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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알자지라 뉴스와 친구들, 그들이 주장하는 언론의 자유 속에 감춰진 그림자

둘라 2019. 1. 18.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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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6월 사우디-UAE-이집트-바레인의 4개국에 의해 시작된 카타르 단교상태가 시작되었을 당시 이들이 단교조치 해제조건으로 내세운 13가지 요구사항 중 두 가지가 미디어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세번째 요구사항이었던 알자지라와 제휴 방송국을 폐국시킬 것, 그리고 네번째가 아라비21, 라스드, 알아라비 알아지드, 미들 이스트 아이드 등 카타르 자본이 직간접적으로 유입된 어용 온라인 뉴스 미디어를 폐쇄시킬 것이었습니다. ([분쟁] 카타르가 단교 사태 종식의 전제조건으로 사우디, UAE로부터 받은 청구서 내역 참조) 


4개국의 무지막지한 요구조건에 알자지라와 친구들, 그리고 각종 단체들은 당연히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발끈하기에 나섰고, 특히 지난해 11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쇼끄지 암살사건이 발생한 이후 알자지라와 친구들은 외교분쟁 사이에 긴밀해진 터키와 함께 몇 달씩 이어지는 후속보도 등을 통해 고립사태를 이끈 사우디에 맹공을 퍼붓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견 무지막지해 보이는 알자지라와 친구들의 폐국 및 패쇄 요구가 외교사태와 연관되어 있는 대표적인 이유는 그들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 이면에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보도속성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사태를 통해 새로이 합류한 터키는 언론인만 죽이지 않았을 뿐, 2016년 쿠데타 미수사건? 이후 지금까지도 전방위에 걸친 구속 및 해고 등의 숙청작업이 한창이라 언론탄압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것이 함정. (이 동네 언론들의 보도패턴을 따지고 보면 도낀개낀에 내로남불 쩝니다만... 그래서 양쪽을 다 지켜봐야 하는데, 사우디와 UAE, 이집트 등지에서는 아예 차단시켜 버렸죠.)


알자지라는 서구 언론들이 감춰왔거나 숨겨와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 학살이라던가, 9.11사태 때 빈 라덴과의 인터뷰,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대량학살 보도 등을 자극적인 이미지와 함께 보도하고, 이웃 국가들이 터부시하는 내용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최고의 뉴스채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동에서 유일하게 정치적으로 독립된 TV 방송국이라는 자신들의 평가가 무색하게도 알자지라는 정작 자신들의 고향인 카타르 내부의 금기나 어두운 면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카타르에 대해서만큼은 침묵을 지키는 알자지라의 논조에 반발하여 사직한 언론인들이 있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긴 했었죠. 전 알자지라 기획인사국장 출신의 자말 베사소 (본명 자말 아와미 자말)가 운영하고 있는 미들 이스트 아이는 편집장 데이빗 허스트를 전면에 앞세워 자신들을 독립 인터냇 뉴스매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기사의 성격은 알자지라와 같은 스탠스를 취하고 있어 혹자는 카타르의 개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주변국들의 어두운 점은 집요하게 파고들어 요란하게 뉴스를 내보내고, 카타르의 어두운 점에 대해서는 침묵...  


(엽기적인 살인사건의 주인공 바드르 알자브르)


알자지라와 친구들의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보도태도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2013년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발생한 20대 영국인 교사 로렌 페터슨 살해사건입니다. 로렌 페터슨 살해사건은 도하의 한 나이트 클럽에서 전 남자친구와 함께 만난 카타르인 바드르 하쉼 카미스 압둘라 알자브르가 그녀를 강간하고 칼로 찔러 살해한 후 시신을 사막의 석탄 더미와 함께 태워버린 엽기적인 살인사건입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타버린 시체와 타다남은 흉곽에 남아있던 칼만 발견했고, 그녀의 신원은 DNA 검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죠. 


피해자의 고국인 영국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자 (2003년 이후 실질적으로 사형을 거의 시행하지 않았음에도) 2014년 그에게는 살인죄를 적용하여 사형을, 공범에게는 3년형을 선고했던 카타르 법원은 피고인측의 계속된 항소 요청에 응하여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진 2017년 선고된 사형을 보류하고 재심에 들어가 2018년 11월말 징역 10년형을 최종 확정한 바 있습니다. 그녀를 살해할 용의는 없었으나 일시적으로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자기 방어를 했을 뿐이며, 그녀가 자살을 택한 것이라고 주장한 변호인단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결과였습니다. 이 기나긴 재판의 와중에 공범은 이미 3년형을 다 살고 나왔으며, 살해범 바드르 알자브르는 확정된 형을 이미 절반을 산 셈이어서 사실상 5년 뒤면 석방될 예정이죠. 이 어처구니없는 감형조치에 재판을 위해 30번이나 카타르를 찾았다는 피해자의 어머니는 대분노했지만;;;;


만약, 사우디나 UAE 등지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으면 야만적인 범죄행위라머 잔혹성을 요란하게 보도했을 알자지라와 친구들은 이 소식을 거의 다루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의 가족이 있는 영국 언론과 자신들의 어두운 면을 숨기는 알자지라와 친구들에 대응기제로 카타르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키고 있는 사우디, UAE 언론들이 후속보도로 이를 다뤘을 뿐. 자말 카쇼끄지 살해사건을 놓고 몇 달째 우려먹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더더욱 비교될 수 밖에요...


(니깝에 아바야를 입은 살해범으로 사건 당시 림 아일랜드의 유령으로 알려지게 된 이볼랴 라이언의 살인범 알라아 알하쉬미가 CCTV에 잡힌 모습)


사실, 자국민에 의한 외국인 살해사건이 사형제가 시행되고 있는 사우디나 UAE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요? 카타르처럼 질질 끌지 않고 바로 사형시켜 버렸을 것입니다. 실제로 2014년 12월 1일 아부다비 림 아일랜드의 부띠끄 몰에서 발생했던 헝가리계 미국인 유치원 교사 이볼랴 라이언 살인사건이 그 예입니다. 이 사건은 남편의 영향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빠져있던 알라아 바드르 압둘라 알하쉬미가 화장실에서 그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입니다. 사건 후 며칠만에 체포된 살인범은 재판을 거쳐 다음해 7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이례적인 빠른 집행에는 살인 사건 외에도 조사 과정에서 미수에 그쳤지만 외국인에 대한 폭탄테러를 모의하고 이슬람 무장주의 세력을 자금지원해왔다는 각종 추가혐의가 발견된 결과이긴 했습니다만...


알자지라와 친구들이 영향력 있는 서구 매체들이 좀처럼 보도하지 않는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주변 국가들의 금기와 어두운 구석을 후벼파서 명성을 얻어왔던 것처럼 자신들의 어두운 구석마저도 공정하게 잘 후벼 파왔다면 그들이 주장하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진정성 확보는 물론이요, 외교사태의 주인공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나쁜점만을 적나라하게 집중 부각시켜 지국 폐국, 혹은 사이트 접속 및 방송 송출 차단조치라는 타국의 반발을 야기할 정도로 탐사보도 정신이 투철한 이들의 뉴스에서 어쩌다 나오는 카타르 소식에선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카타르 고립사태를 주도하는 이들에게 알자지라 뉴스와 친구들은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지만 실상은 언론의 자유를 핑계삼아 카타르를 제외한 이웃 국가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광역 어그로를 시전하여 도발하는 관종이자 분탕종자들로 보여진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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