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GU/GCC/GU2019.01.18 17:39


지난 2017년 6월 사우디-UAE-이집트-바레인의 4개국에 의해 시작된 카타르 단교상태가 시작되었을 당시 이들이 단교조치 해제조건으로 내세운 13가지 요구사항 중 두 가지가 미디어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세번째 요구사항이었던 알자지라와 제휴 방송국을 폐국시킬 것, 그리고 네번째가 아라비21, 라스드, 알아라비 알아지드, 미들 이스트 아이드 등 카타르 자본이 직간접적으로 유입된 어용 온라인 뉴스 미디어를 폐쇄시킬 것이었습니다. ([분쟁] 카타르가 단교 사태 종식의 전제조건으로 사우디, UAE로부터 받은 청구서 내역 참조) 


4개국의 무지막지한 요구조건에 알자지라와 친구들, 그리고 각종 단체들은 당연히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발끈하기에 나섰고, 특히 지난해 11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쇼끄지 암살사건이 발생한 이후 알자지라와 친구들은 외교분쟁 사이에 긴밀해진 터키와 함께 몇 달씩 이어지는 후속보도 등을 통해 고립사태를 이끈 사우디에 맹공을 퍼붓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견 무지막지해 보이는 알자지라와 친구들의 폐국 및 패쇄 요구가 외교사태와 연관되어 있는 대표적인 이유는 그들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 이면에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보도속성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사태를 통해 새로이 합류한 터키는 언론인만 죽이지 않았을 뿐, 2016년 쿠데타 미수사건? 이후 지금까지도 전방위에 걸친 구속 및 해고 등의 숙청작업이 한창이라 언론탄압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것이 함정. (이 동네 언론들의 보도패턴을 따지고 보면 도낀개낀에 내로남불 쩝니다만... 그래서 양쪽을 다 지켜봐야 하는데, 사우디와 UAE, 이집트 등지에서는 아예 차단시켜 버렸죠.)


알자지라는 서구 언론들이 감춰왔거나 숨겨와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 학살이라던가, 9.11사태 때 빈 라덴과의 인터뷰,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대량학살 보도 등을 자극적인 이미지와 함께 보도하고, 이웃 국가들이 터부시하는 내용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최고의 뉴스채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동에서 유일하게 정치적으로 독립된 TV 방송국이라는 자신들의 평가가 무색하게도 알자지라는 정작 자신들의 고향인 카타르 내부의 금기나 어두운 면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카타르에 대해서만큼은 침묵을 지키는 알자지라의 논조에 반발하여 사직한 언론인들이 있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긴 했었죠. 전 알자지라 기획인사국장 출신의 자말 베사소 (본명 자말 아와미 자말)가 운영하고 있는 미들 이스트 아이는 편집장 데이빗 허스트를 전면에 앞세워 자신들을 독립 인터냇 뉴스매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기사의 성격은 알자지라와 같은 스탠스를 취하고 있어 혹자는 카타르의 개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주변국들의 어두운 점은 집요하게 파고들어 요란하게 뉴스를 내보내고, 카타르의 어두운 점에 대해서는 침묵...  


(엽기적인 살인사건의 주인공 바드르 알자브르)


알자지라와 친구들의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보도태도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2013년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발생한 20대 영국인 교사 로렌 페터슨 살해사건입니다. 로렌 페터슨 살해사건은 도하의 한 나이트 클럽에서 전 남자친구와 함께 만난 카타르인 바드르 하쉼 카미스 압둘라 알자브르가 그녀를 강간하고 칼로 찔러 살해한 후 시신을 사막의 석탄 더미와 함께 태워버린 엽기적인 살인사건입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타버린 시체와 타다남은 흉곽에 남아있던 칼만 발견했고, 그녀의 신원은 DNA 검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죠. 


피해자의 고국인 영국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자 (2003년 이후 실질적으로 사형을 거의 시행하지 않았음에도) 2014년 그에게는 살인죄를 적용하여 사형을, 공범에게는 3년형을 선고했던 카타르 법원은 피고인측의 계속된 항소 요청에 응하여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진 2017년 선고된 사형을 보류하고 재심에 들어가 2018년 11월말 징역 10년형을 최종 확정한 바 있습니다. 그녀를 살해할 용의는 없었으나 일시적으로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자기 방어를 했을 뿐이며, 그녀가 자살을 택한 것이라고 주장한 변호인단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결과였습니다. 이 기나긴 재판의 와중에 공범은 이미 3년형을 다 살고 나왔으며, 살해범 바드르 알자브르는 확정된 형을 이미 절반을 산 셈이어서 사실상 5년 뒤면 석방될 예정이죠. 이 어처구니없는 감형조치에 재판을 위해 30번이나 카타르를 찾았다는 피해자의 어머니는 대분노했지만;;;;


만약, 사우디나 UAE 등지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으면 야만적인 범죄행위라머 잔혹성을 요란하게 보도했을 알자지라와 친구들은 이 소식을 거의 다루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의 가족이 있는 영국 언론과 자신들의 어두운 면을 숨기는 알자지라와 친구들에 대응기제로 카타르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키고 있는 사우디, UAE 언론들이 후속보도로 이를 다뤘을 뿐. 자말 카쇼끄지 살해사건을 놓고 몇 달째 우려먹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더더욱 비교될 수 밖에요...


