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응커피의 성공을 이어갈까?? 교토에서 온 또 하나의 스페셜티 카페 쿠라수 (Kurasu) 두바이 1호점 방문기

2016년 9월 UAE에서의 두 번째 휴가를 앞두고 뭘 사가면 좋을까 싶어 두바이몰을 구경하다 우연찮게 방문하게 된 %아라비카 두바이 1호점이 한국인 한정으론 응커피로 잘 알려진 %아라비카와의 첫 만남이었습니다. 개점한 지 2일밖에 안 되었는데 어찌 알고 왔느냐는 일본인 아주머니가 물어봤던 기억이 나네요. 그분은 일본에서 카페 세팅을 위해 한 달 전에 일본에서 출장 와 개점 준비를 이끄시는 분이었죠.

쿠웨이트를 거쳐 입소문을 타고 두바이몰에 1호점을 내며 두바이에 진출한 %아라비카는 잘 되었는지, 다음 해인 2017년 여름에는 두바이몰 인근의 시티워크에 두바이 2호점을 열게 됩니다. 공교롭게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카페베네도 같이 열었었죠.
물론 한국에서도 이미 끝나가던 카페베네야 얼마가지 못해 망했지만, %아라비카는 성공적인 영업으로 두바이에 이어 아부다비, 샤르자, 라스 알카이마로 지점을 늘려나갔습니다. %아라비카가 처음 왔을 때만 해도 두바이 카페에선 생소했던 스페니쉬 라떼가 %아라비카의 성공과 함께 스타벅스 등 다른 커피 체인의 메뉴로 추가되기도 했었죠.
%아라비카는 작년 9월 아부다비의 관문인 자이드 국제공항에 입점한 데 이어,


얼마 전에 UAE 최초의 카지노 복합 리조트로 주목받고 있는 윈 알마르잔 아일랜드에서 가장 가까운 쇼핑몰인 알함라몰에 라스 알카이마 2호점을 여는 등 UAE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공 스토리를 써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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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 %아라비카 진출사를 간단하게 늘어놓은 건 %아라비카와 비슷한 컨셉으로 발전해 왔으며, 교토 여행기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스페셜티 카페 쿠라수 (Kurasu)가 올초부터 두바이 진출 준비 소식을 전하더니 지난 4월 두바이 1호점을 개점했기 때문입니다.

커피와 상관없는 일 - 무역을 하다 %아라비카를 시작한 케네스 쇼지와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했다는 쿠라수의 창업자 요조 오츠키-는, 을 하다 결국 커피에 꽂혀서 커피로 세계를 연결하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일본에서는 교토에서만 지점을 내고, 해외 진출을 시도해 왔다는 점에서 두 카페는 꽤나 공통적인 지향점을 갖고 있습니다. 현재는 전 세계 21개국에 220개가 넘는 지점을 운영 중인 %아라비카가 크지만요.
%아라비카 홈페이지 (https://arabica.com/en/)
% ΔRΔBICΔ
From Kyoto to the world. Currently 227 stores in the world. It is about our love for coffee, design, and #seetheworldthroughcoffee ***
arabica.com
쿠라수 홈페이지 (https://kurasu.kyoto/)
Kurasu
Coffee and brewing equipements. Filter and pour over. Coffee Kettles. Servers. Homeware. Monthly coffee subscription service. From Kyoto shipping worldwide.
kurasu.kyoto
중동시장 진출을 놓고만 본다면, %아라비카는 GCC 일대를 커버하는 대형 F&B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있는 쿠웨이트를 거쳐 두바이로 진출한 반면, 쿠라수는 싱가포르 (2017년), 태국 방콕 (2019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2023년)를 거쳐 GCC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두바이에 진출하게 됩니다.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두바이몰에 1호점을 낸 %아라비카와 달리, 쿠라수는 두바이 운하 근처에 있는 작은 쇼핑몰인 다르 와슬 몰 (Dar Wasl Mall)에 1호점을 냈습니다.

