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GU/사우디2019.05.20 16:34



사우디 정부의 공식 관보 "알꾸라"지는 지난 14일 사우디 각료회의의 최종 승인을 얻은 특별 거주허가증 (Privileged Iqamah)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게재했습니다. 2016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처음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사우디 특별 거주허가증은 3년여 간의 논의 끝에 5월 10일 슈라 위원회  통과, 14일 각료회의 승인을 거쳐 불과 10일만에 관보에 게재됨과 동시에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자] 사우디 슈라위원회, 외국인들에게 영주권 형태의 특별 거주허가증 발급안 승인! 참조) 관보에 게재된 추가 정보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종류

1) 영주권

2) 1년 단기 (연장 가능)


2. 신청 자격

1) 유효한 여권 소지자

2) 최소 21세 이상

3) 신용보고서 등 충분한 자금원이 있음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

4) 범죄경력증명서 (범죄 사실이 없어야 함)

5) 6개월 이내 발급된 건강 진단서 (간염 등 전염성 질환이 없어야 함)

6) 기존 사우디 거주자의 경우 유효한 거주허가증 (이까마) 보유자

7) 최종 승인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청비를 납부하고 의료보험증을 제출할 것


3. 신청비

1) 영주권: 80만 리얄 (약 2억 4천만원)

2) 1년 단기: 10만 리얄 (약 3천만원)

    * 언론에서 보도한 금액으로 비용은 당국의 최종 공표 과정에서 변동될 수 있음.

    ** UAE 장기 거주비자 신청자격 (10년 비자- 1천만 디르함 이상 투자/5년 비자- 500만 디르함 이상 투자)을 감안하면 저렴한 편.


4. (기 거주자라면 공감할 수 밖에 없는) 혜택

1) 스폰서 및 고용계약 필요없음 (현재는 둘 중 하나라도 있어야만 신청가능)

2) 추가 비비용 납부없이 가족과 함께 동반거주 가능 (현재는 가족 동반거주시 가족 1인당 추가비용을 매년 납부해야 함)

3) 친척을 위한 방문비자 발급 가능 (현재는 스폰서 동의가 필요)

4) 사우디 내 주거용, 상업용, 산업용 목적의 부동산을 본인 명의로 소유 가능 (단, 메카와 메디나, 국경지역 제외) (현재는 스폰서 동의가 필요) 

5) 메카와 메디나의 경우 소유는 불가능하지만 최대 99년까지 투자는 가능

6) 사우디인들에게만 허용되는 직종 외에 어떤 민간 업체에서도 근무 가능하며, 자유로운 이직 가능 (현재는 스폰서 동의가 필요. 보통은 이를 거부하고 비자 자체를 캔슬시켜 버림)

7) 자유로운 출국 및 재입국 가능 (현재는 스폰서가 비자를 발급하기에 스폰서 협조가 필요)

8) 공항의 출입국 심사 시 사우디 국민들이 이용하는 전용 창구 이용 가능 (현재는 악명높은 대기시간을 견뎌야....)

9) 외국인 투자법 하에서의 상업활동 가능

10) 해외 체류기간에 상관없이 조세 규정 등의 법적용시 사우디 국민으로 간주


5. 박탈 조건

1) 60일 이상의 징역형, 혹은 10만 리얄 이상의 벌금형에 처해졌을 경우, 혹은 법원의 명령에 따라 강제출국조치를 당했을 경우

2) 특별 거주허가증 신청시 제출한 서류가 허위로 판명되었을 경우

3) 특별 거주허가증 소지자의 자발적 포기


*** 최종 신청비용 등 구체적인 시행령은 특별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90일 이내 확정 예정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중동 | 사우디_아라비아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사우디2019.05.10 20:37



지난 8일 (수요일) 사우디 슈라 위원회는 해외 기업가 및 투자자, 전문 고급인력들을 사우디로 본격 유치하기 위한 영주권 형태의 거주제도 도입안을 찬성 76표, 반대 55표로 승인했습니다. (슈라 위원회 총원은 150명/ [정치] 여성들의 위원회 진출로 화제가 된 사우디 슈라 위원회란? 참조)


"특별 거주허가" (Privileged Iqama)라 불리는 새로운 이까마는 고도의 전문성을 갖췄거나 투자여력이 있는 외국인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현재 운영 중인 거주허가제 (Iqama system)와 달리 사우디 스폰서나 사우디 내 회사와의 고용계약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사우디 취업비자를 발급받기 위한 필수요소였던 스폰서가 없어졌기에 특별 이까마 (거주허가증) 소지자는 지금까지의 일반 이까마 소지자와 달리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이를테면...

