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GU/GCC/GU2019.05.03 22:42


어느덧 올해의 라마단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5월 2일 사우디 대법원은 모든 무슬림들에게 5월 4일 초저녁 하늘을 유심히 살펴보고 육안이나 망원경을 통해 초저녁 하늘에서 신월이 목격될 경우 가까운 법원에 목격한 사실에 대해 보고해 줄 것을 공식으로 요청했습니다. 사우디 대법원의 공표와 더불어 라마단의 시작일을 확정짓는 공식적인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양대 이드와 같은 이슬람력 휴일과 내셔널 데이, 신년 등 서력 휴일이 공존하는 아랍국가의 연간 공휴일 일정을 보게 되면 이슬람력 휴일의 경우 정확한 일정은 달 관측 결과에 따르고 정해진 날짜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첨언이 일정표 밑에 붙어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왜 이슬람력 휴일은 그때가봐야 알 수 있고 매번 초저녁 하늘 관측 결과에 따라 정확한 일정이 결정될까요?



이는 1달이 29.53일, 1년이 354.37일인 이슬람력이 달의 형태에 따라 한 달이 29일, 혹은 30일로 결정되는 음력이고 천문학적인 계산에 따라 대략적인 일정을 계산해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실제 신월의 관측 결과에 따라 현재 달의 끝과 새로운 달의 시작을 결정하기에 날짜가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서력, 혹은 우리네 음력과 달리 이슬람력에서는 사전에 계산된 일정과 실제 달력상 하루이틀 차이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슬람력, 혹은 이슬람력 서력 변환 앱의 이슬람력 설정에 날짜 보정기능이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우디는 정부 산하의 신월 관측 위원회를 통해 매월의 시작일을 보정해 오면서도, 가장 중요한 달인 이슬람력 9월 라마단 달의 시작과 끝은 대대적인 신월 관측을 통해 정확한 날짜를 확정하고 있습니다. 과거 사막 유목민들에게 있어 그들의 활동시간대에 형태가 변하는 달이야말로 날짜를 결정지을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이었던 전통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보니 이슬람력은 1년에 354일, 혹은 355일이 되기에 서력과 비교했을 때 매년 10~12일씩 앞당겨지며 서력과 이슬람력이 교차하는 주기는 대략 33~34년 정도 걸립니다. (1880년 이후 이슬람력 1월 1일/서력 대조표는 링크 참조)


천문학적인 계산에 의거하여 라마단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날이 다가오면 사우디 대법원은 신월 관측일을 확정하여 이를 공식으로 요청하게 됩니다. 라마단의 일정을 확정하는 신월 관측시점은 이슬람력 8월 29일 마그립 예매 이후입니다. 사우디 곳곳에는 신월 관측 위원회가 어마무시한 천체 망원경까지 동원하여 마그립 예배를 마친 후 초저녁 하늘을 훑게 됩니다.    



천체 망원경까지 동원하면서 신월 관측에 신중을 기하는 이유는 신월의 특성상 워낙 희미하게 나타나는데다 그나마 20여분 정도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겨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기 상태가 흐릿한 경우가 많은 여름의 경우 신월이 보이는지 안보이는지의 여부조차 확인하기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기도 하죠.  



전통적으로 라마단은 마그립 예배 후 초저녁 하늘에서 신월이 처음 목격된 다음날 아침에 시작하게 됩니다. 신월 관측 위원회가 소집되어 관측시간대의 SNS 계정을 보면 신월 목격 여부가 속보로 뜨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지역에서 신월을 봤다, 못봤다. 이런 정보가 하나둘씩 모여진 후에 사우디 대법원이 라마단의 시작일 (혹은 이드 시작일)을 최종 공표하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사우디 대법원이 지정한 날 초저녁 하늘에 신월이 목격되면 바로 다음날부터 라마단이 시작되고, 목격되지 않으면 다음날이 샤으반 (이슬람력 8월) 30일, 그리고 그 다음날이 라마단 1일이 됩니다. 자연적인 변수로 인해 관측 자체가 불가한 경우 사우디 대법원은 신월 관측일을 하루 뒤로 미루거나, 아니면 아예 천문학적인 계산에 따르는 경우도 예외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내일로 예정된 신월 관측 위원회 소집에 따른 결과는 몇 가지 분기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5월 4일 (이슬람력 8월 29일) 마그립 예배 이후 신월 관측 위원회 소집

1) 신월이 목격됨: 5월 5일부터 라마단 시작

2) 신월이 목격되지 않음: 5월 5일은 이슬람력 8월 30일, 5월 6일부터 라마단 시작

3) 신월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 불가: 신월 관측 위원회를 다음날 마그립 예배 이후 재소집 한 후 결정 

    5월 5일 재소집 후 신월 목격: 5월 6일부터 라마단 시작

                          신월 목격되지 않음: 5월 7일부터 라마단 시작


라마단이 끝난다는 것은 하나의 달이 끝나는 것을 의미하기에 라마단 시작일을 결정짓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월 관측 위원회를 소집하여 라마단 종료일과 이슬람력 10월의 시작이자 이드의 시작일을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우디의 경우 정부 산하의 신월 관측 위원회가 곳곳에 지부를 두고 있는 반면, UAE의 경우 대법원장, 아부다비 사법부 사무처장, 아부다비 왕세자실의 종교 상담역 등이 신월 관측 위원회의 회원이 됩니다.


