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자하 하디드의 변태적인 설계가 매력적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곳,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DDP)를 둘러보았습니다.
홈페이지의 설명에 따르면 DDP는 동대문운동장 공원화와 지하공간 개발에 따른 상업 문화활동 추진, 디자인 산업 지원시설 건립 등 복합 문화공간 건립을 목적으로 추진되었으며, 역사적인 건물 중 하나였던 동대문 운동장을 철거하고 그 위에 세워진 건물입니다.
이 건물은 파격적인 설계로 세계 곳곳에서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최근 여성의 생식기와 유사하다 하여 논란을 빚었던 카타르의 알와크라 스타디움 역시 그녀의 작품입니다.
표면의 덮개 하나하나가 다 제각각이어서 고유번호가 붙어있을 정도로 보기드문 자유분방한 곡선미를 자랑하는 그 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한바퀴 둘러본 이 곳은 의외로 매력이 넘치는 건물이었습니다.
변태스럽달까 괴랄스럽기도 한 기괴한 건물 디자인은 너무나도 정형화 된 볼 때마다 가끔씩 지루한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일반 건축물에서 보기 드문 강렬한 개성을 자랑하고 있으니까요.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하늘로 치솟기만 하는 고층건물이 넘쳐나는 현실에서는 더욱 돋보이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 건물을 굳이 여기에 세웠어야 했을까에 있어서 만큼은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건물 곳곳에 과거의 흔적을 조화시키려고 시도했던 것처럼 분명 이 공간만큼의 역사적인 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들을 무시한 채 전혀 쌩뚱맞을 수 밖에 없는 건물을 세웠어야 했을까 싶은 아쉬움이랄까요. 차라리 다른 곳에 세웠더라면 많은 반발을 사지 않았을 것 같은데 말이죠.
최신 건축기수를 실험하듯 온갖 기상천외한 건물과 프로젝트를 앞세워 세계의 화제를 모으고 있는 두바이의 경우엔 애시당초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기에 아무 미련없이 괴랄한 도전을 할 수 있다지만, 이 곳 뿐만 아니라 현대적으로 잘 개선할 수 있을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공간을 밀어내 버린 후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데 급급한 우리의 현실은 아쉽기만 합니다. 우리만의 특색있는 볼거리를 개발하지 못하고 그저 따라하는 것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