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이제서야 가로수길에 애플 스토어 1호점이 개장을 준비 중이지만, 중동-북아프리카, 특히 걸프 지역에서 많은 팬덤을 확보하고 있는 애플은 다양한 화제를 모으며 2015년 10월 29일 중동-북아프리카 최초의 애플 스토어가 두바이의 몰 오브 에미레이츠와 아부다비의 야스 몰에서 개장시간만 세 시간 시차 (두바이 오후 네 시, 아부다비 저녁 일곱 시)를 두고 같은 날 문을 열었습니다. 지역 최초의 애플 스토어가 개장되었다는 사실에 1호점인 애플 몰 오브 에미레이츠에는 늦게까지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바 있습니다.
[리포트] 무성한 소문 끝에 드디어 문을 연 중동 지역 최초의 애플 스토어, 두바이 애플 스토어 개장 첫날 풍경!
[아부다비] 두바이 애플 스토어와 같은 날 개장한 중동지역 두번째 애플 스토어 야스몰 아부다비 애플 스토어 방문기
개장하기 전만 해도 멀티 플렉스 복스 시네마 자리에 입점하여 뉴욕의 플래그쉽 스토어보다도 큰 세계에서 가장 큰 애플 스토어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몰 오브 에미레이츠점은 당초의 예상을 깨고 생각보다는 작은 규모로 개장했었습니다. 애플 스토어가 들어오기 전만 해도 유통망을 통해 제품을 구입하거나 물량이 부족할 경우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에 판매하는 블랙마켓을 통해 구입해야만 했던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의 유저들은 매장 규모에 상관없이 열렬히 환영했지만요.
당초 세계에서 가장 큰 쇼핑몰 중 하나인 두바이 몰에 입점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몰 오브 에미레이츠와 야스 몰 외에 다른 곳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던 애플은 올해 연초 대대적인 구인광고를 낸데 이어, 4월 초순 수끄 바흐르와 두바이 분수쇼 등 다운타운 두바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두바이 몰 중심부에 대형 바리케이트를 세워 세간의 관심을 끈 뒤 개장 2주전인 13일에 UAE 내 세번째 애플 스토어의 개장 일정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1, 2호점 개점 이후 1년반 만의 새 매장이자, 기존 매장과 달리 복층 매장이라는 말과 함께 말이죠. 삼성의 신상 갤럭시 S8 시리즈 공식 발매 하루 전이라는 건 덤;;;;
[두바이] 애플, UAE 내 세번째 애플 스토어 두바이몰점 개장 일정 발표!
애플측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 2015년 10월 29일 1, 2호점의 개장 이후 18개월 동안 약 40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매장을 들렀다고 하며, 역내에 유일한 오프라인 매장인데다 애플 제품에 대한 충성도 및 매출 신장율이 높다는 점을 들어 CEO 팀 쿡이 두바이 방문 중 몰 오브 에미레이츠점을 깜짝 방문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그리고 예고된 개장일인 27일 아침 일찍 두바이 총영사관에서 투표를 한 후 오전 11시반 쯤 두바이 몰을 찾았습니다. 입구를 제외한 세 면이 막혀있고 천장이 높았던 기존의 두 매장과 달리 복층 구조의 매장이라 층간 높이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매장 안쪽을 투명한 유리로 터놓아 맞은편 수끄 알바흐르와 두바이 분수대, 다운타운 두바이를 조망해 볼 수 있는 확트인 개방감 넘치는 새 애플 스토어는 개장 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애플 스토어가 가지고 있다는 그 특유의 위압감 보다는 몰의 일부이면서도 건물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통로로서의 새로운 색깔을 부여하는 듯한 좀더 친화적인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뜻밖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던 1호점 개장 당시와는 달리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도 너~~~~~무 없었습니다. 개장 시간 네시간 반 전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줄을 찾아가보니 제 앞에 있는 사람은 딱 5명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서버렸습니다.
아부다비에서 넘어와 새벽 다섯시 반부터 기다리고 있었다는 제일 앞에 흰 모자를 쓰고 있는 이마라티 아저씨는 10년 넘게 전세계 애플 스토어 개장일에 맞춰 방문하는 나름 유명한 애플 스토어 덕후였습니다. 유럽은 물론이거니와 일본까지 갔었다고 하네요. 첫 방문객이자 이마라티인이었기에 현지 언론의 인터뷰가 쇄도했었습니다. 그 뒤에 흰 티셔츠 입은 중국인 유학생 역시 다른 나라의 애플 스토어 개장일을 쫓아다녔으며 두바이 몰 개장일에 오겠다고 독일에서 넘어왔다고 하네요. 그리고 하반신 마비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스코틀랜드 아저씨 역시 전세계 애플 스토어 개장일에 모습을 드러내는 매니아 중 한 명으로 상위권에 있는 사람들은 애플 사진사 등 본사 직원들과도 안부를 주고 받을 정도로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랍인 아저씨 뒤에 제가 자리를 잡고 있었던 거죠. 제 뒤에는 이마라티 여학생 둘. 그 뒤엔 중국인 두명이 상위 10위 안에 들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너무 없다라는 매니아들의 반응만큼이나 자리를 잡은 네 시간 전의 분위기는 대체로 한산했습니다. 사실 혼잡을 막기 위해 에스켤레이터와 매장 주변의 출입을 통제했던 터라 일반 쇼핑객들에게는 다소 불편했겠지만요.
공식 개장 시간을 알리는 푯말이 입구에 세워지고, 조금씩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합니다. 물론... 많지는 않았지만요.