라마단 일정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에 따라 사우디 대법원의 공식 발표를 따르는 UAE와 마찬가지로 바레인, 카타르 등 대부분의 걸프 및 이슬람 국가들은 라마단의 시작일과 종료일이 사우디의 관측 결과와 같지만 수니파도, 시아파도 아닌 이바디파가 중심인 오만은 이들과 무관하게 독자적인 기준을 따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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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는 비무슬림들이 지내기에 한결 좋아진 라마단도 벌써 3분의 1이 끝났습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다뤘던 것처럼 종교적인 의무와 관광객 편의제공을 겸해 발급하는 라마단 기간 중 영업허가 제도가 확대되어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오후에 술을 판매하는 곳이 늘어날 정도니 말이죠.


잘만 찾아다니면 평소와 다른 점을 크게 느끼기 힘들어진 라마단 기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마단 기간에만 먹어볼 수 있는 이프타르 세트는 한번쯤은 경험해 볼만 합니다. 각 식음료 매장의 특성을 살려 부페를 내놓는 곳도, 평소에는 개별 상품으로 따로 팔던 음식들을 이프타르 세트라는 이름으로 묶어 비교적 싼 가격에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가성비 좋은 세트 메뉴랄까요. 특히 올해 라마단에는 컨템포러리 한/일식당을 표방하고 있는 두바이 W호텔 나무와 컨템포러리 일식당으로 포시즌스 호텔 아부다비 99스시바가 각각 자신들의 메뉴를 패키지로 묶은 이프타르 세트를 내놓았기에 한번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프타르 (99스시바 아부다비- 1인당 199디르함)

99스시바 아부다비는 알마르야 아일랜드에 위치한 포시즌스 아부다비 호텔에 있는 컨템포러리 일식당으로 문을 연지 얼마되지 않은데다 같은 알마르야 아일랜드에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은 비슷한 컨셉의 식당 주마에 밀려 아직까지는 조용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얼마전에 시작한 브런치도 주마를 의식한 듯 토요일 오후에만 운영되죠. 가격대가 그리 착한 편은 아니나 입에서 달고 살살 녹는듯한 회맛은 주마보다 오히려 더 낫더군요.


99스시바의 이프타르는 메뉴에 적혀있는 순서대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애피타이저로는 참치맛이 인상적인 네기토로 마키를 시작으로



하얗게 뽀얀 국물과 익숙치 않은 묘한 맛이지만 알고보면 미소를 이용했다는 카푸미소국이 나오고...



본메뉴로 들어가면 새끼양 교자와



김치국물로 맛을 낸 매운 참치 타르타르에 밥을 비벼먹을 수 있고, (한국인으로서는 메뉴판에 적인 Kimuchi Sauce란 표현이 눈에 거슬릴 수 밖에 없긴 합니다만..)



매운 크림소스가 맛을 살려주는 새우튀김,



메뉴판에는 튀겼다고 하지만, 먹어보면 산낙지를 먹는 듯한 느낌을 주는 매콤한 가지 요리,



애피타이저로 나왔던 참치 대신 연어와 따로붓는 따뜻한 쯔유간장 소스가 들어간 마키, 사진으로는 담지 못했지만 니기리를 마지막으로 식사가 끝납니다.



그리고 후식으로는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모찌와 커피, 혹은 차가 제공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생각지 못했던 식감 탓인지 가지요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네요.





K-이프타르 (나무 두바이- 1인당 155디르함 (이라 쓰고, 둘이 가도 155디르함이라 읽을 수 있다.))

W 두바이 알합투르 시티 31층에 위치해 두바이 운하와 아라비안 걸프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나무는 2016년 6월 호텔 개장과 함께 문을 열었지만 이프타르 세트는 올해 처음 내놓았습니다. 한식을 베이스로 한 이프타르라고 해서 K-이프타르로 명명한 이번 이프타르 세트는 매리어트 호텔 체인이 올 라마단 프로모션으로 내놓은 라마단 위드 매리어트에 참가하면서 1+1 할인오퍼가 적용되어 나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합니다. 매리어트는 이 오퍼를 당초 라마단 시작 첫 주에만 적용하려고 내놓았다가 생각 외로 호응이 뜨겁자 오퍼를 라마단 끝날 때까지 연장한다고 이미 회원들에 메일을 돌린 바 있습니다.


