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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셜] 오마르 압둘라흐만, 자신의 축구인생 시작점인 알힐랄로 복귀!

둘라 2018. 8. 9.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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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힐랄은 8일밤 아랍 축구팬들에겐 아무리라는 애칭으로, 전북 현대와의 아챔 결승, 각종 대회에서의 활약으로 우리나라 축구팬들에게도 배추머리로 유명한 알아인의 간판이자 UAE 국대 미드필더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알아인으로부터 영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계약기간은 1년에 연봉 1400만 리얄 (약 42억원), 등번호는 21번. 지난 시즌 종료 후 야세르 알까흐따니가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최고참 레전드 무함마드 알샬훕이 10번을 달고 알힐랄에서만 21시즌째 뛸 예정이기에 알아인에서 달았던 10번을 달 수 없었을테니까요. 사미 알자베르 대표와 오마르 압둘라흐만이 직접 서명한 계약식에는 오마르 압둘라흐만의 아버지와 형도 함께 동석했습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구단에 계속 남을 것이라던 알아인의 주장과 달리 스페인과 프랑스, 알힐랄, 알아흘리 등 사우디 클럽들로부터 다양한 오퍼를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던 오마르 압둘라흐만은 연봉 문제 등으로 유럽 이적이 무산되면서 당초 지난 주말 이적료 2500만리얄 선에서 알힐랄로의 이적이 기정사실화되는 듯 보였으나, 알아인으로부터의 완전 이적이냐, 아니면 알아인과의 재계약 후 임대 이적이냐 등을 놓고 알힐랄로부터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는 사이에 지역 라이벌팀인 알나스르의 급작스러운 하이재킹 시도로 상황은 불과 하루만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오마르 압둘라흐만 영입전에 뛰어든 알나스르는 5일 저녁 알아인과 오마르 압둘라흐만에게 거절할 수 없는 금액의 오퍼를 던졌다며 하이재킹 성공에 자신만만했지만, 알나스르의 오퍼 소식이 나오자마자 알힐랄이 추가로 오퍼를 던지면서 상황은 하루만에 알힐랄행으로 뒤바뀌었으며, 알나스르의 뒤늦은 개입으로 인해 단 하루 사이에 오마르 압둘라흐만의 이적료는 두 배 이상인 6300만 리얄로 껑충 뛰어오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 영입전은 또다시 반전을 거듭하며 최종적으로 알힐랄은 이적료 없이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자유계약으로 영입했으며, 영입 과정에서 사미 알자베르 대표가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마르 압둘라흐만의 알힐랄 입단 발표가 난 다음날 알아인 구단 역시 사실은... 오마르 압둘라흐만이 자신이 뜻한 바가 있어 자유계약 선수자격을 얻기 위해 계약 종료 시까지 알아인과 재계약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알힐랄로 떠났다며, 그의 이적은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은 자유이적임을 확인해 주면서 축구 역사상 두번째 비싼 임대 이적료의 주인공이 될 뻔했던 그의 이야기는 "현실"이 아닌 "우화"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알나스르의 하이재킹 시도에도 불구하고 오마르 압둘라흐만의 알힐랄행이 확정되자 알힐랄 서포터즈들은 역대급 환영인파가 공항에서 밤새우며 새벽 4시에 도착한 그를 열렬히 맞이했습니다.



계약식에 가족을 모셔올 정도로 오마르 압둘라흐만과 알힐랄의 특별한 인연은 알힐랄 구단이 오마르 압둘라흐만의 영입을 공식 발표하며 구단 SNS계정을 통해 공개한 "아무리의 귀환"이라는 짧은 영상을 통해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마르 압둘라흐만과 알힐랄의 독특한 인연은 예멘인으로 사우디 리야드에서 태어나 사우디에서 산 기간이 UAE에서 산 기간보다 아직까지는 더 긴 귀화 UAE인이라는 점에서 시작됩니다.


현재 UAE 국적을 갖고 있는 오마르 압둘라흐만 (풀네임은 오마르 압둘라흐만 아흐메드 알라아키 알아무디)은 원래 예멘 남서부 끝에 위치한 하드라마우트 지역에서 전세계로 집단이주를 떠나기도 했던 하드라미인의 후손으로 사우디 리야드의 노동자 계층들이 모여있는 지역에서 전직 선수출신이었던 압둘라흐만 아흐메드의 4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꼬맹이 시절부터 리야드 근교에서 공차고 노는 것을 좋아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축구선수가 될 길은 없었던 한 외국인 소년의 운명은 프린스 파이살 빈 파흐드 스타디움 근처의 한 경기장에서 그의 플레이를 우연히 보게 된 알힐랄의 스카우트 압둘라흐만 이사의 눈에 띄면서 바뀌게 됩니다.


