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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코로나 19

[경제] 코로나 확산추이로 본 GCC 국가들의 산업구조 취약성

둘라 2020. 5. 16.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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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전세계의 사망자수가 30만명을 넘긴 현재, 정점을 찍고 안정세에 접어든 우리나라와 달리 뒤늦게 확진사례가 보고된 GCC 국가의 경우 여전히 신규 발생자수가 폭증해 GCC 6개국 중 바레인과 오만을 제외한 나머지 네 나라의 확진자수는 이미 우리나라를 초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퇴치의 길은 요원하지만, 우선 간접 비교를 위해 전세계 및 우리나라의 현황을 같이 포함해 포스팅 작성일인 5월 15일 오후 6시 기준 현황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랍국가별 코로나19 현황


(2020년 5월 15일 오후 6시/UAE시간 기준)

순위국가명확진자수

확진자

발생률

사망자수

사망률

완치자수완치율100만명당 확진자수100만명당 사망자수총검사수100만명당 검사수총인구
세계4,561,204 0.1%304,311 6.7%1,723,948 37.8%585 39  20,5227,747,933,491
43한국11,018 0.0%260 2.4%9,821 89.1%215 5 726,747 14,177 51,263,639
GCC 국가124,335 0.2%641 0.5%40,370 32.5%  

 

70,365 58,534,290
16사우디아라비아49,176 0.1%292 0.6%21,869 44.5%1,415 8 513,587 14,783 34,741,400 
23카타르29,425 1.0%14 0.0%3,546 12.1%10,237 5 148,173 51,547 2,874,514 
29UAE21,831 0.2%210 1.0%7,328 33.6%2,211 21 1,560,923 158,074 9,874,659 
39쿠웨이트12,860 0.3%96 0.7%3,640 28.3%3,017 23 236,004 55,372 4,262,156 
55바레인6,418 0.4%10 0.2%2,637 41.1%3,791 6 220,812 130,425 1,693,017 
62오만4,625 0.1%19 0.4%1,350 29.2%909 4 61,000 11,988 5,088,544 
비GCC 국가34,907 0.0%1,655 4.7%14,227 40.8%   4,464 387,045,296
44이집트10,829 0.0%571 5.3%2,626 24.2%106 6 105,000 1,029 102,072,877 
53모로코6,623 0.0%190 2.9%3,383 51.1%180 5 80,505 2,184 36,852,978 
54알제리6,442 0.0%529 8.2%3,158 49.0%147 12 6,500 149 43,744,108 
67이라크3,143 0.0%115 3.7%2,028 64.5%78 3 140,573 3,506 40,098,372 
80수단1,964 0.0%91 4.6%205 10.4%45 2 

자료 없음

자료 없음

43,707,940 
91소말리아1,284 0.0%53 4.1%135 10.5%81 3 

자료 없음

자료 없음

15,830,856 
92지부티1,284 0.1%3 0.2%905 70.5%1,302 3 16,647 16,882 986,088 
99튀니지1,032 0.0%45 4.4%770 74.6%87 4 36,523 3,095 11,802,436 
106레바논891 0.0%26 2.9%246 27.6%130 4 57,715 8,451 6,829,201 
119요르단586 0.0%9 1.5%393 67.1%58 1 131,985 12,953 10,189,909 
131팔레스타인375 0.0%2 0.5%310 82.7%74 0 43,566 8,567 5,085,052 
144남수단231 0.0%1 0.4%3 1.3%21 0 3,356 300 11,176,461 
167예멘85 0.0%12 14.1%1 1.2%3 0 120 4 29,735,785 
171리비아64 0.0%3 4.7%28 43.8%9 0 3,253 474 6,858,905 
174시리아48 0.0%3 6.3%29 60.4%3 0 

자료 없음

자료 없음

17,441,746 
180모리타니아26 0.0%2 7.7%7 26.9%6 0 2,015 435 4,632,582 

* 세계의 100만명당 검사수는 공식자료가 있는 184개국 평균치이며, 비GCC 국가의 100만명당 검사수도 자료가 있는 나라들의 평균치임.


아랍국가들이 발표하는 공식 통계 자료는 어느 정도 숨겨진 부분이 있음을 감안하고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예전에 석사 논문을 준비하면서 자료를 뒤져봤던 기억으로는 사우디가 왠지 잘 되어 있었을 것 같은 UAE 보다도 생각 외로 각종 통계 자료를 잘 구축해오고 있긴 합니다. 이는 코로나 현황 발표자료에서 볼 수 있는데, 국가 내 구체적인 발생지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사우디는 신규 발생현황을 꾸준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초창기에 지역을 공개했던 카타르는 확진자수가 폭증하면서 지금은 않하고 있죠.



100만명당 검사수에서 지역 평균 최소 16배 이상의 압도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아랍국가들 중에는 단연 GCC 국가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100만명당 확진자수 기준으로 세계 평균을 최소 1.6배 (오만)에서 최대 17.5배 (카타르)까지 월등하게 뛰어넘는 높은 발생율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은 세계 최저수준이라는 점입니다. 