K-이프타르 역시 99스시바 이프타르처럼 메뉴에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메뉴가 앞서 설명해드린대로 하나하나씩 나오는 99스시바 이프타르와 달리 K-이프타르는 본메뉴가 한상차림으로 나오는 것이 다른 점이었습니다. 일단 애피타이저로는 (한국식) 죽과 함께 (아랍식) 대추야자가 함께 나오는 묘한 조합인데, 짭쪼름한 죽과 달콤한 대추야자가 어우러진 단짠단짠 조합은 식욕을 돋우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나오는 가정식 한상차림 컨셉의 본메뉴. 흑미밥과 고깃국을 베이스로 



찬 반찬에서 따뜻한 요리까지, 그리고 야채, 생선찜, 갈비 등 다양한 식재료가 한데 어우러진 메뉴가 나옵니다. (찬 구성은 매일 달라진다고 하네요.)



그리고 후식으로는 전형적인 한식 스타일은 아닌 디저트가 제공됩니다. 죽과 대추야자의 조합이 인상적이었던 애피타이저와 같은 참신한 후식이었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살짝 들긴 했습니다만... 



후딱 먹어치우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 결국 두바이 운하 일대를 산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두바이 운하에 있는 관용의 다리 위에선 운하를 따라 흐르는 물길과 함께 두바이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고층건물,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부르즈 칼리파, 세계에서 가장 높은 호텔 제보라 호텔, 두번째로 높은 호텔 JW  매리어트 마르퀴스 두바이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제보라 호텔의 첨탑에선 금빛 조명이, JW 매리어트 마르퀴스 두바이 첨탑에서는 은빛 조명이 마치 금은메달인 듯 빛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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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처음 라마단을 접했던 1998년 1월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태어나서 첫 비행기 여행의 목적지였던 요르단 암만 퀸 알리아 국제공항에 내렸을 때 보슬비가 내리던 을씨년스럽고 어둑어둑한 날씨 속에 환전소와 비자 발급창구를 제외한 공항 터미널 내 모든 시설에 조명이 꺼져있어 차갑게 느껴졌던 그날 아침을 말이죠. (그렇게 아침부터 내리던 비가 밤새 폭설로 바뀌어 그 다음날 아침엔 세상이 하얗게 변해있었던 건 덤;;;;;) 그렇게 시작한 아랍 생활이 한해 한해 늘어가면서 어느덧 봄을 제외한 여름 가을 겨울철의 라마단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라마단은 이슬람에 있어서 성스러운 달로 알려진 이슬람력 9월의 이름이자, 무슬림이라면 누구나가 지켜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인 한 달간의 단식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종교] 무슬림을 선교하는게 왜 어렵고 위험할까? 참조) 이 라마단 단식에 대해서는 꾸란에서 가장 긴 장이기도 한 제2장 바까라에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왜 1년 중 콕 찝어서 이슬람력 9월에 단식을 실시할까요? 이슬람력 9월은 무슬림들에게 있어서 꾸란에 언급된 25명의 선지자 중 마지막 선지자인 무함마드에게 꾸란이 처음 계시된 달로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위한 복음으로, 그리고 옳고 그름의 기준으로 라마단 꾸란이 계시되었나니 달에 임하는 너희 모두는 단식을 하라. 그러나 병중이거나 여행중일 경우는 다른 날로 대체하면 되니라. 알라는 너희로 하여금 고충을 원치 않으시니 일정 (라마단 내내) 채우고 너희로 하여금 편의를 원하시니라. 그러므로 너희에게 복음을 주신 알라께 경배하며 감사하라." (2 185)


** 라마단 달 중 꾸란이 처음 계시된 것으로 간주하여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권능의 밤"은 콕 찝어 언제라고 명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9월 하순을 그 시점으로 본다. 순니 무슬림들에게 있어 중요한 밤은 이슬람력 9월 21일, 23일, 25일, 27일, 혹은 29일. 반면, 시아파는 19일, 21일, 23일을 중요시하게 여기며, 특히 4대 칼리프 알리가 쿠파의 그랜드 모스크에서 예배 중 암살자에 의해 독이 묻은 칼에 찔려 세상을 떠난 날 (헤지라력 40년 9월 19~21일)과도 겹쳐있다.   


그리고 한 달간의 단식을 통해 욕망을 자제함으로써 알라를 경배하고 감사함을 깨달으며 의로워질 것을 권고하고 있죠.

