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객석에 열선까지? 영화 스타워즈 속 은하계 의회 컨셉으로 새단장한 복스 시네마의 아이맥스 레이저관 리뷰!

2005년 9월 28일 개장한 두바이의 대표적인 메가 쇼핑몰 중 하나인 몰 오브 에미레이츠는 개장 10주년이 되는 2015년 9월 28일에 맞춰 2년여 간에 확장 공사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으며, 기존의 작은 영화관에서 새롭게 확장된 구역으로 옮기게 된 복스 시네마는 플래그쉽 상영관으로 아이맥스 레이저관을 처음 선보였습니다. 스크린 자체는 큰 편이 아니지만 북미와 영국 외에 처음 설치된 아이맥스 레이저관이자 개관 당시엔 전세계 여섯번째 아이맥스 레이저관이기도 했습니다.
개관작이었던 "하늘을 걷는 남자 (The Walk)"를 본 이후 아이맥스 레이저관은 UAE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상영관이 되었습니다. 집 근처에도 복스 시네마가 있었음에도 아이맥스관에서 영화를 보기 위해 두바이를 다녀오는 주말이 하나의 일상이 되었죠. 스크린 크기 자체만으론 두바이 힐스 몰에 있는 록시 시네마의 록시 엑스트림 (Roxy Xtreme)관에 비하면 작지만, 아이맥스 상영관의 매력이 있으니 말이죠.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8월 연상호 감독의 반도 상영 당시 이유는 모르겠지만 영어 더빙판을 상영했던 일반관과 달리 아이맥스관에서만 한국어 원판으로 상영했었는데, 시국이 시국이어서 그런탓이었는지 저 넓은 아이맥스관에 나 외의 관객이 단 한 명도 없어서 혼자 대관한 듯한 기분으로 본 기억도 있습니다.

이런 기억을 안겨준 아이맥스 레이저관은 지난해 12월 연말연시 시즌을 앞두고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겠다며 임시 휴관에 들어갔고, 4개여월 간의 공사를 거친 후 4일 전인 2025년 4월 10일에 재개관한다는 소식을 듣고 직년 7월 데드풀과 울버린을 본 이후 9개월만에 아이맥스 레이저관을 찾았습니다. 아이맥스 레이저관의 재개관작은 단독 개봉 대신 지난주에 개봉했던 마인크래프트 무비와 이번주 신작으로 뒤늦게 개봉하는 봉준호 감독의 미키17과 진짜 신작 라미 말렉의 아마추어가 교차 상영하길래 새로운 상영관 경험을 위해 두 영화를 연속으로 보기로 했습니다. 상영시간이 미키17은 오후 3시 10분, 아마츄어는 오후 6시 5분 표라 미키17은 기존에 이용해온 VIP석에 해당하는 프리퍼드석으로, 저녁시간과 맞물린 아마츄어는 경험 삼아 씨어터 포드로 예매했습니다.

상영관 입구는 기존과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직원들이 티켓 확인용으로 사용하는 카운터 역시 기존에 사용하던 걸 그대로 사용한 듯 사용감이 있죠.

하지만, 문 안으로 들어서면 다소 화려해진 벽 상단의 색감이 눈에 띄는 로비 공간이 기존과 달라졌음을 보여줍니다.

개봉 예정작들의 포스터가 걸려있는 것은 여전했지만요.

상영관 안으로 들어서면 상단에 보이는 일곱개의 LED 스트라이프가 확실히 달라졌음을 보여줍니다.

객석 클래스도 달라졌는데...
기존의 일반+VIP+발코니의 3클래스에서 레귤러 (Regular), 프리미엄 (Premium), 프리퍼드 뷰 (Preferred View), 그리고 싱글 (Single)+더블 (Double)로 다소 복잡해졌습니다. 싱글과 더블은 LED 스트라이프가 반겨주는 최상위 클래스 씨어터 포드 in 아이맥스 (Theatre Pods in IMAX)을 위한 자리입니다.

복스 시네마는 이번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영화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프랑스 회사 오마 시네마 (Ōma Cinema)와 손을 잡았습니다.

