 사우디에 처음 나가 생활했던 2000년이나 20년이 훨씬 지난 2021년이나 이 곳의 위성TV나 IPTV를 통해 볼 수 있는 한국 방송은 변함없이 KBS World와 아리랑TV입니다. KBS 월드도 처음 봤던 20년 전에 비하면 생방송도 송출하는 요즘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 당시엔 한국 방송 후 3주 정도 후에 KBS월드에서 방송했기에, 한국에 휴가라도 다녀온 다음에 보면 한국에서 봤던 회차가 방송되곤 했거든요. 

호텔을 가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중 하나가 한국 방송 송출 여부라죠...

 

개인적으로 PC나 모바일보다 대형 TV에서 선명한 화질로 컨텐츠를 감상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입장에서 보면 가장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예전과 달리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한국 컨텐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 되었고, 국내 OTT들은 자신들의 컨텐츠를 가지고 해외시장을 두드려 볼 수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굳이 한국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넷플이냐 유튜브만 견제하고 있으니 말이죠. 따지고 보면 한국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선봉장이 정작 토종OTT들이 못 잡아먹어서 안달하는 해외 OTT나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것은 아이러니하죠.

 

큰 TV화면을 선호하고 쓰잘데기 없는 광고 팝업창이 뜨는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컨텐츠를 보고 싶지 않은 입장에서 (드라마 위주긴 하지만) 한국 컨텐츠를 보려면 넷플릭스와 라쿠텐 비키 등의 해외 사이트들을 이용해야만 합니다. 빈센조나 로스쿨 등 한국에서 공개됨과 동시에 해외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컨텐츠들도 있지만, 그보다 나의 아저씨, 스토브리그, 낮과 밤 등 많은 작품들이 한국 드라마 제작지원에도 나서는 라쿠텐 비키나 아이치이 등을 통해 먼저 공개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라쿠텐 비키에서 먼저 공개되는 드라마들은 몇 달 지난 후에 넷플에서 공개되기도 하기에 한국과 별차이 없이 시청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라쿠텐 비키보다 화질이나 음질에선 한수 위인 넷플에 어떤 한국 드라마가 올라올지 예상할 수있는 척도도 됩니다. 그 텀이 제법 길었던 나의 아저씨 같은 경우엔 라쿠텐 비키에서 정주행을 한 번하고, 넷플에 공개되었을 때 다시 정주행을 하기도 했었죠. 라쿠텐 비키는 넷플보다 다양한 외국어 자막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라쿠텐 비키에서 공개 중인 추천 한국 드라마...

 

지난해 가을 세계적인 거장 파울로 코엘료가 나의 아저씨에 대해 극찬했던 것도 넷플 아니었으면 가능한 일이었을까요?

 

전세계인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흥미로운 컨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해외에서 이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국내 OTT가 아닌 넷플이나 라쿠텐 비키, 아이치이 같은 해외 OTT를 구독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씁쓸하기만 합니다. 뭐... 국내 OTT들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려봤자 기존의 OTT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자막 서비스를 꾸준히 지원하진 않을 것 같아 큰 기대가 없긴 합니다만... 

 

 

3. 요근래 별생각없이 들어갔던 두바이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화사의 마리아가, 동네 슈퍼에서는 블핑의 How you like that 등 한국 노래가 매장 내에서 들리더군요. UAE에 처음 나왔던 2015년 경에는 강남스타일이나 젠틀맨 같은 싸이 노래만 나왔던것에 비하면...

 

뭐... 두바이 분수쇼나...

 

두바이몰 내 아이스링크 내에서도 K-POP을 가끔 틀어놓기도 하고, 

 

더 가끔씩은 중국팬을 위시한 해외 팬덤의 공세로 부르즈 칼리파 LED쇼의 주인공으로 이들이 등장하긴 합니다만....

동네 슈퍼 직원의 선곡으로 슈퍼에서 장보다 아주 가끔은 한국음식은 있으나 한국어가 쓰여진 제품이 거의 없는 이 동네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며 K-Pop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아무래도 생소하면서도 반가운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4. 지지난 주말 두바이의 팜 주메이라에 있는 the pointe와 팜 파운틴 일대에서는 주말 내내 BTS Night 이벤트가 열렸었습니다. 두바이 분수쇼를 제끼고 세계에서 가장 큰 분수쇼에 이름을 올린 팜 분수쇼에서 BTS의 "ON"이 나오기도 했었고,

 

K-POP을 사랑하는 댄스 크루들은 자신들의 춤을 선보일 수 있는 무대를 갖는 등 여러 이벤트들이 펼쳐졌습니다.

 

사실, UAE에서만 지난해 이례적으로 두바이의 코카콜라 아레나 (3월)와 아부다비의 에티하드 아레나 (6월)에서 3건의 K-POP 공연이 예정되었다가 코로나19 발발로 인해 사실상 취소된 바 있었죠.

 

주말에 바람도 쐬고 포스팅 거리도 찾을 겸 이벤트에 참가해 볼 계획이었지만, 하필 회사 일로 금요일에도 출근하면서 주말 내내 멘탈이 털린 나머지 가보진 못했었습니다.

 

 

라떼능 말야! 라면도 현지에서 구하거나 한국 방송을 보기 힘들었었지....라며 떠오르게 되는 옛날을 생각하면 요즘은 그야말로 엄청나게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든달까요!?

 

난생 처음 비행기를 타고 요르단을 나갔던 1998년 1월 다른건 몰라도 라면이 그리울 거라고 해서 신라면 한 박스를 뜯어 캐리어 속 구석구석에 넣어 챙겨간 기억이 새롭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 요르단 음식에 적응을 잘했던 탓에 6개월 뒤 동기가 나올때까지 그 중 몇 개 안 먹고 있다가 그 동기가 요르단 음식에 적응 못하면서 얼마 안가 다 사라졌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하지만, 지금은 굳이 한국 슈퍼를 가지 않아도 이 동네 슈퍼에서 몇 년째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라면이 불닭볶음면 씨리즈고, 매장에 따라서는 원판 한국 라면과 할랄 패치가 된 한국 라면도 함께 구할 수 있는 세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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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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