"너희 선임자들에게 단식이 의무화된 것처럼 알라를 믿는 너희에게도 단식은 의무라 자제함을 통하여 의로워질 것이라" (2 183)



신앙도 어디까지나 먹고살기 위해 있는 것이기에 성스러우면서도 고통을 수반하는 이 의무를 무조건 이행해야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열외 가 능한 조건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행이나 와병으로 인해 정상적인 단식이 힘든 상황에 닥칠 경우 라마단이 지난 후에 이를 스스로 시행할 수 있는 다른 날로 대체하거나 자신보다 더 불쌍한 자에게 베풀어도 된다고 사정을 공식적으로 봐 줍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가능한 스스로 지키는 것을 권장하고 있는 것은 덤이죠. 종종... 이 부분을 대충 넘겨 짚고 들어서 아프다고 난리치면서도 주사나 투약을 거부하는 황당한 무슬림들도 경험해보기도 했고, ([칼럼] 어떤 파키스탄 노동자를 떠올리다... 참조) 자카트와 맞물려서 불쌍한 자에게 베풀라는 내용에 촛점을 맞춰 구걸하는 거지들이 더욱 늘어나는 달이기도 합니다. 두바이 같은 곳에선 적발되면 추방대상입니다만! ([문화] 싸딕~! 캄싸 리얄~! 참조)

"정하여진 날에 단식을 행하면 되나 병중에 있거나 여행중에 있을 다른 날로 대용하되 불쌍한 자를 배부르게하여 속죄하라. 그러나 스스로 지킬 경우는 많은 보상이 있으며 단식을 행함은 너희에게 더욱 좋으니라. 실로 너희는 알게 것이라." (2 184)



꾸란에서는 해가 진 후 하루의 단식이 끝나는 이프타르에서부터 다음날 새벽 동틀 무렵 직전 수후르까지 식욕과 성욕 등 하루 종일 참았던 본능을 발산할 수 있는 그 시간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단식날 너희 아내에게 다가가는 것을 허락하노라. 그녀들은 너희들을 위한 의상이요, 너희들은 그녀들을 위한 의상이니라. 알라께서는 너희들이 은밀히 행하는 것을 알고 계시나, 너희들에게 용서를 베풀고 은혜를 베푸셨노라. 그러나 지금은 그녀들과 잠자리를 같이 하되, 알라가 명하신 것을 추구하고 하얀실이 검은실과 구별되는 아침 새벽까 먹고 마시라. 그런다음 밤이 올때까지 단식을 지키고, 그녀들과 잠자리를 같이 하지 것이며, 사원에서 경건한 신앙 생활을 것이라. 이것이 알라께서 제한한 것이니 가까이 하지 말라. 이렇듯 알라는 인간들에 자제함을 배울 있도록 계시하였노라." ( 2 187)



이렇듯 꾸란의 가르침으로부터 시작된 난이도가 두번째로 높은 무슬림의 의무인 라마단 단식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올렸던 포스팅 중 주요한 내용들을 아래와 같이 모아모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매년 10일씩 앞당겨 지는 이슬람력과 지역별로 다른 단식 시간, 그리고 무슬림들의 시간관념

[문화] 이슬람력과 그들의 종교적 공휴일

[S-OIL] 사우디 이야기 (7) 아랍의 시간 (2009년 7월호) 

[라마단] 신월 관측 위원회, 라마단의 시작과 끝을 결정지을 초저녁 신월을 찾아라!

[라마단] 한여름의 라마단, 금식시간이 가장 긴 지역은 어디일까?


2. 라마단이 2주 앞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UAE 등 일부 국가 한정)

[문화] 라마단을 앞두고 아이들에게 베품의 미덕을 공유하는 전통 명절, 하끄 알라일라


3. 이프타르, 라마단 기간 중 단식이 끝났음을 알려주는 하루의 첫 식사

[음식] 라마단 기간의 금식이 끝났음을 알려주는 식사 이프타르

[라마단] 1년 중 라마단 기간에만 발사하는 라마단 대포의 전통과 그 유래

[음식] 사우디인 친구집에서 대접받은 가정식 이프타르 

** 호텔이나 식당에서는 가성비 좋은 라마단 기간 한정 이프타르 셋트 메뉴도 판매하니 이용해보시는 것도 좋아요~!

** 이프타르로 배를 채워 그 밤의 마지막 식사가 되는 다음날 새벽의 수후르는 그 시간 전에 잠들어서 먹어 본 적이 없기에 소개는 다음 기회에~^^


4. 라마단 기간 중 비무슬림들은 어떻게 점심을 해결해야 하나요!?

[여행] UAE에서 라마단 기간 중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곳들!

[사회] 그 어느 해보다 방문객 친화적으로 변모한 UAE의 2017년 라마단 풍경

[문화] UAE의 라마단 라이센스, 종교적인 전통과 현실적인 수익 사이에서의 균형찾기

[라마단] 아부다비, 라마단 금식시간 중 식당과 카페에 매장을 가리지 말고 정상 운영하라는 지침을 내려! (2019년)


5. 라마단 기간 시즌 한정 핫 아이템!!!!