GCC 국가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데도 사망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는 확진자가 노약자보다 경제활동인구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GCC 국가들은 중위 연령으로 놓고만 봐도 한국보다 젊은 국가에 속합니다.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나라가 갑자기 살기 좋아지면서 자국민들의 출산율이 높아지다보다 당시 의료혜택을 보기 힘들어 오래 살지 못했던 노년층에 비해 유소년층 인구가 폭증했고, 돈을 벌러온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국가가 되었습니다.  특히 자국민들이 기피하는 3D 업종을 저임금 외노자들이 독점하게 되면서 남성 인구가 많이 유입된 것이 이들 국가의 특징이기도 하죠.


2019년 국가별 중위 연령 (출처)

 한국

 43.2세

 UAE

 38.4세

 카타르

 33.7세

 바레인

 32.9세

 사우디

 30.8세

 쿠웨이트

 29.7세

 오만

 26.2세



국가별 자국민/외국인 비율 (추정치)

 

자국민

외국인 

UAE 

11%

89%

카타르

12%

88%

바레인

46%

54%

사우디

70%

30%

쿠웨이트

30%

70% 

오만

56%

44%


초기에는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코로나가 유입된 UAE와 달리 다른 5개국은 이란을 다녀온 자국민들에 의해 코로나가 유입되었지만, 집단 예배와 모스크 이용을 금지하고 통행금지령이나 봉쇄령을 내린 당국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영향력을 넘어서서 GCC 내에서도 경제활동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사우디, UAE, 카타르를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수가 폭증하게 된 이유는 바로 외국인 거주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들이 상대적으로 집단감염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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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석유에 의존해 온 GCC 국가들은 저임금으로 고용할 수 있는 미숙련 노동자 중심의 산업구조를 유지해 오고 있었습니다. 다국적 제조업체들이 자신들이 운영하고 있던 해외 공장의 인건비가 높아지면 더 싼 인건비를 찾아 다른 나라로 생산 시설을 옮겨왔던 것처럼, GCC 국가들은 자신들이 데려온 노동자들이 경험을 쌓아 인건비가 높아지면, 인건비가 더 싼 다른 나라에서 인력을 데려오면서 미숙련 노동자 중심의 산업구조를 유지해 왔었습니다. 중동건설 붐 당시에는 한국인들이 했던 일을 지금은 필리핀, 인도, 파키스탄 등을 거쳐 네팔이나 아프리카, 혹은 또다른 나라에서 인력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외노자라고 해도 출신 국가나 직급에 따라 억만장자에서부터 최저 수준까지 다양한 사회적 계층이 생성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UAE 저임금 노동자들의 흔한 통근 풍경. 출처는 이미지 클릭!)


오래 체류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가성비로만 놓고 보면 집을 사는 것이 싸게 보일 정도로 임대비가 상대적으로 비싸고 대중교통이 한국처럼 갖춰지지 않은 이들 나라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은 고용 업체가 제공하는 숙소에서 생활하고 통근버스를 타고 출퇴근합니다. 두바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주류 구매 라이센스 신청 요건 (월 3,000디르함/약 90만원)을 갖추지 못하는 노동자들입니다. (빛좋은 개살구라고... 두바이 5성급 호텔에 신입으로 취업하면 한국인이라도 처우는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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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별로 주택 수당이나 교통 수당을 추가로 지급해봐야 업체나 노동자 그 어느 쪽도 감당이 안되는데다, 저임금에도 불구하고 가족까지 부양해야만 하는 이들의 급여만으론 살 집을 구할 수도 없으니 어쩔 수 없죠. 



문제는 많은 인력들의 숙소를 해결해야 하다보니 업체들이 한 방에 가능한 많은 인원을 몰아넣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헐값으로 고용하면서도 스폰서 제도로 묶고 열악한 숙소에서 생활하게 만들어 현대판 노예제도라는 국내외의 비판에 따라 노동자들의 거주환경을 개선해 왔다고는 하지만, 여러가지 현실을 감안할 때 이들의 거주환경을 쾌적하게 개선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으니까요. 무리를 해서라도 닭장처럼 생활하는 노동자 숙소를 떠나 좀더 나은 곳으로 옮기려고 해도 남자 노동자들의 숙소는 더 구하기 힘듭니다. 워낙 시끄럽다는 이유로 이웃에 민폐를 끼친다며 입주를 거부하는 곳이 많으니까요.


(UAE 노동자 숙소의 풍경. 출처는 이미지 클릭!)


한 방에 가능한 많은 인원을 몰아넣고 화장실과 부엌은 공용으로 생활하게 만든 노동자 숙소의 구조는 단 한 사람이라도 감염되었을 경우 방 전체로, 그리고 숙소 내 생활 방식에 따라서는 숙소 전체를 전염시킬 수 있어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낮은 인력들이 대부분이다보니 이런 점에 무지하다는 것은 덤.


