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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젯다] 젯다 시청, 세계에서 가장 큰 국기 게양대에 사우디 국기 공식 게양! 그 의의와 사우디 국가 정체성

둘라 2014. 9. 2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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젯다 시청은 9월 23일 84번째 내셔널 데이를 기념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국기 게양대에 초거대 사우디 국기를 공식으로 게양했습니다.

 

 

국기 게양대의 높이는 무려 171m, 이 게양대에 걸릴 사우디 국기는 가로 49.5m, 세로 33m, 면적 1635m2에 국기 무게만 570kg에 달하는 어마무시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젯다 시청은 이 국기 게양대를 공식 게양식과 함께 기네스북에 등재하기 위해 기네스 협회 관계자들을 이미 젯다에 초청하여 인증 절차를 밟아 9월 23일 기네스 협회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큰 국기 게양대라는 공식 기록 인증서를 받았습니다.

 

 

 

참고로 젯다 국기 게양대에 그 기록을 내준 두번째로 큰 국기 게양대는 2011년 5월 타키지스탄의 두샨베에서 공개된 165m 높이의 국기 게양대로 그 뒤를 이어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국기 게양대 (2009년 162m), 투르크메니스탄 아슈가바트의 국기 게양대 (2008년 133m), 요르단 암만의 국기 게양대 (2003년 126.8m), UAE 아부다비의 국기 게양대 (2002년 123m)가 있습니다.

 

하니 아부 라아스 젯다 시장은 지난 금요일 이 국기 게양대를 위해 새로 조성한 26,000m2 규모의 사우디 국왕 광장에서 23일의 공식 게양식을 앞두고 두번째 사전 시범 운영을 통해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국기 게양대에 직접 올라가본 사우디인의 직찍 셀카)

 

 

그는 이번 프로젝트가 여러모로 사우디 최초의 프로젝트임을 강조했습니다. 공원에는 9000m2 면적의 식물들을 심어놓았으며, 국기 게양대는 사우디의 13개 주를 상징하는 13개의 특별한 조명으로 빛을 비추게 됩니다. 또한 국기 게양대 주변에는 사우디의 문장인 두 개의 검과 대추야자 나무를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사우디에서 가장 큰 문장이라고 하네요.

 

 

이번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샤리프 알바하르씨는 국기 게양대가 500톤의 강철 원기둥으로 제작되었으며 원기둥 안은 유지보수를 위해 작업자가 정상에까지 올라갈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고 밝혔으며, 국기 게양대의 부대 시설로는 바람의 방향과 속도, 대기의 습도, 강우량을 측정하는 설비 및 항공기 야간 경고등이 포함되었으며, 이와 함께 대형 국기가 펄럭일 때의 충격을 흡수하고 내화성을 갖추고 있는 게양대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설비가 포함된 첨단 설비를 갖추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국기 게양대를 세우는 이번 프로젝트는 젯다 시당국과 2012년에 계약을 체결한 압둘라티프 자밀 커뮤니티 이니시에이티브 (ALJCI)가 시행사로 본격적인 소요시간은 12개월이 걸렸습니다.

사우디 내셔널 데이의 의미, 사우디 국민들의 국가 정체성,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큰 국기 게양대

사우디 건국을 기념하는 9월 23일의 사우디 내셔널 데이는 이드 알아드하 (라마단 후), 이드 알피뜨르 (성지 순례 후)와 함께 사우디의 3대 공휴일입니다. 앞의 두 공휴일이 이슬람 연휴이기 때문에 히즈리력의 영향을 받아 매년 10~11일씩 앞당겨 지는 것과 달리 내셔널 데이는 서력 9월 23일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사우디 내셔널 데이는 원래 공휴일은 아니었지만 압둘라 현 국왕이 취임하면서 공휴일로 지정되었으며, 매년 이 날을 기념하는 성대한 행사를 펼치고 있습니다. 사우디 내셔널 데이를 성대히 기념하는 것은 사우디 국민들에게 사우디 국민이라는 국가 정체성을 높이고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1750년부터 현재까지 사우디 국기의 변화.

 

오스만 터키 제국도 직접 통치를 포기했고, 중동 일대를 식민지화했던 영국이나 프랑스 역시 직접 통치하지 않았을 정도로 쓸데없이 넓기만 하고 척박한 아라비아 반도를 200년 가까이 아라비아 반도의 통일을 위해 험난한 길을 걸어왔던 근성의 사우드 씨족이 1932년 9월 23일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을 선포했을 당시부터 사우디는 지방 씨족들에게 통치권을 주고 이들로부터 충성서약을 받는 방식으로 국가를 통치해 왔습니다. 주요 도시간 거리가 수백, 수천킬로 떨어진데다 거리차를 극복할만한 이동수단이 마땅치 않았던 현실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조치이기도 했습니다. 


지방의 민중들은 지방을 다스리는 씨족들에게 충성을 서약하고, 사우디 중앙 정부는 이들로부터 충성 서약을 받는 방식이었던 것이죠. ([칼럼] 소통의 중요성: 아랍 왕정들이 아랍의 봄에서 살아남았던 이유? 참조)

 

 

이런 상황에서 발견된 석유는 사우드 씨족에게는 그야말로 대를 이어 아라비아 반도 통일에 나섰던 노력에 대한 보상이었고 이를 통해 획득한 어마무시한 부를 이용하여 국가체계와 지방 씨족들을 컨트롤 효율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지만, 사우디 정부는 또다른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사우디라는 국가 안에 있지만 중앙 정부보다는 각 지방의 씨족, 혹은 주지사들과 가까워질 수 밖에 없는 구조 하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자신이 사우디 국민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고 국민들에게 국가 정체성을 자각시키고 고취시키기 위해 압둘라 국왕이 취임한 이후 내셔널 데이를 국경일로 지정하고 성대한 기념행사를 국가 전역에서 펼치고, 최근 문을 연 킹 압둘라 스타디움의 개장행사에서도 볼 수 있듯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사우디와 사우디의 전통을 강조하기 위해 부던히 애써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결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국기 게양대 건설로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제84주년 사우디 내셔널 데이를 축하하는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의 불꽃놀이와 레이저쇼)

 

참고: "Saudi flag unfurled on world’s tallest flagpole" (Arab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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