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란 침공 후 예상치못한 흐름으로 전개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오판과 그 배경

2월의 마지막날 아침, 이스라엘과 미국이 협상 중이던 이란을 침공했습니다. 오만의 중재로 이뤄지던 미국과 이란의 협상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이란이 미국의 모든 요구조건을 다 받아들여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데 동의했다는 소식이 나온 지 불과 몇 시간 만의 일입니다. 나중에 오만 외무장관이 말하길, 미국이 이를 수용했으면 오바마도 못했던 미국이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외교적 승리로 볼 수 있다고 했을 정도로 다 내려놓았는데도 말이죠.
이스라엘과 미국의 첫 성과는 전략적인 요충지 공략과는 전혀 먼 여자 초등학교 폭격이었고, 야학교를 폭격해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던 여학생 24명이 죽고 40여 명이 다쳤다는 초기 발표와 달리 사망자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무너진 학교 건물의 잔해에서 본격적으로 시신을 수습하기 시작하면서부터죠. 가자지구에서 몇 년째 수만명의 아이들을 학살 중인 소아학살자 네탄야후와 아무리 감추려고 해 봐야 미성년자 추행에 진심이었던 소아성애자 트럼프에 걸맞은 성과랄까요?

초등학교 학살사건의 여파가 끝나기도 전에 이번엔 1989년 6월 4일부터 이란의 2대 최고 지도자를 역임했던 86세의 아야톨라, 알리 호세이니 하메네이가 가족들과 함께 자신의 거처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에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하지만, 자신들이 직접 폭압정치를 이끌던 최고 성직자 하메네이를 죽였으니 이란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이란 정부를 전복시키라고 호기좋게 설쳐대던 이스라엘과 미국의 바램과 달리, 상황은 더욱 걷잡을 수 없이 돌변하기 시작합니다.
물론, 그들의 바램대로 길거리에 사람들이 모여들었죠....
다만, 길거리에 모인 사람들은 오히려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이스라헬과 미국에 대한 보복을 소리 높여 요구하기 시작하네요?

시아파 성지인 꼼에 있는 잠카란 모스크에는 의례적으로 붉은 깃발이 내걸립니다. 이 깃발은 복수를 상징한다고 하는군요.

이에 맞춰 이란은 최고 지도자의 사망은 아랑곳하지 않고 흔들림 없는 기세로 작년에 이스라엘과 벌인 12일 전투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새로운 미사일을 포함한 각종 미사일과 드론을 활용해 이스라엘 전역에 전례 없는 맹폭을 가하기 시작합니다, 이란의 맹폭 수위가 나날이 높아지자 보복 공격 3일 만에 이스라헬은 평소엔 자신들이 그 위에 군림한다며 거들떠 보지도 않던 국제법을 운운해 가며 국제 사회가 이란의 공격을 멈추게 해야 한다는 개소리를 시전하는 상황에 이르렀죠.. 덩달아 과거엔 유대인을 학살하고, 지금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학살하는 이스라헬 편에 선 독일까지 뻘소리를;;;;

이란은 이번엔 작년과 달리 UAE, 사우디,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미군 기지 및 전략 자산이 있는 걸프국가들에 대한 보복 공격도 본격적으로 감행합니다.
작년 12일 전투 땐 카타르 측에 알오바이드 미군기지를 폭격하기 몇 시간 전에 사전에 통지한 약속대련을 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최근 들어 이란이 경고해 왔던 대로 무차별적인 공격이죠. 미군의 기지 및 전략 시설은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미군이 숨어있는 것으로 확인한 인근의 호텔이나 거주지역까지 그 대상과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이란의 GCC 국가 내 미군 기지 및 자산이 아닌 곳으로의 공격범위 확대와 관련해 이란 외무장관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미군이 주둔한 병력을 이들 나라 밖으로 완전 철수시키는 대신, 인간방패를 노려 인근 호텔에 방을 예약하고 짱박힌다는 첩보를 입수해서 이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히기까지 했습니다. 공식적으로 확인되진 않았지만, 실제로 이란은 두바이의 한 호텔을 공격해 CIA 요원 6명을 살해했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니까요.

