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GU/사우디2020. 6. 23. 18:10


22일 밤 올해 핫지는 코로나 확산 예방차원에서 해외 성지순례객 없이 사우디 내 거주 중인 극소수 무슬림들에 한해 제한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던 사우디 성지순례부는 23일 성지순례부 장관 무함마드 살레 벤텐 박사와 보건부 장관 타우픽 알라비 박사와의 공동 화상 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성지순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소개했습니다.

2020/06/22 - [GCC/GU/사우디] - [종교] 올해 핫지는 해외 성지순례객 없이 사우디 내 거주 중인 극소수 무슬림들에 한해 제한적으로 진행하기로 결정!


7월 말로 예정된 올해 성지순례는 해외로부터의 성지 순례객은 일절받지 않으며 만성질환이 없는 65세 이하 무슬림 사우디인과 외국인 거주자들에게만 허용할 것이며,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보건부와의 협업 하에 모든 성지 순례객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 지침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올해 성지순례는 사우디 내 거주중인 1만명 미만의 자국민/외국인 무슬림에게만 허용  (참고로 현재 사우디 총인구는 약 3,480만명)

2. 성지에 도착하기 전 검사 의무화

3. 65세 이하 무슬림들에게만 성지순례 허용

4. 성지 순례를 마친 후 자가 격리 의무화

5. 성지 순례 시작 전 모든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사전 검사 의무화 

6. 모든 성지 순례객들의 건강상태는 매일 점검.

7. 성지순례 기간 중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지정 병원 마련

8.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


과거에도 성지순례철에 즈음하여 AI나 신종 플루 등이 전세계를 강타했을 때에도 성지순례객들의 사전 건강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등 예방조처를 취해왔던 사우디 당국은 코로나 사태를 맞아 한때 올해의 성지순례를 전격 중단하는 상황까지 검토했다가 결국 성지순례는 진행한다는 상징적인 수준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난 38년간의 암흑기를 지우고 온건한 이슬람 국가를 표방하며 단기간에 급격한 개방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 정부로서도 이에 반발할 강경보수 종교세력을 억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1801년 이후 한 번도 쉰적 없는 성지순례를 완전히 중단하기엔 아무래도 부담감이 컸을테니 말이죠.

2019/09/24 - [GCC/GU/사우디] - [사회] 사우디 현대사의 볼드모트, 그리고 종교경찰의 흥망으로 본 사우디 사회의 격변사!!

2020/04/05 - [GCC/GU/사우디] - [종교] 코로나19 사태로 떡밥이 던져진 핫지 (성지순례) 중단의 배경과 역사


어차피 해외 성지순례객을 불허했기에 확진자가 발생해도 해외로 확산되는 일은 원천봉쇄했지만, 사우디 내 확진자 발생추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과연 올해의 성지 순례가 확진자 없이 무사히 끝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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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사우디2020. 6. 22. 23:11


사우디 내 코로나 확진자수가 좀처럼 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 성지순례부는 7월말로 예정된 올해의 성지 순례를 중단하지는 않는다는 상징적인 차원에서 극소수의 무슬림들에게만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당초 전면 금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서 다소 완화된 결정입니다.


사우디 성지순례부의 결정에 따라 올해 성지 순례는 해외로부터의 성지 순례객을 받지 않는 대신, 현재 사우디 내에 거주 중인 사우디인과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무슬림들 중 선별하여 진행되며 그 중에서도 늙은 무슬림들의 성지순례는 금지되고, 추가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핫지에 참여할 수 있는 건강한 무슬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등 예방조치를 준수하는 수준에서 진행될 전망입니다.


사우디는 시아파 성지 콤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이란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지난 3월초 우므라를 중단시킨데 이어 사우디 성지순례부 장관이 3월말 방송 인터뷰를 통해 전세계의 무슬림들에게 올해 성지순례 시행 여부를 장담할 수 없이 미리부터 계획을 잡지 말고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지켜보자는 메세지를 던지며 올해 성지순례가 중단될 수 있다는 떡밥을 일찌감치 던지면서 어느정도 예견된 것이었습니다.

2020/03/04 - [GCC/GU/사우디] - [종교] 사우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성지순례를 전면 중단하기로!