[라마단] 라마단 시즌 한정으로 폭발적으로 판매되는 핏빛 음료수 빔토 (Vimto)를 아시나요?

[드라마] 쿠웨이트 사회의 문제를 다룬 라마단 특집 드라마 "사끄 알밤부", 그리고 남자 주인공을 맡은 첫번째 한국인 코미디언 정원호!

[라마단] 라마단 기간 중 밤에만 여는 야시장 같은 전시장, 두바이 라마단 나이트 마켓!


6. 라마단으로 인해 생기는 사회, 문화현상

[문화] 손님, 오늘만큼은 경건하게 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UAE와 카타르의 드라이 나이트!

[경제] 런던, 라마단 기간 중 걸프지역 관광객들로부터만 기록적인 1,565억원의 관광수입을 올려!

[문화] 라마단과 헐리웃 블록버스터, 걸프지역에서 이번 시즌 대작 영화들의 개봉이 라마단 뒤로 연기된 사연 (이제는 옛날 이야기...)

[라마단] 종교적 의무인 라마단 기간 중 중동지역에서 SNS 접속 및 이용이 급증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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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사우디2017.06.21 18:23



살만 사우디 국왕은 21일 새벽 발표한 칙령을 통해 왕위 승계 1순위인 왕세질 겸 내무부 장관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를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는 대신 자신의 아들이자 부왕세자 겸 국방부 장관을 겸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를 왕세자로,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의 조카인 압둘아지즈 빈 사우드 빈 나이프 왕자를 내무부 장관에 임명하는 등 세대 교체를 겸한 부분 개각을 명령하는 칙령을 발표했습니다. 기존의 왕위 계승 서열을 완전히 파괴한 칙령인 동시에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의 후임 왕세자와 신임 내무부 장관 모두 30대로 한때 노인정으로 불렸던 사우디 정부의 핵심 요직에 세대 교체가 이루어진 것이 특징. 그래봐야 수다이리 세븐 라인이긴 하지만요.


(사우드 왕가 가계도 상 주요 인물. 국부 압둘아지즈의 아들 중 사망한 장남 사우드부터 압둘라까지가 2~6대 국왕. 술탄과 나이프는 압둘라 국왕 시절 왕세제까지 올랐지만 사망, 막내 무끄린은 살만 국왕 부임 당시 왕세제였으나 경질. 탈랄은 민주화를 주장하다 왕위 승계 라인에서 일찌감치 밀려남)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는 아버지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왕자에 이어 사우디 역사상 유일하게 왕위를 눈앞에 둔 왕세제/질까지만 오르고 정작 왕위에 오르는데는 실패한 비운의 부자가 되고야 말았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아버지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왕자는 친형 술탄 왕자와 함께 이복형인 압둘라 전 국왕보다 오래 살지 못해 왕위에 오르지 못한 반면, 아들인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는 한창 어린 조카에게 내쫓겼다는게 차이겠죠.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의 후임으로 내무부 장관이 된 압둘아지즈 빈 사우드 빈 나이프 왕자는 무함마드 왕세자보다 두 살 위이긴 하지만, 국부 압둘아지즈의 손자인 3세대 왕자가 아닌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의 손자, 즉 압둘아지즈의 증손자인 4세대 왕자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불과 몇 개월만에 살만 정부의 실세가 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의 비상

1985년 8월 31일 젯다에서 태어난 31세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는 대학 졸업 후 민간 분야의 컨설턴트로 근무하다 아버지 살만 왕자가 술탄 전 왕세제의 뒤를 이어 국방부 장관, 그리고 왕세제에 오르는데 힘입어 개인 보좌역으로 아버지를 돕기 시작하면서 정치판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도 연륜있는 사우드 왕가 내 친척들 사이에서 아버지의 국왕 등극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책사이자 설계자로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루에 16시간을 일한다는 하드워커인데다 손자병법을 애독서로 꼽을 정도로 사우디 왕가에서 보기드문 근성을 가진 야심가이자 병서를 애독서로 꼽은 탓인지 외교 정책에 있어서는 전쟁도 불사하지 않는 매파.


위키피디아에서도 항목이 존재하지 않았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건 지난 2014년 6월 당시 사우드 왕가 내에서 소수파였던 압둘라 전 국왕이 자신의 친권 강화를 위해 우호세력을 살만 왕세제 및 수다이리 가문 영향 하에 있던 국방부 차관에 임명시켰다가 6개월만에 이를 철회하게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정치] 압둘라 국왕, 칼리드 빈 반다르 국방차관을 지명 6주만에 전격 경질, 그리고 그 배경 참고) 이는 자신의 수명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고 죽기 전에 자신의 우호세력을 요직에 심어놓아 다음 세대를 준비하고자 했던 압둘라 국왕의 야심을 깬 사건이기도 했죠.


