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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한국의 아이폰8 발매일 당일 두바이몰 애플 스토어에서 9시간만에 구한 아이폰X 구입기

둘라 2017. 11. 4.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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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라는 올해 4월 UAE 내 세번째 애플 스토어인 두바이몰 애플 스토어 개장일에 구경갔다가 얼결에 선착순 10위 안 방문객으로 지니어스들의 시끌벅적한 환영을 받으며 첫 발을 내딛은 기억이 있습니다. ([두바이] 개방감과 두바이 분수쇼를 만끽할 수 있는 애플 스토어, 애플 두바이 몰 공식 개장, 그리고 방문기! 참조)



한국에서 아이폰 8 시리즈가 공식 판매에 들어간 11월 3일 UAE에서는 아이폰 X가 공식 발매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아이폰 7 시리즈 발매부터 UAE가 애플의 1차 출시국에 포함되면서 아이폰 8 시리즈는 이미 지난 9월말부터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UAE, 처음으로 아이폰7 시리즈와 애플워치 시리즈 2 1차 출시국에 포함 9월 17일부터 판매! 참조) 지난 10월 24일부터는 삼성페이에 뒤이어 애플페이도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바가 있습니다.


아이폰 8은 건너뛰고 생일 며칠 전에 나오는 아이폰 X를 생일 자축선물 겸 질러보려고 사전 예약을 해보려다 타이밍을 놓쳐 배송일이 밀리는 탓에 한국에서는 아이폰 8 시리즈를 발매하는 당일과 맞물린 아이폰 X 구매를 한번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지금이야 한국에서 얼마전 발표된 가격보다 20여만원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지만, VAT가 적용될 내년 1월 1일 이후에는 가격 메리트를 누릴 수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사우디에 있었던 2010년 8월 한국에서 예약판매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처음 구입했던 아이폰 4를 엄청나게 비싼 웃돈을 주고 질러본 경험이 있었던 지라 비싼 가격이 책정되었어도 애플 스토어에서 당일에 웃돈을 주지 않고도 지를 수 있다는 것은 구매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핸드폰] 봤노라! 질렀노라! 사우디에서 지른 아이폰4 구입기 및 개봉기 참조)


애플 스토어에서 당일 줄 서서 기다려 본 적이 없기에 언제 가느냐가 살짝 고민되었습니다. UAE 애플 스토어는 에미레이츠몰, 야스몰, 두바이몰 등 메가 쇼핑몰 내에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처럼 발매 며칠 전부터 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시큐리티들이 쫓아낼테니 말이죠. 1차 출시국에 처음 이름을 올린 작년 아이폰7 시리즈는 발매일 전날 밤 10시부터 줄을 선 사람이 첫 구매자였던 반면, 지난 9월 아이폰8 시리즈의 첫 구매자는 당일 새벽부터 온 사람이 첫 구매자였던터라 애매할 수 밖에요. 하지만, SNS로 올라오는 소식을 통해 에미레이츠몰에서는 2일 정오부터, 두바이몰에서는 오후 6시경에 첫 구매자가 줄을 섰다는 것을 알고는 아이폰8보다 인기가 높을 건 확실하니 되든 안되든 당일 새벽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휴일인 금요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주차장 걱정과 함께 두바이몰 애플 스토어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애플 스토어는 아이폰X 발매일 관계로 아침 8시에 문을 열지만 영업시간이 10시부터 시작하는 쇼핑몰 내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을까 싶은 우려가 있었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우려는 현실이 되어 6시 20분쯤 도착했던 평소 이용하는 두바이몰 주차장은 차단바가 내려져 있어 차를 세울 수가 없었습니다. 마냥 주차장을 찾아 헤멜 수는 없어 일단 근처에 있는 로브 다운타운 호텔 주차장에 차를 두고 애플 스토어로 향했습니다. ([호텔] 숙박비 비싼 다운타운 두바이에서 실속을 중시하는 젊은 여행객들을 위한 저가 호텔 브랜드의 시작을 외친 로브 다운타운 두바이 이용기! 참조) 로브 호텔은 발렛파킹도 없어서 주차 여부를 확인할 사람이 없었으니 말이죠.