그의 재능에 매료된 압둘라흐만 이사는 구단측에 그에 대해 보고하고 영입 가능성을 타진해봤지만, 구단으로부터 사우디 국적이 없는 한 알힐랄을 비롯한 사우디 내 어느 클럽에서도 뛸 수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만을 듣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마르 압둘라흐만의 재능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압둘라흐만 이사는 오마르 뿐만 아니라 그의 다른 형제들을 구단 밖 일반 유소년 대회에서 뛸 기회를 주면서 그들의 재능을 알릴 기회를 제공해 주었고, 오마르 압둘라흐만은 9살이 되던 2000년에 트라이얼을 거쳐 알힐랄 유스에 들어가 5년간 뛰게 됩니다. 그의 재능을 높이 산 알힐랄 역시 프로선수로의 정식 계약을 맺고 싶어했지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예멘인이라는 그의 국적이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우디에서 태어나 죽더라도 아버지가 사우디인이 아닌 한 자녀는 아버지의 국적을 따른 외국인일 수 밖에 없거든요. 알힐랄은 자신들이 재능을 탐낸 오마르 압둘라흐만에게만 사우디 국적 부여를 제안했지만, 가족 전체가 아닌 오마르에게만 국적을 주겠다는 구단의 오퍼를 아버지가 거절하면서 사우디 내 프로구단에 선수등록이 불가능해진 오마르 압둘라흐만 형제들의 축구인생은 뛰어난 재능을 살려보지도 못한채 끝나는 듯 했습니다.


(프로 데뷔 당시의 오마르 압둘라흐만. 그의 머리는 2011년 경부터 장발의 파마머리로 바뀌게 된다.)


하지만, 때마침 어린 재능을 찾고 있었던 알아인 명예위원 나세르 빈 쌀룹과 지인을 통해 연결된 압둘라흐만 이사는 그에게 오마르 형제들의 특별한 재능과 사우디에서는 선수등록이 불가능한 상황을 얘기해주면서, 그들의 재능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도록 알아인의 해외 전훈지인 독일까지 갈 수 있도록 여권 발급도 함께 요청하게 됩니다. 여권을 만들어주고 데려온 독일에서 그들의 재능을 확인한 알아인은 결국 오마르 형제들을 비롯한 그의 모든 가족 구성원들에게 UAE 국적을 부여해주는데 동의하고 오마르와 그의 두 형 무함마드, 칼리드 압둘라흐만을 알아인 유스 아카데미에 등록시키게 됩니다. 과거와 달리 약 60년 동안 인구가 10배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외국인 귀화에 인색해진 사우디와 달리 UAE는 카타르처럼은 아니어도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이들을 귀화시키는 정책을 비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거든요. (자국인만 선수 등록이 가능했던 UAE 축구협회도 셰이크 칼리파의 칙령에 따라 18/19시즌부터 오마르 압둘라흐만 같은 케이스의 외국인 재능들에게 UAE 출신 외국인 거주자, 혹은 다른 나라에서 선수등록이 된 적이 없는 UAE 거주자 중 하나의 조건을 충족시킬 경우 선수등록의 길을 열어놓았습니다.)


알아인과 2008년부터 프로 계약을 맺고 2009년 1월 24일 알아흘리와의 컵대회 경기에서 17세의 나이로 알아인 1군 데뷔전을 치룬 오마르 압둘라흐만은 알아인에서의 10년 동안 알아인과 12개의 우승 트로피와 국대로는 2013년 걸프컵 우승, 그리고 선수 개인적으로도 각종 상을 휩쓸면서 알아인과 UAE를 대표하는 재능으로 만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2016년 전북 현대와의 아챔 결승에서 아깝게 패한데 이어 올해 초 오만과의 걸프컵 결승전에서는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던 페널티킥 실축에 이어 승부차기까지 실축하는 최악의 부진으로 패배의 원흉이 되면서 대회기간 중 무단 이탈을 이유로 추가 징계를 받은 바 있습니다. 심지어 UAE 영화역사 상 최초의 스포츠 영화도 그에 대한 영화일 정도니 말이죠. ([영화] 아무리의 팬 (Fan of Amoory), UAE 축구의 황금세대와 그들을 동경하는 차세대의 황금세대를 위한 UAE 최초의 스포츠 영화 참조)



알힐랄과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진 오마르 압둘라흐만은 알아인에 있으면서도 일정이 없을 경우 직관을 위해 알힐랄 경기를 직접 응원하러 가는 등 알힐랄 구단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오고 있었으며, 알힐랄 구단 역시 최근 몇 년간 그의 영입에 나선 바 있습니다. 오마르 압둘라흐만과 알힐랄의 특별한 관계는 알나스르의 오퍼에도 결국 알힐랄행을 택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으로도 보여집니다. 물론, 알힐랄과 알아인 역시 여러 감독 및 선수들의 완전 및 임대 이적을 통해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기도 하죠. 지금까지는 코스민 올라로이우,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 야세르 알까흐따니, 나세르 알샤므라니 등 알힐랄에서 검증된 감독이나 선수들의 알아인행이 이뤄졌던 반면, 오마르 압둘라흐만의 알힐랄행은 그 반대의 경우입니다.


한편, 10년 동안 팀을 지켜온 오마르 압둘라흐만이 떠난 후 첫 대회인 아랍 클럽 챔피언스 컵에 참가했던 알아인은 32강전에서 알제리의 ES 세티프에게 원정 다득점에 밀려 패하면서 일찌감치 광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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