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있을지도 모를 걸프지역 가이드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TMI 가득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GCC&GU/사우디

[경제] 사우디, 내년 3월 14일부터 외노자들에게 실질적인 이동의 자유를 부여하기로!

둘라 2020. 11. 5. 03:06
728x90
반응형



전세계의 시선이 미 대선 결과에 집중되었던 11월 4일, 사우디 인적자원사회개발부는 국가변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외노자들의 자유로운 이직 및 입출국을 포함한 고용시장 개선을 위한 일련의 계획안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주 현지 언론을 통해 나왔던 카팔라 시스템 폐기안 보도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발표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발표된 사우디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안은 그간 분쟁의 주요 원인이 되었던 모호하고 전근대적이었던 고용주와 노동자의 계약 관계를 향상시켜 사우디 노동시장을 보다 매력적이고 현대적으로 개편해나가기 위한 것으로, 최근 비전2030을 앞세워 지난 몇 년간 급격하게 진행되어 온 사우디 사회 개혁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내년 3월 14일 (히즈라력 1422년 8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노동시장 개혁안은 수십년간 외노자들의 족쇄가 되어 왔던 이직과 입출국의 자유를 보장하는 등 기본적인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추가적인 시스템 도입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효율성, 경쟁력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보다 적극적으로 전문직 외노자들을 영입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카팔라 시스템의 폐기를 통한 외노자들의 이동자유 확대.

그간 사우디 노동시장을 지배해왔던 스폰서 제도, 카팔라 시스템은 경제활동을 통해 돈을 버는 외노자들로부터 그들의 스폰서인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였지만, 스폰서를 통해 사우디에 입국한 외노자들에게 있어서만큼은 그야말로 족쇄였습니다.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족쇄는 다른 곳에서 일을 하려면 스폰서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만 하고, 휴가를 다녀오거나 급한 일로 사우디 밖으로 출국하기 위해서는 스폰서로부터 출국 및 재입국 비자 (EXIT&Re-entry Visa)를 받아야만 가능했으니까요. 휴가는 고사하고 사우디 내 타 지역에 다녀오려고 해도 스폰서의 동의서가 있어야만 호텔에서 잘 수도 있었고, 휴대폰마저도 스폰서의 동의서가 없으면 구입하기 힘들었던 2000년대 중반에 비해서는 훨씬 나아지긴 했지만요.

2014/05/13- [경제] 한 눈에 살펴보자! GCC국가들의 사회,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공통의 스폰서쉽 제도, "카팔라"

물론, 이런 족쇄가 있던 시절에도 사우디에서 일하기 위해 그들에게는 거금의 에이전트피를 내고 들어온 외노자들 중에는 보다 나은 벌이를 찾아 스폰서로부터 도망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땅덩어리가 넓은 사우디이고 숨으려고 작정하면 몸을 숨길 곳이 많았기에 일단 도망친 후 사우디 내 자국 영사관을 통해 여권분실 신고를 하고 이름의 영어 철자 등 개인 정보를 살짝 바꾼 후 (이러한 사람들만 노리는) 새 스폰서에게 의탁하거나 그대로 출국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손으로 쓴 수첩형 이까마에 개인 정보 전산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으니 가능한 이야기였죠. 



2009년에 카드형 이까마로 바꾸고, 지문 스캔을 통해 개인정보를 전산화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방식은 먹혀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름을 살짝 바꾼 여권으로 비자를 만들었다한들, 재입국이 불허된 도망자 명단에 지문과 함께 등록되었을 경우 입국 심사대에서 걸러져 강제 출국을 당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이를 보완한 새로운 거주증을 도입하기도 했죠.

2015/10/15 - [GCC/GU/사우디] - [비자] 이까마의 시대는 끝났다! 사우디 여권국,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무낌 카드 발급 시작!


휴가는 고사하고 고국에서 가족이 죽어 장례식엘 가야하는데 스폰서가 가족상은 핑계일뿐 도망치려는 속셈이 있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를 내주지 않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경우도 허다했고, 자신이 스폰서로 데려온 외노자가 다른 곳에서 일하는 걸 몇 년 동안 허용했다가 뭔가 관계가 틀어졌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그 외노자를 도망친 것도 아닌데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고 경찰에 신고해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채 내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카팔라 시스템의 폐단이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이미 지난해 해외투자자나 전문직을 유치하기 위해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사우디인 스폰서를 필요로 하지 않는 특별 거주허가증 및 시민권 부여안을 내놓으면서 카팔라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약화시켜왔습니다. 

2019/05/20 - [GCC/GU/사우디] - [비자] 사우디 영주권, 특별 거주허가증의 신청자격, 혜택, 박탈조건 추가 공개!

2019/12/06 - [GCC/GU/사우디] - [비자] 사우디, 능력있는 외국인들에게 영주권에 이어 시민권도 부여하기로!

이를 일반 외노자에게 일부 확대 적용한 사우디 정부의 새로운 개혁안에 따라 외노자가 자신의 고용주와 맺은 고용계약을 마친 후에는 현 고용주의 동의서 없이도 다른 고용주를 찾아 이직하는 것을 허용하게 되며, 이와 관련된 계약기간, 사전 통보기간 등 구체적인 내용을 명문화하게 됩니다. 또한, 고용주에게 휴가신청을 한 후 동의서가 없이도 출국 및 재입국 비자 (Exit&Re-entry Visa)를 발급하여 해외 출국이 허용되며, 고용계약기간이 끝나고 사우디를 완전히 떠나고 싶을 경우에는 추가적인 동의서 없이 최후 출국 비자 (Final Exit Visa)를 끊어서 빠이빠이 할 수 있게 됩니다. 아울러 새로운 개혁안에 따라 고용계약을 파기한 측이 계약과 관련된 모든 손해배상을 감수할 것을 명시했다고 하네요.



이와 관련된 일련의 모든 서비스는 모아일 앱 (아브쉬르), (끼와) 포탈을 통해 처리할 수 있게 된다고 하네요. 예전 사우디 체류 시절, 완전히 출국하는 외노자 비자수속 해주러 밤늦게 사우디 직원과 함께 공항을 다녀온다던가, 저를 비롯한 동료 외노자들의 수백장 비자를 처리했던 때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많이 바뀌었음을 실감하겠네요.

2012/4/25- [비자] 사우디 스폰서 자격 취득 후 반드시 이용해야 할 서비스 "무낌"


인적자원사회개발부는 이 외에도 (꾸준하게 진행해왔던) 급여지불보호시스템 정착, 근로계약서의 전자서류화, 노동자 교육 이니셔티브, 노동분쟁 해결을 위한 "웨디"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