(니깝에 아바야를 입은 살해범으로 사건 당시 림 아일랜드의 유령으로 알려지게 된 이볼랴 라이언의 살인범 알라아 알하쉬미가 CCTV에 잡힌 모습)


사실, 자국민에 의한 외국인 살해사건이 사형제가 시행되고 있는 사우디나 UAE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요? 카타르처럼 질질 끌지 않고 바로 사형시켜 버렸을 것입니다. 실제로 2014년 12월 1일 아부다비 림 아일랜드의 부띠끄 몰에서 발생했던 헝가리계 미국인 유치원 교사 이볼랴 라이언 살인사건이 그 예입니다. 이 사건은 남편의 영향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빠져있던 알라아 바드르 압둘라 알하쉬미가 화장실에서 그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입니다. 사건 후 며칠만에 체포된 살인범은 재판을 거쳐 다음해 7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이례적인 빠른 집행에는 살인 사건 외에도 조사 과정에서 미수에 그쳤지만 외국인에 대한 폭탄테러를 모의하고 이슬람 무장주의 세력을 자금지원해왔다는 각종 추가혐의가 발견된 결과이긴 했습니다만...


알자지라와 친구들이 영향력 있는 서구 매체들이 좀처럼 보도하지 않는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주변 국가들의 금기와 어두운 구석을 후벼파서 명성을 얻어왔던 것처럼 자신들의 어두운 구석마저도 공정하게 잘 후벼 파왔다면 그들이 주장하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진정성 확보는 물론이요, 외교사태의 주인공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나쁜점만을 적나라하게 집중 부각시켜 지국 폐국, 혹은 사이트 접속 및 방송 송출 차단조치라는 타국의 반발을 야기할 정도로 탐사보도 정신이 투철한 이들의 뉴스에서 어쩌다 나오는 카타르 소식에선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카타르 고립사태를 주도하는 이들에게 알자지라 뉴스와 친구들은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지만 실상은 언론의 자유를 핑계삼아 카타르를 제외한 이웃 국가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광역 어그로를 시전하여 도발하는 관종이자 분탕종자들로 보여진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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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 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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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GCC/GU2018.10.08 20:10



외국인 거주자들의 경제활동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GCC 국가들은 최근들어 외국인 거주자들을 내보내려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오래 붙잡으려는 이중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예전처럼 현대판 노예제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카팔라 시스템 ([경제] 한 눈에 살펴보자! GCC국가들의 사회,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공통의 스폰서쉽 제도, "카팔라" 참조)을 앞세운 고용 정책으로는 여러가지 한계가 있는데다, 언제까지나 정부가 국민들에게 퍼줄 수는 없는 마당이기에 자국민들의 고용을 최우선시하여 공공분야에서부터 자국민 우선 고용정책을 본격화하여 외국인 거주자들을 자국민으로 대체하는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자국민들의 실업률이 높은 사우디와 오만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사우디는 니따까로 불리는 자국민 고용 쿼터제가 한계에 부딪치자 특정 분야를 단계적으로 선정하여 외국인 거주자를 퇴출시키고 전부 사우디인화 하는 방식으로, 오만은 아예 신규 외국인 취업비자를 일정기간 중단시키는 방식으로 강제 자국민화를 진행하고 있죠. 그 댓가는 적절한 자국민 고용인력을 찾지 못한 사업체 수 감소와 외국인들의 출국 러시로 인해 높아진 공실률을 해결하지 못하는 부동산 업계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요.



