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GU/GCC/GU2019.05.03 22:42


어느덧 올해의 라마단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5월 2일 사우디 대법원은 모든 무슬림들에게 5월 4일 초저녁 하늘을 유심히 살펴보고 육안이나 망원경을 통해 초저녁 하늘에서 신월이 목격될 경우 가까운 법원에 목격한 사실에 대해 보고해 줄 것을 공식으로 요청했습니다. 사우디 대법원의 공표와 더불어 라마단의 시작일을 확정짓는 공식적인 절차에 들어가게 됩니다. 양대 이드와 같은 이슬람력 휴일과 내셔널 데이, 신년 등 서력 휴일이 공존하는 아랍국가의 연간 공휴일 일정을 보게 되면 이슬람력 휴일의 경우 정확한 일정은 달 관측 결과에 따르고 정해진 날짜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첨언이 일정표 밑에 붙어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왜 이슬람력 휴일은 그때가봐야 알 수 있고 매번 초저녁 하늘 관측 결과에 따라 정확한 일정이 결정될까요?



이는 1달이 29.53일, 1년이 354.37일인 이슬람력이 달의 형태에 따라 한 달이 29일, 혹은 30일로 결정되는 음력이고 천문학적인 계산에 따라 대략적인 일정을 계산해낼 수 있지만, 무엇보다 실제 신월의 관측 결과에 따라 현재 달의 끝과 새로운 달의 시작을 결정하기에 날짜가 고정되어 변하지 않는 서력, 혹은 우리네 음력과 달리 이슬람력에서는 사전에 계산된 일정과 실제 달력상 하루이틀 차이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슬람력, 혹은 이슬람력 서력 변환 앱의 이슬람력 설정에 날짜 보정기능이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우디는 정부 산하의 신월 관측 위원회를 통해 매월의 시작일을 보정해 오면서도, 가장 중요한 달인 이슬람력 9월 라마단 달의 시작과 끝은 대대적인 신월 관측을 통해 정확한 날짜를 확정하고 있습니다. 과거 사막 유목민들에게 있어 그들의 활동시간대에 형태가 변하는 달이야말로 날짜를 결정지을 수 있는 유일한 기준이었던 전통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보니 이슬람력은 1년에 354일, 혹은 355일이 되기에 서력과 비교했을 때 매년 10~12일씩 앞당겨지며 서력과 이슬람력이 교차하는 주기는 대략 33~34년 정도 걸립니다. (1880년 이후 이슬람력 1월 1일/서력 대조표는 링크 참조)


천문학적인 계산에 의거하여 라마단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날이 다가오면 사우디 대법원은 신월 관측일을 확정하여 이를 공식으로 요청하게 됩니다. 라마단의 일정을 확정하는 신월 관측시점은 이슬람력 8월 29일 마그립 예매 이후입니다. 사우디 곳곳에는 신월 관측 위원회가 어마무시한 천체 망원경까지 동원하여 마그립 예배를 마친 후 초저녁 하늘을 훑게 됩니다.    



천체 망원경까지 동원하면서 신월 관측에 신중을 기하는 이유는 신월의 특성상 워낙 희미하게 나타나는데다 그나마 20여분 정도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겨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기 상태가 흐릿한 경우가 많은 여름의 경우 신월이 보이는지 안보이는지의 여부조차 확인하기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기도 하죠.  



전통적으로 라마단은 마그립 예배 후 초저녁 하늘에서 신월이 처음 목격된 다음날 아침에 시작하게 됩니다. 신월 관측 위원회가 소집되어 관측시간대의 SNS 계정을 보면 신월 목격 여부가 속보로 뜨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느 지역에서 신월을 봤다, 못봤다. 이런 정보가 하나둘씩 모여진 후에 사우디 대법원이 라마단의 시작일 (혹은 이드 시작일)을 최종 공표하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사우디 대법원이 지정한 날 초저녁 하늘에 신월이 목격되면 바로 다음날부터 라마단이 시작되고, 목격되지 않으면 다음날이 샤으반 (이슬람력 8월) 30일, 그리고 그 다음날이 라마단 1일이 됩니다. 자연적인 변수로 인해 관측 자체가 불가한 경우 사우디 대법원은 신월 관측일을 하루 뒤로 미루거나, 아니면 아예 천문학적인 계산에 따르는 경우도 예외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내일로 예정된 신월 관측 위원회 소집에 따른 결과는 몇 가지 분기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5월 4일 (이슬람력 8월 29일) 마그립 예배 이후 신월 관측 위원회 소집

1) 신월이 목격됨: 5월 5일부터 라마단 시작

2) 신월이 목격되지 않음: 5월 5일은 이슬람력 8월 30일, 5월 6일부터 라마단 시작

3) 신월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 불가: 신월 관측 위원회를 다음날 마그립 예배 이후 재소집 한 후 결정 

    5월 5일 재소집 후 신월 목격: 5월 6일부터 라마단 시작

                          신월 목격되지 않음: 5월 7일부터 라마단 시작


라마단이 끝난다는 것은 하나의 달이 끝나는 것을 의미하기에 라마단 시작일을 결정짓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월 관측 위원회를 소집하여 라마단 종료일과 이슬람력 10월의 시작이자 이드의 시작일을 결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우디의 경우 정부 산하의 신월 관측 위원회가 곳곳에 지부를 두고 있는 반면, UAE의 경우 대법원장, 아부다비 사법부 사무처장, 아부다비 왕세자실의 종교 상담역 등이 신월 관측 위원회의 회원이 됩니다.