이란이 핵무기를 3주 뒤면 개발할 거라고 30년 넘게 미국을 부추겼던 네탄야후와 앱스타인 리스트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한 트럼프가 그의 말에 복종해 자국의 헌법을 무시해 가며 벌인 막무가내 침공이 그들과의 기대와 달리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유는 왜일까요?
이는 둘 다 이란을 너무 얕잡아봤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특히, 정규군도 아닌 무장세력을 상대로 힘의 우위를 과시하며 수십 년째 일방적인 민간인 학살에 매진해 온 이스라엘은 제대로 무장한 정규군을 상대해 본 기억이 거의 없다시피 하죠. 특히, 트럼프는 이란군이 선제공격할 가능성도 전무하다는 정보기관의 보고를 받고도 대충 4~5일 공격하면 알아서 기겠지라는 심보에 별 계획 없이 그냥 질러버렸다고 하니 얼마나 무책임한 일을 저질렀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사단을 낸 두 나라가 오판하고 있는 동안, 이란은 작년 12일 전투 이후 이들 모르게 강력한 성능의 신무기를 개발해 이스라헬 폭격에 실제로 투입하는 등 능력치 안에서 제대로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하메네이의 죽음? 흔들리지 않는 수뇌부
공교롭게도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이 있기 며칠 전,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미군의 공격 가능성과 높아지고 있는 암살 시도 가능성을 의식해 후계 준비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본인이 살해당하거나 갑작스레 물러나야만 할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후계 구도를 사전에 정리하고 준비하는 고위급 계획을 강화해 혼란스러운 위기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현재의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체제 전환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4개 층으로 이뤄진 다층적인 후계 계획을 마련했다고 하죠.
이러한 다층적인 후계 구도 계획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에게 행했던 연쇄 수뇌부 표적 암살 사건에서 얻은 교훈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은 다양한 방식으로 하마스가 지명한 새로운 지도자와 협상가들을 암살해 나갔죠. 그런 이들을 상대하려면 후계에 후계에 후계를 준비해야 버텨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이와 더불어 진행 중이었던 미국과의 협상은 자신들을 사정거리 안에 두기 위해 그들이 놓은 덫에 불과하고, 언제든지 자신들을 공격할 놈들이라는 점에 대비한 조치이기도 합니다. 당초 미국은 이스라엘과 몇 달 전부터 일정을 조율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고, 첫 디데이를 20일로 잡았다가 러시아가 이를 사전에 이란에 알려주면서 그냥 넘어갔었다고 하죠.
이러한 계획을 반영하듯 이란은 살해당한 알리 하메네이를 추모하기 위한 40일간의 애도 기간을 지정한 가운데 하루도 안되어 알리레자 아라피를 임시 지도부 위원회 의장에 지명하면서 새로운 최고지도자를 선출할 때까지 최고지도자의 부재로 인한 정치적 공백과 혼란을 관리하는 역할을 부여해 전열을 가다듬게 했으며,

알리 하메네이가 최근 들어 많은 권한을 부여하며 힘을 실어준 이란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 알리 라지아니는 이란의 (예상치 못한 웅장한) 반격에 놀라 3일 만에 재협상을 제안한 미국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며,

“우리는 공격과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는 미국과 협상하지 않을 것이다. 이란 국민은 갈등을 원하지 않지만,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와 존엄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우리 국가는 적극적 저항의 길을 선택했으며, 힘의 논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강요의 시대는 끝났다. 오늘날 세계가 보고 있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과 기술적 진보를 수호하는 한 국민의 모습이다.”
라고 말하는 등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 이란 국민은 왜 정부 전복 대신 보복을 요구하는가?
이란 국민이 폭압정치를 펼치고 있는 자국 정부보다 더 싫어하는 게 바로 미국입니다. 이는 서구권에서 자유로운 문화를 운운하며 칭송해하지 마다 못해 아무런 정치적 기반도, 능력도 없는 레자 팔레비를 열심히 빨아주고 있는 이유이자 원인, 바로 그 팔레비 왕조를 세워서 이란의 석유를 수탈한 것이 바로 미국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민주주의의 가치를 중시한다며 민주주의의 수호자로 위세를 떨쳐온 미국은 정작,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정권이 민주적으로 들어설 경우엔 쿠데타를 직간접적으로 유도해 그 정권을 전복시켜 민주주의의 가치를 학살해 온 이중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란이 바로 미국이 쿠데타로 정권을 뒤엎은 초창기의 작품이죠. 21세기 들어서는 마지막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한 하마스를 가자지구로 고립시켜 놓았다던가, 이집트 대선에서 승리한 무르시 대통령을 노린 쿠데타 발생 시 쿠데타를 지원하는 식으로 계속 반복되고 있습니다.
1953년 8월, 이란 국민이 임시 총리로 뽑은 무함마드 모사데그가 팔레비 왕조의 후원 하에 꿀 빨고 있던 이란 석유산업을 국유화해 Anglo-Iranian Oil Company (현 BP)에 큰 타격을 입히자 강력히 반발한 영국은 미국 CIA와 손잡고 오퍼레이션 아약스 (Operation Ajax)라 불리는 쿠데타를 일으켜 모사데그 총리를 축출하고 모함마드 레자 팔레비에게 정권을 되돌려줍니다. 모사데그를 축출한 1959년 8월 19일은 이란의 민주주의가 사망한 날이자, 동시에 이란 내 반미 정서가 심화된 날로 기록된 결정적인 순간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후원으로 정권을 장악한 팔레비 왕조는 자국민을 챙기는 것보다 미국을 빨아주면서 왕정의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부정부패를 일삼다가 결국 루롤라 호메이니가 이끄는 이슬람 혁명에 의해 1979년 망하게 됩니다. 그렇게 축출된 모함마드 레자 팔레비의 아들이 최근 서구언론이 띄워주고 있는 레자 팔레비죠. 하메네이가 살해당한 이후 표정관리 못하고 자신이 돌아가 나라를 이끌겠다며 김칫국부터 사발째 드링킹 중인...