UAE 장기 비자 vs 카타르 영주권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공공부문 종사자에게 3년 비자, 민간부문 종사자에게 2년 비자를 발급해오고 있는 UAE는 지난 5월 해외 투자자와 전문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10년짜리 장기 비자 도입을 승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아직까지 새로운 비자정책 도입과 관련한 구체적인 시행령이 공표되지는 않은 상황이기에 어떤 직종까지가 적용대상이고, 무엇보다 상황에 따라 자유로운 이직이 가능한가의 여부에 대해 불확실하긴 합니다만, 한 번 비자를 발급받으면 장기 체류를 확정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9월 초 계속되는 고립정책의 여파로 고심하고 있는 카타르는 셰이크 타밈이 직접 발표한 Law No. 10 of 2018에 의거하여 UAE보다 진일보한 GCC 최초의 영주권 도입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연간 100명 정도에게 부여할 것이라고 알려진 카타르 영주권 취득조건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첫째, 신청일 기준으로 20년 (카타르 출생자의 경우 10년) 동안 카타르에서 합법적인 거주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며 (거주기간 중 연간 60일 이상 해외 체류시엔 이를 거주기간에서 차감하고,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 영주권 신청 후 6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할 경우 거주기간 차감하여 기간에 따라서 자격미달로 신청자격을 박탈할 수 있음.) 

둘째, (아직 기준점이 되는 최저금액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신청자 본인과 가족들을 부양할 충분한 수입을 갖고 있어야 하며, (카타르에서 20년 이상 체류했다손 치더라도 저임금 노동자들은 여기에서 걸러지겠죠. 어차피 카타르는 1인당 GDP가 세계 상위권에 드는 나라이기도 하구요.) 

셋째, 당연한 얘기지만 범죄 이력이 없어야 하고....


여기까지 어떻게 대상이 되더라도....

넷째, (평가기준은 뭔지 알 수 없지만..) 아랍어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만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카타르의 영주권 도입 발표 이후 약 10일 뒤인 9월 중순, UAE는 앞서 발표한 10년 짜리 전문 비자에 이어 5년 짜리 노후 비자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노후 비자는 UAE에 체류를 희망하나 취업 비자를 받기 힘든 55세 이상 외국인들 중 UAE 내 2백만 디르함 (약 6억원)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거나, 1백만 디르함 (약 3억원) 이상을 저축하고 있거나, 월 2만 디르함 (약 6백만원) 이상의 실수입을 챙길 수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위 조건을 계속해서 충족시킬 경우 5년 뒤에도 연장 가능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장기 체류 비자 도입 배경

GCC 국가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나라에서 경제활동을 담당해 온 외국인들의 장기 체류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었습니다. 석유가 본격적으로 발굴되면서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던 1970년대 우리나라가 중동건설 붐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 입장에서 볼 때도 그간 일자리를 차지해왔던 이웃 아랍국가 노동자들에 비해 한국인 노동자들의 가성비가 좋은데다, 무엇보다도 어떻게 해서든 가족들까지 데리고 와서 정착하려는 아랍인들과 달리 말도 문화도 다른 이 곳에서 오래 있을 생각들은 않할 것이라는 조건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하죠. 석유 수익으로 떼돈을 벌었을 뿐, 워낙 자체적으로 발전한 산업이 없다시피 하기에 카팔라 시스템에 영속시킨 미숙련 저임금 노동자들의 경제활동에 의존한 경제체제가 수십년 동안 이어져 왔고, 이는 인프라 구축에 이어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부동산 개발사업 확장 및 내수시장 활성화에 한계를 가져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관광산업을 육성하여 호텔 업계를 발전시켜 왔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단기 체류자들을 위한 것이고, 정작 거주자들은 체류기간 동안 주택을 구입하는 것보다 임대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비싼 임대비를 감당하기 힘든 저임금 거주자의 경우엔 회사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단체생활을 하던지, 아니면 쉐어하면서 말이죠.


공급도 늘어나겠다 아무리 현지 언론에서 외국인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임대해서 사는 것보다 차라리 집을 구매하는 것이 보다 가성비가 좋다고 떠들어봐야 좀처럼 외국인 거주자들의 주택 구입률이 좀처럼 늘지 않는 이유는 딱 한가지입니다. 집을 구매해서 터를 잡고 생활할 필요성을 고려해볼만한 장기 체류가 보장되지 않았으니까요. 2~3년마다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기에 체류기간 중 상대적으로 비싸더라도 임대생활을 하면서 대부분의 수입을 가족이 있는 고국으로 송금하는 생활패턴이 고착화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가족들과 함께 터를 잡으면 해외송금으로 유출될 상당한 자금이 내수시장에 풀릴텐데 말이죠...