2020/03/17 - [GCC/GU/GCC/GU] - [종교] 이슬람이 탄생한 사우디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모스크를 걸어잠그는 걸프지역 국가들

2020/04/05 - [GCC/GU/사우디] - [종교] 코로나19 사태로 떡밥이 던져진 핫지 (성지순례) 중단의 배경과 역사


무슬림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5대 의무 중 평생에 한 번은 꼭 지켜야만 하는 가장 난이도 높은 의무인 핫지 기간엔 메카의 그랜드 모스크를 향해 전세계에서 몰려든 약 2백 5십만명의 무슬림들이 성지순례를 행하는 종교적인 의식이자, 한편으로는 사우디 정부의 석유와 함께 보장된 주요 수입원 중 하나입니다. 사우디 정부는 보다 많은 무슬림들을 수용하기 위해 지난 수십년 동안 3단계에 걸쳐 그랜드 모스크를 계속 확장 중이기도 합니다.


저유가 등으로 수입이 줄어든 사우디 정부가 확실한 수입원이 보장된 해외 성지 순례객을 포기하고 국내에 거주 중인 극소수의 무슬림들에게만 성지순례를 허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아직은 국경을 봉쇄 중이라 사우디 내 출입국이 금지된 상황이기도 하지만 이란의 상황에서 이미 경험했듯 성지순례의 특성상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집단감염의 확산 가능성을 최소한도로 낮춘다는 전제조건 하에 현 사우디아라비아 왕국 건국 이후, 근현대 사우디 역사상 최초의 성지순례 전면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는 선택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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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사우디2020. 4. 5. 20:12

(사람들의 직접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카바 주위에 차단벽을 설치했음에도 비워둔 그랜드 모스크의 스산한 풍경)


이번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서 사우디 정부는 이란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자신들의 땅에서 발병한 메르스 사태 때도 보여주지 않았던 초강경 예방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우므라 순례 중단시키고, 금요 예배에 시간 제한과 참석자의 건강 상태에 대한 제한을 두더니 결국엔 모스크를 걸어 잠그면서 공식적인 집단예배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이 지점에서 의아한 점은 교회에서 예배드리지 말라는 정부 방침에 종교탄압이라고 맞서면서 개기는 일부 교회와 달리, 종교계가 앞장서서 이를 지지해왔다는 점입니다. 몸에 이상이 있는 사람은 모스크에 예배드리러 나오지 말라는 파트와가 잇달아 나왔었고, 모스크를 걸어잠근 정부 방침에 대해 이러한 조치가 이슬람 율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옹호하기까지 했죠.

2020/03/17 - [GCC/GU/GCC/GU] - [종교] 이슬람이 탄생한 사우디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모스크를 걸어잠그는 걸프지역 국가들


(이제는 더 이상 넓힐래야 넓힐 곳도 없을 것만 같은 그랜드 모스크 확장 프로젝트)


그랜드 모스크를 내려다보고 있는 시계탑에 대해서는 [메카] 현재 세계 두번째로 가장 높은 건물, 아브라즈 알 바이트 참조


급기야 사우디 성지순례부 장관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전세계 무슬림들에게 핫지 준비를 서두르지 말고 사우디 당국의 공식 발표가 있을 때까지 상황을 지켜보라며 우므라에 이어 올해의 핫지도 취소될 수 있다는 떡밥을 이미 던져 놓았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두 차례의 확장 프로젝트 (1단계: 1955~1973/ 2단계: 1982~2005)를 통해 그랜드 모스크의 수용능력을 77만명으로 높인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현재 그 3배인 250만명으로 높이기 위한 3단계 확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핫지와 우므라의 성지순례는 석유와 더불어 사우디 정부의 고정 수입원이자 큰 비즈니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우디 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 차원에서 그 성수기 장사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성지순례부 장관의 인터뷰를 통해 은근슬쩍 던져놓은 것이죠.

핫지가 무슬림들이 반드시 실천해야 할 다섯가지 의무 중 최고 난이도의 의무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를 취소한다고 하는 것이 가능할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이 다섯가지 의무를 다른 시각으로 살펴보면 난이도를 손쉬운 것에서 고난이도로 끌어올리며 이를 공유하는 무슬림들간의 유대감을 강조하는 한편으로 은근히 사막생활에 최적화된 합리적인 면을 의외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무함마드가 상인 출신임을 감안한다면... 조건부 딜을 할 줄 아는 종교랄까요?


