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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쌀람!풋볼/사우디 리그

[14/15 SAJL] 박주영의 리야드 도착 풍경으로 보는 사우디 축구 문화, 그리고 알샤밥은 호세 모라이스 감독 전격 경질!

둘라 2014. 10. 7.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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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말 프리랜서로 지내다시피 했던 아스날 생활을 청산하고 무적 상태로 있다가 지난 9월말 사우디 알샤밥으로 깜짝 이적했던 박주영이 새로운 소속팀 알샤밥에 합류하기 위해 현지시간 7일 새벽 3시경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을 통해 사우디 리야드에 도착하여 그를 마중나온 구단 관계자 및 서포터즈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박주영은 당초 현지시간 일요일 아침 11시경 리야드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틀 뒤로 도착일정이 지연된 바 있습니다.





알샤밥 관계자도, 박주영 관계자도 아닌 제가 그의 대략적인 리야드 도착일정을 알 수 있는 이유는 사우디 클럽들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서포터즈들을 위해 새로 영입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도착일정을 사전에 공지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오피셜이 나오기 전 새로운 선수들의 도착일정을 공지하지 않는 것과 달리 사우디 구단들은 서포터즈들과의 소통과 스토리 텔링 등을 통한 마케팅 효과를 기대하면서 이 소식을 알려줍니다. 


클럽의 열혈 서포터즈들은 선수들이 아침에 도착하던, 라마단 기간 중 한낮에 도착하던, 지금처럼 새벽에 도착하던 시간에 상관없이 공항에 나와 새로운 선수들을 맞이하는 것이죠. 군대도 아니고,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풍경인 남자들만 우글우글한....!!!! 





이러한 모습을 보고 과거 알힐랄에서 뛰었던 한 외국인 선수는 입국장에 도착했을 때 자신을 향해 우르르 몰려들어 환영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이 황제가 된 기분이었다고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만, 이러한 모습은 많은 열혈 서포터즈를 확보하며 팬덤이 두터운 인기 클럽들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과거 해외 전훈지에서 합류했던 유병수나 시즌 도중에 알샤밥에서 이적한 곽태휘는 이러한 뜨거운 관심을 독차지할 기회가 없었지만요. 리야드를 연고지로 하는 사우디의 국민 클럽 알힐랄과 알나스르, 젯다를 연고지로 하는 알아흘리와 알잇티하드가 열혈 서포터즈로 유명한 대표적인 클럽입니다. 





그에 비하면 알샤밥은 리야드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이면서도 알힐랄, 알나스르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팬덤도 얕고 팬 규모도 적은 구단입니다. 이는 아랍어로 "젊은이, 청년"을 뜻하는 구단 명칭에서도 볼 수 있듯 어리거나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잘 키워서 큰 돈을 받고 다른 구단에 이적시키는 방식으로 클럽을 운영해왔기 때문입니다. 뭐... 최근에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나이프 하자지처럼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을 영입하거나, 알힐랄의 적극적인 이적요청을 거절하고 지켜냈던 핫산 무아쓰처럼 적극적으로 선수들을 키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전반적인 클럽 운영 스타일상 오랫동안 애착을 갖고 지켜볼 선수가 많지 않다보니 열혈 서포터즈들을 상대적으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죠. 그대신 알힐랄, 알아흘리와 함께 전체적으로 살림살이가 좋지 않은 사우디 리그 클럽들 중 나름 건전한 재정상태를 갖춘 클럽이 되긴 했지만요...





알샤밥의 얕은 팬덤은 지난 2011년 아스날 이적 이후 한 시즌도 제대로 뛰어본 적 없는 박주영으로서는 오히려 기회이기도 합니다. 팬덤이 얕은 만큼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처음 도착했을 때와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열렬히 환호하지만, 팬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 상황에서 조금만 부진하거나 부상에 빠져도 안면몰수하고 비난하거나 다양한 악성루머가 활성화되며 선수들에게 부담감을 주는 것으로 악명높은 극성팬들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현재 걸프지역 리그 중 가장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카타르 리그는 울리 슈틸리케 국대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듯 리그의 부던한 노력에 비해 팬덤이 그리 강하지 않은 편이라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뛰고 있는 남태희도 팬들의 관심이 낮은 편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말이죠. 물론 자국민 수 규모가 거의 100배에 달하는 두 나라의 인구 차이 (카타르 약 2~30만명 vs 사우디 2천만명 이상)를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만...  





과거 알힐랄에서 무릎 부상과 부진을 겪긴 했지만 두 시즌을 무사히 뛰었던 유병수도 외국인 선수로 뛰는 외국인 선수생활의 어려운 점 중 하나로 양날의 검과 같은 팬들의 지나치리만큼 뜨거운 관심을 꼽은 바 있으며, 지난 시즌 알아흘리에서 뛰었던 석현준은 미디어와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빅토르 시모에스의 거취 문제를 놓고 이들과 갈등을 빚었던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 간의 신경전에 희생양이 되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바 있습니다. 이는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이 사임 후 알아흘리 감독 생활을 소회하면서 가졌던 포르투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직접 언급할 정도였거든요.





박주영을 깜짝 영입했던 알샤밥이 알아흘리의 팔미로 임대 영입에 실패하면서 이번 시즌 아시아 쿼터로 영입했던 요르단 수비수 타리크 캇탑을 방출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박주영은 아시안 쿼터가 아닌 일반 외국인 선수로 타리크 캇탑 (아시안 쿼터), 라피냐, 로게리오와 함께 알샤밥의 네번째 외국인 선수로 리그 등록을 이미 마친 바 있습니다. 





한편, 박주영이 리야드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던 시간에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 6월부터 클럽을 이끌었던 호세 모라이스 감독과의 계약을 상호합의 하에 파기하고, 에릭 게레츠 현 알자지라 감독이 알힐랄 감독을 맡았을 때 수석 코치로 있다가 알힐랄 2군 감독을 맡으면서 프린스 파이살컵 우승을 차지한 바 있던 독일인 스탐프 감독을 후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하면서 어제 훈련부터 팀을 이끌기 시작했습니다.





호세 모라이스 감독은 알샤밥 감독을 맡은 후 첫 공식전이었던 알나스르와의 사우디 슈퍼컵에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리그에서도 5승 1무의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지만, 왕세제컵 16강전에서 리그 하위팀 알칼리즈에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으며 지난 주 구단과의 갈등으로 수석 코치가 해임되고 감독은 그대로 유임시킨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이미 양측간의 결별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  추가 업데이트



알샤밥에서 등번호 20번을 배정받은 박주영은 8일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후 9일 오후 5시 15분 구단 내 기자회견실에서 공식 입단기자회견을 갖고 전격적인 알샤밥 입단배경과 포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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