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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사우디

[네옴] 사우디, 네옴 내 트로제나에서 서아시아 최초의 동계 아시안 게임 유치!

둘라 2022. 10. 5.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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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4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제41차 아시안올림픽평의회 총회에서 사우디의 메가 신도시 네옴 내에 들어설 산악 스키 리조트 트로제나가 2029년에 열릴 제9회 동계 아시안 게임 개최지로 공식 선정되었습니다.

 

 

1986년 제1회 삿포로 동계 아시안 게임 이후 지금까지 총 8회가 개최된 동계 아시안 게임은 기후 특성상 일본 (총 4회), 중국 (총 2회), 한국, 카자흐스탄 (각 1회) 등 4개 국가에서만 개최되었으며, 2017년 삿포로 동계 아시안 게임 이후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2021년 대회가 취소되었고, 2025년 대회 역시 개최 희망국이 없어 개최지가 확정되지 않았다가 이번 총회를 통해 결국 취소되고만 가운데 2029년 대회를 서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사우디가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회기
연도
개최국
개최도시
대회기간
참가국
1
1986 일본 삿포로
3월 1일 ~ 3월 8일
7
2
1990
인도  일본
삿포로 3월 9일 ~ 3월 14일 9
3
1996
북한  중국
하얼빈 2월 4일 ~ 2월 11일 17
4
1999
대한민국
강원  1월 30일 ~ 2월 6일 14
5
2003
일본
아오모리
2월 1일 ~ 2월 8일 17
6
2007 중국 창춘 1월 28일 ~ 2월 4일 35
7
2011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알마티
1월 30일 ~ 2월 6일 36
8
2017 일본
삿포로
2월 19일 ~ 2월 26일 32

 

서아시아 역사상 최초로 동계 아시안 게임을 유치하게 된 트로제나는 사우디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미래형 신도시 네옴 내 고산지대에 개발하게 될 대형 산악 스키 리조트로 지난 3월 초에 공식 발표되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사우디올림픽위원회는 트로제나 프로젝트 발표 후 5개월 뒤인 8월초에 #트로제나2029 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2029년 동계 아시안 게임 유치 의향서를 아시안올림픽평의회에 서면으로 공식 제출한 후 두 달만에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개최 희망국가 없어 대회의 존폐 여부가 걸려있을 상황에서 단독으로 유치 의사를 밝힌 사우디가 경쟁없이 동계 아시안 게임 유치에 성공하면서 지난 2020년 12월 유치에 성공한 2034년 제 22회 리야드 아시안 게임에 이어 서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동-하계 아시안 게임을 모두 유치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아시안 게임에서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대형 국제대회 유치에 일가견이 있는 카타르가 유치에 나설 수 없는 대회가 바로 동계 대회죠.

 

 

 

사우디하면 가장 먼저 사막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우디는 아라비아 반도 내에서 가장 드넓은 땅덩어리만큼이나 다채로운 자연환경을 갖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6년 가까이 사우디에서 외노자 생활을 했지만, 사막을 경험한 적은 없었을 정도로요...) 사우디가 2020년 대회부터 다카르 랠리를 유치한 것도 대회를 통해 세상에 공개하지 않았던 자신들이 갖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접적으로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 다분히 깔려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사우디 북부지역은 아라비안 반도 내 GCC 국가 중에선 유일하게 폭설이 종종 내리는 지역이기에 세상의 주목을 받기 위해 특이한 건축물을 잘 만드는 두바이가 만들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야외 스키 리조트를 세울 수 있는 잠재성을 갖고 있었고, 그 잠재성이 네옴 개발과 함께 트로제나라는 이름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된 것이었습니다.

 

사우디가 트로제나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선보였던 고산지대에 들어선 수직 마을 (Vertical Village)의 개념을 광야로 확장시킨 것이 바로 넉 달 뒤에 공개된 네옴에 들어서게 될 초대형 수직도시 더 라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사우디가 동계 국제 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한 것이 불과 올해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알파인 스키 선수 파이크 압디를 출전시켰던 것이 처음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동계 아시안 게임 유치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놀랄만한 일이기도 합니다.

 

지난 1979년 그랜드 모스크 점거사건 이후 종교 경찰을 앞세워 38년간 사우디 사회를 지배해 온 극보수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과의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승리해 주도권을 잡는데 성공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원리주의 세력이 보기엔 그야말로) 급진적인 사회 개혁과 함께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비전 2030의 성공적인 실현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살만 국왕 즉위 과정에서부터 시작된 사우디 왕실 및 종교세력과의 권력 싸움에서는 성공했지만, 그 기세를 몰아 벌였던 내전 중인 예멘 침공, 카타르 단교사건 등이 사실상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데 실패했던 데다 자말 카쇼끄지 암살사건 등으로 굴욕을 당한 이후 외교보다는 다양한 국내 개발 프로젝트 발표 등 내치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살만 국왕 취임과 함께 시작된 정적 숙청작업을 통해 오랫동안 3대 파벌로 갈라져 있던 사우디 내 군부 세력 (사우디 군, 국가방위부, 내무부 산하 치안국)을 손아귀에 넣고 (반부패사정 위원회를 통한 사정조직 확보는 덤), 경제 관련 요직을 겸임하며 오일머니를 활용할 수 있는 경제력을 확보한데다, 지난 9월 27일에는 1964년 신설된 이후 관례상 국왕이 겸임해 왔던 사우디 총리에 살만 국왕의 후임 총리로 지명되며 군-오일머니-정치를 장악한 상황에서 차기 국왕 취임을 확보한 사우디 역사상 전무후무한 왕세자가 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로서는 다양한 국내 개혁 정책과 함께 추진 중인 비전 2030의 성공이 자신의 장기적인 통치 정당성을 더더욱 확고하게 다질 수 있는 화룡정점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사우디는 특히 2030년을 전후로 비전 2030의 결과물을 전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쇼케이스 무대로 각종 국제 이벤트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습니다. GCC 내에서 국제 스포츠 대회 유치 경험이 풍부한 카타르에게 밀려 놓쳤지만 2030년 아시안 게임 유치에 도전했던 것도, 한창 유치전이 진행 중인 2030년 세계 엑스포 유치전에 뛰어든 것도, 국내 스포츠 기반이 없으면서도 2029년 동계 아시안 게임 유치에 성공한 것도 다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네옴에 대한 정보들이 궁금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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