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GU/사우디2019.02.16 14:12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발렌타인 데이와 관련하여 어쩌다 나오는 사우디 뉴스는 발렌타인 데이를 축하하다 체포되어 처벌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요근래 가장 화제가 되었던 사건은 2014년 2월 14일 리조트를 빌려 당국이 판매를 금지시킨 빨간 장미와 양초 등 발렌타인 데이 용품을 구매해서 가족이 아닌 여성들과 함께 술마시고 춤추면서 발렌타인 데이 파티를 벌였다가 체포된 11명의 사우디인들에 대한 사건이었습니다. 남녀 합석, 음주가무, 발렌타인 데이 용품 구매 등의 혐의를 인정한 사우디 남성 5명에 대해 사우디 법원이 내린 판결은 워낙 어마무시했기에 외신을 통해서도 크게 보도된 바 있습니다. 


피고인 1&2: 징역 10년, 태형 2,000대 (알나푸라 마켓 앞에서의 공개태형 100대씩 20회), 형을 마친 후 출국금지 5년

피고인 3&4: 징역 7년, 태형 1,500대 (알나푸라 마켓 앞에서의 공개태형 100대씩 15회), 형을 마친 후 출국금지 5년

피고인 5: 징역 5년, 태형 1,000대 (알나푸라 마켓 앞에서의 공개 태형 100대씩 10회), 형을 마친 후 출국금지 5년


이와 같은 판결이 주목받게 된 이유는 2008년 2월 12일 발렌타인 데이를 이틀 앞두고 사우디 권선징악청이 내놓은 공식 파트와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우디 권선징악청은 "무슬림으로써 비무슬림적인 축일, 특히 미혼 남녀 간의 부적절한 관계를 부추기는 발렌타인 데이 같은 날들을 축하해서는 안된다"라는 파트와와 함께 발렌타인 데이하면 연상되는 빨간 장미와 포장지, 선물상자와 테디베어, 양초 등의 관련 용품 판매를 일절 금지하고 대대적인 단속을 시행함과 동시에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이 있는 학교 내에서도 이를 다루지 말 것을 명하는 조치를 내리면서 2008년 이후 사우디 내 공공장소에서의 발렌타인 데이 기념은 단속 대상으로 금지되어 왔습니다. 이로 인해 사우디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이란, 인도, 파키스탄 등과 함께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하지 않는 대표적인 나라 중의 하나가 되었죠.



공공장소에서의 발렌타인 데이 기념 금지는 지난해까지 금지되었던 여성들의 운전허용, 영화관 등과 관련된 이슈에 대한 원리주의적인 소수의 종교세력들과 서구문화의 영향 등을 받아 상대적으로 온건해진 다수 사우디인들 사이의 인식차이를 엿볼 수 있는 사우디 사회 내 인식차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사우디 왕가 자체는 그 시작부터 세속적임에도 와하비즘으로 무장한 원리주의자들과 결탁하여 함께 나라를 세운 특유의 통치체제로 인해 사우디의 역사는 국가통치를 위한 이념이 필요했을 뿐, 원리주의자들의 정치세력화를 원치 않는 사우드 가문과 원리주의자들간에 펼쳐지는 애증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종교세력의 위세를 낮추는데 성공하며 50~60년대 종교적으로 관대하고 온건한 사회를 유지해왔던 사우디는 1979년에 발생한 이란 이슬람 혁명과 그랜드모스크 점거 사태 등 일련의 사건 이후 목소리가 강해진 종교세력의 위세에 눌리면서 이들이 원하는대로 엄격하게 보수화된 사회체제로 역행하여 국민들의 생활을 지난 30년 이상 통제해왔었습니다. 이슬람 종주국임을 내세우면서도 성지를 지키지만 종교적인 대표성은 없는 사우드 왕가로서는 종교 지도자를 앞세워 세속적인 팔레비 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슬람 공화국을 세운 이란의 성공적인 혁명사건으로 인한 충격과 공포에 이어 불과 몇 달만에 그에 영감을 받아 시아파적인 사상인 메흐디의 재림을 설파하며 메카에서 발생했던 그랜드 모스크 점거사건으로 망신을 톡톡히 당했었기에, 그나마 왕실을 뒤짚을 생각은 없는 원리주의 세력들에게 꼬랑지를 내릴 수 밖에 없었을 테니까요.  