이는 영주권을 도입한 카타르던, 장기 비자를 도입한 UAE던 세부 조건은 다를지언정 공통적으로 특정 직업 혹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을 자격요건에 명시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들에겐 현재의 핵심 산업 중 하나인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실제로 집을 구매해서 가족들과 정착하며 오랫동안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외국인들이 필요하니까요.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갖출 수 있다는 건 해외 투자자 아니면 전문직종 종사자일테니 이들을 통해 해외투자 유치와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으로 삼고, 내수시장을 더욱 활성화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 나라의 인프라를 세웠고 가능하면 오래있고 싶어하려는 미숙련 노동자들은 거주기간에 상관없이 이 논의에서 빠져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들에겐 그럴 능력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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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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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GCC/GU2018.06.19 19:20


사우디, UAE, 바레인, 이집트와 카타르 간 외교분쟁이 시작된지 1년이 지났음에도 좀처럼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한동안 잠잠했던 가운데, 이번 분쟁의 주요 당사자인 사우디와 카타르가 16년만에 월드컵 무대로 복귀한 사우디의 참패로 끝난 월드컵 개막전 이후 다시 한번 뜨겁게 맞부닥치기 시작했습니다.



카타르의 선공

일단 선공은 이스라엘을 제외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내 러시아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비인 스포츠가 날렸습니다. 사우디의 지원을 받고 있는 beoutQ 스포츠라는 채널이 중계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사우디의 월드컵 개막전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무단으로 송출했다며 FIFA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고, FIFA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자 비인 스포츠는 개막일로부터 5일간 거의 쉬지 않고 하단 자막을 계속 내보낸 바 있습니다. 이 하단 자막은 방송 자체에서 보내는 경기 관련 자막 정보를 가릴 정도로 큰 것이었습니다.  



beoutQ 스포츠 채널은 카타르 외교 분쟁이 시작된 후 방송시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름에서 보여지듯 중동 북아프리카 시장의 인기 스포츠 이벤트 중계를 독점하고 있는 비인 스포츠를 의식하고 만들어진 무료 채널입니다. 알자지라 스포츠에서 이름을 바꾼 비인 스포츠는 후발 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카타르의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기존의 방송 사업자들을 밀어내고 월드컵, 올림픽, 주요 유럽 리그, 챔스, 아챔 등 이 지역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스포츠 이벤트의 중계권을 싹쓸이한 후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로 덩치를 더욱 불려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지역 내 다른 스포츠 방송 사업자들도 중계권 경쟁에 도전했지만 자금력에서 월등히 앞선 비인 스포츠를 상대할 수는 없었고, 비인 스포츠는 유명 전현직 축구인들을 해설 위원 등으로 영입하며 그 영향력을 확대해 갔습니다. 비인 스포츠는 지역 내 독점 사업자임을 앞세워 월드컵 때만 되면 신규 채널을 만들어 월드컵 패키지라는 명목으로 기존 가입자들에게조차 별도의 추가가입을 요구하며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악랄한 마케팅 방식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카타르와의 외교분쟁 시작 후 다른 알자지라 계열 채널들과 함께 비인 스포츠를 차단했던 4개국 중 일부는 비인 스포츠에 한해서는 송출을 재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이에 대한 차단을 풀지 않은 사우디쪽에서는 별도의 채널을 만들겠다며 나섰지만 중계권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결국 해적방송이 될 수 밖에 없었죠. 비인 스포츠는 피파 돈놀이의 꽃인 월드컵 방송을 빌미삼아 선공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카타르쪽 매체에서는 해적방송을 조장하는 사우디에게, 재산권이 어떻게 될지 알고 투자할 수 있겠냐며 조롱섞인 드립을 날리고 있죠.



사우디의 반격.

비인 스포츠가 beoutQ 채널의 해적방송질에 대해 FIFA의 등을 업고 선공에 나서자 개막전 참패의 후유증 속에 숨을 고르고 있던 사우디 역시 비인 스포츠에 대한 대응에 들어갔습니다. 사우디는 비인 스포츠의 주장에 대해 자신들도 해적 방송 수신기 단속에 들어가 적반될 수천대의 수신기를 대대적으로 파기했다고 밝힌 데 이어, 결국에는 전현직 축구인과 해설자들이 중심이 되어 지극히 정치적인 비인 스포츠의 문제를 제기하는 청원 사이트 Sports 4 Everyone을 개설하고, 사우디 축구협회가 축구와 정치를 연관시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피파에 비인 스포츠 방송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삼아 이를 위반한 비인 스포츠에 대한 징계 및 중계권 박탈을 정식으로 요청하기에 나섰습니다.


사우디측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다양한 외국어로 제공되는 비인 스포츠 채널 중 아랍어 채널입니다. 정치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영어 방송과 달리 아랍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랍어 방송을 토해 모체인 알자지라 방송처럼 스포츠 중계를 빙자하여 개막전에서 대망신을 당했던 사우디 국대 선수단 뿐만 아니라 2026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모로코 대신 북미 3개국을 지지한 것 등을 문제삼아 사우디 정부를 싸잡아 비난하는 드립을 노골적으로 날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2010년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남아공 월드컵이 열렸던데다가, 2022년 아랍국가인 카타르 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기에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월드컵을 개최한 적이 없는 북미 대륙에서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이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아랍 국가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것보다 명분에서도 더욱 앞선 것도 부인할 수 없는데 말이죠.


