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GU/UAE2021. 3. 2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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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크 함단 재무장관의 별세를 추모하는 조기가 게양 중이다.

 

작년 10월 해외에서 병명이 공개되지 않은 수술을 받은 이후 두바이에 돌아와서도 병세에서 회복하지 못했던 셰이크 함단 빈 라쉬드 알막툼 UAE 재무장관 겸 두바이 부통치자가 3월 24일 오전 75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두바이의 국부 셰이크 라쉬드 빈 사이드 알막툼의 둘째 아들이자 네살 어린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막툼 UAE 부통령 겸 두바이 통치자의 친형인 고 셰이크 함단 재무장관은 UAE가 건국을 선포하고 첫 내각을 구성한 1971년 12월 9일 초대 대통령 셰이크 자이드에 의해 UAE 재무산업부 장관에 지명된 후 사망한 오늘까지 50년 가까이 세계 최장수 재무장관을 역임하면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제외하고 UAE에 합류한 다른 토후국의 인프라 구축 및 국가 산업 발전을 관장하였으며, 두바이를 세계적인 금융 허브로 도약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습니다.

 

서열상으로는 셰이크 라쉬드의 첫째 아들 셰이크 막툼에 이어 왕세제가 될 자격이 있었지만, 그 자리를 더 잘 해낼수 있을 자신의 동생 셰이크 무함마드에게 넘겨주고, 그는 셰이크 무함마드가 2006년 두바이 통치자가 되자 두바이 부통치자로써 UAE와 두바이의 내치에 집중했습니다.

 

부고소식이 전해진 몇 시간 뒤인 3월 24일 오후 두바이 자빌 팔레스 안에 있는 자빌 모스크에서 셰이크 무함마드와 알막툼 씨족들만이 참가한 가운데 장례식이 열렸고, 

 

그의 시신은 조카이자 고인과 이름이 같은 왕세자 셰이크 함단과 두바이 공동 부통치자인 셰이크 막툼이 운구한 가운데,

 

움 후라이르 묘지에 안장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마그립 예배시간에 추모 예배를 올리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는 사람들이 참석하지 않는 예배로 간소화되었습니다. 

 

셰이크 함단이 안장된 움 후라이르 묘지는 두바이의 구시가인 부르 두바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담 하나 사이로 관공서인 국방부와 이웃하고 있고, 길 하나 건너 관광지인 알시프 두바이, 알파히디 역사지구 사이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구글 스트리트 뷰로 본 움 후라이르 묘지 풍경. 담을 따라 길게 늘어선 건물이 국방부 건물. 사진의 뒷쪽은 알시프 두바이.

 

부고 소식이 전해진지 한나절도 안되어 장례식과 시신 안장까지 마무리한 것은 내세를 위해 시신의 상태가 좋을 때 빨리 매장하려는 이들의 장례 풍습 때문입니다.

 

UAE의 공식 추모기간과 그 기간에 일어나는 일은?

본격적인 장례식이 시작되기도 몇 시간 전 셰이크 칼리파 UAE 대통령과 셰이크 무함마드 두바이 통치자는 최근 몇 년간 볼 수 없었던 다른 추모기간을 선포했습니다.

 

   UAE 정부는 24일부터 3일간을 공식 추모기간으로 (조기 게양은 토요일까지),

   두바이는 24일부터 10일간의 공식 추모기간과 함께 목요일부터 3일간 두바이 내 관공서 및 공공기관 임시 휴무 (공영 주차장도 무료!).

 

UAE는 왕족들이 사망할 경우 사망자의 급에 따라 UAE 공통, 혹은 개별 토후국 자체적으로 3일부터 최대 40일까지 공식 추모기간을 선포할 수 있으며, 통상적으로는 3일간의 추모기간이 선포됩니다. 고인의 영혼이 매장일로부터 3일째 되는 날과 40일째 되는 날 살아생전에 사랑하던 이를 찾아온다는 믿음에 따른 것입니다. 40일의 추모기간은 토후국의 통치자 서거시에 선포되어 왔습니다. 

 

추모기간은 고인에 따라 UAE 전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거나, 연합 정부와 상관없이 고인이 속해 있던 토후국에서만 적용되는 경우, 보기 드물게 UAE 정부와 고인이 속해 있던 토후국에서 다르게 적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오늘 별세한 셰이크 함단 재무장관은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의 친형이자 두바이의 부통치자였기에 두바이에 한정해서 UAE 정부의 공식 추모기간인 3일 보다는 길게 선포한 셈입니다.

 

공식 추모기간 중에는 국기를 깃대 중반에 걸어놓으며, 라디오 방송국은 클래식 음악이나 쿠란을 틀고, 국영 티비는 고인을 추모하는 방송을 내보냅니다. 아울러 공식 추모기간 중에는 고인을 기리는 의미로 모든 엔터테인먼트 이벤트가 취소되죠.

 

외국인 거주자 입장에서 보면 자신이 계획했던 이벤트가 취소당하는 상황을 겪거나, 국영 방송을 보지 않는 이상 추모기간인지도 모른채 지나치게 되는데,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공식 추모기간이 선포됨과 동시에 관공서 및 공공기관은 휴무에 들어가고, 학교는 임시 휴교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왕족 사망에 이은 공식 추모기간 시작은 사전에 예고될 일이 아니기에 이 곳 소식에 관심이 없는 경우, 평소대로 공공기관이나 학교에 갔다가 헛탕치고 돌아올 수 밖에요.

 

라마단 기간 중이던 지난 2004년 11월 2일 UAE의 국부 셰이크 자이드가 서거했을 당시 공식 애도기간은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40일이었으며, 관공서와 학교는 8일간, 민간부문은 3일간 임시 휴무일이 지정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서거한지 9일 후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초대 수반이었던 야세르 아라파트가 사망하면서 현지 소식에 둔감한 외국인 거주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날벼락 같았던 2주간을 보내야만 했습니다. 안그래도 라마단으로 단축영업하는 와중에, 셰이크 자이드 서거와 야세르 아라파트 사망으로 인한 공식 추모기간과 임시 휴무일 선포, 거기에 라마단 종료 후 이드 알아드하 연휴 (11월 13~16일) 콤보가 맞물려 관공서에 볼 일이 있었던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2주 이상 멘붕에 빠질 수 밖에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과거와는 달리 이슬람적인 색채가 약해지면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공식 추모기간 중에도 조기만 게양할 뿐, 관공서와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에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은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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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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