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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UAE

[두바이] 700m 초대형 슈톨렌 케익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끈 에미레이츠몰의 이색 크리스마스 행사 풍경

둘라 2015. 12. 7.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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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과 연합정부 수립 44주년 내셔널 데이 및 주말로 이어지는 5일 연휴의 마지막 날 오후 에미레이츠몰을 둘러보니 메인 갤러리아에서 다소 낯선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홍보를 위해 팝업 스토어가 들어서던 그 곳을 엄청나게 길게 늘어선 테이블과 기묘하게 생긴 덩어리들, 그리고 행사장 풍경과 행사장 내 참가자들의 의상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으니까요.





올해의 경우 공교롭게도 무함마드 탄신일 휴일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로 예정되어 있고, 크리스마스인 25일이 금요일이어서 목금토로 이어지는 올해의 마지막 연휴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이슬람 국가인만큼 크리스마스를 다른 국가들처럼 챙기지는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크리스마스 3주전의 이 분위기는 묘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호기심에 행사장으로 내려가 봤더니...






두둥!!!!


이 행사는 밀린 과일과 설탕에 절인 과일, 아몬드, 향신료를 넣고 구운 과일 케익이자 독일의 크리스마스 케익으로 유명한 슈톨렌 자선 케익 행사였습니다. 그러니까 테이블 위해 있는 저 엄청나게 많은 흰 덩어리들이 바로 슈톨렌 케익이라는 것!






이 계절에 UAE에 있는 것이 개인적으로 처음이라 몰랐지만, 이 행사는 올해 처음 열린 행사는 아니었습니다.





두바이 장애인 센터의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에미레이츠몰에 붙어 있는 켐핀스키 호텔과 에미레이츠몰이 공동 주최하여 12월에 열리는 슈톨렌 자선 케익 행사는 에미레이츠몰이 개장한 2005년부터 시작되어 올해로 10년을 맞이하는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의 연례 자선행사입니다.





켐핑스키 호텔에서 근무하는 제빵사가 케익을 만들고 장애인 센터에서 나온 자선 봉사자들과 함께 행사장에 쌓아놓은 슈톨렌 케익이 다 떨어질 때까지 지나가는 쇼핑객이나 관광객들에게 케익을 무료로 나눠주고, 구입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겐 케익 한 개 (60cm), 반 개 (30cm), 한 조각씩을 각각 100디르함, 50디르함, 5디르함씩에 판매합니다. 지난해의 경우 650m의 슈톨렌 케익을 내놓아 54,000디르함을 벌어들여 기부했다는군요.





그럼 10주년이 된 올해의 행사 규모는 과연???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로는 15명의 제빵사가 1,660개의 슈톨렌 케익을 손으로 구워 테이블 위에 네 줄로 늘어놔 지난해보다 50m가 더 늘어난 700m 길이로 깔아놓았다고 합니다. 매년 몇 미터씩 길이를 늘려가며 케익을 깔아놓았는데 올해는 10주년을 맞이해서 지난해보다 50m 더 길게 깔았다고 행사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이 얘기대로라면 몇 년, 혹은 몇 십년 뒤에는 1km를 넘어설 수도 있겠군요!





올해 행사용 슈톨렌 케익을 만들기 위해 투입된 재료는....


계란 2394개, 건포도 300kg, 밀가루 125kg, 설탕 10kg, 버터 30kg, 이스트 10kg, 향신료 5kg, 바닐라유 1.5kg, 레몬과 오렌지 캔디 6kg, 건살구 20kg였다고 하네요! 





크리스마스 3주 전에 행사가 열린건 슈톨렌 케익은 바로 먹는 것보다 2~4주 정도 묵혀 먹어야 제 맛이 나는 케익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시식대 겸 판매대 주변에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케익을 나눠주느라 바쁘고, 케익이 늘어선 테이블 사이로는 자원 봉사자들이 케익을 갖다주기 위해 오가느라 바쁜 모습이었습니다.





행사 시작한지 몇 시간만에 많은 케익들은 이미 없어진 뒤였습니다. 사람들의 이동이 많지 않은 오전 시간대임을 감안하면 말이죠.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몰려들 오후 이후에는 행사장이 더욱 북젹였을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케익을 사든 안사든 공짜로 몇 조각씩 맛볼 수 있으니까요.





이슬람 국가인 UAE에서 이런 크리스마스 관련 행사가 다소 낯설 수도 있겠지만, 관광객 유치 외에도 타종교의 성당이나 교회가 정부의 승인 하에 공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중요 행사에는 정부 고위 관리자들도 참석한다는 점과 외국인 거주민들로 인해 공식적으로 집계되는 10%에 가까운 인구가 기독교 (카톨릭, 정교 등 포함)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해되기도 합니다. 물론, 아부다비나 두바이 등이 중심이긴 하지만요, 무슬림들에게 대놓고 선교하려 들지만 않는다면 타종교인들의 종교생활을 보장해주고 있는 셈이죠. 무슬림들에겐 별 의미가 없는 예수의 생일을 휴일로 지정하진 않지만, 상업적으로든 종교적인 활동으로든 크리스마스 관련 마케팅과 행사가 열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타종교에 대해 관용적인 이들의 태도는 자신의 신앙심만 신실하다면, 자신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자신들의 신앙심을 뒤흔들지 않는 타종교인의 종교생활 역시 존중해줘야 한다는 자신감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보수적인 신앙관으로 인해 타종교인은 비공식적인 종교활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웃나라 사우디와는 또 다른 모습이기도 합니다.





처음 먹어보는 케익이지만 시식용 케익을 몇 점 먹다보니 맛이 있어서 한조각을 사들고 왔습니다. 묵혀둬서 먹는 케익이라는 걸 미리 알았으면, 아예 한 덩어리를 사왔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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