(사우디 사회 암흑기의 시작, 메카 그랜드 모스크 점거 사건 당시 현장 풍경)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들어 해외 여행이나 체류를 통한 직접적인 방법이나 위성방송, 인터넷 등을 통한 간접적인 방법으로 바깥 세상을 접해 본 국민들이 늘어나면서 사회변화의 목소리도 높아진 것 역시 사실이었습니다. 특히, 위성방송과 인터넷의 발달은 국가에 의한 일방적인 정보통제를 무력화시켰으며 노년층의 수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데다 이러한 매체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이 사회의 2/3에 육박하는 특유의 인구구성비 또한 종교 당국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사회가 흘러가며 갈등이 생기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정부의 금지에도 불구하고 사회 구석구석에서는 발렌타인 데이 용품을 판매하거나 기념하는 사례들이 목격되기 시작하면서 사우디 사회 내에 이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짐에 따라 당시 위세등등했던 사우디 종교경찰은 결국 2008년 2월의 파트와로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대대적인 시즌 한정 집중단속에 들어가면서 이를 공식적으로 불허해 왔습니다. ([사회] 주말까지 바꾸겠다고??? 사우디 사회는 지금 격론 중!!! 참조) 이로 인해 종교경찰과 인연을 맺고 싶지 않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개적인 장소에서의 발렌타인 데이 축하를 꺼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매장들도 단속에 적발되지 않도록 암암리에 용품을 판매한다던가, 외국인 거주자들의 경우 컴파운드처럼 외부와 단절된 비공개장소에서 이를 조용하게 기념할 수는 있었지만요.

 

(2006년 발렌타인 데이 당시 사우디 영자지 아랍뉴스 만평)


하지만,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하는 각종 행위나 관련 용품 판매를 일절 불허한 사우디 권선징악청의 2008년 파트와는 10년만인 2018년 2월 13일 발렌타인 데이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번복되었습니다. 사우디 권선징악청이 발렌타인 데이 기념하거나 축하하는 행위를 인정한다는 개정된 파트와를 내놓았기 때문입니다. 


트위터로 먼저 발표된 파트와에 대해 전 메카 지역 종교경찰 장이자 이슬람 신학자이기도 한 셰이크 아흐메드 까심 알감디는 TV를 통해 이를 지지한다고 발표하면서 발렌타인 데이가 내셔널 데이나 어머니의 날과 유사한 사회적인 축일이며, 앞서 언급한 사회적인 축일은 인류애에 기반을 한 것이지, 이를 허가하기 위해 종교적으로 입증된 증거를 필요로 하는 종교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예언자 무함마드 역시 비무슬림들로부터 온 세계적인 이슈들을 배척하지 않고 이를 함께 다룬 바 있으며, 비무슬림들의 특별한 종교적인 축일에 그들과 평화적인 인사를 나누는 것 또한 이슬람이 금하고 있는 금지된 행위가 아니라 충분히 허용될 수 있다면서 파트와를 공인한 바 있습니다. 


셰이크 아흐메드 까심 알감디는 성인이 된 이후 헌신적으로 근무해 온 종교경찰들 중 한 명이었지만 그의 경력을 인정받아 메카 지역 종교경찰 청장을 맡고 있던 지난 2010년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남녀 간의 합석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를 금지할 뚜렷한 명분도 없다"는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가 수십년동안 근무해왔던 권선징악청에서 해고된 바 있으며, 2014년에는 한 방송 인터뷰에 니깝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은 자신의 부인과 함께 출연하여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릴 필요가 없으며, 여성의 운전을 지지한다고 역설해 그의 주장에 반대하는 이들로부터 살해위협에 종교방송 채널 출연금지 요청을 받고 소송까지 얘기가 나왔을 정도로 당시 기세가 등등했던 원리주의자들에겐 눈엣가시 같은 성직자였습니다. 물론, 권선징악청에서 헌신해왔던 전직이자 사우디 사회 내에 논란을 점화시켰던 그의 소신 역시 어디까지나 무함마드의 당대 행적과 종교적인 해석에 기반을 둔 것이었기에 그 권위를 인정받고 사회 분위기가 바뀐 지금은 외신의 단골 인터뷰어가 되는 등 주목받는 인물이 되긴 했지만요.


