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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이까마의 시대는 끝났다! 사우디 여권국,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무낌 카드 발급 시작!

둘라 2015. 10. 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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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낌 카드를 설명하고 있는 사우디 여권국 장교)



이슬람력 1437년 새해를 맞아 사우디 여권국은 예고했던 대로 체류 외국인들을 위한 새로운 신분증 발급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수십년동안 사용해왔던 이까마 (اقامة/Iqamah)라는 이름을 버리고 무낌 (مقيم/Muqeem)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한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어느때보다 큰 변화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우디 체류 외국인들에게 발급되는 신분증은 어떻게 변해왔을까요?


1. 바이바이, 이까마!

지금까지 이용해오던 이까마는 루크사 이까마 (رخصة اقامة/거주 허가증)의 약칭으로 신원확인을 위한 신분증 아닌 말그대로 이 외국인이 사우디 당국의 체류 허가를 취득한 외국인이냐의 여부를 확인해주는 허가증의 성격을 갖고 있었습니다. 사우디인들에게 발급하는 신분증의 이름이 비따까 하위야 와따니야 (بطاقة الهوية الوطنية/사우디인 신분증 카드)인 것을 감안해보면 사우디 정부가 외국인 거주자를 보는 시각이 어떤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기존의 이까마는 2008년 가을 외국인 거주자들의 지문 스캔 의무화와 이 정보를 정부 시스템에 연동시키기 시작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카드 발급이 시작되었던 2009년을 기준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바 있습니다.


2009년 이전에 발급되었던 이까마는 작은 수첩형태였으며, 수첩 표지를 녹색 (무슬림용)과 갈색 (비무슬림용)으로 차별화하고 안의 내용은 수기로 입력한 것이었습니다. 


(수첩 이까마의 표지와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속지. 참고용으로 가져온 이미지로 두 이까마는 서로 다른 사람의 것이다.)


이까마 수첩 표지색을 굳이 따로 구분한건 아무래도 당시 문맹률이 높아 신분증의 내용을 읽을 수 없었던 경찰 공무원들을 배려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수첩만 보면 적어도 그 사람이 무슬림이 아닌지는 분명히 구별되기 때문에 비무슬림들의 성지출입을 차단하고 검문하는 과정에서 글을 모르는 경찰 공무원들에게는 확실한 도움이 되는건 분명하니까요.


하지만, 이 이까마의 단점은 위조하기가 너무 쉬운데다 무엇보다 여권국 직원들이 글씨를 휘갈겨 쓰다보니 오타는 물론이요 숫자가 빠지는 등 기본적인 허가증의 구실을 못할 때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외국인 지문 등록과 함께 정부 전산망이 완벽하게 연동되면서 새로운 카드 형태의 이까마를 2009년부터 발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각종 정보를 카드 위에 프린팅시켜 발급한 카드형 이까마 시대와 함께 부인과 자녀들에게도 이까마를 발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수첩형 이까마에서는 부인과 동반가족 정보가 체류허가를 받은 이 수첩 뒤쪽에 함께 찍은 사진과 정보를 병기했을 뿐 별도의 신분증을 발급하지는 않았지만, 카드 형태로 변경되면서 그런 정보를 담을 공간이 없어져버린 것이 중요한 이유였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 카드 역시 프린팅 기술의 발전과 함께 위조 가능성이 높다는 단점이 지적되기 시작했습니다. 체류증 자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아 분실하거나 훔친 이까마를 가지고 장난치는 넘들 역시 있었으니까요.


이까마 카드 발급을 시작한지 6년만인 2015년 6월, 사우디 여권국은 새로운 신분증인 무낌을 발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 무낌 시대의 시작! 이까마와 확연히 달라진 점은?

이까마 대신 무낌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새로운 외국인 신분증은 달라진 이름만큼이나 기존의 비효율적이었던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쳤다는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새로운 무낌 카드. 이름, 발급처, 카드 유효기간 만료일, 생일, 직업, 국적, 종교, 고용주의 정보가 담겨있다.)


