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박물관의 개관 소식을 듣자마자 일찌감치 개관 4일차인 첫 주말에 티켓을 끊어 놨습니다. 미래 박물관은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막툼이 건물주로 알려진 에미레이츠 타워 앞에 있습니다.
미래 박물관의 정문은 두바이를 가로 지르는 고속도로인 셰이크 자이드 로드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차장은 뒷편에 있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엔 에미레이츠 타워 두바이 메트로 역에서 내려서 걸어오면 됩니다. 아직은 완전히 연결되어 있지는 않은 것 같은데, 에미레이츠 타워 메트로역과 미래 박물관을 연결하는 통로가 있어 개방되면 밖으로 나올 필요없이 바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박물관 옆에는 두바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세 손가락 동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무리 왕복 2차선 샛길에 있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대로변에 자리잡고 있어 앞마당 따위를 기대할 수는 없는 박물관 입구.
미리 표를 끊어놨기에 망정이지 허탕칠 뻔했네요. 바로 입장가능할 줄 알고 오셨다가 헛탕치고 가는 분들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워낙 개관빨이 쎄게 먹혔는지, 입장 인원이 많지 않은지는 모르겠지만 개관 초기인 현재는 일찌감치 매진되는 추세네요. 방문할 계획이 있으신 분들은 미리 일정에 맞춰 홈페이지에서 티켓 판매 현황을 보고 예매를 하던, 현장 구매를 하면 될 듯 합니다.
참고로 티켓은 3세 이상이면 일괄적으로 145디르함 (작성일 기준 환율 약 47,500원)으로 책정되어 있어 가격대는 상당히 비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박물관 운영시간은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30분 단위로 입장시간이 정해져 있으며, 몇 장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매 30분마다 할당된 티켓이 팔리면 매진되는 방식입니다. 입장 시간은 30분 단위로 정해져 있지만, 박물관 내 체류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아서 방문 초반에 통솔만 따르고 나면 얼마나 머물다 갈지에 대해서는 완전 자유입니다
로비
박물관에 들어가면 바로 왼편에 건물 외관을 화려하게 장식한 셰이크 무함마드의 싯구가 큼지막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외관에 쓰여진 화려한 서체의 아랍어 싯구, 이를 평범하게 쓴 아랍어 (캘러그래피의 경우 아랍인들도 못 읽을 수 있습니다. 자음과 모음부호에다 추가 표식까지 가득 채우고 있으니 말이죠.) 그리고 영어로 번역한 내용. 쉽게 만들 수도 있는걸 폼 나도록 서체를 어렵게 디자인해서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쉽게 썼으면 이렇게 멋진 디자인이 나올 수는 없었겠죠.
현장 매표소 겸 안내 데스크는 바로 그 오른편에 있습니다.
티켓을 미리 사 놓은 경우 안내 데스크와 이어진 키오스크로 가면 됩니다.
스크린에 나오는대로 자신의 이름과 메일주소를 남기면 작은 종이 박스를 받게 됩니다. 응????
지난 포스팅에서도 설명드렸지만, 엘리베이터와 이중 나선계단을 제외하면 기둥이랄 것이 눈에 안 보입니다.
로비의 내벽에도 아랍어 캘러그래피로 장식된데다 곡선을 활용한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지금은 막아놨지만 1층으로 바로 올라가는 계단
아까 받았던 종이 상자를 열어보니 손목에 차는 스트랩이 들어 있습니다. 스트랩의 다양한 색상이 의외로 맘에 드네요. 그리고 로고는 프라스틱에 그려져 있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왜냐구요???
대기열을 따라 차례를 기다립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설명드렸듯 건물의 중심축 역할을 하는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본격적인 박물관 방문은 그 엘리베이터가 아닌,
엘리베이터 옆에 자리잡은 검은색 문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됩니다.