비교적 작은 쇼핑몰이고 지하 주차장은 거주자 우선으로 되어 있어서 주변 공영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고, 쿠라수는 건물 뒤편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도로에선 보이지도 않고, 정작 쇼핑몰에 들어가서도 찾기 쉽지 않지만, 바로 찾아가려면 길거리에서도 간판이 보이는 퓨전 일식집 Reif (Kushiyaki)를 찾으면 됩니다.
네... 한국인들에겐 정체불명의 괴랄한 한식당이라며 비난을 받고 있는 미슐랭 빕 구르망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한식당 홀리카우 (Hoe Lee Kow)의 오너 셰프인 싱가포르 셰프 라이프 오스만 (Reif Othman)이 두바이 요식업계에서 이름을 알리게 된 본진입니다.

쿠라수는 쇼핑몰의 복도를 놓고 바로 맞은편에 있거든요. 입구에 있는 통창 유리에 Reif가 반사되어 보이는.


쿠라수가 있는 자리는 바로 그 Reif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 자리잡은 곳이기도 합니다.

요식업계의 주목을 받고 성공하면서 Reif는 바로 앞에 있는 매장이자 테라스석까지 갖춰 길거리에서도 잘 보일 수 있는 현재의 자리로 이전한 듯 하네요.

카페를 들어가면 커피와 각종 굿즈를 진열해 놓은 진열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커피부터 머그, 티셔츠까지 나름 다양한 종류의 굿즈가 있습니다.

진열대를 파티션 삼아 벽쪽에는 일반적인 매장에서 보기 드문 소파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무지막지하게 높은 쿠션으로 인해 푹신하기는 한데... 테이블이 더 낮게 느껴지는 무게 중심을 낮게 잡아야 하는 소파 세트. 카운터를 두고 왼쪽 창가에는 정상적인 높이의 테이블과 의자가 있습니다.

그리고 테이블 오른편엔...

한국 사람이라 일본 사람들에겐 익숙하겠지만, 이 동네에선 보기드문 자리가 있습니다. 다리를 테이블 밑에 넣고 방석 위에 앉는...

단체석으로도 쓰기 좋지만, 단체 손님이 없을 땐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더군요. 혼자 자리 잡고 앉아 있던, 대기석처럼 활용하던...

위에서 소개해드렸듯, 기본적인 인테리어는 미니멀합니다. 콘크리트벽 사이로 목재가구를 활용해 카운터와 손님 자리를 배치해 두고 가운데 공간을 비워두어 답답하지 않은 느낌을 줍니다.

메뉴를 살펴봅니다. 메뉴판은 %아라비카에 비해 엄청 큰 반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인테리어만큼이나 단순합니다. 컵 사이즈 조정은 불가한 단일 사이즈이고, 차게 마실 것인지 따뜻하게 마실 것인지만을 선택할 수 있으며, 말차 라떼 한정으로 달게 마실지, 안 달게 마실 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가격대는 %아라비카에 비해 꽤나 쎈 편이고, %아라비카와 달리 메뉴에 일본어가 병기되어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인테리어 컨셉도 좀 더 일본적인 느낌이 있죠.

그리고 요깃거리로는 빵과 쿠키들이 있습니다.

달달한 아이스 말차라떼를 시켜보았습니다. 라떼를 주문하면 어떤 우유를 넣을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딱히 선호하는 우유가 없어 추천을 부탁했더니 코코넛 밀크를 추천해 주더군요. 적당히 달달하고 묵직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개인 취향에 맞는 맛이었습니다.

쿠라수가 교토역 옆에 1호 매장인 쿠라수 교토 스탠드를 연지 9년 (2016년 8월), 몇 주 뒤에 %아라비카가 두바이에 진출한 지 9년 (2016년 9월) 만에 쿠라수도 두바이 시장을 두들기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쿠라수는 %아라비카차럼 UAE에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