1) 신분증 명칭에서보는 외국인에 대해 달라진 시각

무낌의 공식 명칭은 하위야 무낌 (هوية مقيم/거주민 신분증)으로 외국인 거주민들의 신원확인 서류가 허가증에서 자국민과 같은 신분증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것이 큰 변화입니다. 최근 불법 체류자들에겐 강경하게 응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식으로 체류하는 외국인들의 권리를 나름 보장해주려고 노력하는 척이라도 하고 있는 사우디 정부의 흐름과도 어느 정도 일치되는 부분이기도 하죠.


2)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 
기존의 이까마는 수첩이든 카드든 상관없이 민원인이 직접 여권국을 방문해서 신청하고 수령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했기에 사우디 여권국은 항상 민원인으로 들끓어 공무원들의 가뜩이나 느려터진 업무속도와 맞물려 매일 같이 시장통처럼 북적거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새롭게 발급을 시작한 무낌은 민원인들이 이를 발급받기 위해 굳이 여권국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도록 방식을 대폭 바꿔놓았습니다. 발급, 갱신 등 모든 신청은 온라인으로만 접수할 수 있게 되었으며, 발급된 신분증은 사우디 우편국의 와슬 서비스를 통해 배송시키는 등 완전히 전산화시켜 놓았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시행 초기의 혼란과 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만 어느정도 안정되면 상당히 쾌적한 프로세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번 프로세스 대개편을 통해 우는 이들도 생겨나게 됬는데, 여권국을 드나들며 짭짤한 수익이 보장되었던 이까마 업무 대행사업은 사업 자체가 완전히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위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신분증에 진위 여부를 확인 가능하도록 정보를 심어 놓았다고 하네요.




3) 낭비를 줄인 신분증 유효기간 변경

기존의 이까마는 위에서 언급한 업무 프로세스상의 악명높은 비효율성 외에도 업무적인 차원에서 자원 낭비라는 또다른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여권처럼 이까마 갱신 정보를 추가해서 붙였던 수첩 이까마는 더 이상의 페이지가 없을 경우, 그럴 공간조차 없는 카드 이까마는 유효기간이 끝나면 전량 폐기하고 새롭게 발급을 받아야만 했기에 엄청난 자원 낭비는 물론 신청자가 몰려 여권국 내에 재고가 없을 경우 이까마 자체를 발급받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무낌 카드는 유효기간 5년이며, 기존에는 5년 체류시 매1년에 한장씩, 총 5장의 이까마 카드를 발급받았던 것과 달리 무낌 카드는 5년간 그대로 사용하고, 체류기간 갱신은 여권국을 갈 필요없이 온라인 상에서 신청하고 온라인 뱅킹으로 비용을 납부하기만 하면 됩니다. 이런 전산화 시스템이 급도입된 것 같지만 이는 사우디 정부가 몇년전부터 외국인 이까마 및 비자업무를 간소화하기 위해 도입했던 포털 사이트 무낌 등의 기능을 더욱 확장시킨 것이어서 어느 정도는 준비가 되어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비자] 사우디 스폰서 자격 취득 후 반드시 이용해야 할 서비스 "무낌" 참조) 



3. 제도 시행에 앞서 무낌과 관련한 루머 등에 대한 사우디 여권국의 공식 입장

1) 현재 유효기간이 남아있는 이까마를 당장 무낌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 이까마를 갱신하게 되면 그때 새로운 무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2) 무낌의 유효기간이 5년이라고 해서 외국인 체류제한을 5년으로 설정한 것은 아니다.

3) 무낌을 갖고 있더라도 출국시에는 재입국비자든 출국비자든 비자를 꼭 받아야만 한다. 재입국비자 발급 후 기간 내 미복귀시 3년간 입국금지

4) 무낌만 있으면 무비자로 인근 GCC 국가를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는 MBC.net (우리나라 방송국 아님)의 뉴스 보도는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EU의 쉥겐 비자를 모티브로 한 GCC 통합비자 도입 논의가 최근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어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향후 가능성은 있다고 보여집니다.)

5) 영구 거주증 발급계획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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