제 1장 OSS HOPE (5층)
검은색 문으로 들어가면 바깥과는 전혀 이질적인 느낌의 공간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이어서 나오는 디지털 박물관장 아야의 안내방송. 2071년의 OSS HOPE으로의 여행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콕 찝어 2071년인 이유는 UAE 건국 100주년이기 때문이죠. 안내방송을 듣고 오른쪽 옆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면 우주(....라 쓰고 실제로는 5층에 올라가는)로 가는 대형 엘리베이터를 타게 됩니다. 우주선의 이름 HOPE는 UAE의 첫 화성 탐사선의 이름인 아말을 영어로 부른 것입니다.
우주선의 실내처럼 생긴 엘리베이터의 스크린을 통해 지구에서 우주로 향하는 순간들이 보여지며,
목적지인 OSS OSS HOPE에 도착했다는 표시가 보이면,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로비층과는 사뭇 다른 풍경의 공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안내에 따라 이동하면 통로내 기둥을 활용한 안내 영상이 나오고
OSS HOPE의 목업과
소개 영상이 나옵니다.
붉은색 메탈로 만들어진 벽의 텍스처가 그야말로 인상적이었습니다.
통로 끝에 기다리고 있는 방. 직원의 통솔은 여기까지이며, 그 이후로는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초대형 와이드 스크린을 통해 보는 본다던가
태양계에 대해서도 볼 수 있고,
각종 정보를 취득하고 경험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있습니다.
전시물 중에 태그하는 시설이 몇 개 있는데, 입구에서 받았던 손목 스트랩의 로고가 그려진 플라스틱을 태그하면
스트랩을 받았을 때 입력한 이름이 그대로 표시되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그 플라스틱에 정보가 들어간다는군요.
(사실은 건물의 5층에 있는 것 뿐이지만) 왠지 우주에 있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이 방을 지나면 우주인 등록 체험존이 있는데, 역시나 스트랩을 태그하고 키오스크 위쪽의 카메라를 응시하면, 대형 화면속 우주인의 얼굴이 자신의 얼굴로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5층 관람을 마치고 나면 또다른 문을 열고 들어가게 되는데...
이번에는 바닥의 스크린을 통해 우주선 OSS HOPE에서 지구로 귀환하는 영상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열리는 반대쪽 문으로 나가면 제2전시관으로 내려가라는 안내판을 만나게 됩니다. 위의 영상에서 보듯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그 자리에 있었다는 거죠.
계단을 이용해 4층으로 내려갑니다.
외형만큼이나 내부도 뭐 화려합니다.
제 2장 HEAL Institute (4층)
조그만 입구를 통해 나가면 스크린을 통해 미래의 셰이크 자이드 로드 일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전시관의 테마는 2071년의 우주에서 자연으로 바뀌게 됩니다.
본격적인 전시관 구경에 앞서 HEAL Institute에 대해 소개하는 영상이 나옵니다. AI와 바이오디자인의 도움을 받아 지구의 자연 생태계를 복구하는 곳이라는군요.
열려진 가림막 사이로 들어가면 나오는 초대형 스크린은 아마존 현지에서 실제로 촬영한 영상을 활용해 아마존의 DNA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간은 DNA 라이브러리로 총 2,400종 이상 생명체들의 모형이 유리 케이스 안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안내가 정확히 되질 않아서 모르고 지나쳤었는데, DNA 라이브러리에서 채취한 샘플 등을 대형 스크린 앞에 세워진 기기 위에 놓으면 그 종이 자연계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보여준다고 하네요.
마지막 공간은 원형 창을 통해 개체의 성장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3층으로 내려갑니다.
제 3장 AL WAHA
알와하는 이름 그대로 미래의 SPA를 체험하는 공간입니다. 이 동네가 워낙 스파가 발달된 곳이기도 합니다만...
영상으로 시작했던 앞의 두 전시관과 달리 컨셉에 맞게 손 세정제가 드라이 아이스처럼 분수대에서 흘러 나옵니다.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해변에서 걷는 듯한 느낌을 주는 특별한 카페트가 깔린 공간을 만나게 됩니다.
이 공간의 곳곳에 있는 체험공간
손에 휴식을 주기도 하고...