그리고 반년이 지난 2015년 1월 23일 압둘라 국왕 서거 당시 다음 왕위 자리를 놓고 겨뤘던 압둘라 국왕파와 살만 왕세제파의 권력투쟁 속에 신속한 대응으로 주도권을 장악하여 압둘라 국왕의 장례식이 펼쳐지기도 전에 아버지 살만 왕세제의 국왕 승격과 압둘라 국왕 시절에 막후 실세로 불렸던 왕실법원장 칼리드 알투와이지리를 비롯한 압둘라 국왕파의 핵심 라인을 요직에서 다 쳐내면서 예의상 자리를 보전해 준 무끄린 빈 압둘아지즈 왕세제와 무타입 빈 압둘라 국가방위부 장관의 힘을 사실상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한 설계자였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국왕이 된 아버지의 뒤를 이어 29세의 나이로 국방부 장관에 오르면서 세계 최연소 국방부 장관이 됩니다. ([정치] 살만 국왕의 신속한 체제 개편과 함께 재부상한 수다이리 7형제, 주목해야할 인물은? 참조) 그로부터 석달 뒤인 2015년 4월에는 그나마 자리에 남겨두었던 무끄린 빈 압둘아지즈 왕세제를 내치면서 이번에 물러난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와 함께 부왕세제에 지명되며 고령화된 사우디 왕가에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 ([정치] 살만 사우디 국왕, 쌍무함마드 체제로 전면 개편한 후계구도의 의의 참조)



살만 국왕시대의 핫한 블루칩임을 과시한 그의 부왕세제 지명은 아버지 살만 국왕을 만든 막후실세에서 늙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군사와 경제를 손아귀에 쥔 정권의 진정한 실세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방부 장관 취임 두 달만에 인권 문제 및 저유가로 수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거액을 군비에 퍼붓느다는 등 많은 비판 속에서도 사우디 주도의 연합군을 이끌어내며 예멘 알후씨 반군과의 전쟁을 치루고 있고, 이듬해인 2016년 4월에는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사우디 아람코의 IPO 선언 및 주요 국영 시설의 민영화 등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는 것을 목표로 한 야심찬 Saudi Vision 2030을 직접 발표하는 등 경제 개혁을 이끌면서 동시에 인구 구조 상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면서도 높은 실업률 등으로 아버지 세대만큼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지 못해 사회의 불안요소이기도 한 젊은층들을 달래기 위해 엔터테인먼트청 개설로 대표되는 사회 개혁을 이끄는 등 국내정치 개혁의 주인공으로 나서고 있으며, 국외적으로는 서열 2위였던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세질 대신 해외 주요국 방문 및 정재계 인사들과의 회담, 주요 언론과의 인터뷰에 나서면서 거침없는 행보를 계속해 왔습니다.



국부 압둘 아지즈의 아들들인 2세대 왕자들의 고령화와 너무나도 많은 왕자들 사이에서 권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보수적인 정책을 취해 온 사우디 왕가를 감안했을 때 (아무리 아버지 빽이라고는 해도) 파격적이까지한 그의 행보는 요직에서의 경험부족으로 인해 연륜이 없는 새파란 젊은 왕자에 대한 불만으로 다른 적대적인 세력들이 함부로 준동하지 못하도록 군사력과 경제력을 손아귀에 넣으면서, 동시에 어느정도 경험과 연륜을 갖추었다는 명분을 쌓게 만들어 때가 되면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를 건너뛰어 왕위를 넘겨주겠다는 살만 국왕의 의지, 혹은 무함마드 왕자 자신의 미래설계가 반영된 산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평소 언론 친화적으로 유명했다는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가 정작 왕세질이 된 이후엔 언론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건강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를 부인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는 한편으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는 주요국 국빈 방문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모습으로 언론에 이름을 알렸으니 말이죠.



마침내 서열 2위 왕세자에 오르다!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세질의 내무부가 독점하고 있던 검찰의 일부 권한을 독립기관이라는 명분 하에 국왕 직속 기관으로 개편하고 그의 라인들을 쳐내고 살만 국왕, 혹은 무함마드 부왕세자 라인 사람들을 요직에 앉히는 칙령을 내린 것이 불과 4일전의 일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세질의 권한을 약화시키기 위한 초석 정도로만 여겨졌었는데...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의 왕세자 지명은 예상했던 일이면서도 갑작스런 지명에 대한 논란을 줄이려는 듯 지명 과정 자체는 모양새 좋게 진행되었습니다. 성스러운 달 라마단 중에서도 무슬림들이 신성하게 여기는 권능의 밤 중 하룻 밤 (헤지라력 9월 25일)을 잡아 승계 위원회를 소집해서 그의 왕세자 지명을 확정지었고, 그동안 수차례 왕세제/질 지명 과정에서 투표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던 선례와 달리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그 결과를 함께 공개했습니다. 압둘라 국왕 시절 왕위 계승자 문제에 대한 논란을 일축시킨다는 명분으로 설립한 35인으로 구성된 승계 위원회 회원 34명 중 31명의 선택을 받았으며, 이는 승계 위원회 설립 이래 최다 찬성이라는 점을 덧붙이면서 말이죠. 여기에 살만 국왕이 국민들에게 충성서약할 것을 명령한 후 압둘라 국왕 시절 차세대 왕위 계승 후보 1순위에서 어느 순간 권력에서 물러나게 된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자 역시 속은 어쨌든 순순히 충성서약까지 마쳤으니까요.