신앙고백 (샤하다)- 무슬림으로의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은 쉽습니다.

기도 (살라)- 메카를 향해 하루 다섯번 드리는 예배. 여기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예배 전 바깥 공기에 노출되기 쉬운 신체부위는 깨끗이 닦으라는 것. 청결도 신앙의 일부라고 말한 예언자 무함마드의 어록에서 볼 수 있듯 물이 귀한 사막동네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생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물이 귀하더라도 하루 다섯 번 씻으라고 얘기하는 것과, 예배를 드리려면 몸을 씻고 시작하세요는 분명 다를 테니까요.

자선 (자카트)-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것으로 십일조보다 부담이 낮은 2.5% 정도죠. 딱히 의무랄 것도 없구요.

단식 (사움)- 라마단 달 한 달동안의 금식. 의무지만 예외없이 모두에게 적용되는 의무가 아닌, 한 달간의 금식이 불가능한 노약자, 어린이, 환자, 여행객, 임산부 등은 일단 그 기간 중에라도 먹고, 나중에 만회할 수 있도록 여지를 만들어뒀죠. 

성지순례 (핫지)- 경제적 신체적으로 능력이 있는 무슬림이라면 일생에 딱 한번 정해진 기간에 성지순례를 행하라는 것으로 더도말고 딱 한번이라고 규정한 것은 형편이 안되는 이들에게 무리한 성지순례를 강요하지 않으려는 면이 있습니다. 지금과 달리 그야말로 생업을 포기한채 산넘고 바다건너 사막을 가로질러 가야하는 메카로의 여정이 험난 그 자체였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행해야 할 횟수를 대폭 늘렸다면 무슬림들에게도 정상적인 생활 자체가 불가능했을 테니까요.


(1954년의 메카 성지순례 풍경)


특히 오랫동안 준비해서 평생에 딱 한번 행할 성지순례를 올해로 계획하고 있을지 모르는 누군가에게는 사우디 성지순례부 장관의 발언이 청천벽력 같은 얘기겠지만, 우므라 중단이나 모스크에서의 집단예배 금지령이 내려져도 되려 종교계가 이를 적극 지지하고 나서는 것에서도 엿볼 수 있듯,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는 불가능한 얘기가 아니라 최악의 상황에서 종교계의 지지 속에 취할 수 있는 특단의 조치이기도 합니다. 종교탄압을 운운하면서 대놓고 집단예배를 드리며 반정부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일부 교회와 달리 이슬람에서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상황에 대한 예언자 무함마드의 어록이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어떤 곳에서 전염병이 창궐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그 곳에 가지 마라. 만약 그 곳에 머무는 동안 전염병이 창궐한다면, 그 곳을 떠나지 마라." (성지순례 중단이 이슬람법이 위배되지 않는다는 근거)

"전염병에 걸린 사람들은 반드시 건강한 이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아프면 예배드리러 굳이 모스크에 나오지 않아도 된다는 파트와의 근거)


그야말로 현 코로나 사태에 딱 어울리는 어록인데... 성지순례도 좋지만 목숨이 위험할 걸 뻔히 알면서 할 필요도 없고, 씨족간 집단사회 속에서 전염병 확산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알려주는 의학적인 면도 분명 있습니다.


이러한 가르침이 있기에 이슬람 종교계가 성지순례를 중단하고 모스크에서의 집단예배를 금지하는 정부의 방침에 불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살펴봐도 몇 차례에 걸쳐 성지순례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은 분쟁에 의한 것이었지만요.


시기

요인

중단 대상

내용

930~940

종파 갈등

전체

 시아파의 소규모 일곱 이맘파 분파 집단인 카라마타파가 압바시야 왕조에 반기를 들면서 단순한 종교적 상징에 불과한 순례의 의무를 폐지시키겠다며 한 해에만 3만명 이상의 성지순례객 살해 및 그랜드 모스크의 중심인 카바를 파괴하고 성스러운 물인 잠잠 우물에 무슬림의 시신을 던져 넣는 만행을 저지름.