라마단 일정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에 따라 사우디 대법원의 공식 발표를 따르는 UAE와 마찬가지로 바레인, 카타르 등 대부분의 걸프 및 이슬람 국가들은 라마단의 시작일과 종료일이 사우디의 관측 결과와 같지만 수니파도, 시아파도 아닌 이바디파가 중심인 오만은 이들과 무관하게 독자적인 기준을 따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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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GCC/GU2019.05.01 00:25

(두바이몰 버진 메가스토어에서 K-POP 앨범을 구매중인 현지 여성팬들)



1. 유튜브를 통한 K-POP의 유입, 그리고 서인영과 나인 뮤지스의 아부다비 공연

언제부터라고 콕 찝어 얘기하긴 힘들다고 합니다만, 대체로 2000년대 후반 이후 유튜브 동영상을 버퍼링없이 재생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터넷 속도가 향상됨과 동시에 걸프지역에도 10~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K-POP의 열기가 조금씩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공식적인 오프라인 채널은 없었지만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한 슈주의 팬클럽 Arab Elf 등 자생적인 팬클럽이 형성되기 시작했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팬들에 대한 조공은 물론이요 공원에서의 플래쉬 몹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에 대한 애정을 표출해 왔었습니다. 좀더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그전까지만 해도 여행지에 꼽지 않았을 한국행을 택하면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의 가족들이 운영한다는 가게들을 다녀오는 일종의 성지순례를 다녀올 정도였으니까요. 2000년대까지 사업차 한국에 출장 온 남성들이 아랍 한국 관광객의 대세였다면, 2010년대 들어 젊은 여성 방문객들이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한 것도 새로운 흐름과 결코 무관하진 않을 것입니다. 국내에는 알려지기 힘든 이러한 분위기가 낯설게만 느껴졌는지 2013년 KBS 월드 라디오에 근무하는 지인으로부터 들었던 사연을 포스팅했다가 다음 뷰 어워드 "이 주의 글"에 선정되었던 적도 있었을 정도였죠. ([문화] 사우디에서 려욱에게 도시락을??? 걸프지역 소녀들에게 미치는 한류의 힘!참조) 이 주의 글에 선정된 건 그 글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었나 싶기도 한데....


걸프지역 팬들의 경우 자기네 나라까지는 바라지 않겠지만, 슈주나 빅뱅이 최소 UAE에서만 공연해도 비행기타고 넘어가서 보겠다는 팬들의 "진지한 궁서체"의 의지를 표출해왔지만, 막상 이들의 공연을 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UAE의 아부다비 해변에서 2011년 11월 9일과 10일에 걸쳐 FI 아부다비 그랑프리 기간 중 축하공연의 일환으로 서인영과 나인 뮤지스가 무료 콘서트에 출연했던 것이 한국 가수의 공식적인 첫 공연이었으며, 이를 시작으로 자신들이 좋아하는 그룹의 공연을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많은 팬들의 기대가 무색하게 K-Pop 공연은 계속해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라스 알카이마 동네 쇼핑몰에서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나 젠틀맨 등은 많은 인기를 얻기는 했지만요.




2. K-POP이 본격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한 2016년, KCON과 UAE 한국문화원 개원 

K-Pop을 사랑하는 걸프 지역 팬들에게 있어서 2016년은 그야말로 의미있는 한 해가 되었습니다. 이 곳에서 실제로 눈 앞에서 펼쳐지는 아이돌 그룹의 공연을 보고 싶다는 많은 소녀들의 바램이 첫 공연으로부터 4년 반이 지난 2016년이 되어서야 실현되었기 때문입니다. 2016년 3월 25일 아부다비 야스 아일랜드의 두 아레나에서 축하행사의 일환이 아닌 본격적인 첫 K-Pop 콘서트였던 KCON이 열렸거든요. 사우디와 쿠웨이트 등 인근 국가의 팬들도 KCON을 보기 위해 아부다비를 찾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습니다. 걸프지역 최초의 본격 K-POP 이벤트였으니까요.



한류를 아랍에 본격 소개하는 종합 이벤트이기도 했던 KCON은 아이돌 그룹을 사랑하는 이 지역 소녀들의 오랜 갈망을 풀어줬던 이벤트였던 것과 동시에, 많은 교민들에겐 K-Pop 아이돌 그룹이 이 지역에서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음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한국 가수들의 공연이 있다고 해서 오긴 했지만,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무대 위에 있는 아이돌이 누군지, 무슨 노래인지도 모를 노래들을 한국어도 모를 것 같은 히잡 쓴 아랍팬들로부터 외국인 팬들이 잘도 따라 부르고 있었다고 하니 말이죠.



