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컵은 대회 중반을 넘겨 카타르-이라크전을 끝으로 8강행의 주인공이 결정되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6월 13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1984년 12월 10일 싱가포르 아시안컵 1대0 패배 이후 33년만에 패배를 안겨준 카타르와 맞붙게 되었습니다.  


아시안컵이 시작되기 전 한 TV 프로그램 출연한 알사드의 차비 에르난데스가 카타르의 우승을 점치면서 카타르가 8강에서 한국을 꺾고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었을 때, 국내의 많은 축구팬들의 카타르에 있어서 그런거라며 그를 조롱했지만, 그의 예상은 8강 대진 중 3개의 매치업과 7개팀을 정확히 맞추면서 어마무시한 적중률을 보여줬고 실제로 우리는 8강에서 그가 이길 것이라고 예상했던 카타르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카타르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16강까지 11골 무실점을 기록하며 9골 무실점의 이란을 제치고 아시안컵 출전 24개팀 중 최다 득점팀 단독 1위와 최소 실점팀 공동 1위를 달리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북한이 기여한 탓이 크긴 하지만, 전통의 강호 이란을 제치고 다크호스로 등장한 카타르의 위세는 그야말로 예상 밖의 선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슈틸리케 전 감독이 한국에는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다고 얘기해 조롱의 대상이 되었던 대표적인 카타르 귀화 공격수 세바스티안 소리아는 노쇠해서 더 이상 없는데도 말이죠.


현 카타르 국대의 상승세는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일단 바레인보다 월등히 뛰어난 경기를 펼쳤던 이라크를 경기 막판에 단 한명만 교체시키면서 체력소비를 최소화하고 90분만에 꺾었던 이라크전 출전 명단을 보면 몇가지 특징을 볼 수 있습니다.


선발

1. 사아드 알쉬브 (GK, 1990년 카타르 출생, 알사드 유스, 현 알사드)

2. 페드로 코레이아 (DF, 1990년 포르투갈 출생, 벤피카 유스, 현 알사드) 

15. 밧삼 알라위 (DF, 1997년 이라크 출생, 알라이얀 유스, 오이펜 임대 경력, 현 알두하일)- 2골

3. 압둘카림 핫산 (DF, 1993년 카타르 출생 (가족은 수단계), 알사드 유스, 어스파이어 아카데미, 오이펜 임대 경력, 현 알사드)- 1골

4. 타릭 살만 (DF, 1997년 카타르 출생, 어스파이어 아카데미, 레퀴야, 레알 소시에다드 유스, 현 주피터 레오네스 (알사드 임대 중)

16. 부알렘 쿠키 (MF, 1990년 알제리 출생, JSM 체라가 유스, 현 알사드)- 1골

6. 압둘아지즈 하팀 (MF, 1990년 카타르 출생, 알가라파 유스, 현 알가라파)- 2어시스트

23. 아심 마디보 (MF, 1996년 카타르 출생 (가족은 수단계), 알옥세르, 어스파이어 아카데미 유스, 오이펜 임대, 현 알두하일 (알가라파 임대 중))

19. 알모에즈 알리 (FW, 1996년 수단 출생, 어스파이어 아카데미, 오이펜 유스, 현 알두하일), 7골 1어시스트

10. 핫산 알하이도스 (FW/RW, 1990년 카타르 출생, 알사드 유스, 현 알사드)- 1어시스트

11. 아크람 아피프 (LW, 1996년 카타르 출생, 어스파이어 아카데미, 알사드 유스, 오이펜, 현 비야레알 (알사드 임대 중))- 4어시스트


교체

12. 카림 부디아프 (MF, 1990년 프랑스 출생 (모로코-알제리계), 낭시 유스, 현 알두하일)


카타르 국대에 귀화 선수, 혹은 외국계 카타르인이 많은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에 새삼스러울 것은 없고... (순수 카타르인 수가 많지 않음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

모 매체에서 지적한대로 알사드 중심의 카타르 국대 수비라인이 끈끈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카타르의 공격력을 설명하기에 필요한 한가지 포인트가 있습니다.


카타르 국대사를 새로쓰며 아시안컵 득점왕을 달리고 있는 알모에즈 알리를 포함하여 1993년 이후 출생한 선수들의 경력에서 보이는 공통점. 바로 어스파이어 아카데미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어스파이어 아카데미는 새로운 스포츠 인재들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통치자 칙령 No. 16 of 2004 (2004년 열여섯번째 칙령)에 의해 설립된 카타르의 대표적인 스포츠 아카데미로 선수 육성 뿐만 아니라 어린 선수들에게 고등학교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스파이어 아카데미는 어린 선수들에게 유럽에서의 경험을 쌓게 해주기 위해 스페인 3부 리그 팀인 쿨투랄 레오네사 (2015년)와 벨기에 주필러 리그의 오이펜 (2012년)을 소유하고 있고, 2017년 8월 스페인 4부 리그팀인 아틀레티코 아스토가 FC와, 2018년 1월에는 영국 2부 리그의 리즈 유나이티드와 파트너쉽 관계를 맺으면서 자신들이 육성 중인 선수들을 유럽으로 유학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출범 10주년이 되던 2014년 AFC U-19 축구 선수권 대회에는 어스파이어 아카데미 출신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커지는 중이죠.