968

전염병

전체

메카 일대에서 발생한 질병으로 순례객들의 목숨을 뺏아갔으며, 동시에 성지순례객을 싣고 다니던 낙타들이 식수 부족으로 인해 잇달아 죽음.

1000

빈곤

일부

그 해 당시 이집트의 물가가 너무 높아 이집트인들이 성지순례를 위한 비용을 마련할 수 없었음.

1029

불명

일부

동쪽 지역과 이집트에서 온 성지순례객이 없었음.

1030

불명

일부

극소수의 이라크 정지순례객만 메카에 올 수 있었음. 

1039

종파 갈등

일부

정치적인 불안과 종파간 갈등이 맞물리면서 이라크인, 이집트인, 중앙 아시아인, 아라비아 반도 북부 무슬림들이 성지순례를 할 수 없었음.

1099

분쟁

전체

5년 넘게 끌어온 1차 십자군 전쟁의 여파로 아랍지역의 무슬림 통치자들이 연대하지 못하면서 생긴 무슬림 세계에 공포와 치안부재가 맞물려 예루살렘이 함락되었던 1099년에는 성지순례객이 메카에 갈 수 없었음

1168

분쟁

일부

투르크계 무슬림 왕조인 장기 왕조의 장군이자 살라딘의 삼촌인 아사둣딘 시르쿠가 이집트를 침공하면서 이집트인들이 성지순례를 할 수 없었음. 시르쿠는 이듬해 1월 이집트 침공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전권을 손에 넣었지만 불과 두 달 뒤에 호흡곤란으로 사망하면서 중단된 성지순례는 1년 만에 재개.

1256~1260

분쟁

전체

분쟁의 여파로 타지역의 무슬림들이 메카가 있는 히자즈 지역을 방문조차 할 수 없었음.

1798~1801

분쟁

전체

나폴레옹의 동방 원정 (이집트-시리아 원정)으로 인해 메카로 가는 길이 안전하지 못했음.


참고로 1979년 11월 20일부터 2주간에 펼쳐졌던 그랜드 모스크 점거사건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점거사건이 그 해의 성지순례 (1979년 11월초) 3주 뒤에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우디 정부가 메르스 때도 택하지 않았던 선제적인 예방조치로 우므라를 단계적으로 금지시키고 모스크를 걸어잠궜음에도 불구하고 메카와 메디나는 리야드에 이어 사우디에서 가장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 되어 지난 주말부터 무기한 24시간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상황입니다. 


(통행금지령이 내린 메카의 거리 풍경)


사람들의 모임을 극단적으로 차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럴진데, 단기간에 전세계에서 몰려든 3백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이는 성지순례를 굳이 감행해 이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산될 경우 그 파장은 상상하기 힘들테니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전염병이 확산된다면.... 상황은 불을 보듯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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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사우디2020. 3. 4. 19:32

(우므라 순례가 금지됨에 따라 휑해 보이는 그랜드 모스크 전경)


사우디 내무부는 3월 4일 오후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예방차원에서 자국민 및 자국 내 거주하는 무슬림 외국인 거주자들의 우므라 순례와 무함마드 모스크 방문을 전격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지난 2009년 신종 플루, 2015년 메르스가 강타했을 때도 병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잠재적 위험성과 실제로 사망자가 발생했음에도 발동하지 않았던 성지순례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뽑아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예방조치를 강조하고, 비자발급에만 제한을 두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조치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태도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연간 1천만명 이상의 무슬림들이 우므라와 핫지를 수행하기 위해 메카와 메디나를 찾으면서 사우디 정부와 경제에 크게 기여하는 고정적인 수입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말이죠.


단계적으로 진행된 사우디 정부의 성지순례 중단 방침은 기존 전염병과 달리 한국의 신천지, 이란의 시아파 성지순례에서 보여주듯 종교활동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새로운 트렌드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다음으로 치사율이 높고 부통령과 대통령 자문역 등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최고위층 인사까지 대폭 확진자가 된 이란의 경우 시아파의 성지인 콤이 그 발원지가 되고 있습니다. 성지순례가 성스러운 장소에서 정신과 건강의 치유가 아닌, 전염병 확산의 숙주가 되었으니까요.