많은 팬들의 오랜 기다림 끝에 걸프 지역에서 처음 열린 대규모 K-Pop 콘서트 KCON 개최는 UAE를 위시한 걸프지역에 K-POP의 본격적인 진출을 알리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몇 주 뒤에 UAE 한국문화원이 문을 열면서 한국문화가 손에 닿을 곳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아부다비]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기 위한 중동지역 최초의 한국문화원, UAE 한국문화원 방문기 참조) 2010년대 초반 유튜브가 걸프 지역에 K-Pop을 소개하는 매개체가 되었다면, 한국문화원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K-Pop을 더욱 가깝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정기적으로 K-Pop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하여 아이돌 그룹의 춤을 배우고 싶은 팬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하고, 

 


스누퍼 (2018년 4월/ 아즈만, 샤르자, 알아인)와 임팩트 (2019년 4월/ 두바이 2회, 알아인)와 같은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는 물론, 




문화원답게 안녕바다와 같은 인디밴드 등을 초청하는 등 소규모 공연을 통해 K-POP을 종종 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3. K-POP이 화제의 중심이 된 2018년, EXO와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in 두바이

2018년 새해 벽두의 두바이를 뒤흔든 건 바로 EXO였습니다. 로컬 이마라티와 중국팬들이 뭉쳐 EXO의 파워를 두바이 분수쇼의 첫 K-POP 레퍼토리로 추가하는 팬덤의 위력을 과시했기 때문입니다. 두바이 관광청이 이례적으로 프리미어 일정을 공개하고, EXO를 직접 초청하여 그 자리를 함께 했었으니 말이죠.



EXO는 부르즈 칼리파 앞에서 지켜보고 있었을 뿐이었지만, 그들과 함께 첫 공연을 보는 팬들의 반응은 무슨 콘서트장에 있는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두바이] 두바이 분수쇼 배경음악 최초의 가요, EXO의 파워 첫 공개! 참조) 좀처럼 보기드문 사람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고무된 다운타운 두바이는 종종 일정을 미리 예고해가며 파워를 틀어줬고, 심지어 반년 뒤에는 부르즈 칼리파 최초의 EXO쇼를 선보이기까지 했습니다.



EXO는 두바이 분수쇼 레퍼토리에 파워가 추가된지 3개월 뒤인 4월 6일 기획사 식구들인 SM패밀리와 함께 두바이의 대형 야외 공연장 오티즘 락스 아레나에서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를 통해 두바이로 돌아와 아레나를 가득 메운 15,000여명의 팬들을 열광시키며 K-POP을 각인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으며, 그 외에도 문재인 대통령 방문기간 중 문화교류행사의 일환으로 에이핑크와 린, 그 후 휘성의 미니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이 이어지며 K-POP에 대한 기사가 언론매체에 종종 소개되는 등 UAE 내에서 큰 관심을 받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왜 UAE 로컬 이마라티들 사이에서도 K-POP을 위시한 한류가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라는 주제의 연구자료가 기사화 될 정도였으니까요... (이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4. 세계적인 신드롬의 주인공 BTS를 앞세워 2019년 오프라인 매장 트렌드를 역행하는 K-POP!

2018년에 EXO의 파워와 SM타운 라이브 월드 투어로 K-POP이 화제의 중심에 선 이후 벽두부터 두바이를 찾은 모모랜드의 단독 콘서트로 2019년을 시작했지만, 정작 올해 가장 주목을 받는 아이돌은 이 곳에서도 단연 BTS입니다. 아미의 팬덤에 힘입어 BTS 월드 투어 러브 유어셀프 서울 공연 영화가 비록 2019년 1월 26일 하루 뿐이었지만 UAE의 주요 극장에서 상영된 것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작년까지는 버진 메가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K-POP 상품들이 올해들어 BTS를 중심으로 조금씩 공간을 넓혀가고 있는데, 그 중심에 바로 BTS가 있거든요. 심지어 아부다비 야스몰의 버진 메가스토어에서는 한때나마 비공식이라는 타이틀이 걸린 BTS 책이 서적분야 베스트 셀러 1, 2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었고,



이번에 나온 신보 페르소나의 경우 사전예약판매까지 실시했을 정도니 말이죠. 뭐.. 유통사의 사정으로 음반 발매일보다 1~2주 정도 늦게 판매되긴 했지만요.



게다가 계산대로 가는 길목에 손님들의 주머니를 다시 한번 가볍게 하려는 버진 메가스토어 특유의 계산대 앞 진열대에는 얼마 안되는 K-POP 상품 중 BTS 앨범과 책을 잘 보이는 곳에 놓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UAE 매장에 페르소나가 공식 발매된 후 두바이몰 버진 메가 스토어의 K-POP 코너는 그 전보다 더 잘 보이는 곳으로 위치를 바꿔놨고...



