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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UAE

[사회] UAE, 비무슬림에게도 적용되던 샤리아의 영향을 약화시킨 파격적인 개인 및 가족법 개정안 발표!

둘라 2020. 11. 10.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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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정부는 지난 토요일 개인및 가족법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법을 대대적이고 파격적으로 개정하고,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번 법 개정이 파격적인 이유는 이슬람 국가라는 이유로 UAE 내 대부분의 외국인 거주자들에게도 적용되어 불합리하게 여겨졌을 이슬람적인 요소를 과감히 삭제한 것입니다.


관련법 전문이 공식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언론을 통해 확인된 주요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성간 동거 합법화

그간 이슬람적인 관점에서 금기시했던 결혼하지 않은 연인들의 동거, 이성 룸메이트 간의 숙소 공유가 건국이래 최초로 합법화되었습니다. 예전에는 호텔 내 한 방에 같이 들어갔다는 이뮤만으로 체포되었다는 뉴스도 가끔 들려오곤 했지만, 최근 몇 년간 실질적인 단속 사례도 없고 해서 사문화시켰다는군요.


UAE에서의 이혼시 이혼 절차

해외에서 결혼했던 부부가 UAE 내에서 이혼할 경우 지난주까지만해도 국적에 상관없이 무슬림 부부는 샤리아에 따라, 비무슬림 부부는 샤리아나 샤리아 대신 부부의 모국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부부의 국적이 다를 경우 남성의 국적을 따르며, 이혼절차 중 개인의 고국법으로 원만히 처리되지 않을 경우 법원이 개입하여 UAE법을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부부의 국적에 상관없이 부부가 결혼했던 국가의 법에 따라 이혼절차가 진행되고, UAE법원은 공동 재산이나 계좌 등 중재가 필요할 경우나 양측간 합의된 사항이 없을 경우에만 개입하는 것으로 최소화 되었습니다.


UAE에서의 사망시 상속

UAE에서 사망할 경우 지난주까지만해도 국적에 상관없이 자신들에게 낯선 샤리아의 적용을 받았기 때문에 유족들이 유산을 상속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비무슬림 외국인 거주자에 한해 유산 상속과 관련해 모국법을 따를 수 있게 해달라고 탄원할 수 있었으며,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무슬림 거주자는 샤리아 적용. 비무슬림 망자의 유족이 법원에 (이유야 어쨌든) 탄원하지 않으면, 비무슬림 거주자의 유산도 샤리아에 따라 상속 절차가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유족에게 망자의 유서가 없을 경우 망자의 모국법에 따라 유산을 상속할 수 있게 됩니다. 단, 이는 일반적인 동산에 해당하며 UAE 내에서 구입한 부동산에 대해서는 유서가 없을 경우 예외로 간주되어 현행대로 샤리아에 따라 처리됩니다. 일반적으로 UAE 부동산 거래는 국가가 장기 임대한 토지를 제외한 건물에 대한 권리를 구입하는 것이기에 UAE 정부가 관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샤리아식 상속은 부동잔, 금융자산, 미정산 부채 등 망자의 모든 자산을 적계 상속인에게 상속되는데, 이 적격 상속인에는 첩의 아들, 입양한 자녀는 제외되며, 이혼한 전처의 경우 이혼한지 3개월 (이슬람에서 여성의 임신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할당된 시간으로 망자의 자식을 가질 확률이 없는 완전한 남으로 간주)이 넘었을 경우 유산을 상속받을 수 없었습니다. 샤리아에서의 상속법은 적격 상속인의 숫자 및 망자와의 가족 관계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하고 난해한데다, 남성이 여성을 부양할 책임이 있다는 관점에서 남성 상속인이 같은 여성 적격 상속인보다 두 배 정도 많이 받는 방식이기에 이슬람에 낯선 비무슬림 거주자에게 샤리아식 유산 상속은 골치아플 수 밖에요.


두바이의 비무슬림 거주자들은 두바이 국제금융센터의 유서 등록센처에 유서를 등록할 수 있으며, 아부다비의 경우에는 2017년부터 아부다비 사법부에 유서를 등록시킬 수 있었습니다.


음주의 합법화

음주는 더 이상 UAE 내에서 범죄행위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기존에는 라이센스 없는 사람이 술을 마시거나 갖고 있다가 다른 범죄와 연루되면 가중처벌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음주로 인한 가중처벌이 제한됩니다. 

지난 8월말 두바이는 주류 구매규정 완화, 다음달인 9월말에는 아부다비가 거주자를 대상으로 했던 주류 라이센스를 폐지한다고 발표하면서 음주 규정을 완화시킨 가운데, 이번 법 개정으로 별도의 주류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21세 이상의 거주자들은 개인적인 공간이나 음주가 허용된 공공장소 내에서 술을 마시고, 팔고, 구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21세 이하 거주자에게 술을 팔거나 주려다 걸리면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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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이 법안은 해당 토후국마다 로컬 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조건이 추가로 붙어 있기에 음주를 불허하는 샤르자는 여전히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살미수 처벌 폐지

자살을 금기하는 이슬람법에 따라 지금까지는 자살을 시도했다 미수에 그쳐 살아남은 사람은 징역형이나 벌금형 등 법적 처벌을 받아야만 했지만, 이번 법 개정에 따라 처벌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울러 심신이 미약한 경우에는 경찰이나 법원 등을 통해 적절한 정신건강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자살을 도와주다 적발될 경우 징역형에 처해집니다.


선한 사마리안 법

이전에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서 CPR을 시도하거나 응급치료를 시행한 경과로 추가적인 부상이나 사망에 이르게 되었을 경우 처벌 대상이었지만, 이 역시 법적 처벌믈 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명예범죄 폐지

가족의 명예를 위해서라는 명분을 앞세워 여성 가족을 폭행하거나 살인한 남성 가족원의 행위를 소위 말하는 "명예범죄"로 간주하여 가벼운 형에 처했던 악습이 폐지되고 다른 일반 범죄와 마찬가지로 중형에 처하게 됩니다.


성희롱 처벌 강화

길거리에서의 희롱이나 스토킹을 포함하여 여성에 대한 어떠한 형태의 성희롱에 참여한 남성들은 중형에 처하며, 특히 미성년자 및 지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강간할 경우 사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남성 또한 성희롱이나 스토킹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법정에서...

아랍어를 구사할 수 없는 피고인이나 증인을 재판에 내세울 경우 통역사를 대동하는 것이 의무화됩니다. 동시에 "음란한 행위"와 관련된 그 어떠한 증거도 더 이상 공개되지 않습니다.


이슬람 국가의 법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파격적인 이번 법 개정은 전세계 200여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살고 있는 본격 다문화 국가인 UAE의 현실을 반영하여 최근 UAE 정부가 표방하고 있는 관용적이고 개방적인 국가라는 모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로마에 왔지만, 너네가 굳이 불편한데도 개인사와 관련된 일까지 전부 의무적으로 로마법을 따르지 않아도 되...뭐 이런 느낌이랄까요?


아울러 상속법을 개정한 것은 최근 부동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후비자를 공식 오픈한데 이어, 너무나도 낯선 샤리아에 따른 까탈스러운 상속절차를 밟기 싫어 UAE에 많은 자산을 두려하지 않는 외국인 투자자와 거주자를 노렸다고 하네요. 외국인의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UAE에서 발생된 수익이 UAE 경제로 돌아오지 않고 해외로 빠져 나가는 것도 줄이고 싶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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