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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여행정보/여행기

[여행기] 바레인 2일차 (7) 카페에서 지는 해를 보며 달콤한 휴식, 그리고 다시 패닉 상태로!!!!

둘라 2014. 9. 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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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 요새를 둘러보고 박물관이 있는 건물로 돌아오니 어느덧 해는 뉘엿뉘엿 지고 있었습니다.






10. 해질 무렵 바레인 요새 유적지 카페에서의 달콤한 휴식

바레인 요새 유적지 박물관이 있는 건물에는 카페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박물관 맞은편에 있습니다.




사실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요새로 가기 전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잠시 들렀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 틈새를 이용해서 담아둔 카페 내부의 풍경.

















카페 내에는 카페 외에도 기념품점이 입점해 있었습니다. 바레인 요새 유적지 박물관 카페는 카페, 기념품점, 화장실로 구성되어 있는 셈이죠.





요새 방문을 마치고 돌아와 카페에 앉아서 바라보는 해가 지는 바깥 풍경은 더욱 운치가 있었습니다.





카페 밖에도 테이블이 있었기에 날씨가 선선할 때는 밖에 앉아서 평온한 분위기와 여유를 느껴보면 좋을 것 같네요. 저 연인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을까요?





하지만, 달콤한 휴식과 여유도 잠시. 여전히 미해결된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현실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어느덧 시간은 아침에 공항 분실신고 데스크에서 얘기했던 저녁 6시반을 넘었기 때문이죠. 




11. WXX!!! 에티하드!!!!!!!!!!!!!! 다시 멘붕과 패닉 속으로;;;;




저처럼 가방이 도착하지 않아 전화로 문의한 모든 승객들에게 저녁 6시반 이후에 전화를 걸어보라고 얘기했는지 공항의 가방 분실신고 데스크에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데스크는 계속 통화 중입니다. 전화가 계속 걸리지 않아 공항으로 바로 가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일단 통화는 해보자는 지인의 조언에 따라 초조함과 불안함 속에 통화가 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내 잘못도 아닌 일로 허탕까지 친데다 돈까지 쓰는 것면 아무래도 더 열받을테니까요.


5분... 10분.... 15분....


한참 전화를 건 끝에야 겨우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래 기다린 끝에 간신히 연결이 된 데스크 직원의 답변은 저를 그야말로 충격과 멘붕에 빠뜨리기 충분한 것이었습니다. 


"아직 가방이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가방이 도착하게 되면 바로 문자로 알려드릴게요!" 


아침에 들었던 것과 같은 내용의 답변. 


아부다비-바레인 노선이 하루에 한 편정도 편성되어 있는 노선이라면 그나마 이해를 하겠는데, 노선 일정상 바레인에 도착한 시간 이후 전화통화를 한 시간까지 대략 21시간 동안 이미 세 편의 비행기가 바레인에 도착하고도 남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더욱 화가 치밀었습니다. 한 편도 아니고 벌써 세 편이나 말이죠!


무엇보다 당혹스러운 건 바로 다음날 저녁에 아부다비로 돌아가야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방의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공항의 분실신고 데스크는 가방의 도착유무만 확인해줄 뿐, 항공사는 아니기에 현재 위치를 알려줄 수는 없을테니까요. 그러다보니 에티하드 항공이 가방을 완전히 잃어버린건 아닐까...라는 불안한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아부다비에 있는 걸까? 아니면 완전히 잃어버린걸까?


게다가 에티하드 항공이 가방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보다 최악의 상황은 제가 바레인을 떠나 아부다비로 돌아간 뒤에 가방이 바레인에 도착하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으로 바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알아인에서 3박하는 일정이기에 가방을 아부다비로 돌아가기 전에 찾지 못하면 갈아입을 옷도, 전자제품 충전기도 없는 현상황이 바레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알아인까지 계속 이어지는데다, 언제 끝날지도 알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나마 바레인에서는 지인 덕분에 어느 정도 정신을 수습할 수 있었지만 이 상황이 다시 혼자 다녀야하는 아부다비까지 계속된다면 어떤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에티하드 항공 사무실을 찾아가 난동을 부리고 싶어질지도 몰랐을테니까요. (만약 에티하드 항공에서 오퍼했던 셀렉티드 업그레이드를 통해 추가로 비용을 내고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했다면 100% 갔을지두요;;;;;)


현상황에서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은 일단 가방의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만약에 아직도 가방이 아부다비에 있다면 아부다비가서 찾을테니 바레인으로 제~~~~~발 보내지 말아달라고 에티하드 항공에 부탁해야 할 판이었습니다.


국제통화비 절감을 위해 우선 아부다비에 있는 지인에게 카톡으로 상황을 설명한 후 에티하드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가방의 위치를 조회해달라고 부탁해 봤지만, 휴일 저녁시간인 탓에 ARS 자동응답기로 넘어가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


호텔에 들어가기 전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이기도 해서 에티하드 항공 사무실이 있다는 시프몰에 가 사무실을 찾아가봤지만, 역시 영업시간 종료로 사무실이 문을 닫아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


불안하고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지만, 그 상황에서 제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이상 없네요.... 털썩;;;;


(바레인의 대표적인 쇼핑몰 중 하나인 시프몰)



결국 다음날 아침 확인해보기로 하고 쇼핑몰 내에 있는 아랍지역에서 유명한 프랜차이즈 이탈리아 식당 폴 (PAUL Bakery & Restaurant)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쇼핑몰을 구경한 후 호텔로 돌아왔습니다. 바레인의 무더운 기후 탓인지 몰라도 음식이 맛이 있었지만 우리 입맛에는 조금 많이 짜더군요;;;


호텔에 돌아오니 며칠간 갈아입지 못한채 뙤약볕 밑을 걸어다녀 땀에 쩔어있는 티셔츠와 속옷을 욕실에서 빨다보니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만하나 싶어 또 다시 열받게 되네요. 얼마나 많이 땀에 쩔었는지 흰 런닝셔츠가 누렇게 변색된 것처럼 보일 정도더군요....


배터리도 부족한데다 이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도 몰랐기에 아무리 무료 와이파이 접속이 가능하다고 해도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인터넷 접속도 오래하기 힘든 상황. 


그 와중에도 혹시나싶어 트위터에 #WTF #Etihad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이 상황을 컴플레인하는 트윗을 날렸더니, 에티하드 항공 SNS팀에서 몇 분만에 무슨 일이냐며 반응을 보이네요??? SNS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며 알려준 이메일 주소로 사연과 컴플레인이 담긴 메일을 기껏 날려봤지만, 역시나 알아보고 답줄께...라는 뻔하디 뻔한 회신메일을 받은게 전부였습니다. (결론적으로도 도움이 안되었습니다만...)


그렇게 에티하드 항공으로 인해 당한 멘붕과 패닉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바레인에서의 두번째 밤이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행방불명 중인 가방과 소지하고 있는 짐이라곤 전자기기가 들어있는 백팩 하나 달랑 남은 둘라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다음 편에...)


덧붙임) 그 때를 생각하며 포스팅하다보니 또다시 열받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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