아마도 UAE 내에서 가장 큰 K-POP 코너를 갖춘 몰 오브 에미레이츠 버진 메가스토어는 무려 3개의 진열대를 K-POP 앨범에 할당한 가운데 이 중 한 개를 BTS 앨범만으로 가득 채우기도 했습니다. 스트리밍과 음원 시장 확대와 더불어 버진 메가스토어 내에서도 물리적인 매체인 음반과 DVD/블루레이 코너의 진열대가 하나둘씩 줄어들면서 점차 축소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도 이를 역주행하는 K-POP 코너의 확대는 그야말로 흥미로운 현상이랄 수 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불과 몇 달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코너였음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말이죠. 버진 메가스토어에서 판매하는 앨범은 한 장당 150디르함 내외로 거의 5만원에 육박하는 후덜덜한 가격이긴 합니다만...



UAE 내에서도 K-PO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두바이몰에 있는 두바이 아이스 링크를 지나가다 아이스 링크에서 들려오는 노래소리가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나온지 얼마 안된 앨범 페르소나의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가 아이스 링크에 울려퍼지고 있었으니까요!!! 



UAE 내 K-POP 팬들은 이 곳에서 BTS나 EXO의 단독 콘서트가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고 합니다. 두 그룹 모두 아부다비와 두바이에서 공연을 가지긴 했지만, 단독 콘서트가 아닌 KCON과 SM타운 라이브 출연진의 일부로만 공연했으니 말이죠. UAE 내에는 대규모의 공연장이 야외 공연장 밖에 없었지만, 오는 6월 코카콜라 아레나를 시작으로 아부다비와 두바이에도 17,0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실내 공연장이 개장할 예정이기에 공연장 선택의 폭은 넓어질 것입니다. 이미 이 곳에서도 시장성은 확보된 듯한 두 그룹 중 과연 어느 그룹이 먼저 단독공연을 가질지 살짝 궁금해지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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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GCC/GU2019.01.18 17:39


지난 2017년 6월 사우디-UAE-이집트-바레인의 4개국에 의해 시작된 카타르 단교상태가 시작되었을 당시 이들이 단교조치 해제조건으로 내세운 13가지 요구사항 중 두 가지가 미디어와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세번째 요구사항이었던 알자지라와 제휴 방송국을 폐국시킬 것, 그리고 네번째가 아라비21, 라스드, 알아라비 알아지드, 미들 이스트 아이드 등 카타르 자본이 직간접적으로 유입된 어용 온라인 뉴스 미디어를 폐쇄시킬 것이었습니다. ([분쟁] 카타르가 단교 사태 종식의 전제조건으로 사우디, UAE로부터 받은 청구서 내역 참조) 


4개국의 무지막지한 요구조건에 알자지라와 친구들, 그리고 각종 단체들은 당연히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발끈하기에 나섰고, 특히 지난해 11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쇼끄지 암살사건이 발생한 이후 알자지라와 친구들은 외교분쟁 사이에 긴밀해진 터키와 함께 몇 달씩 이어지는 후속보도 등을 통해 고립사태를 이끈 사우디에 맹공을 퍼붓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견 무지막지해 보이는 알자지라와 친구들의 폐국 및 패쇄 요구가 외교사태와 연관되어 있는 대표적인 이유는 그들이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 이면에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보도속성 때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사태를 통해 새로이 합류한 터키는 언론인만 죽이지 않았을 뿐, 2016년 쿠데타 미수사건? 이후 지금까지도 전방위에 걸친 구속 및 해고 등의 숙청작업이 한창이라 언론탄압에는 일가견이 있다는 것이 함정. (이 동네 언론들의 보도패턴을 따지고 보면 도낀개낀에 내로남불 쩝니다만... 그래서 양쪽을 다 지켜봐야 하는데, 사우디와 UAE, 이집트 등지에서는 아예 차단시켜 버렸죠.)


알자지라는 서구 언론들이 감춰왔거나 숨겨와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이스라엘에 의한 팔레스타인 학살이라던가, 9.11사태 때 빈 라덴과의 인터뷰, 미군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추정되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대량학살 보도 등을 자극적인 이미지와 함께 보도하고, 이웃 국가들이 터부시하는 내용들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최고의 뉴스채널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중동에서 유일하게 정치적으로 독립된 TV 방송국이라는 자신들의 평가가 무색하게도 알자지라는 정작 자신들의 고향인 카타르 내부의 금기나 어두운 면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카타르에 대해서만큼은 침묵을 지키는 알자지라의 논조에 반발하여 사직한 언론인들이 있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긴 했었죠. 전 알자지라 기획인사국장 출신의 자말 베사소 (본명 자말 아와미 자말)가 운영하고 있는 미들 이스트 아이는 편집장 데이빗 허스트를 전면에 앞세워 자신들을 독립 인터냇 뉴스매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기사의 성격은 알자지라와 같은 스탠스를 취하고 있어 혹자는 카타르의 개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주변국들의 어두운 점은 집요하게 파고들어 요란하게 뉴스를 내보내고, 카타르의 어두운 점에 대해서는 침묵...  