오마 시네마는 전통적인 이탈리아식 오페라 하우스 발코니에서 영감을 받은 미래형 공상과학 영화관을 디자인한 회사로 지난 2020년 영화 스타워즈 속 은하계 의회를 닮은 컨셉의 극장 디자인을 처음 공개했으며,
이 컨셉을 처음으로 실현한 첫 상영관이 바로 프랑스 무쟁에 있는 5개의 시네마 포드를 포함한 160석의 좌석을 갖춘 Les Balcons de Mougins으로 작년 4월 24일에 공식 개관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1년여 뒤에 개관한 두번째 상영괸으로 두바이 복스 시네마의 아이맥스 레이저관이 되었죠. 오마 시네마는 모로코 카사블랑카에 세번째 상영괸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만…


오마 시네마에서 설계하고 유명 프랑스 건축가 피에르 치칸 (Pierre Chican)의 비전으로 개발된 복스 시네마의 아이맥스 레이저관은 오마 시네마에서 아이맥스 상영관용으로는 처음 만든 상영관이고...

7개의 씨네마 포드를 포함한 241석의 아이맥스 레이저관은 복스 시네마의 플래그쉽 상영관답게 기존 대비 전체적인 좌석수를 줄이는 대신 모든 좌석을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했습니다.
복스 시네마는 독자적인 광학 엔진과 첨단 정밀 사운드를 자랑하는 IMAX의 최신 4K 레이저 프로젝션 시스템을 탑재해 더욱 깊은 명암비, 더욱 선명한 해상도, 그리고 고르게 분포된 고음질 오다오러 뛰어난 영상미를 선사하며, 영화는 IMAX DMR 기술을 사용하여 디지털 리마스터링되어 프레임별로 영상과 사운드가 향상되어 비교할 수 없는 영화적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레귤러 (65디르함) & 프리미엄 (75디르함)

기존 상영관의 일반석에 해당하는 레귤러와 프리미엄석부터 객석이 업그레이드 되었는데, 기존에 사용되었던 패브릭 재질을 버렸고, 몸을 움직여 등받이를 뒤로 젖힐 수 있게 되었으며, 기존에는 발코니석에서나 볼 수 있었던 90도로 움직이는 스위블 방식의 테이블이 기본 장착되어 음식을 놓고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생겼습니다. 레귤러석은 앞의 세 줄, 프리미엄석은 중간의 네 줄에 해당합니다.

프리퍼드 (95디르함)

기존의 VIP석이 있던 자리는 프리퍼드로 바뀌었는데, 프리퍼드석을 대폭 줄이고 중간중간에 두 개의 씨어터 포드를 두어 프리퍼드 13석+씨어터 포드 5석+프리퍼드 8석+씨어터 포드 5석+프리퍼드 13석으로 나뉘어 졌습니다. 기존의 발코니석 자리엔 다섯 개의 씨어터 포드가 들어서게 되었죠.

프리퍼드석은 레귤러&프리미엄석보다 고급 재질의 넓은 객석이며, 직접 몸을 젖혀야하는 레귤러&프리미엄석과 달리 전동 리클라이너가 제공됩니다. 스위블 방식의 테이블은 동일.

프리퍼드석의 앞열에는 파티션이 있지만, 스크린을 보는데 지장을 주지는 않습니다.


씨어터 포드 in 아이맥스 (팝콘 및 씨어터 라운지 억세스 포함 225디르함+추가 패키지)

씨어터 포드는 오마 시네마의 시네마 포드를 대폭 업그레이드하고 복스 시네마가 자랑하는 식사가 제공되는 상영관 씨어터를 아이맥스 레이저관으로 끌어온 최고급 객석입니다. 발코니가 150디르함이었나 그랬던 것 같은데, 티켓값이 대폭 뛰었죠.
포드당 다섯 석인 씨어터 포드는 Lower (2개) + Middle (3개) + Upper (2개)의 세 레이어로 이루어졌는데, 위에서 설명했듯 Lower는 프리퍼드와 같은 열을 공유하는 하층부, Middle과 Upper는 기존의 발코니석이었던 상층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씨어터를 아이맥스관으로 가져온 것이기에 씨어터 라운지에서 음식 패키지를 주문하거나 상영시간을 기다리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객석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씨어터가 처음 개관했던 2015년부터 영국인 미슐랭 셰프 게리 로즈와 협업한 음식을 처음 선보였으며, 게리 로즈의 사후 2021년에는 아키라 백과 협업했고, 그와의 파트너쉽이 끝난 후 지금은 특정 셰프를 내세우지 않고 있습니다.