사우디가 이란 사태를 통해 이례적으로 선제적인 예방조치에 들어가게 된 것은 2월말 바레인과 쿠웨이트를 시작으로 걸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확진자의 거의 대부분이 이란을 방문했다가 감염된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이란과의 관계가 대체로 험악한 국가들임에도 불구하고 이란발 코로나 확산의 사정권에 들어가 바레인과 쿠웨이트를 시작으로 확진자가 늘어나게 된 이유는 그 나라에 있는 시아파들 때문입니다. 수니파 국가로 간주되는 바레인 인구의 85%, 쿠웨이트 인구의 3~40%가 시아파인 것으로 알려져 있죠. 정치적으로는 직항편도 없을 정도로 교류가 많지 않다고 해도 성지순례를 다녀오는 시아파 국민들이 있기에 바레인과 쿠웨이트가 걸프지역의 새로운 발원지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아파 성지순례에서 파급된 확진자의 폭증세가 이란과 시아파들에게 한정되어 영향을 끼친다면, 시아파도 순례하는 메카와 메디나 성지순례가 또 하나의 발원지가 될 경우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는 불을 보듯 뻔하기에 사우디 정부는 단계적인 예방조치에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사우디 외무부는 바레인 (바레인의 첫 확진자 중 한 명은 사우디인)과 쿠웨이트에서 확진자가 보고되기 시작하자 27일 그 첫 조치로 외국인 성지순례객들의 신규 우므라 입국 금지 및 한국을 비롯한 코로나 바이러스 주요 발생국가 국민에 대한 입국 금지조치를 내렸습니다. 그리고 같은 날 저녁 보다 안전한 성지순례 환경을 제공한다며 그랜드 모스크 내 바닥 청소 및 살균 작업을 하루 4회 실시하기 시작합니다. 하루 4회 청소가 대단하지 느껴지지 않게 느껴지겠지만, 넓은 면적에다 모스크 곳곳에 깔려있는 13,500장의 예배용 깔개를 접고 청소 및 살균 작업을 마친 후 폈다를 4번을 실시하는 것이니만큼 큰 일이기도 합니다.



나날이 갈수록 바레인과 쿠웨이트의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자 다음날인 28일에는 GCC 국민들의 우므라 순례 입국을 금지하고, 코로나 주요 발생국가 국민에 대한 신규 방문비자를 중단했습니다. 


28일 오만, 29일 카타르에서도 확진자가 보고되는 상황 속에서도 나름의 선제적인 조치덕분에 확진자가 없었던 사우디 조차 결국 3월 2일 사우디 내에서의 첫 확진자가 보고됩니다. 이 확진자 역시 바레인을 경유해 이란을 다녀온 사우디인. 자국민 확진자가 없이 외국인 확진자만 27명 보고된 UAE와 달리, 사우디를 비롯한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카타르에서 보고된 확진자의 거의 대부분은 이란을 다녀온 자국민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물론 UAE에도 이란인 확진자가 있습니다만...(여긴 지난 주말 보고된 이탈리아 확진자의 파급효과가 더 컸;;;;)


사우디로서는 이례적으로 행해진 선제적인 예방조치에도 불구하고 자국 내에서 3월 2일에 이어 4일 두번째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역시 바레인을 경유해 이란을 다녀온 사우디인)가 나오자, 결국 외국인 우므라 입국 금지조치 이후 일주일 만에 자국민과 자국 내 외국인 거주자들의 성지순례마저 금지조치를 내리며 사실상 성지순례를 중단시키는 초강경 대책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1979년 그랜드 모스크 점거사건 이후 초유의 성지순례 중단사태. 이때는 모스크가 테러범들에게 점령당해서 못했지만, 이번에는.... 정부가 스스로 걸어잠궜죠.




보다많은 성지순례객을 수용하기 위해 계속되는 그랜드 모스크 확장과 고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모스크 일대의 대대적인 개발을 통해 각종 비용을 인상시켜 돈독이 올라 성지순례로 장사해먹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을 정도로 성지순례를 통해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올리고 있는 사우디 정부지만, 이번 코로나 만큼은 종교활동을 통한 전염병 확산이라는 트렌드를 분석해 자신들에게 돌아올 수입원을 끊으면서까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의 기폭제가 되지는 않겠다는 강한 의사를 보여준 셈입니다. 올해 핫지 기간은 7월 말로 예정된 가운데 이번 중단 조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요... 