(엽기적인 살인사건의 주인공 바드르 알자브르)


알자지라와 친구들의 전형적인 내로남불식 보도태도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2013년 10월 카타르 도하에서 발생한 20대 영국인 교사 로렌 페터슨 살해사건입니다. 로렌 페터슨 살해사건은 도하의 한 나이트 클럽에서 전 남자친구와 함께 만난 카타르인 바드르 하쉼 카미스 압둘라 알자브르가 그녀를 강간하고 칼로 찔러 살해한 후 시신을 사막의 석탄 더미와 함께 태워버린 엽기적인 살인사건입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타버린 시체와 타다남은 흉곽에 남아있던 칼만 발견했고, 그녀의 신원은 DNA 검사를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었죠. 


피해자의 고국인 영국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자 (2003년 이후 실질적으로 사형을 거의 시행하지 않았음에도) 2014년 그에게는 살인죄를 적용하여 사형을, 공범에게는 3년형을 선고했던 카타르 법원은 피고인측의 계속된 항소 요청에 응하여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진 2017년 선고된 사형을 보류하고 재심에 들어가 2018년 11월말 징역 10년형을 최종 확정한 바 있습니다. 그녀를 살해할 용의는 없었으나 일시적으로 이성을 잃은 상태에서 자기 방어를 했을 뿐이며, 그녀가 자살을 택한 것이라고 주장한 변호인단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결과였습니다. 이 기나긴 재판의 와중에 공범은 이미 3년형을 다 살고 나왔으며, 살해범 바드르 알자브르는 확정된 형을 이미 절반을 산 셈이어서 사실상 5년 뒤면 석방될 예정이죠. 이 어처구니없는 감형조치에 재판을 위해 30번이나 카타르를 찾았다는 피해자의 어머니는 대분노했지만;;;;


만약, 사우디나 UAE 등지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으면 야만적인 범죄행위라머 잔혹성을 요란하게 보도했을 알자지라와 친구들은 이 소식을 거의 다루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의 가족이 있는 영국 언론과 자신들의 어두운 면을 숨기는 알자지라와 친구들에 대응기제로 카타르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키고 있는 사우디, UAE 언론들이 후속보도로 이를 다뤘을 뿐. 자말 카쇼끄지 살해사건을 놓고 몇 달째 우려먹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더더욱 비교될 수 밖에요...


(니깝에 아바야를 입은 살해범으로 사건 당시 림 아일랜드의 유령으로 알려지게 된 이볼랴 라이언의 살인범 알라아 알하쉬미가 CCTV에 잡힌 모습)


사실, 자국민에 의한 외국인 살해사건이 사형제가 시행되고 있는 사우디나 UAE에서 발생했다면 어땠을까요? 카타르처럼 질질 끌지 않고 바로 사형시켜 버렸을 것입니다. 실제로 2014년 12월 1일 아부다비 림 아일랜드의 부띠끄 몰에서 발생했던 헝가리계 미국인 유치원 교사 이볼랴 라이언 살인사건이 그 예입니다. 이 사건은 남편의 영향으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빠져있던 알라아 바드르 압둘라 알하쉬미가 화장실에서 그녀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입니다. 사건 후 며칠만에 체포된 살인범은 재판을 거쳐 다음해 7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습니다. 이례적인 빠른 집행에는 살인 사건 외에도 조사 과정에서 미수에 그쳤지만 외국인에 대한 폭탄테러를 모의하고 이슬람 무장주의 세력을 자금지원해왔다는 각종 추가혐의가 발견된 결과이긴 했습니다만...


알자지라와 친구들이 영향력 있는 서구 매체들이 좀처럼 보도하지 않는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주변 국가들의 금기와 어두운 구석을 후벼파서 명성을 얻어왔던 것처럼 자신들의 어두운 구석마저도 공정하게 잘 후벼 파왔다면 그들이 주장하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진정성 확보는 물론이요, 외교사태의 주인공이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다른 나라의 나쁜점만을 적나라하게 집중 부각시켜 지국 폐국, 혹은 사이트 접속 및 방송 송출 차단조치라는 타국의 반발을 야기할 정도로 탐사보도 정신이 투철한 이들의 뉴스에서 어쩌다 나오는 카타르 소식에선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카타르 고립사태를 주도하는 이들에게 알자지라 뉴스와 친구들은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지만 실상은 언론의 자유를 핑계삼아 카타르를 제외한 이웃 국가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광역 어그로를 시전하여 도발하는 관종이자 분탕종자들로 보여진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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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 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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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GCC/GU2018.10.08 20:10