모함마드 레자 팔레비의 아들이라는 점 외에는 해외에서 띵까띵까 놀면서 정치적으로 입증된 경력도, 이란에서의 정치적인 기반도 전혀 없는 그가 서구 미디어의 조명을 받으며 현 정권이 전복된 후의 이란을 이끄는데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미국의 개였던 아버지만큼이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개로 인식되고 있는 그가 이란 국민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보입니다. 되려 아버지의 전철을 다시 밟을지도 모르겠네요.

하메네이가 목숨과 바꾼 마지막 카드, 시아파와 순교자
이란을 침공한 네탄야후가 일을 벌여놓고 전용기 시온의 날개를 타고 이스라헬을 떠나 유럽 어딘가로 떠난 것과 달리,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거처 내 사무실에서 14개월 손녀를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이스라헬과 미국의 공습에 산화했습니다.
그의 사후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에게는 좀 더 살아남을 수 있는 두 가지 옵션이 있었지만 다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첫째. 이란 내 벙커에 은닉
알리 하메네이는 은신처 같은 특수한 안전조치를 거부하고 평상시처럼 정상적인 삶을 이어가기로 고집해서 벙커로 이전하는 대신 자신의 거처에 가족들과 함께 머물다 사망했다고 하죠. 86세의 고령인 데다가 오랫동안 전립선암을 앓는 등 건강 문제가 악화되는 와중에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을 그에겐 이스라헬과 미국이 공습이 오히려 조력살인을 도와준 꼴이 되었습니다.
둘째. 러시아로 망명
이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시리아를 장기통치했던 바샤르 알아사드 일가가 푸틴의 제안에 응해 반정부군이 다마스쿠스를 함락하기 전에 일가의 재산을 모두 챙겨서 러시아로 야반도주했었던 것과 달리, 그의 제안을 거부한 알리 하메네이에 대해이란 미디어는 "후세인의 후손들은 전장에서 이탈해 망명하지 않는다"라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후세인은 이슬람을 창시한 무함마드의 외손자 후세인 이븐 알리로 세속적인 정치세력을 원치 않았던 무함마드의 이상향 움마의 순수성으로 회귀하자는 주장을 펼쳤다가 그 이상향을 깬 우마위야조에 의해 밀려 메카에 은신하던 중 시아파가 많았던 쿠파 주민들이 예언자 무함마드의 직계 후손인 그를 지도자로 모시겠다며 쿠파로 오시라는 초대를 받아 쿠파로 가다가 우마위야조가 쿠파의 시아파를 굴복시키고 함정을 파 놓은 쿠파 옆 카르발라에서 도망이나 협상 대신 이들에게 맞서다가 가족, 수행원들과 함께 끔찍하게 살해당한 카르발라의 참극의 희생자이자, 세속성을 강조하는 수니파와 정통성을 강조하는 시아파가 결정적으로 갈라지는 분기점을 제공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사이파에게 있어서 카르발라의 참극은 여전히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이자 원죄의식으로 남아 있습니다. 여하튼 메카에서 지내고 있던 무함마드의 직계 후손 후세인을 쿠파로 초대한 것이 그가 카르발라에서 머리가 잘리고 시신이 두동강나면서 처참하게 살해된 빌미를 제공했으니까요. 그들의 원죄의식은 수니파들은 챙기지 않는 시아파만의 명절인 아슈라를 통해 130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들을 학대하며 용서를 구할 정도니까요.