(2014년 얼굴을 가리지 않은 부인을 동석시켜 논란을 야기했던 셰이크 아흐메드 알감디의 방송 인터뷰)


이에 발맞춰 이집트, 튀니지 등지에서도 발렌타인 데이 축하와 관련된 파트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집트의 다르 알이르파 알미스리야의 아흐메드 맘두 파트와 국장은 "서로의 사랑을 보여주는 날 하루를 지정하는 것은 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으며, 오스만 바티크 튀니지 그랜드 무프티는 발렌타인 데이가 기독교인들만의 독점적인 관습이라는 주장을 거부하고 "사람들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주는 그 어떠한 것도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행위이며, 무슬림 또한 이슬람의 가치를 위반하지 않고도 발렌타인 데이를 축하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파트와 발표와 다음날인 발렌타인 데이에는 심지어 그간 발렌타인 데이 용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을 단속해왔던 종교경찰들이 직접 사람들에게 빨간 장미를 앞장서서 나눠주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이면서도 워낙 뜬금없는 전격 발표였기에 단속을 우려하던 업체들이 충분하게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면 (2018 발렌타인데이@사우디아라비아 참조), 사우디의 2019년 발렌타인 데이는 정부의 공식 용인 발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업계가 종교경찰의 단속에 대한 부담감없이 일찌감치 발렌타인 데이 마케팅에 뛰어들고 사람들도 이를 기념할 수 있는 원년이 되었습니다.  



발렌타인 데이에 대한 사우디 종교경찰의 전향적인 자세는 2010년대들어 느리지만 온건화되어가는 사우디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1940년대 설립되어 2010년대 중반까지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통제해왔던 무뚜와라 불리우는 약 5,000여명의 사우디 종교경찰은 온건해지는 전반적인 사우디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앞세운 무차별적인 그들의 단속 행위와 무리한 샤리아 해석으로 인한 월권행위로 인해 사우디인들에게 조차 공분을 사게할 정도로 악명 높았습니다. 그들이 벌인 최악의 사건은 2002년 3월 11일 메카의 여학교에서 발새한 화재사건이었습니다. 화재사건 당시 탈출을 시도하려던 여학생들을 도와주기는 커녕, 긴급한 대피로 인해 신체를 가릴 수 없는 그들의 복장을 문제삼아 화재가 난 건물 밖으로의 탈출시도를 되려 제지했던 종교경찰들로 인해 15명이 죽고 50명이 다친 대형 참사를 만든 주범들이었으니까요. 그 외에도, 그들의 무리한 추격과 체포시도로 인해 이들을 피하려던 사우디 국민이 다치거나 죽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외국인 남편과 사우디인 부인의 다문화 가정을 불륜으로 오해한 종교경찰이 쇼핑몰 주차장까지 부부를 쫓아가 영국인 남편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을 정도로 국제사회는 물론 그들의 행위에 대한 사우디 사회 내의 공분은 나날이 커져만 갔습니다. ([사회] 사우디 권선징악청, 영국인-사우디인 부부 폭행사건으로 파문을 일으킨 현장요원 징계 및 부부에게 공식 사과! 참조)


(사우디 종교경찰 순찰차량)


2010년대 들어 압둘라 국왕 당시의 사우디 정부가 보다 온건한 성향의 성직자를 권선징악청장에 앉히고, 종교 경찰의 주임무를 일반인 상대 대신 과격 원리주의자들을 상대로 할 것을 명한 바 있음에도 ([사회] 사우디 종교경찰이 과격 원리주의자들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유! 참조)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기 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타성에 젖어있던 일선 종교경찰들은 이에 반발하여 청장의 개혁시도에 강하게 저항하는 등 홍역을 겪어왔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저항과 무소불위의 권력은 살만 국왕의 즉위와 더불어 사실상 실세가 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비전 2030 하에 온건한 이슬람을 앞세우기 시작하면서 더욱 약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우디 정부가 2016년 4월 지난 수십년동안 종교경찰이 전가의 보도로 사용해왔던 용의자를 추격, 체포, 심문할 수 있는 권한을 전격 박탈하고, 종교경찰에게는 사람들을 대할 때는 항상 "정중하고 인도적인 자세"로 대하고, 만약 범죄 상황을 목격했을 경우 예전처럼 과격하게 대응하지 말고 관련 기관에 신고만 할 수 있도록 권한을 통제한다고 공식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일반 사우디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 종교경찰의 권한박탈 발표는 그동안 단속에 익숙해있던 많은 종교경찰들이 이에 반발하여 근무를 단체 거부했었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의 그들에게 있어서는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실제로 정부의 발표 이후 2달이 지난 후에나 현장으로 돌아왔다고 하죠. 