외국인 거주자들의 경제활동을 바탕으로 성장해 온 GCC 국가들은 최근들어 외국인 거주자들을 내보내려고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오래 붙잡으려는 이중적인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예전처럼 현대판 노예제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카팔라 시스템 ([경제] 한 눈에 살펴보자! GCC국가들의 사회,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공통의 스폰서쉽 제도, "카팔라" 참조)을 앞세운 고용 정책으로는 여러가지 한계가 있는데다, 언제까지나 정부가 국민들에게 퍼줄 수는 없는 마당이기에 자국민들의 고용을 최우선시하여 공공분야에서부터 자국민 우선 고용정책을 본격화하여 외국인 거주자들을 자국민으로 대체하는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자국민들의 실업률이 높은 사우디와 오만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사우디는 니따까로 불리는 자국민 고용 쿼터제가 한계에 부딪치자 특정 분야를 단계적으로 선정하여 외국인 거주자를 퇴출시키고 전부 사우디인화 하는 방식으로, 오만은 아예 신규 외국인 취업비자를 일정기간 중단시키는 방식으로 강제 자국민화를 진행하고 있죠. 그 댓가는 적절한 자국민 고용인력을 찾지 못한 사업체 수 감소와 외국인들의 출국 러시로 인해 높아진 공실률을 해결하지 못하는 부동산 업계의 침체로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요.



UAE 장기 비자 vs 카타르 영주권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공공부문 종사자에게 3년 비자, 민간부문 종사자에게 2년 비자를 발급해오고 있는 UAE는 지난 5월 해외 투자자와 전문인력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10년짜리 장기 비자 도입을 승인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아직까지 새로운 비자정책 도입과 관련한 구체적인 시행령이 공표되지는 않은 상황이기에 어떤 직종까지가 적용대상이고, 무엇보다 상황에 따라 자유로운 이직이 가능한가의 여부에 대해 불확실하긴 합니다만, 한 번 비자를 발급받으면 장기 체류를 확정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9월 초 계속되는 고립정책의 여파로 고심하고 있는 카타르는 셰이크 타밈이 직접 발표한 Law No. 10 of 2018에 의거하여 UAE보다 진일보한 GCC 최초의 영주권 도입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연간 100명 정도에게 부여할 것이라고 알려진 카타르 영주권 취득조건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첫째, 신청일 기준으로 20년 (카타르 출생자의 경우 10년) 동안 카타르에서 합법적인 거주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며 (거주기간 중 연간 60일 이상 해외 체류시엔 이를 거주기간에서 차감하고,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 영주권 신청 후 6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할 경우 거주기간 차감하여 기간에 따라서 자격미달로 신청자격을 박탈할 수 있음.) 

둘째, (아직 기준점이 되는 최저금액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신청자 본인과 가족들을 부양할 충분한 수입을 갖고 있어야 하며, (카타르에서 20년 이상 체류했다손 치더라도 저임금 노동자들은 여기에서 걸러지겠죠. 어차피 카타르는 1인당 GDP가 세계 상위권에 드는 나라이기도 하구요.) 

셋째, 당연한 얘기지만 범죄 이력이 없어야 하고....


여기까지 어떻게 대상이 되더라도....

넷째, (평가기준은 뭔지 알 수 없지만..) 아랍어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만 부여한다는 것입니다. 


카타르의 영주권 도입 발표 이후 약 10일 뒤인 9월 중순, UAE는 앞서 발표한 10년 짜리 전문 비자에 이어 5년 짜리 노후 비자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노후 비자는 UAE에 체류를 희망하나 취업 비자를 받기 힘든 55세 이상 외국인들 중 UAE 내 2백만 디르함 (약 6억원)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거나, 1백만 디르함 (약 3억원) 이상을 저축하고 있거나, 월 2만 디르함 (약 6백만원) 이상의 실수입을 챙길 수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위 조건을 계속해서 충족시킬 경우 5년 뒤에도 연장 가능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장기 체류 비자 도입 배경

GCC 국가들은 지금까지 자신들의 나라에서 경제활동을 담당해 온 외국인들의 장기 체류에 대해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었습니다. 석유가 본격적으로 발굴되면서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던 1970년대 우리나라가 중동건설 붐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 입장에서 볼 때도 그간 일자리를 차지해왔던 이웃 아랍국가 노동자들에 비해 한국인 노동자들의 가성비가 좋은데다, 무엇보다도 어떻게 해서든 가족들까지 데리고 와서 정착하려는 아랍인들과 달리 말도 문화도 다른 이 곳에서 오래 있을 생각들은 않할 것이라는 조건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라고 하죠. 석유 수익으로 떼돈을 벌었을 뿐, 워낙 자체적으로 발전한 산업이 없다시피 하기에 카팔라 시스템에 영속시킨 미숙련 저임금 노동자들의 경제활동에 의존한 경제체제가 수십년 동안 이어져 왔고, 이는 인프라 구축에 이어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부동산 개발사업 확장 및 내수시장 활성화에 한계를 가져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관광산업을 육성하여 호텔 업계를 발전시켜 왔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단기 체류자들을 위한 것이고, 정작 거주자들은 체류기간 동안 주택을 구입하는 것보다 임대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비싼 임대비를 감당하기 힘든 저임금 거주자의 경우엔 회사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단체생활을 하던지, 아니면 쉐어하면서 말이죠.