지난해 외교분쟁이 발생하면서 카타르는 내부 결속력 강화를 위해 노골적으로 정치색을 강조해왔으며, 우리도 그 사례를 눈 앞에서 직접 목도한 바 있습니다. 외교분쟁 시작된지 며칠 뒤에 카타르 도하에서 33년만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던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가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통치자 셰이크 타밈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흔들고 경고를 받았던 핫산 알하이도스의 선제골 세리머니나, 우리에겐 손흥민 부상 조롱 세리머니로 논란이 되었던 아크람 핫산 아피프의 결승골 세리머니가 바로 그 것이죠. 사실 카타르 선수들에겐 고립된지 얼마 안되 열린 경기에서 33년 만의 대한국전 승리를 앞두고 통치자 셰이크 타밈에 대한 충성심과 애국심을 보여주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둔 것이었습니다만...



카타르가 국내외 대회를 가리지 않고 방송이나 각종 매체를 보여주는 노골적인 정치색은 비단 카타르 선수들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만은 아닙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경기장 밖에서도 셰이크 타밈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힌다던가, 카타르 외교분쟁과 관련하여 카타르가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정치적 발언을 방송해오고 있었기에 비인 스포츠 출연진의 발언은 새삼스럽지도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냥 카타르 방송이 카타르 방송한거죠.


아울러 자신들이 비방하고 나선 해적방송과 관련해서도 카타르의 이중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 비인 스포츠는 정작 이스라엘 공영방송의 해적방송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에서의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이스라엘 영방송 KAN은 일찌감치 요르단, 이집트 등 인근 아랍국가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아랍어 중계방송을 무료로 송출한다고 일찌감치 비인 스포츠 측은 이에 대해서는 정작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의아한 점입니다. 자신들이 확보하여 별도의 유료 패키지로 팔아먹고 있는 독점 중계시장의 시청자드를 상대로 무료로 방송을 내보내는데 말이죠. 정작 알자지라 방송에서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유착설을 잇달아 보도하며 사우디 정부를 비난하기에 급급한 이들이, 정작 스포츠 방송에서는 해적방송에는 광분하면서도 자신들의 시장을 침범하여 계약적으로는 해적방송이나 다를 바 없는 이스라엘 방송의 행위에 대해서는 무응답이니까요.


비인 스포츠가 정치적으로 취하고 있는 이중 스탠스는 모체인 알자지라 방송에서 비롯된 알자지라 신드롬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는 것이 사우디측의 시각이고 피파에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알자지라 방송은 절대권력이 보여주거나 다루기 싫어하는 타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어용방송이 중심인 아랍 미디어계의 이단아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 날카로운 보도정신이 정치적 프로파간다와 결합하여 정작 자신들의 자금줄인 카타르 정부의 치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자신보다 강한 이웃 나라의 정부를 타겟으로 삼았기에 카타르 정부의 테러 조직조차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자금 타국 정부와 국민 사이불신을 조장하는 미디어를 양손에 쥔채 미니 국가의 한계를 딛고 역내 영향력과 존재감을 높이려는 카타르의 정책이 큰 문제라고 여기고 있는 사우디를 위시한 4인방은 카타르 정부에 고립사태를 종결할 수 있는 선제조건 중 하나로 알자지라 방송과 친 카타르 미디어의 폐국을 요청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분쟁] 카타르가 단교 사태 종식의 전제조건으로 사우디, UAE로부터 받은 청구서 내역 참조) 카타르 입장에선 절대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요.


무엇보다 사우디의 무기력한 경기력을 탓하기 전에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자국 리그에서 뛰던 우수한 외국 선수들을 단체로 귀화시켜 카타르 국대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정치 놀음에 써먹으면서도 정작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실력엔 여전히 부족한 자신들의 실력부터 뒤돌아 봐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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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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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GCC/GU2018.06.10 17:01