주차장 찾아 살짝 돌다가 마침내 애플 스토어에 도착한 시간은 판매 1시간 10분전인 6시 50분이었는데.... 두둥!!!!!



두바이몰 애플 스토어 개장 당일의 널널함은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눈 앞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대충 듣자하니 6시에서 6시반 전후로 사람들이 몰렸다고 하네요. 그리고는 생각하지 못한 기나긴 기다림이 시작되었습니다.


7시 10분쯤 되니 두바이몰 애플 스토어 개장일에 봤던 스탭들의 환영인사 예행연습 소리가 들리고... 그리고 기다림이 계속됩니다.



마침내 8시가 되자 예정대로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만.... 줄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파노라마로 잡아본 기나긴 대기열. 이 심상치 않은 대기열에 지나가던 쇼핑객들이 호기심을 보입니다. 저렇게까지 줄서야 하나..하는 사람들과, 어떻게 하면 아이폰X를 구입할 수 있는지 문의하는 사람들까지...



아무래도 쇼핑몰 안에 있다보니 매장입구부터 일렬로 줄을 세울 수 없기에 3개의 구역으로 구역을 나누고 그 안에서 줄을 세웠는데, 두번째 구역에 설 수 밖에 없었던 도착 당시엔 줄을 세우지 않았던 세번째 구역에도 어느덧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가장 오른쪽 줄은 당일 수령 예약구매에 성공해서 예약시간에 맞춰 온 구매자들이었습니다.



판매를 시작한지 40분이 지나서야 처음 몇 발자욱을 내딛었을 정도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대열 속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직원들이 원하는 사람들에게 물을 나눠줍니다. 물 먹고 기운내라는 의미인지, 헛물켜지 말라는 의미인지 헷갈리지만.. 그래도 갈증난 목을 채우기엔 충분했습니다.



기다림에 지친 대기자들을 위해 물카트는 몇 번이나 대기열 사이를 오갔습니다.



새치기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면 가차없이 대열 밖으로 내쫓는 시큐리티들의 엄격한 줄관리 덕에 앞뒤 사람들에게 자리를 확인해 달리고 부탁하고는 화장실에 다녀오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다보니 눈 앞에 첫번째 구역이 어느덧 눈 앞에 다가옵니다.



그리고 문을 연지 2시간 45분만, 처음 줄 섰던 자리에서 움직이기 시작한지 두 시간 만인 아침 10시 45분쯤 드디어 저를 마지막으로 첫번째 구역에 들어가는데 성공합니다. 제 몇 명 앞에 지니어스들이 당일 수령을 위한 예약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세시간 만에 지니어스를 만나게 되니 과연 원하는 모델이 있을까, 아니면 헛걸음을 해야할까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 예약을 할 수 있다는 말에 덜컥 물건을 예약했습니다. 그러자 핸드폰으로 바로 확인 문자가 오네요.



들고있던 핸드폰의 배터리 수명도 얼마남지 않은데다 새벽에 급히 나오느라 보조 배터리도 없기에 핸드폰이 꺼지면 예약을 확인해 줄 방법이 없으니 예약메시지를 월렛 어플에 담아두었습니다. 월렛 어플이 호환되기에 애플워치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테니까요. 



일단 당일수령 예약에 성공하고 보니 불과 몇 분전까지만 해도 화장실 갈 때 부탁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던 대기자들과 완전히 갈라지게 되었습니다. 제가 첫번째 구역으로 들어간지 한 시간 뒤인 11시 45분쯤 되어서야 애플 직원들은 바로 제 뒤에 있었던 사람들의 예약을 받아두고 돌려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당일 오후 늦게 수령인지 그 이후 수령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요...