공급도 늘어나겠다 아무리 현지 언론에서 외국인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매년 임대해서 사는 것보다 차라리 집을 구매하는 것이 보다 가성비가 좋다고 떠들어봐야 좀처럼 외국인 거주자들의 주택 구입률이 좀처럼 늘지 않는 이유는 딱 한가지입니다. 집을 구매해서 터를 잡고 생활할 필요성을 고려해볼만한 장기 체류가 보장되지 않았으니까요. 2~3년마다 비자를 갱신해야 하는 상황에서 언제까지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기에 체류기간 중 상대적으로 비싸더라도 임대생활을 하면서 대부분의 수입을 가족이 있는 고국으로 송금하는 생활패턴이 고착화될 수 밖에 없으니까요. 가족들과 함께 터를 잡으면 해외송금으로 유출될 상당한 자금이 내수시장에 풀릴텐데 말이죠...


이는 영주권을 도입한 카타르던, 장기 비자를 도입한 UAE던 세부 조건은 다를지언정 공통적으로 특정 직업 혹은, 일정 수준 이상의 수입을 자격요건에 명시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들에겐 현재의 핵심 산업 중 하나인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실제로 집을 구매해서 가족들과 정착하며 오랫동안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외국인들이 필요하니까요.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갖출 수 있다는 건 해외 투자자 아니면 전문직종 종사자일테니 이들을 통해 해외투자 유치와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으로 삼고, 내수시장을 더욱 활성화하려는 의도도 담겨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 나라의 인프라를 세웠고 가능하면 오래있고 싶어하려는 미숙련 노동자들은 거주기간에 상관없이 이 논의에서 빠져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들에겐 그럴 능력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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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GCC/GU2018.06.19 19:20


사우디, UAE, 바레인, 이집트와 카타르 간 외교분쟁이 시작된지 1년이 지났음에도 좀처럼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고 한동안 잠잠했던 가운데, 이번 분쟁의 주요 당사자인 사우디와 카타르가 16년만에 월드컵 무대로 복귀한 사우디의 참패로 끝난 월드컵 개막전 이후 다시 한번 뜨겁게 맞부닥치기 시작했습니다.



카타르의 선공

일단 선공은 이스라엘을 제외한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내 러시아 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가지고 있는 비인 스포츠가 날렸습니다. 사우디의 지원을 받고 있는 beoutQ 스포츠라는 채널이 중계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사우디의 월드컵 개막전을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 무단으로 송출했다며 FIFA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했고, FIFA가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공식 성명을 발표하자 비인 스포츠는 개막일로부터 5일간 거의 쉬지 않고 하단 자막을 계속 내보낸 바 있습니다. 이 하단 자막은 방송 자체에서 보내는 경기 관련 자막 정보를 가릴 정도로 큰 것이었습니다.  



beoutQ 스포츠 채널은 카타르 외교 분쟁이 시작된 후 방송시장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름에서 보여지듯 중동 북아프리카 시장의 인기 스포츠 이벤트 중계를 독점하고 있는 비인 스포츠를 의식하고 만들어진 무료 채널입니다. 알자지라 스포츠에서 이름을 바꾼 비인 스포츠는 후발 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카타르의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기존의 방송 사업자들을 밀어내고 월드컵, 올림픽, 주요 유럽 리그, 챔스, 아챔 등 이 지역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스포츠 이벤트의 중계권을 싹쓸이한 후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로 덩치를 더욱 불려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지역 내 다른 스포츠 방송 사업자들도 중계권 경쟁에 도전했지만 자금력에서 월등히 앞선 비인 스포츠를 상대할 수는 없었고, 비인 스포츠는 유명 전현직 축구인들을 해설 위원 등으로 영입하며 그 영향력을 확대해 갔습니다. 비인 스포츠는 지역 내 독점 사업자임을 앞세워 월드컵 때만 되면 신규 채널을 만들어 월드컵 패키지라는 명목으로 기존 가입자들에게조차 별도의 추가가입을 요구하며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악랄한 마케팅 방식을 고수해 왔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카타르와의 외교분쟁 시작 후 다른 알자지라 계열 채널들과 함께 비인 스포츠를 차단했던 4개국 중 일부는 비인 스포츠에 한해서는 송출을 재개하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이에 대한 차단을 풀지 않은 사우디쪽에서는 별도의 채널을 만들겠다며 나섰지만 중계권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결국 해적방송이 될 수 밖에 없었죠. 비인 스포츠는 피파 돈놀이의 꽃인 월드컵 방송을 빌미삼아 선공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카타르쪽 매체에서는 해적방송을 조장하는 사우디에게, 재산권이 어떻게 될지 알고 투자할 수 있겠냐며 조롱섞인 드립을 날리고 있죠.



사우디의 반격.

비인 스포츠가 beoutQ 채널의 해적방송질에 대해 FIFA의 등을 업고 선공에 나서자 개막전 참패의 후유증 속에 숨을 고르고 있던 사우디 역시 비인 스포츠에 대한 대응에 들어갔습니다. 사우디는 비인 스포츠의 주장에 대해 자신들도 해적 방송 수신기 단속에 들어가 적반될 수천대의 수신기를 대대적으로 파기했다고 밝힌 데 이어, 결국에는 전현직 축구인과 해설자들이 중심이 되어 지극히 정치적인 비인 스포츠의 문제를 제기하는 청원 사이트 Sports 4 Everyone을 개설하고, 사우디 축구협회가 축구와 정치를 연관시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피파에 비인 스포츠 방송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삼아 이를 위반한 비인 스포츠에 대한 징계 및 중계권 박탈을 정식으로 요청하기에 나섰습니다.


