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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UAE

[교통] 단순 접촉사고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는 두바이와 전담팀이 출동하는 다른 토후국에서의 교통사고 처리 과정

둘라 2018. 12. 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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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 교통에서부터 오너 드라이버를 위한 UAE 내 다양한 교통정보를 종종 포스팅해오면서 하고 싶지 않았던 포스팅들이 있습니다. 차량 압류와 교통사고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대충 그렇다더라...가 아닌 직간접적으로 체험한 정보를 포스팅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포스팅을 올리지 않아야 좋은 것이니까요. 하지만, 몇달 전 두바이의 스마트 차량압류에 대한 포스팅은 이를 경험하신 제보자분의 체험을 바탕으로 포스팅을 했었고, 남은 것은 교통사고와 관련된 포스팅으로 올릴 일이 없길 바랬는데...


공교롭게도 몇 주전 두바이와 라스 알카이마에서 15여시간 만에 두 건의 접촉사고를 내면서 직접 경험한 바를 올려보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같은 나라에서 발생한 사고지만 토후국에 따라 사고 대응방식이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죠.



1. 두바이에서의 교통사고 (11월 11일 저녁)

3개 차선으로 되어 있는 혼잡한 건물 앞에서 차를 빼려다 상대방 차와 접촉사고가 있었습니다. 1차선에는 차선을 준수하고 정차한 차가 있었고, 3차선에는 발렛을 맡겼다며 차의 왼쪽 뒷바퀴 부분이 차선을 넘어 삐딱하게 세워놓고 간 사이를 통과하려다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발렛 파커들이나 시큐리티들에게 차를 빼달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아무도 빼주는 넘들은 없고 지나갈 수 있을 거라며 유도를 하기에 1차선에 세워진 차와의 충돌을 피하려다 결국 오른쪽 후미 부문이 튀어 나왔던 왼쪽 후미의 범퍼를 살짝 친 것이었죠.


씨씨티비가 달려있는 건물 입구인데다 사람들까지 있어 튈 수는 없는 상황이라 삐딱하게 세운 차주와 연락을 취했습니다. 차주가 오는 사이 정작 빼달라고 할 때는 움직이지도 않던 넘들이 와서 받친 차를 차선 안으로 제대로 정차시키는 얄미운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차주가 와서 차를 보더니 보험처리를 해야겠다며 경찰서에 사고신고 접수전화를 걸었습니다.....만, 인명사고도 없고 견인차도 필요없는 경미한 접촉사고니 전화로는 사고신고 접수를 받지 않고 모바일 앱으로 신고하라는 대답만 들었습니다.


네... 두바이 경찰 앱을 이용해 셀프 신고하라는 의미입니다.


두둥!!!



두바이 경찰 앱을 열면 제일 잘 보이는 곳에 교통사고 신고 메뉴가 있습니다.



이 메뉴를 선택하면 본격적인 사고신고를 접수시킬 수 있습니다. 단, 두바이에서 일어난 사고에 한해서만 말이죠. 메뉴를 열자마자 제일 먼저 나오는 경고 문구처럼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차를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만 합니다. 대형 사고로 인해 견인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말이죠. 만약 차가 움직일 수 있는데도 사고 현장에서 차를 세워둔 채 누구 잘못이네 실랑이를 벌이다가 교통체증을 유발할 경우엔 추가로 1,000디르함의 벌금을 받게 됩니다. (물론 사고현장 구경하겠다가 얼쩡거리다 교통체증 유발로 걸리면 벌금 맞습니다. 사고현장을 찍어 SNS에 공유하는 것도 걸리면 벌금입니다;;;;) 



피해차량 운전자가 앱을 통해 사고 위치는 구글맵으로 확인하고, 앱에서 지시하는대로 사고가 발생한 부위와 파손 상태 등을 사진으로 찍어 첨부하고 가해차량과 피해차량 운전자의 정보를 업데이트해서 신고를 마쳤더니 두바이 경찰서에서 전화가 올테니 가라고 하네요. (신고 접수부터 사고 리포트 발부까지 소요시간은 24시간 이내라더군요.)


네... 두바이 내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없는 단순한 접속사고 따위에는 현장을 보러 그 누구도 출동하질 않습니다. 쿨럭;;;;


피해차량 운전자와 헤어져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갑자기 문자 한 통이 날라옵니다.


집에 도착해서 잠든 사이에 부재중 전화로 모르는 전화가 걸려왔기에 (그것도 자정에!), 아침 7시에 일어나 전화해보니 담당자가 필요하면 연락할 것이라며 기다려보라고는 끊습니다.


전화가 오기는 개뿔!


몇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기에 동료 이마라티 직원의 도움을 얻어 걸어야할 곳의 전화번호를 확인해서 직접 전화를 걸어 담당자와 통화할 수 있었습니다. 간단히 통화를 하고 나더니, 경찰 담당자는 "브라더, 돈 워리! 사고 리포트가 곧 발부될거야. 인샤알라"라며 전화를 끊습니다. 그리고 몇 분 뒤 두바이 경찰서에서 문자 한 통이 또 날라옵니다. 네... 이번 문자에는 발부된 사고 리포트 링크가 걸려 있네요. 보험 처리를 받기 위해 링크를 열어 출력합니다.