(사우디 경찰 순찰차량)


권선징악청과 종교경찰의 위세 약화는 이들이 탄압적인 기관이 아닌 교육적인 기관이 되기를 바라는 살만 국왕과 무함마드 왕세자의 의중이 담긴 것이었습니다. (이는 역으로 말하면, 숙청의 밤에서도 드러났듯이 분립되어 있던 권한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가 왕세자가 되는 과정에서 집중시켜 현재는 왕권의 직접적인 통제 하에 있는 사정 당국만으로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사람들을 통제해왔던 종교경찰의 절대적인 권한을 박탈한데 이어, 사회를 온건화시키려는 사우디 정부의 또다른 부담거리였던 강경한 성향의 성직자들이 가지고 있던 정치적인 역할을 더욱 축소시켜 버린 것 역시 종교세력의 위세를 낮추어 왕권을 강화하는 과정의 일환입니다. 이는 2000년대들어 9/11과 사우디 내 잇단 폭탄테러 사건 이후 사우디 정부가 청소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정부로부터 급여를 받는 이맘들의 활동을 모니터링하여 과격한 성향이 드러날 경우 해고시키고, 파트와를 내릴 수 있는 권한을 제한하는 등 종교세력의 입지를 좁혀오던 방침의 연장선상이기도 합니다. ([사회] 사우디, 2003년 이후 이슬람 과격주의 성직자 3,500명 해고해! 참조) 자신의 소신을 발언했다가 종교경찰에서 해고당했던 셰이크 아흐메드 알감디는 사우디 정부의 대대적인 개혁으로 위세가 약화된 현재의 종교경찰이 "매우 유용하고 유화적"으로 변모했다고 지난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


(남녀가 따로 앉아야 한다는 방침에 반발한 이탈리안 축구협회의 비판을 사우디에서 전격 수용하여 열리게 된 이탈리아 슈퍼컵 관중석 풍경)


그리고 그 결과가 여성들의 경기장 직관 허용 (2017년), 수십년만의 영화관 공식 개관, 여성운전 허용 (2018년), 발렌타인 데이 축하통제 해제 (2018, 2019) 등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각종 금지조치들이 최근 1~2년 사이에 잇달아 해제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여성 운전 허용 및 영화관 부활과 관련한 포스팅만 몇 년에 걸쳐 달았을 정도로 ([사회] 살만 국왕, 사우디 내 여성들의 운전을 허용하는 역사적인 칙령 전격 발표! & [문화] 그동안 폐지했왔던 사우디의 영화관 부활 공식 발표로 본 사우디 영화 약사! 참조) 이에 반발하는 종교계와의 오랜 논의시간이 필요한 이슈들이지만, 이러한 조치들을 환영하는 일반 국민들의 여론을 앞세워 예전 같았으면 팔짝 뛰고 딴지를 걸었을 종교계 내 강경파들의 목소리를 대폭 낮춰버렸으니까요. (반 사우디 성향의 매체들을 통해 이러한 인사들을 구금하고 고문까지 가하며 대대적인 탄압을 펼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만...)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종교경찰을 앞세워 발렌타인 데이 기념행위를 단속했던 사우디의 언론들이 이제는 되려 종교경찰의 금지조치 해제와 더불어 외교갈등 중인 카타르를 비난하기 위해 "발렌타인 데이를 없애버려야 한다"고 주장한 카타르 매체의 한 기사를 비중있게 보도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달까요.


사우디 종교경찰이 발렌타인 데이 기념 금지조치를 풀면서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분위기가 도입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들이 있지만, 이는 사우디의 국가적인 종교관 자체가 변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발렌타인 데이를 아랍어로는 종교적인 색채가 없는 "사랑의 날 (عيد الحب)"로 부르기에 사우디 종교경찰들도 발렌타인 데이가 종교적인 해석을 요구하지 않는 사회통념상의 기념일이라며 묵인해줄 수 있는 반면, 예수의 생일인 크리스마스를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해금시켜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사우디가 이슬람의 창시자인 무함마드의 탄신일조차 유일신 사상에 위배되는 일종의 우상숭배로 간주하여 이를 휴일로 지정하는 것을 죄악시하고 있고, 타 종교의 활동을 공식적으로 불허하는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무함마드 탄신일도 우상숭배라며 안 챙기는 마당에 예수를 무함마드 직전의 예언자로 여기고 있는 이슬람에서 그의 탄신일을 챙길리가 만무하고, 타종교의 활동을 금하고 있는 상황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공개적으로 내는 것도 어폐가 있으니까요. 


대외적인 선교활동을 하지 않는 선에서 타종교의 종교활동을 인정해주고 있는 UAE의 경우 무함마드 탄신일은 드라이 나잇이 적용되는 공휴일로 지정하는 한편, 기독교에서 기념하는 크리스마스 축하무드를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돈이 되니까요...^^) 실제로 사우디 세관은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크리스마스 트리 수입금지령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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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