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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UAE

[문화] 트럼프의 UAE 방문 시 머리를 흔드는 여성들의 춤으로 화제를 모았던 UAE 전통춤 알아이얄라!

둘라 2025. 5. 21.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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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이익에 너무나 충실했던 나머지 자신의 지지층을 스스로 날려버린 바이든의 공로로 재집권에 성공한 트럼프 미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는 바이든 덕분에 소원했던 관계 재정립에 나선 GCC 내 3대 강국 사우디, 카타르, UAE였습니다. 

 

사우디는 자신들의 문화를 잘 강조한 환대와 과감한 투자를,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방문한다는 카타르에서도 엄청난 환대와 함께 카타르 항공의 역대급 지름으로 화제를 모았던 반면, 일찌감치 미국까지 찾아가서 대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던 UAE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부다비의 대통령궁인 까스르 알와딴에 들어섰을 때 긴 머리를 좌우로 흔들며 맞이하는 소녀들의 춤, 알아이얄라 (Al-Ayyala)가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낯선 풍경이었던데다가, 흰 소복을 입은듯한 소녀들의 복장까지 더해져 환영한다고 말하기엔 섬뜻하기까지 했죠.

 

 

사우디에서 6년, UAE에서 10년 넘게 살고 있으면서도 UAE에 거주하고서야 매년 내셔널 데이 행사 때 화려한 색채를 자랑하는 의상을 입은 어린 소녀들의 공연을 보지만, 특히 흰 옷을 입고 머리를 흔드는 과년한 소녀들의 공연을 본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죠. 결혼식도 몇 번 갔었지만, 남녀가 유별한 행사로 인해 여성들의 결혼식을 볼 수도 없었으니까요. 

 

지난 2014년 오만과 아랍에미리트의 공동 제안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에 등재된 전통 공연인 알아이얄라는 베두윈 전사들이 전투에서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시작된 무용이기에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전쟁 장면을 재현하며, 공동체의 정체성과 연대를 상징하는 의미에 걸맞게 전쟁의 주인공인 남성들의 춤입니다.  

 

그 덕분에 남성들의 알아이얄라는 내셔널 데이 같은 중요 국가행사와 전통 관광지, 때로는 쇼핑몰 내에서도 남성들이 공연하는 모습은 많이 보여지는 반면, 오만에서는 안 하고 UAE에서만 공연에 감정과 리듬을 더하기 위해 춘다는 여성들의 공연은 남성들의 공연과 달리 공공장소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이벤트입니다. 특히 꼬맹이들의 춤이 아닌 경우엔 더더욱 말이죠. 정작 공공장소에서 공연을 하더라도 흰 옷은 절대 안 입거든요.

 

 

에미라티 여성들의 알아이얄라는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페르시아만 국가들의 전통 민속 무용과 현대 스타일이 혼합된 전통춤인 Khaleegy (또는 Khaliji, 아랍어로 "걸프"를 의미)와도 유사한 모습을 보입니다.

 

Khaleegy 역시 제스처와 섬세한 움직임이 특징인 춤으로, 행복과 축하를 의미하는 행사에서 공연되며, 보통 한 명의 무용수가 무대 중앙에서 춤을 시작하면, 다른 무용수들이 순차적으로 합류합니다. 이 춤의 주요 움직임은 여성스럽고 리드미컬하며, 손, 머리, 그리고 토브를 활용하여 바다의 파도와 같은 물결 모양을 만듭니다. 손동작은 물고기나 거북이 같은 해양 생물을 표현하거나 감정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또한, 여성들은 긴 머리를 좌우로, 앞뒤로, 원을 그리며 움직여 머리카락 자체를 춤의 요소로 활용합니다. 이 춤에는 바다와 물과 관련된 의미를 지니며, 지역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표현하고 있죠.

 

전문가들은 아이얄라(Ayyala)가 전통적으로 결혼식에서 공연되며, 기쁨과 공동체의 결속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날에 걸쳐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합니다.

 

“이 춤은 손님을 환영할 때, 이드(Eid) 축제 기간, 국경일, 공식 국가 행사 등에서도 사용됩니다. 이러한 순간들은 에미리트인의 환대, 기쁨, 포용의 정신을 반영합니다.” 

 

젊은 에미라티 여성들이 머리카락을 흘리며 공연하는 장면 역시 (상대적으로 흔한 공연은 아니지만....) 남성들의 공연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문화적 중요성을 지닌다고 설명합니다.

 

“그들의 머리카락이 우아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겸손과 우아함을 반영하며, 손님을 환영하고 축하하는 데 있어 여성의 역할을 기리는 독특한 표현 방식입니다.”

 

알아이얄라던, 칼리지던, 일반적으로 다양한 색상의 의상을 입고 추는 것과 달리 특히나 우리에겐 소복 같아 보이는 흰옷을 입고 머리를 흔드는 모습은 외국인들에겐 다소 괴랄해 보일 수밖에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08년 1월 아들 부시 대통령의 방문 이후 17년 만에 처음 UAE를 방문하는 미국 대통령이기에 UAE 정부로서는 평소에 보기 힘든 모습까지 보여주며 나름 최선을 다한 환대로 준비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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