사우디의 초강경 선제조치와 더불어 UAE 샤리아 위원회는 3일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 혹은 감염이 의심되는 무슬림들은 모스크에 많은 신자들이 몰리는 금요 예배나 이드 예배 등에 참가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자가 격리하라는 파트와를 내릴 정도로 자신들의 종교활동이 새로운 기폭제가 되지는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인이 뻔한데도 애써 무시하며 굳이 단체로 모이는 종교활동을 하다 새로운 확진자를 만들어내는 모 종교와 다르게 말이죠.


그리고 성지순례가 전격 중단된 다음날 그랜드 모스크의 휑한 풍경.



사우디 당국은 우므라 금지령을 내린 다음날 그랜드 모스크 운영과 관련하여 추가된 사항을 발표했습니다.

- 성지 순례 중 일곱 바퀴를 돌아야 하는 카바 주변과 카바를 돈 후 거쳐가야만 하는 작은 언덕인 사파와 마르와 구간은 우므라 금지령이 해제될 때까지 폐쇄

- 예배는 그랜드 모스크 건물 내에서만 가능

- 모스크 내 식음료 반입 금지

- 성스러운 물이라 일컬어지는 잠잠이 담겨있는 컨테이너 접근 차단 예정

- 24시간 개방되던 모스크도 밤 이샤 예배 한시간 후부터 다음날 새벽 파즈르 예배 한시간 전까지 청소작업을 위해 문을 닫음.


하지만, 며칠 뒤인 3월 7일 살만 국왕의 지침에 따라 카바 주변은 일단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카바에는 접근하지 못하도록 장벽을 친 채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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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사우디2019. 12. 24. 21:41


UAE의 영자 신문인 더 내셔널지는 24일 한 정부 소식통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통해 사우디가 조만간 3개 걸프 국가 거주자들에게 사우디 내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에 참가를 희망하는 경우에 한해 72시간짜리 무료 비자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탈 석유화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경제 다각화 정책의 일환이자, 관광산업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입니다.


그 관계자의 발언에 따르면 UAE, 쿠웨이트, 바레인에 거주하는 외국인 거주자들이 사우디 내에서 열리는 이벤트에 참가하기를 희망할 경우 3일짜리 무료 비자 발급 및 편의를 제공해주라는 공식지침이 관련 당국으로부터 나온 상황이라고 하네요. 따라서 이 72시간짜리 비자는 사우디 내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기간에 한해 유용할 예정입니다. 인근 국가에서 사우디로 넘어오는 시간보다 사우디 내에서 이동하는 시간이 더 오래걸리는 상황이기에 한 동네에서 하루 이틀 사이로 열리는 이벤트를 관람하는 용도 밖에는 사용하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해 겨울부터 알울라 지역에서 열린 탄투라 축제를 시작으로 사우디 전역에서 지역 축제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열기 시작했습니다. (사우디 시즌 정보는 클릭!) 여름의 젯다 시즌에는 최초의 K-POP 콘서트였던 슈주의 콘서트가 열렸고, 현재 진행 중인 리야드 시즌은 BTS의 사우디 역사상 첫 스타디움 콘서트와 함께 시작한 바 있습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슈퍼 엘클라시코에 이어 지난주에는 이탈리아 슈퍼컵과 중동 지역 최대 규모의 EDM 페스티벌인 3일간의 MDL 비스트 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했었죠.


이번 조치는 지난 9월말 사우디 역사상 최초로 관광비자를 개방한 데 이은 것으로, 

2019/09/27 - [중동여행정보/정보] - [비자] 사우디, 전자 관광비자를 공식 발급하며 걸어잠궜던 문호를 세계에 개방해!

한 번 방문시 최대 90일 체류가 가능한 1년짜리 복수비자 (비자비 440리얄)는 도입 후 GCC에 체류 중인 외국인 거주자들로부터 온라인 비자신청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로 보입니다. 아울러 사우디-UAE 간 관계 강화 조치의 일환으로 양국 공동 관광비자 발급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는 상황이기에 GCC 국민들 외에 거주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한 이야기이긴 합니다.


아직은 UAE 매체에서만 보도된 소식이기에 구체적인 이행시기나 이행안은 사우디측의 공식 발표가 나와야 확인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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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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