기다리다 보니 출출해져서 간단하게 요기도 할겸 줄을 빠져나와 매장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매장 직원과 경비원들에게 얼굴을 익혀 자리를 비워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더군요. 일단 윗층으로 올라가 복층으로 된 스토어를 둘러보고...
두바이 몰 밖으로 나와 수끄 알바흐르 쪽에서도 한번 보았습니다.
매장의 창문 역할을 하는 빗살무늬 형태로 된 186피트 높이로 340개의 탄소섬유 강화 중합물 봉(rod)으로 조립된 솔라 윙은 전통적인 아랍가옥의 2층 이상에 설치된 목조 격자 창살 마슈라비야 (Mashrabiya)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며, 두 개씩 짝을 이루어 총 18개로 모터 구동 방식에 의해 개폐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햇살이 뜨거울 땐 닫고, 약해지면 열어서 햇살에 영향을 받기 쉬운 매장 내부의 온도를 조절하고 발코니의 미적인 아름다움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어두워질 때 창문을 닫아도 멋진 모습을 보여주니 말이죠!
개장 시간이 되기 전에 몇 팀의 VVIP 고객들이 매장을 먼저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제일 앞에 서 있던 이마라티 아저씨가 동영상을 찍을 정도로 유독 눈에 튀던 흰 무리의 한 팀은...
두바이의 왕세자 겸 다음 통치자 자리를 예약하고 있는 셰이크 무함마드의 아들 셰이크 함단 빈 무함마드 알막툼과 그 일행이었습니다. 셰이크 함단 역시 아이폰 유저로 알려져 있습니다.
초상권에 대한 서약을 받은 후 본격적인 방문객 촬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첫번째 손님인 이마라티 아저씨는 십 몇년 넘게 다녔다더니 찍히는 내공이 장난 아니네요!
조금 불편해도 사진 찍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뿐이고~
개장 시간 한 시간 전부터 위층에서 개장 이벤트 연습을 위해 박수와 발 구르는 소리를 들려주던 148명의 스토어 직원들이 매장 내 발코니로 뛰쳐나가 단체 사진을 촬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네... 이 곳에는 기존의 두 매장과 달리 저층인 GF에 야외 발코니가 있습니다!
그리고...
예정대로 오후 4시에 크루들의 열광적인 환영 이벤트와 함께 공식적으로 문을 열였습니다. 전세계 495번째 애플 스토어이자 UAE 내 세번째, 그리고 두바이 내 두번째 애플 스토어. 일찍부터 상위권에 섰다고 해서 주는 선물 따위는 없었습니다!
일찌감치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지만, 입장해서 주위를 둘러보다 보니 어디서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를 많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단순히 애플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 애플 스토어 2.0에 따라 진열대 설치 등 실제 제품 판매와 관계없이 공간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넓은 공간을 내방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제 발코니로 나가봅니다.
대충 둘러본 후 하층보다는 좁은 상층의 풍경. 하층에 없던 스크린이 중앙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몰 오브 에미레이츠점에 있는 스크린 보다는 훨씬 작은 크기.
상하층 구조로 되어있는 장점을 살려 상층에서는 애플이 최근 런칭한 교육 프로그램 "투데이 앳 애플 (Today At Apple)"을 통해 공연이나 강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단순한 제품 매장이 아닌 교육 공간을 제공하게 됩니다.
개장 첫 날 저녁엔 애플 제품 새기능 홍보 겸 아기자기한 공연이 펼쳐졌습니다.
상층에서 보는 다운타운 두바이의 풍경.
둘러보다 보니 개장하기 전에는 수시로 열렸다 닫았다 시범 운영해보던 솔라 윙이 열렸습니다.
솔라 윙이 열린 후 발코니 풍경.
솔라 윙이 열리면서 다운타운 두바이 일대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멋진 전경이 펼쳐집니다.
발코니에는 이용객들의 낙상을 방지하기 위한 튼튼해 보이는 투명 강화유리 펜스가 쳐져 있으며,
다운타운 두바이 일대를 배경으로 분위기있는 샷을 찍기에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애플 두바이 몰 발코니의 장점은 두바이 분수쇼를 보기 위해 바쁠 때는 인파에 휩쓸린 채 아래서도 볼 수 있지만,
비교적 사람이 덜 몰리는 조금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자리 경쟁은 살짝 필요하지만요!
두바이 몰 내 GF 이상 층에서 분수쇼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은 대부분 식당들입니다. 카페라고 할지라도 저녁 시간대에 야외에서 먹으려면 저녁을 주문해야만 자리를 내줄 정도로 말이죠. 음식 구매에 대한 부담없이 두바이 분수쇼를 보기에 좋은 곳 중 하나였던 키노쿠니야 서점이 얼마 전 메트로 링크로 이전하면서 따로 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분수쇼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사라졌었는데, 애플 스토어의 개점과 함께 새로운 전망대가 생기게 된 셈입니다.
애플 두바이 몰 개장일에 가장 많이 팔려 매진된 품목은 역시 구하기 힘든 에어팟이었습니다.
온라인 애플 스토어에 주문을 해도 배송 4~6주가 걸리는데다 원체 공식 유통채널을 통해서는 물량이 풀리지 않아 웃돈을 얹어주고 사야만 하는 블랙마켓에서만 구할 수 있었던 터라 성질 급한 사람들은 6~7만원 정도를 더 주고 사야만 했거든요. 크루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개장한지 30분만에 확보했던 물량을 모두 완판시켰다고 합니다. 매장 개장 기념이 물량이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방문했던 저도 하나 구하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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