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제4회 아랍 영화제 (6.4~6.10/ 서울 아트하우스 모모, 부산 영화의 전당)

올해도 어김없이 한국에서 개최되는 유일한 비경쟁 아랍 영화제가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어느덧 8회를 맞이하게 된 아랍 문화제의 부대행사 중 하나인 아랍 영화제가 지난해에 이어 서울의 아트하우스 모모와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 개최됩니다. 장소는 같지만 영화제 일정이 달랐던 지난 해와 달리 올해는 서울과 부산에서 같은 시기에 열린다고 하네요. 

2013년 제2회 아랍 영화제는 배급사 아트나인이 참가했다면, 지난해와 올해는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것으로 보아 백두대간에서 참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제3회 아랍 영화제 상영작에 대한 정보는 [영화] 제7회 아랍문화제- 2014 아랍영화제 상영작 (6/19~6/25 서울, 6/20~6/26 부산) 참조)

제4회 아랍 영화제에서 상영될 작품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부다비에서 베이루트까지(From A to B) - 알리 F. 무스타파 (UAE)
두 사람을 살다(Décor) - 아흐마드 아부다압둘라 (이집트)
나의 사랑스런 아빠 (Home Sweet Home) - 나딘 나우스 (레바논)
나는 열 살의 이혼녀(I am Nojoom, Age 10 and Divorced) - 카디자 알살라미 (예멘)
바빌론의 모래(In the Sands of Babylon) - 무함마드 자바라 알다라지 (이라크)
로쉬미아(Roshmia) - 살림 아부 자발 (카타르)
오란에서 온 남자(The Man from Oran) - 리에스 살림 (알제리)
비극의 시(The Narrow Frame of Midnight) - 탈라 하디드 (모로코)
디브, 사막의 소년(Theeb) - 나지 아부 누와르 (요르단)
팀북투(Timbuktu) - 압데라만 시사코 (모리타니아)

영화제 상영작에 대한 소개는 http://fest.korea-arab.org/film_program.html

제4회 아랍영화제 개막작인 "아부다비에서 베이루트까지 (From A to B)"는 지난 2009년에 나온 UAE 최초의 장편 극영화 시티 오브 라이프 (City of Life)를 만든 알리 파이살 무스타파 감독이 지난해 내놓은 신작으로 직접 볼 기회는 놓쳤지만, UAE 극장가에서 공식 상영을 마친 작품입니다. 

UAE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를 두었으며 다수의 단편 영화를 만들어 오며 UAE 내 신진 영화인으로 각광받고 있는 그의 장편 데뷔작 시티 오브 라이프는 두바이가 전세계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처럼 디즈니 랜드와 같은 환상의 공간이 아닌 여러 국가에서 모여든 사람들의 삶이 얽혀 있는 현실 속의 도시를 그려내고 싶었다는 그의 취지를 담아 두바이가 환상 속의 공간이 아닌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전혀 모르는 UAE인과 외국인의 생활이 어떻게 연관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두바이의 번화가인 셰이크 자이드 로드에서 촬영한 최초의 UAE 영화로도 더욱 화제를 모았었죠. ([영화] City of Life, 두바이에서 얽히고설킨 세 사람의 운명 참조) 개인적으로는 제2회 아랍 영화제 개막작이었던 UAE의 로얄 러브보다 더 재밌게 본 영화였고, UAE에서 결국 블루레이로 소장하게 되었습니다만...([영화] 진정한 사랑은 무엇일까? 아랍식 신파극, 로얄 러브 (Royal Love) 참조)

두바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얽히고 섥힌 인물들의 관계를 그린 전작과 달리 신작에서는 제목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부다비에서 베이루트까지 가는 길에 펼쳐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 로드무비 형식의 영화입니다. 걸프 지역에서 로드무비 형식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영화는 아니지만, 데뷔작을 괜찮게 봤던 알리 무스타파 감독의 신작이라 기대됩니다.

한국에 있으면서 상영작 전편을 보았던 제2,3회 아랍 영화제와 달리 UAE에 나와있는 상황에선 상영작 전편을 감상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는 안타깝습니다. UAE에서도 극장을 종종 찾곤 하지만, 1~2주 정도만 상영할 뿐 장기 상영하는 아랍 영화를 보는건 의외로 쉽지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