2022년 월드컵 유치 당시 FIFA 이그제큐티브 커미티 멤버가 있는 태국과 과테말라에 아카데미의 스카우트를 파견하여 표를 샀다는 의혹에서부터 시작해서 어스파이어 아카데미와 관련된 몇 가지 논란들이 있는데, 아무래도 가장 큰 논란거리는 FIFA 규정을 위반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될 정도로 카타르의 지나치리만큼 관대하고 적극적인 운동선수 귀화정책과 맞물려 카타르 국대로 키우고 싶은 외국인 재능을 발굴하기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카타르는 로드리고 타바타나 세바스티안 소리아처럼 리그에서 5년 이상 뛰면서 FIFA 요건을 충족하면서 검증된 선수들을 귀화시켜왔지만, 여기에는 한가지 단점이 있었습니다. 젊은 선수를 귀화시킬 수가 없었고, 무엇보다 성인이 된 이후에 귀화하다보니 국가대표임에도 카타르 국가를 못 부르는 무늬만 카타르 선수라는 비아냥을 들어왔습니다. 반면, 어려서부터 어스파이어 아카데미를 통해 발굴한 인재를 귀화시키는 방법은 FIFA 요건을 충족시킨 귀화선수냐는 논란을 야기할 정도의 리스크를 감수해서라도 카타르에 의해 10대때부터 일찌감치 육성시키기 때문에 기존의 무늬만 카타르 선수가 아닌 뼈속까지 카타르인으로 길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라크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밧삼 알라위의 세리머니를 본 많은 이라크 축구팬들이 그의 세리머니에 더더욱 격분했는데, 그 이유는 이라크계 카타르인인 그의 아버지 히샴 알리 알라위가 1990년대 활약했던 이라크 국대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태어난 고향 이라크에 비수를 꽂는 결승골을 넣고 환호작약했으니 이라크 팬들이 더욱 격분할 수 밖에요.


특히 한국과의 8강전 승리 이후 보여준 이들의 거수경례 단체사진은 이전의 귀화선수들에겐 볼 수 없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1993년생 이후 카타르 선수들은 어스파이어 아카데미 출신으로 클럽에서는 좀더 재능있는 선수들을 오이펜으로 이적, 혹은 임대를 통해, 아니면 아예 유럽으로 진출한 선수들이 대부분입니다. 클럽과는 별개로 국가대표로는 유소년 대표부터 단계적으로 키워나가고 있는 중이죠. 현재 아시안컵 득점왕을 달리고 있으며, 지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우리에게 패배를 안겨주었던 알모에즈 알리의 경우 어스파이어 아카데미와 오이펜 유스를 거쳐 오스트리아 리그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하여 현재는 알두하일에서 조커로 맹활약 중이고, 유럽에 진출한 카타르 선수들 중 가장 상위 유럽리그인 라 리가의 비야레알로 진출하여 화제를 모았던 아크람 아피프 ([오피셜] 19세 공격수 아크람 아피프, 비야레알과의 계약으로 라 리가에 진출한 최초의 카타르 선수가 되다! 참조) 역시 알사드와 어스파이어 아카데미 유스 출신이니까요. 더욱 재미있는 점은 현재 유럽진출 중인 아크람 아피프와 타릭 살만을 작년부터 알사드에서 임대영입하여 기존 선수들과 조직력을 다져오고 있었으며, 아크람 아피프의 경우 임대기간을 되려 연장하여 이번 시즌 포텐까지 터지고 있다는 점.


이번 아시안컵에서 나타나고 있는 카타르의 이변은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카타르 정부에 의해 계획적으로 집중 육성 중인 선수들의 육성과정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현재 맹활약 중인 선수들이 그대로 성장해 카타르 월드컵에 주전 자리를 꿰차게 될 경우 전성기가 시작될 20대 중반이니까요.


개인적으론 카타르전에서 제일 주의해야 할 선수는 아크람 아피프가 아닐까 싶네요. 그가 포텐을 터뜨리고 있는 이번 시즌 알사드 경기를 보면 한가지 두드러진 특징이 있는데, 그가 봉쇄되면 알사드는 많은 득점을 못내고 이기지만, 그에게 뚫리면 골이든 어시스트든 멀티 공격포인트를 쌓아나가 알사드가 다득점 승리를 거두는 확류를 높거든요.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가 유일하게 4어시스트를 폭발한 북한전에선 6점차 승리를 거뒀던 반면, 그가 침묵을 지킨 경기에선 1,2골차 승리 밖에 못 거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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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