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 사법부는 AE 코인 (AE Coin)이라는 디지털 통화를 이용해 법원 관련 각종 수수료를 납부할 수 있게 되었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중동 지역 국가의 공공기관 중 최초로 디지털 자산을 공식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는 공공 기관이 되었습니다.
지난 2023년 3월 UAE 중앙은행 (CBUAE)은 G42 클라우드 및 R3와 손잡고 금융 인프라 혁신 (Financial Infrastructure Transformation/ FIT) 프로그램의 9대 이니셔티브 중 하나로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 전략을 공식 출범하면서 디지털 화폐 개발에 뛰어들게 됩니다. UAE 중앙은행은 과거 사우디 중앙은행 (SAMA)과의 Aber 프로젝트 (2020년), 홍콩, 태국, 중국 등과 진행한 mBridge (2022년) 시범사업 등 외국과의 여러 협업을 통해 CBDC 추진 경험을 살려 공식 통화인 디르함을 이용한 디지털 화폐 개발에 뛰어든 것이었죠.
CBDC란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 보증하는 무위험 디지털 통화로, 안전하고 효율적인 지급수단이자 가치 저장수단으로 UAE 중앙은행이 이 프로젝트에 뛰어든 것은 국내외 송금과정에서의 비효율 개선, 금융 포용성 향상, 현금없는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 UAE의 자체적인 결제 인프라를 강화하여 회복력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향후 금융-비금융 활동의 토큰화 (tokenization)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로부터 19개월이 지난 2024년 10월 UAE 중앙은행은 첫 단계 계획 중 하나였던 국내용 디지털 화폐 발행을 위해 AE Coin을 제도적으로 승인한데 이어 두 달 뒤인 2024년 12월에 이를 최종 승인하게 됩니다.
AE 코인?
AE 코인은 디르함을 1대1로 고정하여 1 AEC = 1 AED로 고정한 스테이블 코인으로 AED Stablecoin LLC가 공식으로 발행하는 디지털 코인입니다.
AE 코인은 기술적으로는 거래의 투명성과 불변성을 확보하기 위한 블록체인 기반의 코인으로 일부 에이전트와 협업해 멀티 팩터 인증으로 보안을 강화하며, AML/CFT 정책을 준수해 자금세탁방지 및 테러자금조달 방지 규제를 철저하게 적용합니다. UAE는 지난해 2월 자금세탁방지금융행동특별위원회(FATF) 회색 리스트에서 제외된 후 관련 법안을 강화하고 있는 중입니다.
아울러 모든 AE 코인은 UAE 내 예치된 AED 현금 또는 예금으로 100% 뒷받침해 이를 발행하는 구조이며, AE 코인의 주요 참여 기관은 아래와 같습니다.
- UAE 중앙은행: 코인 발행 라이선스 심사 및 규제 감독 담당.
- AED 스테이블코인 LLC: 공식 발행사
- ADQ, IHC, FAB: 전략적 참여 및 지원
- Mbank (Al Maryah Community Bank): AEC Wallet 운영 및 결제 게이트웨이 제공.
그런데... 여기에 뛰어든 전략적 참여 및 지원사 이름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바로 UAE에서 가장 큰 포트폴리오를 굴리고 있는 셰이크 타흐눈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부다비 부통치자 산하의 회사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부다비에서 가장 큰 지주회사와 UAE에서 가장 큰 은행이 참여해 보증만큼은 확실한 코인이 되겠네요.
이러한 와중에 UAE 중앙은행은 지난해 3월 디르함의 공식 통화기호를 발표하면서 디지털 버전 통화기호를 함께 발표하기도 했었죠.
이렇게 탄생한 AE코인은 2025년 5월말 Mbank와의 제휴를 통해 AE코인으로 항공임 결제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혀 디지털 화폐를 처음 받는 중동지역 항공사가 되었으며, 6월에는 아부다비 택시가 QR 결제로, 7월에는 아부다비 사법부가 법원 비용 결제를 AE코인으로 받기 시작하면서 그 활용도는 점차 확대될 전망입니다.
AE코인 결제는?
AE코인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주 파트너 은행인 Mbank가 만든 AEC 월렛 (AEC Wallet)을 필요로 합니다. AEC 월렛은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를 통해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AEC 월렛 계좌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주관 은행인 Mbank의 계좌가 반드시 있어야만 합니다. UAE 최초의 디지털 전용은행인 Mbank는 인증된 개인정보만 있으면 일반은행에 비해 손쉽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마침 예전에 그 소식을 듣고 연습삼아 Mbank에 개설한 은행계좌가 있어서 월렛을 깔고 코인 계좌를 생성해 봤습니다. 코인 계좌를 생성하는 것 자체는 모바일 번호 인증과 이메일 주소 인증 등 앱에서 하라는 대로 하면 되니까 어려운 건 없었지만, 최종 활성화되는 데까지는 몇 시간이 소요됩니다.
하지만 월렛 앱에서 코인 계좌가 활성화되기 이전에도 Mbank의 송금 수익자 명단에 My AEC Wallet라는 이름으로 코인 계좌가 생성된 것을 볼 수 있으며,
정보를 확인하면 코인 계좌의 IBAN 번호가 적혀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코인 계좌가 활성화된 후 로그인을 하면 아래와 같은 화면을 만나게 됩니다. (스크린샷 캡처가 막혀있어 참고용 이미지를 빌려왔습니다. 1 AEC는 1 디르함이기에 103,250.76 디르함이 코인으로 들어있는 코인 계좌라는 의미입니다.) 참고로 일반 은행계좌와 달리 코인 계좌에는 이자가 붙지 않는다고 하니 저축용으로는 쓰지 못하겠네요. 월렛의 주요 기능은 아래와 같습니다.
Top Up은 디르함을 코인으로 충전하는 것으로 은행계좌에서 바로 충전하는 것이 아니라 충전요청을 하는 정도라서 그냥 은행 앱에서 코인 계정으로 송금하면 별도의 수수료 없이 보낸 디르함 그대로 코인으로 전환 가능합니다. (만약 Mbank가 아닌 다른 은행에서 송금하거나 인출하면 소액의 수수료를 뗄지도 모르겠습니다.)
Send는 코인지갑을 갖고 있는 지인들에게 갖고 있는 코인을 보내는 기능입니다.
Get AED는 말그대로 코인을 일반 은행 계좌로 송금해 현금화하는 것입니다. 돈으로 충전하고 결제시에만 사용할 수 있는 일반적인 디지털 월렛에는 볼 수 없는 기능이죠.
Pay는 QR코드를 이용해 코인으로 결제하는 기능입니다.
AE코인은 이제야 첫 발을 내딛게 되었으니,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챗GPT를 이용한 AE코인과 글로벌 주요 스테이블코인 비교를 소개하며 포스팅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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