사우디와 UAE에서 모바일을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지난 목요일부터 며칠 동안 계속 표기 중인 특별한 모바일 네트워크명에 한번 정도 눈길이 갔을 것입니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네트워크명을 잠시 변경하는 것은 늘상 있는 일이지만, 평소 봤던 문구에 비해 눈에 띄게 손발이 오글거리면서도 주말을 지나 꽤 오랫동안 그대로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연인들간의 애정표현이라도 막상 쓰면 손발이 오글거릴 듯한 이 네트워크 사업자명은 지난 주말 젯다에서 4년여 만의 준비 끝에 첫 공식 회동을 가지며 정식으로 발족한 사우디-UAE 협력조정위원회 (Saudi-UAE Coordination Council)를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좀처럼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은채 장기화되고 있는 카타르 단교 사태 ([GCC] 셰이크 타밈의 연설로 3년 만에 재점화된 사우디&UAE-카타르 갈등![분쟁] 단교 선언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카타르 고립에 나선 사우디와 UAE![분쟁] 카타르가 단교 사태 종식의 전제조건으로 사우디, UAE로부터 받은 청구서 내역 참조)가 1년째에 접어든 지난 주 아부다비 왕세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이 사우디 젯다를 방문하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함께 첫 회동을 주재하며 양국간 새로운 협력조정위원회의 발족을 공식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사우디-UAE 협력조정위원회의 시작

GCC 6개국의 양대축으로 인구수나 경제규모에서 2/3을 차지하고 있는 사우디와 UAE가 양국 간 지리적,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바탕으로 아랍의 봄 이후 더욱 맹방이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14년 5월 당시 사우디 외무장관이었던 사우드 알 파이살 왕자가 아부다비를 방문하여 아부다비 왕세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과 회동을 갖고 "지역 내 도전들 (Regional Challenges)"에 맞서기 위해 공동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합의한 것이 이번에 발족한 사우디-UAE 협력조정위원회의 시작이었습니다. ([안보] UAE와 사우디, "지역내 도전"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 참조) 


사우디-UAE 협력조정위원회 발족의 기반을 닦은 날이자 양국 관계에서 있어서 중요한 날이었던 2014년 5월 20일은 우리에게도 잊을 수 없는 날이기도 한데, 이 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방치로 인해 악화된 국민여론을 피해 담화문 하나 발표하고 아부다비의 바라카 원전으로 도피성 외유에 나섰다가 푸대접을 당했던 바로 그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 날 아부다비 왕세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를 방문한 3명의 외빈들 중 가장 고위직 인사의 방문임에도 불구하고 명분으로 내세웠던 행사장인 친동생 대신 보내고, 회동 소식도 현지 언론에도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바로 그 날 말이죠.([다큐] 푸대접을 자초한 UAE 방문, 그날 UAE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참조)




사우디-UAE 협력조정위원회의 구성

사우디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자와 아부다비 왕세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가 공동 위원장을 맡는 새 협력조정위원회는 양국간에 최우선 분야를 담당하는 16명의 장관 (사우디 9명, UAE 7명)들이 회원입니다. 사우디측 회원 중 UAE측 카운터 파트너가 없는 문화부 장관과 엔터테인먼트청 청장이 포함된 것이 눈에 띄는데, 이는 문화 부문에 있어서는 종교적인 문제로 흑역사를 보냈던 사우디쪽에서 절실하게 노하우를 받아들여야 할 분야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6월초 부분 개각과 더불어 처음으로 신설된 사우디 문화부의 첫 장관으로 지명된 바드르 빈 압둘라 왕자는 지난해 말 경매역사상 최고가인 4억 5030만 달러에 낙찰되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살바토르 문디의 구매자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바 있습니다. 


사우디

UAE

 내무부 장관: 압둘아지즈 빈 사우드 왕자

 문화부 장관: 바드르 빈 압둘라 왕자

 경제계획부 장관: 무함마드 알투와이지리 (사우디 회원 대표)

 상업투자부 장관: 마지드 빈 압둘라 알까사비

 외교부 장관: 아델 알주바이르

 에너지산업자원부 장관: 칼리드 빈 압둘아지즈 알팔리흐

 엔터테인먼트청 청장: 아흐메드 빈 아낄 알카팁

 재정부 장관: 무함마드 알자다안

 공공투자펀드 CEO: 야세르 빈 오쓰만 알루마이얀


 내각미래부 장관: 무함마드 빈 압둘라 알가르가위 (UAE 회원 대표)

 경제부 장관: 술탄 빈 사이드 알만수리

 외교 부문 국무장관: 안와르 가르가쉬

 재정 부문 국무장관: 오바이드 빈 후마이드 알따이르

 교육부 장관: 후세인 빈 이브라힘 알함마디

 국무장관: 술탄 알자비르

 최고국가안보위원회 차장: 알리 빈 함마드 알샴시




해결 전략, 사우디-UAE 협력조정위원회의 주요 안건


다양한 분야의 양국 정부 관계자 350명이 2017년 2월 21일 이후 본격적으로 준비해 놓은 아젠다를 바탕으로 가진 첫 회동에서는 위원회 조직 및 구성을 확정짓고 양국 간 20건의 양해각서 체결 및 "해결 전략 (Strategey of Resolve)"이라 명명한 5개년 계획에 합의했습니다. 이 해결 전략은 "경제", "인간과 지식", "정치, 안보 및 군사"의 3개축을 바탕으로 한 44개 공동 프로젝트의 실행을 통해 양국간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는데 있습니다. (링크)