그런데... 왜 지금?

살만 국왕 즉위 후 지난 2년 반 동안의 행보로 볼 때 무함마드 빈 나이프 왕세질과 무함마드 빈 살만 부왕세자 사이의 후계 구도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가 우위에 있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지만, 카타르 단교 사태 등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뜬금없이 왜 하필 지금 발표를 했을까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사우디 역사상 최단기로 듣보잡 어린 왕자에서 왕위 계승 서열 1순위로 오른 그의 초특급 승진만큼이나 뜬금없을 정도로 급스런 왕세자 지명은 오래전부터 알츠하이머 등 건강이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살만 사우디 국왕의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신의 사람들로 왕권을 강화하고 아들에게 후사를 물려주고 싶었지만, 너무나도 늦은 80세의 나이에 국왕이 된 탓에 자신의 수명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실패했던 압둘라 전 국왕으로부터 얻은 교훈이 있을테니까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가 왕세자에 오르는 일련의 과정이 살만 국왕의 의지인지, 무함마드 왕세자가 대화할 여지가 없다며 적대시하고 있는 이란이나 반 사우디 왕가 언론들이 주장하는대로 무혈 쿠데타라고도 부르는 야심가 무함마드 왕자의 왕위 쟁탈 시나리오인지는 공식적으로는 알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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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UAE2017.06.18 18:14

(2016년 라마단 기간 중 두바이 마리나 몰)



첫날부터 나날이 갈수록 단식 시간이 길어져 (6월 22일이 하지인거 생각나시죠?) 라마단 막판에 가장 긴 단식 시간을 자랑하는 2017년의 라마단도 어느덧 끝나갈 때가 다가오면서 일찌감치 사우디처럼 급휴일에 들어간 나라도 있고, UAE처럼 연휴 일정을 공개한 나라도 있습니다.


1998년 1월 폭설도 가끔 내려주시는 요르단의 암만에서 생애 첫 라마단을 체험한 이후 한여름에 라마단을 맞이하는 올해까지 요르단, 사우디, UAE에서 봄을 제외한 겨울, 가을, 여름 순으로 10번 정도의 라마단을 맞이했던 것 같습니다. 요르단에서는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짧은 겨울이라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던 듯했고, 사우디에서의 라마단은 워낙 빡빡해서 힘들어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우디에 비해 UAE에서의 라마단은 훨씬 널널하지만 말이죠.


하지만 올해의 라마단은 지금까지의 기억과는 전혀 다르게 그 어느 때보다 외국인 방문객 친화적으로 바뀌어 오히려 낯선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UAE에서의 라마단 하면 떠오르는 친숙한 모습은....


여행객들이 이용하는 호텔은 일단 예외지만 (만약 식당이 공개된 장소에 있을 경우엔 아예 개방되지 않은 공간으로 이동해서라도 제공)



이프타르의 시작을 알리는 마그립 예배 시간이 오기 전까지 일단 쇼핑몰이라도 레스토랑은 무조건 문을 닫고... (그럼에도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레스토랑들이 있어 뉴스나 관련 사이트에서 소개도 해주죠)


(2017년 라마단 기간 중 몰 오브 에미레이트 내 식당)



커피숍이나 패스트 푸드점 등은 매장에 따라 문을 닫거나...



(2016년 라마단 기간 중 두바이 마리나 내 스타벅스 매장)



열더라도 테이크아웃, 혹은 배달을 원하는 고객들만 받았습니다.



(2017년 라마단 기간 중 라스 알카이마 알하므라 몰 내 스타벅스 매장)



그나마 12시 이후 문을 여는 쇼핑몰 내 푸드코트에서는 식사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입구에 라마단 병풍을 치고 그 안에서만 먹는 조건으로 손님들을 받습니다.



(2016년 라마단 기간 중 두바이 마리나 몰 라마단 병풍 안내문)



최근에는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감안하여 병풍 안내문에 중국어가 추가되기도 했습니다만...



(2017년 라마단 기간 중 두바이 몰 내 라마단 병풍 안내문)



관객들에게 쾌락과 자극을 안겨주는 영화 역시 몇 년 전만 해도 헐리웃 대작 영화라고 할지라도 우선 라마단 이후로 개봉일정을 뒤로 미루거나 상영시간을 마그립 이후로 늦게 열어 상영횟수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다운타운 두바이나 주메이라 비치 같은 곳에서는 오늘도 무사히 단식을 마쳤음을 의미하는 이프타르 대포를 쏘면서 관광객들에게 자신들의 문화를 소개하기도 하죠.