이런 비극을 통해 수니파와 함께 정통성을 강조하며 이슬람의 양대 세력으로 자리매김 한 시아파이기에 "세속적인 세력에 맞서 자신이 죽을 걸 알고도 싸우다가 전사한 순교자"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피신을 거부하고 (건강 문제로 인해 어차피 얼마 못 가 죽겠지만...) 그의 거처에서 맞는 명예로운 죽음을 마지막 카드로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을 우마위야조에 의해 순교했던 후세인처럼 이스라엘과 미국에 알아서 기는 다른 아랍 무슬림 국가 지도자들과 달리 최후의 최후까지도 맞서 싸우다 죽은 순교자로 각인시킬 수 있고, 친미 성향의 세속주의 정권에 밀려나 온건한 이슬람을 앞세워 사우디에서조차 정치적인 영향력을 거세당한 종교세력에게는 그의 희생은 더욱 각별하게 남을 테니까요.

민주적인 정권을 쿠데타로 축출했던 미국에 대한 반미 정서와 시아파들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트라우마와 원죄의식을 떠올리게 하는 순교와 맞물리게 되면 이란 국민들의 반응은 체제 전복보다, 최고 지도자를 살해한 이스라에과 미국에 대한 반감으로 가득 찬 새로운 응집력을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국민은 새로운 변화보다 현 체제에 순응하니까요.
그럼 이 사태는 어떻게 흘러갈까?
여전히 진행 중이고 예상 밖의 전개가 이어지면서 가늠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전례를 통해 상정해 볼 수 있는 몇 가지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문제는 이스라엘과 미국은 언제나 그래왔듯 자신들의 이익에만 관심이 있을 뿐, 이란 국민의 해방 따위에는 립 서비스 외에는 단 1도 관심 없이 재미만 보고 내버려 둘 이들이기에 어떤 결론이 나든 이란 국민에게 좋을 건 없어 보인다는 거죠. 역사인식 따위가 없는 미국 MAGA나 한국의 짭퉁 MAGA 극우세력들만 이스라헬과 미국 주도로 이란 정권이 무너지면 이란 국민이 해방될 거라고 믿을까... 아이러니한 건 한국의 극우세력은 다양한 방법으로 양민을 학살해 온 독재 정권 및 군부 세력을 그리워하며 그들에게 희생당한 이들을 되려 조롱하고 비하하는데 진심이란 거죠. 일관성 따위를 눈 씻고 쳐다봐도 찾아볼 수 없...
1. 현 이란 정권의 생존- 안정적이지만, 최악의 시나리오
이란이 이 사태를 어떻게든 견뎌낸다면, 이란 정국의 혼란은 최소화할 수 있겠지만 어느 쪽으로든 최악의 시나리오입니다.
사태를 수습한 이란이 더욱 강압적인 정치를 펼 가능성이 높으니 이란 국민에게도 안 좋고, 이란 정부는 이번에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겠다고 다 내려놨음에도 몇 시간 뒤 이스라헬과 미국의 공습으로 살해당한 알리 하메네이의 순교를 교훈 삼아 핵개발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려 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란은 자체적인 핵무기 제조 기술과 능력이 있음에도 하메네이의 파트와로 그동안 개발을 자제해 왔었지만, 두 나라가 그 봉인을 풀어버릴 명분을 제공했으니까요. 개발 안 해도 공격당한다면, 개발하는 게 순리죠.
반대로 국내외 여론을 무시하고 공습을 감행했던 이스라엘과 미국에겐 실패로 인해 그들에게 닥칠 엄청난 후폭풍을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부인해 봐야 여전히 트럼프를 옥죄고 있는 앱스타인 파일에 이어 "이스라엘의 개"로 국제사회에서 신뢰도를 더 떨어뜨린 미국에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그나마 우방국이었던 걸프 국가들마저 더 거리를 두고 이란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란의 보복 공격 3일 차인 3월 2일, 사우디 정부 관계자가 사우디와 악연이 있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기껏 (내부의 반발에도) 자국 내에 미군기지를 세워줬더니, 정직 사건이 터지니까 이스라헬 방어에만 급급해 이란에 두들겨 맞도록 방치했던 미국에 대한 배신감에 빡친 감정을 이례적으로 표현한 것도 결코 우연히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미국의 최우선순위는 어디까지나 우리가 아니라 일본이니까요.