사우디측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다양한 외국어로 제공되는 비인 스포츠 채널 중 아랍어 채널입니다. 정치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영어 방송과 달리 아랍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랍어 방송을 토해 모체인 알자지라 방송처럼 스포츠 중계를 빙자하여 개막전에서 대망신을 당했던 사우디 국대 선수단 뿐만 아니라 2026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모로코 대신 북미 3개국을 지지한 것 등을 문제삼아 사우디 정부를 싸잡아 비난하는 드립을 노골적으로 날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2010년 아프리카 대륙 최초로 남아공 월드컵이 열렸던데다가, 2022년 아랍국가인 카타르 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기에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월드컵을 개최한 적이 없는 북미 대륙에서 월드컵을 개최하는 것이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아랍 국가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것보다 명분에서도 더욱 앞선 것도 부인할 수 없는데 말이죠.


지난해 외교분쟁이 발생하면서 카타르는 내부 결속력 강화를 위해 노골적으로 정치색을 강조해왔으며, 우리도 그 사례를 눈 앞에서 직접 목도한 바 있습니다. 외교분쟁 시작된지 며칠 뒤에 카타르 도하에서 33년만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던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가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통치자 셰이크 타밈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흔들고 경고를 받았던 핫산 알하이도스의 선제골 세리머니나, 우리에겐 손흥민 부상 조롱 세리머니로 논란이 되었던 아크람 핫산 아피프의 결승골 세리머니가 바로 그 것이죠. 사실 카타르 선수들에겐 고립된지 얼마 안되 열린 경기에서 33년 만의 대한국전 승리를 앞두고 통치자 셰이크 타밈에 대한 충성심과 애국심을 보여주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둔 것이었습니다만...



카타르가 국내외 대회를 가리지 않고 방송이나 각종 매체를 보여주는 노골적인 정치색은 비단 카타르 선수들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만은 아닙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경기장 밖에서도 셰이크 타밈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힌다던가, 카타르 외교분쟁과 관련하여 카타르가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는 정치적 발언을 방송해오고 있었기에 비인 스포츠 출연진의 발언은 새삼스럽지도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냥 카타르 방송이 카타르 방송한거죠.


아울러 자신들이 비방하고 나선 해적방송과 관련해서도 카타르의 이중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 비인 스포츠는 정작 이스라엘 공영방송의 해적방송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에서의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한 이스라엘 영방송 KAN은 일찌감치 요르단, 이집트 등 인근 아랍국가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아랍어 중계방송을 무료로 송출한다고 일찌감치 비인 스포츠 측은 이에 대해서는 정작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의아한 점입니다. 자신들이 확보하여 별도의 유료 패키지로 팔아먹고 있는 독점 중계시장의 시청자드를 상대로 무료로 방송을 내보내는데 말이죠. 정작 알자지라 방송에서는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유착설을 잇달아 보도하며 사우디 정부를 비난하기에 급급한 이들이, 정작 스포츠 방송에서는 해적방송에는 광분하면서도 자신들의 시장을 침범하여 계약적으로는 해적방송이나 다를 바 없는 이스라엘 방송의 행위에 대해서는 무응답이니까요.


비인 스포츠가 정치적으로 취하고 있는 이중 스탠스는 모체인 알자지라 방송에서 비롯된 알자지라 신드롬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는 것이 사우디측의 시각이고 피파에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알자지라 방송은 절대권력이 보여주거나 다루기 싫어하는 타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어용방송이 중심인 아랍 미디어계의 이단아로 주목을 받았지만, 그 날카로운 보도정신이 정치적 프로파간다와 결합하여 정작 자신들의 자금줄인 카타르 정부의 치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자신보다 강한 이웃 나라의 정부를 타겟으로 삼았기에 카타르 정부의 테러 조직조차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자금 타국 정부와 국민 사이불신을 조장하는 미디어를 양손에 쥔채 미니 국가의 한계를 딛고 역내 영향력과 존재감을 높이려는 카타르의 정책이 큰 문제라고 여기고 있는 사우디를 위시한 4인방은 카타르 정부에 고립사태를 종결할 수 있는 선제조건 중 하나로 알자지라 방송과 친 카타르 미디어의 폐국을 요청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분쟁] 카타르가 단교 사태 종식의 전제조건으로 사우디, UAE로부터 받은 청구서 내역 참조) 카타르 입장에선 절대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요.


무엇보다 사우디의 무기력한 경기력을 탓하기 전에 자금력을 바탕으로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자국 리그에서 뛰던 우수한 외국 선수들을 단체로 귀화시켜 카타르 국대의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정치 놀음에 써먹으면서도 정작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실력엔 여전히 부족한 자신들의 실력부터 뒤돌아 봐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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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