그런 상황이다보니 모스크와 종교시설을 폐쇄하고, 한시적 통행금지령이나 완전 봉쇄령을 내리고 있음에도 확진자수가 폭증하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됩니다. 특히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유치하면서 단기간에 외국인 건설 노동자를 중심으로 인구수가 폭증한 카타르가 인구수 대비 발생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도하 아시안 게임을 유치했던 2000년에 60만명에 불과했던 카타르 인구는 20년이 지난 현재 5배 가까운 29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니 이들의 거주환경이 얼마나 열악할지는 어림짐작할 수 있죠. 이웃 국가들과의 외교관계 단절로 교류가 끊어진 상황에서 카타르 월드컵 준비로 인한 인구 유입이 없었다면 카타르는 나름 양호한 상황이었을 수도 있겠지만요. 

2016/06/09 - [GCC/GU/카타르] - [사회] 세계 최고수준의 부국 카타르 인구의 약 60%는 "노동자 숙소"에 거주하는 신세!!!


참고로 GCC 국가들의 2019년 인구 밀도2007~2018년도 인구 증가율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2000년대부터 정리해 보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표가 너무 빡빡해질듯하여 2008년 경제위기 직전 피크를 찍었던 UAE와 카타르의 2007년부터 2018년까지의 인구 증가율을 봐도 카타르의 두드러진 인구 증가율을 볼 수 있습니다.


GCC 국가들의 인구 밀도와 인구 증가율 (출처)

국가명

국토면적

(km2)

2019

인구밀도 

(명)

2007~2018 전년대비 인구 증가율 (%/출처: World Bank)

200720082009201020112012201320142015201620172018평균
바레인778 2,159명7.87.36.14.63.01.11.21.62.63.94.74.94.1
카타르11,571 244명17.516.514.111.59.27.66.25.14.23.42.62.18.3
쿠웨이트17,818 236명5.35.96.05.95.75.55.24.63.83.12.52.04.6
UAE83,600 117명15.213.911.07.74.52.20.60.20.51.11.31.55.0
사우디

2,149,690 

16명2.82.82.82.93.03.13.02.82.62.32.01.82.7
오만309,500 16명2.93.54.55.66.77.37.36.75.84.84.13.45.2


카타르 정부는 결국 최근들어 노동자 숙소 환경 개선에 대해 법제화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간이 필요할테고...(출처) 비정상적인 발생률에 결국 카타르 내에 마스크 자체 제조설비를 갖춘 후 외출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노동 인구들이 집단 감염되다 보니 그리 좋지 못한 의료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사망률은 상대적으로 최저 수준이라는 점.


(카타르 노동자 숙소의 풍경. 출처는 이미지 클릭!)

 

국민 정서상 아무리 국가에서 금지한다고 해도 이를 무시하고 가족들간에 모임을 갖다가 여러 가족 전체가 집단 감염되는 자국민들에다가 열악한 거주환경에서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집단 감염이 콜라보를 이루다보니 국가 의료시설의 수용능력을 넘어서게 됩니다. 야전 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전시장을 개조하는 등 곳곳에 임시 치료시설을 늘려나가고는 있지만, 이를 감당하기엔 여러가지로 역부족일 수 밖에요. 정부의 공식 통계에 맹점이 생길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이유랄까요.

2020/04/19 - [GCC/GU/UAE] - [라마단] 코로나 바이러스가 라마단에 끼칠 영향, 유례없는 썰렁함.


이들 국가의 공통적인 배경을 깔고 GCC 국가별 주목할 점을 요약하자면,

사우디아라비아- 상대적으로 높은 완치율, GCC 내에선 저조한 검사능력

카타르- 인구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발생율, GCC 내 최저 완치율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저 수준의 사망률

UAE- 인구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검사능력, 세계적으로는 낮지만 GCC 내 최고 사망률    

쿠웨이트- GCC 내에선 낮은 완치율

바레인- 인구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검사능력, 상대적으로 높은 완치율에 세계 최저 수준의 사망률 

오만- GCC 내에선 낮은 완치율과 저조한 검사능력


최근 몇 년 사이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한 산업다각화 추진의 일환으로 (부동산도 판매할 겸) 외국인 전문 인력을 적극적으로 유인하기 위해 과거에는 허용하지 않았던 장기 거주비자와 영주권을 경쟁적으로 도입해 온 사우디, 카타르, UAE 등은 코로나 사태 이후 산업구조 개편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쿠웨이트와 오만은 어떤 무리수를 둬서라도 외국인 거주자수를 줄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고, 바레인은 2018년에 발견된 유전의 상업화 결과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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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1 - [GCC/GU/UAE] - [비자] 카타르, 사우디에 이어... UAE도 "골든 카드"로 명명한 영주권 제도 도입 공식 발표!

2019/12/06 - [GCC/GU/사우디] - [비자] 사우디, 능력있는 외국인들에게 영주권에 이어 시민권도 부여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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