그나마 다행히 다시 올 필요없이 기다리다 바로 받을 수 있는 예약에 성공했다는 기쁨도 잠시, 12시 45분에 토르를 보려고 예약해둔 것이 생각났습니다. 한 명 바로 뒤에 있어서 두번째 구역에 남아 첫번째 예약자로 오후 늦게 수령할 수 있었다면 영화를 보고 와서 다시 올 수도 있었겠지만, 수령 예약 당시엔 예약시간을 따로 지정하지 않았기에 계속 기다리라고 하니 이탈하기도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온 이상 영화는 그냥 안 보고 기다려보기로 했지만, 당일수령 예약은 또 다른 더욱더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이었습니다;;;; 두번째 구역에선 예약할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른채 마냥 차례를 기다리는 대기자였다면, 첫번째 구역은 수령 예약을 마치고 좀처럼 빠지지 않는 대열 속에서 더욱더 지루한 기다림을 맞이하고 있었으니까요.



어차피 물건 수량을 예약해 둔 상황이지만, 워낙 줄이 줄지 않는데다 폰을 살 것 같아 보이지 않지만 서있는 파키스탄, 인도인들이 몰려 대열이 흐트러지자 책임자가 오더니 한 줄로 차례를 안 기다리고 계속 이렇게 서 있으면 예약을 다 취소해버릴거라며 대열을 재정비하다보니 제일 뒤에 서 있었던 전 불과 한두시간 전에 서 있던 자리로 되돌아 갔다가 다시 앞당겨지는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첫번째 구역의 끝에선 스토어 상황에 따라 인원수를 컨트롤하며 대기자들을 스토어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이번엔 예약 구매자 중 다섯명, 다음엔 현장 예약자 중 여섯명,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러니 줄이 빨리 줄래야 줄 수 없었을 밖에요. 


오전 11시에 당일수령 예약을 하고 네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스토어로 갈 수 있는 첫번째 구역 출구에 도착할 수 있었던 오후 3시쯤 대기열을 보던 직원이 여기서 30분을 더 대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짜증나게 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8시간이 걸렸는데 바로 제 앞에서 30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구요?


그런데... 이 시점의 대기열에서 이상했던 건 분명히 제가 그 대기열의 마지막 대기자였건만, 어느 순간 제 뒤로 중국인들을 비롯한 열댓명의 사람들이 꼬리를 물고 서 있는 것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예약수령 문자를 받지 않았는데, 대기줄과 구역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냥 제 뒤에 서 있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을 확인하고 대기열에 내친 지니어스들은 더 기다리게 하지 않고 저를 포함한 여섯명의 대기자를 먼저 스토어로 보냈는데....

두둥!!!! 


8시간 20분을 기다리고 있던 두 개의 대기구역이 마지막이 아닌, 매장 입구에 진정한 마지막 대기구역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몰려든 구매자로 인한 매장 내 혼잡을 피하기 위해 대기자의 예약문자를 확인하고, 지니어스가 먼저 구매완료한 손님을 보내면 입구 옆 대기열로 와 다음 대기자를 데리고 가 아이폰을 파는 방식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판매 개시한지 7시간 50분만에, 현장에 도착해서 대기한 시간을 포함하면 9시간만에 아이폰X 구매에 성공하고야 말았습니다! 액정이 더 크지만 실제 크기는 7플러스보다 작아 그립감도 좋고 화제의 인식방법이었던 페이스ID도 생각보다 편하고, 가장 기대했던 셀카의 인물사진모드도 좋다는 것이 힘겹게 손에 넣은 아이폰X의 첫 인상이었습니다. 



복층 구조의 장점을 살려 매장 하층에서 아이폰을 손에 넣고 비교적 한가한 상층에 올라가 액정 보호스크린을 장착해서 내려오니 줄은 많이 줄었지만, 아침에 예약했던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아이폰X 판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새벽 다섯시에 일어나 두바이로 넘어와 손에 넣는데 걸린 총 11시간 동안 물만 마시며 기다리다 보니 아이폰을 손에 넣은 뒤엔 바로 식당으로 가 허기진 배를 채우고서야 길었던 하루의 여정이 끝날 수 있었습니다. 두 번 다시 이러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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