소리의 진동에 고요함을 찾으며
여러 사람들이 대형 원형 탁자에 둘러앉아
스피커에 대고 음~~~~~~을 외치면
각자의 자리에서 나오는 파장을 한데 모아 특별한 향기를 내뿜는 공간도 있습니다.
저래보여도 바닥은 카펫트.
이 공간을 지나면, 그야말로 멍때릴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납니다. 벤치에 앉아서 멍을 때리거나...
자리에 누워서 멍을 때릴 수도 있죠.
이 전시관의 마지막 장소는 소원을 빌어보는 공간.
벽면에 다양한 외국어로 각종 희망사항이 새겨져 있는데...
한국어로도 많은 소원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제 마지막 전시실이 있는 2층으로 내려갑니다.
제 4장 Tomorrow Today (우리의 미래는 현재다), 그리고 ... 전망대 (2층)
지금까지 내려온 곳을 올려다 봅니다.
우주, 자연 복구, 미래의 SPA라는 추상적인 개념의 전시관과 달리 이번 전시관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현재 업체들의 기술을 소개하는 보다 현실적인 전시관입니다.
미래 박물관은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유리를 통해 받아들이는 자연 채광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태양광 에너지를 끌어와 동력원으로 삼고 있다고 하죠.
자세한 안내판은 아직 없지만 컬러풀한 기둥을 따라 오른쪽으로 향하면
보이는 비상구가 보이는데,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오는 작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미래를 상징하는 빈 공간의 바닥에 자리잡은 박물관의 유일한 야외 전망대로 연결됩니다.
박물관 건물과 함께 셰이크 자이드 로드 일대의 경치를 둘러보기도 하고...
보다 가까이서 외형을 감싼 화려한 캘러그래피를 감상할 수도 있으며,
에미레이츠 타워를 비롯한 일대의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역시나 개방되진 않았지만, 에미레이츠 타워와 미래 박물관을 바로 연결하는 통로도 있습니다.
이제 다시 박물관 내로 돌아갑니다.
성인들을 위한 전시관은 여기가 끝입니다. 계단을 이용해 한 층 더 내려가면...
1층에 10세 이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전용 공간인 Future Heroes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3세 이상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험 공간 겸 놀이터에는...
이 곳에서 미래의 기술을 활용해 소통과, 협력, 창의성을 장려하는 활동들을 체험해 볼 수 있으며,
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3세 이하 어린이들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로비층으로 내려오면 박물관 방문은 끝납니다.
로비층에는 가끔 떠 있는 물체들이 출몰하기도 합니다.
현재는 막혀 있지만, 에미레이츠 타워와 메트로역으로 갈 수 있는 통로로 올라가는 계단.
입구 반대편 출구 앞에는 먹거리를 팔고 있는 카페와
기념품점이 영업 중입니다.
그리고 출구로 나오면 입구보다 더 넓은 광장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흥미로왔던 건 건물 앞 수면에 출구 반영샷을 찍으면 눈처럼 보인다는 점.
방문일 당시에는 전부 막혀 있었지만, 곳곳에 정원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문을 연 미래 박물관은 미래를 향한 도전과 혁신에 나서기 위한 영감을 주기 위한 공간이기에 전시물의 양과 질로 승부하는 일반적인 박물관과는 전혀 다른 셩향의 공간입니다. 기존의 관점에서 볼 때 수백점의 역사적인 전시물이 있는 루브르 아부다비의 성인 입장비가 60디르함임을 감안하면, 그 두 배가 넘는 미래 박물관의 입장비 145디르함은 분명 비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박물관이라고 자평하듯 좀더 능동적으로 즐길 수 있는 거리가 있고, 언제든지 기술의 발전과 혁신에 따라 새로운 전시물과 컨셉으로 발전해가는 모습을 구현해 낼 수 있으니 이 곳을 방문하게 된다면 다른 관점에서 즐기면 좋을 듯 싶습니다. 무엇보다 왠지 이런 박물관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나라 대신 두바이에 생겼다는 것에 의의가 있죠. 덧붙여 미래 박물관은 일반 전시 외에도 컨셉에 걸맞는 다양한 무료 강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관심있고 시간이 맞을 경우에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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