그런데 말입니다... 올해 라마단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방문객 친화적으로 변화했습니다. 한마디로 먹을 곳이 많아졌어요~!



그 변화를 처음 체험했던 곳은 라마단 첫 날 캐러비안의 해적을 보러 정오 무렵에 찾았던 멀티 플렉스 복스 시네마. 





상영시간을 제한했던 예년과 달리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것은 물론이고, 티켓 판매소 중심의 한정된 구역에 푸드코트에나 볼 수 있었던 라마단 병풍이 들어서 있던 것입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도록 무엇을 사던 종이 봉투에 담아주고 상영관 안에서만 먹는다는 전제가 붙어있습니다만, 가뜩이나 먹을 곳도 찾기 힘든데 대낮에 먹을 것 다 먹어가며 영화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쾌재를 부를 일이죠... 야홋!!!!!!





하지만, 같은 극장 안에서도 병풍이 쳐져 있는 곳에서만 음식물을 팔기 때문에 매표소를 극장 안 간이 매점은 아예 영업을 안한다는 사실.





그리고, 모든 극장 체인에서 병풍을 치고 음식물을 파는 것이 아니라는게 함정;;;;; 음식물을 파는 복스 시네마를 생각하고 갔다가 록시 시네마에서는 낭패를 본 기억이 있네요. 





두바이야 워낙 튀는 동네니까 그러려니 합니다만, 제가 살고 있는 라스 알카이마 역시 예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곳 라스 알카이마는 3~4년 전까지만 해도 공공 해변에서 비키니를 입으면 과징금을 물겠다고 해변가에 안내판까지 세워뒀다 철거하는 해프닝을 겪으며 화제를 모을 정도로 "관광객 여러분, 여러분들을 이해는 합니다만, 그래도 여기에서만큼은 보수적인 정서를 가진 지역 주민들을 이해해주세요~!"라고 얘기했던 토후국이라는 선입견이 무색하리만큼 최근들어 퓔 받아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급작스런 두바이화- 두바이처럼 심시티를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자유분방한 문화에 좀더 관대해지는...-추진으로 보수적인 정서를 가진 토착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그 강렬한 의지로 문을 여는 식당들이 많이 늘어나게 된 것이죠.


집 건물 엘리베이터 안에도 정상영업을 알리는 광고판이 붙어 있기도 하고...




두바이만 그런줄 알았더니, 라스 알카이마 내의 멀티 플렉스에도 라마단 병풍이 세워졌을 뿐더러...





쇼핑몰 푸드코트에서는 두바이의 대형 쇼핑몰에서나 볼 수 있던 라마단 병풍이 아닌...





아예 출입문까지 달린 라마단 장벽이 생기고야 말았습니다. 천장고가 높은 대형 쇼핑몰의 라마단 병풍은 천장까지 완전히 가리지는 못하기에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인데 반해, 아예 쇼핑몰 내로 냄새가 유입되는 걸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나 할까요?





더욱 의외였던 건 완전히 외부와 차단된 프라이빗 비치가 아닌 이상 일반 호텔 수영장 내 풀 바는 영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소피텔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 수영장)



아예 없거나 아니면 어딘가 짱박혀서 먹을 수 있도록 비축해 둔 곳이 있을 뿐이었죠.



(인터컨티넨탈 아부다비 수영장 시설 내 간이 식음료실)



런데... 1년전 라마단 기간 중에 묵았을 때는 영업하지 않았던 풀 바가 올해는 영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음료 무한정 제공 오퍼까지 내놓으면서 말이죠. (다음 호텔 리뷰는 소피텔 두바이 주메이라 비치가 되겠습니다....)




아이스티를 하나 시켜 마시면서 직원에게 물었습니다. 


둘라: "작년에도 여기 묵었었는데 그땐 않한걸로 기억하는데... 맞죠?"

직원: "네.. 맞아요. 작년까진 라마단에 낮에는 영업 않했어요."

둘라: "그런데... 라마단인데 올해는 왜 하죠?"

직원: "저도 잘은 모르겠는데, 올해는 아침부터 영업해도 된다고 위에서 오더가 내려와서요......."


타종교의 행사나 축일을 크게 뜯어말리지 않고 최근 아부다비 공항대로에 있는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모스크의 이름을 마리아 예수 어머니 모스크로 바꾸는 등 타종교에 대한 관용을 강조하는 UAE이긴 합니다만, 이런 갑작스런 변화가 때로는 반가우면서도 낯설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돈을 버는 일이라면 어느 정도까지는 양보해줄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긴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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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