이번 협력조정위원회의 공식 발족은 최근 한 달여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례적으로 공식석상에 한 달여간 모습을 보이지 않아 궁정 쿠데타설, 건강 이상설 등 음모론이 제기되고, 얼마전 사이클론 메쿠누로 인해 긴급재난상황에 빠졌던 소코트라섬을 놓고 예멘 내전에 참전 중인 양 국가의 불화설이 제기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성사되면서 두 나라에 적대적인 친이란, 친카타르 언론을 중심으로 잇달아 제기되었던 각종 음모론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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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GCC/GU2018.04.16 19:01



지난 2월 28일 사우디 스포츠청 (General Sports Authority)과 WWE (World Wrestling Entertainment)는 양측의 수장인 투르키 알 앗셰이크와 빈스 맥마흔 회장 및 트리플H 부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계약기간 10년의 독점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석유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탈피하고 와하비즘에 경직되어 있던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살만 빈 무함마드 왕세자가 내세운 비전 2030에 따라 그간 사우디 내에서 종교적인 이유로 억제시켜왔던 다양한 문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이벤트를 활성화시키려는 사우디 정부와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중동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새로운 스폰서를 유치하려는 WWE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맺어진 이번 계약에는 사우디 내에서 WWE가 주최하는 이벤트 개최를 포함한 전략적 멀티플랫폼 파트너쉽을 맺는 것을 그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3월 5일 WWE와 사우디 스포츠청은 양측간 계약에 따른 첫번째 이벤트로 4월 27일 저녁 7시 젯다의 킹 압둘라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스페셜 이벤트로 그레이티스트 로얄럼블을 개최한다고 발표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WWE의 입장에선 2014년 4월 리야드에서 3일간에 걸친 WWE Live를, 이듬해인 2015년 10월 젯다에서 역시 3일간의 WWE Live를 펼친 후 2년 반만의 귀환이기도 합니다.  



그레이티스트 로얄럼블이 화제를 모았던 것은 당일 펼쳐질 경기의 일정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서도 메인 이벤트인 로얄럼블 매치에 역사상 최초이자 최다 인원인 50명이 참전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첫 두 선수간의 대결이 시작된 후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한 명씩 참전하여 최후까지 남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로얄럼블 매치는 통상적으로 30인 매치이며, 2011년에 딱 한번 40명이 출전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그레이티스트 로얄럼블에는 10명을 더 참전시켜 50인 매치로 확대한 것입니다.


그 후 발표된  그레이티스트 로얄럼블에 펼쳐질 경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1. 그레이티스트 로얄럼블 매치: 역대 최다인원인 50명 참전. (4월 15일까지 19명 확정)

2. WWE 유니버설 챔피언쉽 (캐스킷 매치): 브록 레스너 대 로만 레인즈

3. WWE 인터컨티넨탈 챔피언쉽 (래더 매치): 세스 롤린스 대 핀 벨러 대 미즈 대 사모아 조

4. WWE 챔피언쉽 매치: A.J.스타일스 대 나카무라 신스케

5. WWE 유나이티드 스테이츠 챔피언쉽 매치: 제프 하디 대 진더 마할

6. WWE RAW 태그팀 챔피언쉽 토너먼트 결승전: 더 바 (세자로/세이머스) 대 맷하디/윈덤 로턴다

7. WWE 스맥다운 태그팀 챔피언쉽: 블러즌 브라더스 (루크 하퍼/에릭 로완) 대 우소즈 (지미 우소/제이 우소)

8. WWE 크루저웨이트 챔피언쉽: 세드릭 알렉산더 대 칼리스토

9. 싱글 매치: 존 시나 대 트리플H

10. 캐스킷 매치: 언더테이커 대 러세프 (당초 러세프와 맞붙기로 했다가 크리스 제리코로 바뀌었지만, 불과 며칠전 다시 러세프로 변경)

           ** 개최지가 사우디을 감안한 듯 여성 레슬러들의 경기는 없음.


그리고 4월 13일부터 전용 사이트 (링크)를 통해 입장권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첫 이벤트라는 상징성을 반영한 듯 입장권 가격은 최근에 열린 레슬매니아 34의 입장권 가격과 비교해봐도 엄청나게 싸게 책정되어 해외 포럼에서는 또하나의 화제거리가 될 정도였습니다. 레슬매니아 34의 입장권 가격이 $35~$2000인 반면 그레이티스트 로얄럼블의 입장권은 달러로 환산시 $2~$80에 불과하기에 자판기 커피값보다도 싸다면서 말이죠! 