만약 미국과 이스라엘이 현 이란 정권을 무너뜨릴 경우의 시나리오는 더욱 복잡해지는데, 이는 이스라엘의 텔 아비브와 비밀 핵시설 등지를 제대로 공격한 유일한 군세력이자, 핵무기를 만들 자체적인 능력 및 기술을 갖고 있는 이란 혁명수비군을 위한 군부 엘리트들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어 버릴테니까요.
2. 이스라헬/미국의 괴뢰 정부가 이들과 손잡는다? 이승만 시즌2
이스라헬과 미국은 분명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괴뢰 정부를 세우려고 들 텐데, 이란에 정치적 기반이 없던 괴뢰 정부를 단기간에 안착시키기 위해 이란의 군부와 손잡는다? 잘해야 반민특위를 해체시키고 친일 경찰이 득세했던 이승만 시즌2와 다를 바 없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무엇보다 이란 군부가 꼴 보기 싫을 이스라헬이 원하진 않을 방법이기도 합니다. 하메네이를 순교자로 만든 상황에서 이들의 힘을 빼지 않으면 언젠가 군부 쿠데타를 일으키는 등의 방식으로 그들에게 또 다른 위협이 될 테니까요.
3. 그 꼴 보기 싫어서 그들을 내친다? 이라크 시즌2
이란의 군부 엘리트들을 제거하겠다고 나서면? 있지도 않은 대량살상무기를 핑계로 사담 후세인 정권을 붕괴시킨 이후의 이라크 시즌2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군부들이 새로운 세력으로 내전에 나설 수도 있고, 아니면 이스라엘이 자기네 프락치들을 풀어서 시아파 버전의 변종 ISIS를 만들어 낼 가능성이 높죠. 2010년대 악명을 떨쳤던 ISIS는 이웃 아랍국가들은 다 공격하면서 정작 아랍인들에게 원수인 이스라헬은 손톱의 때만큼도 건드리지 않아서, 사실 이들이 이스라헬의 자산일 것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거든요. 10.7 하마스 테러마저 네탄야후가 기획한 이벤트였음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앱스타인 파일이 공개되면서 9.11 조차 이스라엘의 기획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니 더더욱요. 호전성에서 하마스보다 더 위협적이었던 ISIS 방계 조직을 이끌며 미국의 현상수배범이었던 아흐메드 알샤라아가 뜬금없이 시리아 대통령이 된 이후 시리아를 대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스탠스를 보더라도 충분히 유추 가능한 설이기도 합니다. 하마스에겐 일방적인 인종학살을 벌이는 이스라엘이 그가 이끄는 시리아에게는 당근과 채찍을 교대로 주고 있는 점만 봐도 말이죠. 하지만, 이는 역내 혼돈과 분열을 추구하는 이스라엘에게는 최고의 시나리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라크군보다 이란군의 군세 및 전투력이 훨씬 낫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파멸적인 전개가 될 테니 말이죠.
4. 장기전에서 매번 되풀이되는 미국의 참패? 이슬람혁명&탈레반 시즌 2
내전이 지속될 경우 시간이 지난 뒤 찾아올 가능성이 있는 미국이 실패 시나리오입니다. 이란에서도, 아프가니스탄에서도 결국 미국이 물러나고 말았죠. 이란에서는 쿠데타까지 일으켜 민주주의로 선출된 총리를 축출하고 팔레비 왕조를 살려뒀더니 26년 만에 이슬람 혁명으로 붕괴되었고, 탈레반이 9.11 발생 초기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하겠다는 딜을 거부하고 호기롭게 나섰던 아프간 침공은 결국 20년 뒤 탈레반에게 패해 아프간에서 철수하는 등 미국이 일을 벌여놓고 제대로 성공한 전례가 없죠. 게다가 지금의 이란 군부 엘리트들은 핵무기 제조도 가능한, 그때보다 더 강한 넘들이고요.
성경 및 희생자 팔이하면서 정작 평화엔 관심 없는 통제불능의 학살집단 이스라엘과 자신들이 벌인 일의 뒤처리에 대해선 아무 생각이 없어서 다 실패했던 미국의 콜라보는 자신들의 이권에만 관심 있을 뿐, 단 한 번도 피해국가의 국민을 위해 궁서체로 움직일 집단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