225디르함의 기본 티켓값에는 팝콘 및 씨어터 라운지 억세스가 포함되어 있으며, 패키지 음식을 추가로 주문할 경우 추가 요금을 납부하는 방식입니다. 혼자와서 별도의 주문 없이 팝콘을 까먹으며 225디르함 (약 90,000원)에 볼 수도 있고, 둘이 와서 세프 테이스팅 메뉴 패키지를 함께 주문한다면 티켓 가격은 860디르함 (약 344,400원)으로 올라가게 되죠. 물롣 다른 패키지를 시켜도 상관없구요. 두바이 파인 다이닝 식당의 식대를 감안하면 패키지에 포함된 음식값 자체는 그리 비싼 편이 아니라는 것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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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디르함 | + 105디르함 | + 205디르함 |
일반 객석은 스크린 앞을 지나쳐 올라가야 하지만, 씨네마 포드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상영관 뒤쪽으로 들어갑니다.


씨어터 포드는 상층부에 있는 Upper의 B, D, Middle의 A, C, E가 교차하며 자리잡고 있고, 하층부에 있는 Lower는 G, F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하층부의 뒷편 중앙에서 본 상영관 풍경. 중앙의 프리퍼드석을 중심으로 좌우에 씨네마 포드가 있습니다.

씨네마 포드는 혼자 온 관객을 위한 싱글석 1석과 커플이나 친구와 함께 오면 좋을 더블석 2석 2개의 총 다섯 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스위블 방식의 테이블 밑에 목재 문으로 닫혀있는 수납부에는 담요와 베개가 들어있습니다.

객석 자체가 상당히 크기에 옆객석 승객의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습니다.

객석은 엔간하게 덩치가 큰 사람도 편하게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드넓습니다. 항공사의 비즈니스석 좌석보다 훨씬 폭이 넓어서 편하더군요.

엄청나게 큰 짐이 아니라면 바닥에 놓지 않고 옆에 둘 수 있을 정도로 추가 공간이 제공됩니다. 메뉴를 볼 수 있는 QR코드와 다른 좌석들과 달리 음료수를 놓을 수 있는 별도의 컵 홀더, 그리고 무선 충전을 지원하며...

옆 객석 손님에게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 낮은 높이에 자리잡은 작은 독서등을 켤 수 있습니다.

프리퍼드석보다 좀더 취향에 맞게 포지션을 바꿀 수 있는 리클라이너 기능 및 직원 호출벨이 제공되는데 기본 기능 외에 목받이, 등받이를 체형에 맞게 추가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 놓여진 리클라이너와 상관없어 보이는 수상하게 큰 스위치는....

무려 열선 스위치입니다!!!!! 담요를 제공하면서도 열선까지 제공할 줄은 몰랐네요. 영화를 보면서 몸을 뜨뜻하게 지질 수도 있는......

스위블 테이블은 일반석에 있는 것보다는 큰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서빙되는 음식이 담긴 트레이를 받아야 하니 말이죠.

마침 저녁 시간대이기도 해서 체험 삼아 씨어터 패키지를 주문해 봤습니다. 음식은 일정시간의 텀을 두고 순차적으로 제공됩니다.
처음에는 기본 패키지에 포함된 팝콘과 음료가 나오고...

패키지로 주문했던 스타터 메뉴...

씨어터 페이보릿 메뉴...

디저트 메뉴가 순서대로 나옵니다. 서빙되는 음식이 담겨진 트레이에는 주위에 방해가 되지 않을 정도의 낮은 등이 놓여져 있어 부담없이 식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영화관 산업이 위축화되는 시대에 복스 시네마는 상영관 시설을 단계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다양한 특별관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변신을 꾀해왔으며, 이번에 재개관한 아이맥스 레이저는 플래그쉽 상영관답게 건축가가 직접 참여한 최신식 영화관 설계에 자신들이 자랑하는 음식 서비스를 결합해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한 상영관을 선보였네요. 그 댓가로 티켓값은 ㅎㄷㄷ해졌지만... 기존에 운영해 온 씨어터 상영관의 상대적으로 작은 화면이 아쉬웠던 팬들에겐 좋은 소식일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