VIP: 300리얄 (약 9만원)- 패밀리 한정, 요깃거리 제공

Gold: 100리얄 (약 3만원)- 패밀리 한정

Lower Section: 20리얄 (약 6천원)- 싱글/패밀리 섹션 별도

Upper Section: 10리얄 (약 3천원)- 싱글/패밀리 섹션 별도


기존에 있었던 두 번의 이벤트와는 달리 급변하는 사회분위기를 반영하여 남녀가 함께볼 수 있는 패밀리석이 많이 배정된 것과 엄청나게 저렴한 입장권 가격을 놓고 보면 이번 이벤트 개최의 사우디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후원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우디 스포츠청은 대회 3일전인 24일 모든 티켓이 완판되었으며, KSA 스포츠, 아부다비 스포츠, MBC 액션, 다우리 스포츠 채널을 통해 생중계한다고 발표하면서 최종 포스터를 공개했습니다.






그럼 왜 WWE는 중동 지역에서 인기일까?

WWE가 걸프 지역에서 투어 이벤트를 펼친 국가는 사우디 뿐만이 아닙니다. UAE에서도 5회 (아부다비 4회, 두바이 1회), 카타르에서 2회의 투어 이벤트를 가졌으니까요. WWE는 범 아랍 위성방송 네트워크인 OSN과 손잡고 OSN 액션 채널에 고정 편성된 다양한 프로그램과 프리미엄 서비스인 OSN WWE 네트워크를 통해 중동지역 시청자들을 찾습니다. 아랍 위성방송의 선두주자였지만 후발주자인 비인 스포츠에게 밀려 그나마 갖고 있던 주요 축구 중계권을 내준 뒤로 WWE는 OSN 스포츠 채널이 중동 지역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주요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OSN은 레슬매니아, 섬머 슬램, 로얄 럼블 같은 인기 PPV 컨텐츠의 경우 UAE 등지에선 VOX Cinema와 Novo 같은 멀티 플렉스 체인과 손잡고 상영관을 하나 잡고 생방송 관람 파티를 열곤 합니다. 시차 때문에 보통 새벽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UAE 극장가에서 상영관을 내주고 생방송 시청 이벤트를 펼치는 건 엘클라시코나 마드리\드 더비 같은 유럽 축구의 빅매치, 혹은 월드컵, 유로 등의 주요 경기 정도일 뿐인점을 감안하면, WWE 메인 이벤트의 극장 단관 생방 이벤트는 WWE가 중동지역에서 얼마나 많은 인기를 받고 있는 가를 엿볼 수 있게 해 줍니다.



중동지역은 정통적으로 선정적인 컨텐츠엔 대단히 민감한 반면, 폭력적이고 잔인한 컨텐츠엔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입니다. 선혈이 낭자하고 시신이 절단나는 잔혹한 장면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반면, 일부 유료 채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채널이나 영화관 등에서는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노출씬 및 선정선을 띄는 장면들은 삭제되거나, 어쩔 수 없이 삭제가 곤란할 경우 피부색을 검은색으로 떡칠하는 방식으로 검열을 피하곤 합니다. 장면을 잘라낼 수 없어 살색을 검은색으로 덧칠하여 내보낸 건 작년에 개봉했던 고스트 인 더 쉘이 대표적인 경우죠.



WWE가 중동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건 격투 스포츠라기 보다는 적당히 폭력적이면서 오랫동안 시리즈가 계속되면서 이어지는 캐릭터 간에 얽히고 섥힌 다양한 이야깃 거리를 만들어내는 스토리 텔링을 갖춘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2012년 이후 UAE 내 다섯번째 투어 이벤트인 지난해 12월 아부다비 투어에서야 처음으로 알렉사 블리스와 사샤 뱅크스 간의 여성 챔피언쉽 매치가 열렸을 정도로 여성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남성들 중심의 격투쇼라는 점도 중동지역에서 어필하는데 한 몫 했습니다. 전통적으로 집 밖으로 나가 상대 씨족과 싸우거나 사회활동을 하는 건 남자의 몫인 사회였기에 남자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는 WWE의 컨텐츠는 이들에게 있어선 상대적으로 섹스보다 안전한 컨텐츠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WWE도 중동 지역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이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아랍 지역에서 숨겨진 재능을 발굴하여 준비 중입니다. 지난해에는 트라이아웃을 거쳐 요르단 출신의 샤디아 브세이소와 아랍여성으로는 최초로 정식 계약을 맺고 미국에서 데뷔하기 위해 트레이닝 중이며, 쿠웨이트의 나세르 알루와야도 함께 데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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