사실 간단한 사고를 이렇게 처리하는 것은 교통사고 과실비율을 디테일하게 평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0대100, 혹은 100대0이 될 경우가 일반적이거든요. 거기에 상대 차주와 경찰을 잘못 만나면 경찰이 현장에서 지켜보더라도 0대100이 100대0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경찰이나 누가 와서 지켜봤으면, 과실비율을 낮출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상황에선 박은 넘이 잘못한거죠;;;


사고 리포트가 발급된 것으로 끝난게 아니라 이에 대한 발급비 겸 벌금을 내야 합니다. 상대방의 과실일 때는 50디르함 정도만 내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내 과실일 때는 리포트 한 통 때문에 500디르함 (15만원)을 납부해야만 합니다. 그 전에는 300디르함이었던 걸로 기억했는데, 그새 올랐네요. 단, 이 벌금은 두바이 경찰 앱이 아닌 내무부 앱을 통해 납부하면 됩니다.



2. 라스 알카이마에서의 교통사고 (11월 12일 오전)

두바이 경찰서에 전화를 걸고 출근을 하려고 차를 빼면서 뒤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피하려다 맞은편에 세워진 차를 콕 박아버렸습니다;;;;


앱으로만 신고접수가 가능한 두바이와 달리 라스 알카이마를 포함한 다른 토후국에서는 앱, 혹은 999로 사고신고를 접수시킬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물어보는 건 역시나 인명피해가 있는가의 여부였고, 없다고 하니 사고가 난 위치를 알려주자 곧 사이드가 갈 것이라며 기다리고 있으라는 대답을 듣습니다.


그리고 사고신고가 잘 접수되었다며 날라온 한 통의 문자 메시지.


사이드는 교통사고 및 도로 위에서 벌어질 수 있는 각종 사고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최신 기술과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통안전 서비스 조직으로 두바이 내 타 토후국에서의 교통사고 현장을 파악하고 사고 리포트를 작성해주는 조직입니다. 


(이미지를 누르시면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사고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 근처에 있는 사이드 순찰대원이 현장을 찾아 사고 경위 등을 파악하고 사고 리포트를 작성한 후 차주에게 리포트 레퍼런스 번호가 적혀있는 접수 영수증을 발부해주고는 현장을 떠납니다. 그렇기에 사고 경위를 설명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는 두바이 경찰 리포트에 비하면 좀더 정확한 부문이 있습니다.


두바이 경찰의 사고 리포트와 마찬가지로 사이드 사고 리포트도 내무부 앱을 통해서 벌금을 납부해야 하며, 벌금은 동일하게 500디르함입니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똑같이 접촉사고를 내서 각각 500디르함씩의 벌금을 납부했는데, 내무부 엡에서 관리되는 제 사고이력에 두바이에서의 사고는 일반 교통법규 위반으로만 간주해서 사고 기록으로 남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마저 사고 이력으로 남으면 총 3건 (한 건은 주행 중 이물질에 앞유리가 살짝 깨져서 앞유리를 바꾸려고 보험처리를 받기 위해 신고했던 건으로 비과실 사고)이 기록되어야 하지만, 두바이 사고를 제외한 두 건의 사고만 기록되어 있으니 말이죠. (벌금 납부내역에는 당연히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3년 6개월 동안 12만 4천킬로 이상을 무사고로 잘 달려왔던 차는 불과 15시간만에 두 곳에 생채기를 안고 보험처리를 받게 되었습니다. 무사고로 차를 팔아버리던 꿈은 이제 바바이~!



위에서 설명드린 모든 절차는 UAE 내에서 자가소유 차량을 몰기 위해 필요한 핵심서류들인 운전면허증, 차량등록증, 보험증서 등이 완전히 구비된 상태에서만 진행이 가능하고, 뭐라도 하나 빠져있는 경우에는 경찰서를 직접 찾아가서 해결해야 할일이 있습니다. 



3. 보험처리

사고 리포트 입수 및 벌금 납부가 완전히 끝나면 보험사에 차량수리 청구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보험사에 따라 절차가 다를 수 있겠지만, 일단 보험사에 사고차량 수리요청을 접수시키고 보험사에서 확인메일이 오면, 가입된 보험에 따라 보험사에서 지정해 준 정비소에 모든 구비서류 (보험사 접수확인 메일 사본, 운전면허증 사본, 에미레이츠 ID 사본, 차량등록증 사본, 사고 리포트 사본)를 들고 가서 수리신청을 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추가 납부비용 (Excess Charge) 등이 최종 결정되면 정비소 측에서 수리를 맡겨도 된다는 연락을 받게 되고, 차를 맡기면 끝나게 됩니다. 이번 두 건의 사고 모두 본인 과실이기에 추가 납부비용을 납부해야만 맡긴 차를 찾을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본인 과실에 의한 두 건의 사고를 통해

사고 리포트 납부금: 1,000디르함 (500디르함 * 2건) ** 차량에 상관없이 과실여부에 따라 납부금은 동일.

보험 추가 납부비용: 1,050디르함 ((500디르함+5% VAT) * 2건) ** 건당 추가 납부비용은 각 차량의 보험증서에 따라 다름.

     총 납부비용: 2,050디르함 (약 615,000원)

으로 사고로 인해 파손된 우측 뒷문짝과 뒷범퍼를 새로 갈았습니다. 원래 뒷 범퍼에 차량 구매 후 초창기에 살짝 파인 부분이 있었는데, 말끔히 없어졌군요.


대형사고 경험담을 포스팅할 일은 없기를 바라며, 모두들 안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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