- 가족 동반 거주 및 친척들을 위한 방문비자 발급 가능

- (자신을 스폰서로 하는) 직원 고용 가능

- (스폰서의 동의없이 마음대로) 부동산과 자동차 등의 재산 소유 가능

- 민간, 상업, 산업 부문의 회사에 (스폰서 상실로 인한 비자 걱정없이) 자유로운 취업 및 이직 가능

- 자유로운 이동 및 입출국 가능 (일반 이까마 소지자는 스폰서가 재입국 비자 등을 내줘야만 출국 및 재입국 가능)

- 공항 출입국 심사대에 (수속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지정 구역 사용 가능 


특별 이까마는 거주기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영구 이까마와 갱신 가능한 1년짜리 단기 이까마의 두 종류로 나뉘게 됩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특별 이까마 발급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 비자 신청비- 구체적인 액수는 추후 발표

- 유효한 여권 소지자

- 충분한 부채상환능력 입증할 것 (신용 보고서)- 구체적인 기준은 추후 발표

- 최소 21세 이상 (국제기준에 따른 만 나이 적용)

- 현재 사우디에 체류 중인 거주자의 경우 유효한 이까마 소지자

= 어떤 종류의 전과 기록도 없음을 입증할수 있는 범죄경력증명서

- 어떤 종류의 전염성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건강 진단서를 제출할 수 있어야 하며, 이 건강 진단서는 사우디가 규정한 요구조건을 따른 것이어야 함.


이번 특별 이까마 도입안 승인은 지난 2016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 당시 사우디 내에 영주권 형태의 장기거주제도 도입을 계획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던 것을 구체화한 것으로, 지난달 사우디 노동사회개발부가 발표한 골드카드 장기 거주 프로그램 (Gold Card extended residence program)의 연장 선상에 있는 후속조치입니다. 지난 2018년 경제개발 위원회가 발표한 2020 삶의 질 향상 프로그램 (Quality of Life Program 2020)의 일환으로 도입된 골드 카드 프로그램은 세계적인 재능을 사우디에 유치하기 위해 32개월 동안의 시범 운영을 통해 프로그램 적용 대상 분야 및 후보자 등을 결정할 것인지를 최종 확정하게 되며, 이와 더불어 외국인 거주자가 사우디 문화에 대한 참여 및 사우디 국민들 사이에 다양한 문화의 수용을 장려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슈라 위원회의 승인을 거쳤을 뿐 구체적인 도입 시기 및 제도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우디의 특별 이까마 도입은 지난해 잇달아 발표된 카타르 영주권, UAE 장기 비자와 마찬가지로 자국민 고용정책을 앞세워 외국인 거주자들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는 와중에도 자국의 산업 다각화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자 및 고급 전문 인력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비자] 부유한 외국인을 오래 붙잡자! UAE 장기 비자와 카타르 영주권 도입 배경 참조) 아울러 가족 동반 장기 거주 안정화를 보장하면서 부동산 활성화와 더불어 지금까지 가족 부양 등을 위해 사우디에서 벌어 해외로 송금하는 막대한 비용을 절감시켜 왜곡된 경제순환모형을 개선하여 자국내 시장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려는 의미도 담겨있기도 합니다. (비록 예전 자료지만 [경제] GCC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송금액은 어느 정도일까? 참조) 이번에 발표된 사우디의 특별 이까마는 카타르와 UAE의 제도와 대체적으로 유사하지만, 비자 기간 내 스폰서나 고용계약 변경 등과 관련해 명확하지 않고 기간이 명시되어 있는 UAE 장기 비자에 비해 무제한 거주 및 스폰서나 고용계약을 필요로 하지 않아 훨씬 탄력적이며, 20년 이상 체류자에게만 신청자격이 부여되고 아랍어 능력을 요구하는 카타르의 영주권에 비해서는 훨씬 신청 장벽이 낮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슈라 위원회를 통과한 이 법안은 5월 14일 밤 젯다의 알살람 팰리스에서 살만 국왕이 주재한 각료회를 통해 최종 승인되었습니다.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중동 | 사우디_아라비아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사우디2019.04.25 21:17


다카르 랠리 조직 위원회와 사우디 스포츠청은 지난 16일 예고했던 대로 알낏디야에서 죽음의 자동차 경주 다카르 랠리의 제3장을 열게 될 2020 사우디 다카르 랠리의 코스와 일정을 소개하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스포츠] 다카르 랠리, 아프리카와 남미에 이어 2020년 대회부터 개최지를 사우디로 변경! 참조)



공식 기자회견장에는 양측의 주최측과 다카르 랠리 13회 우승에 빛나는 스테판 피터한셀을 위시한 다카르 랠리 드라이버들이 런칭식에 참석했습니다. 남미 시대의 마지막 대회였던 올해 대회 우승 포함 다카르 랠리 3회 우승자이자 유일한 아랍 출신 우승자인 나세르 알앗띠야는 평소 같았으면 아랍을 대표하는 다카르 랠리 드라이버로 참석했겠지만, 이번에는 초청받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우디와 외교분쟁을 벌이고 있는 카타르 출신이자 현 통치자 셰이크 타밈의 사촌이기도 하니까요.   



2020 사우디 다카르 랠리는 2020년 1월 5일 젯다를 출발하여 사우디 영토를 시계 반대방향으로 한바퀴 돌아 공식 기자회견이 열린 알낏디야에 도착하는 총 9,000킬로 이상의 코스를 달리게 됩니다. 참가자들은 아라비아 반도 서부의 산악지역, 엠티쿼터를 위시한 사막지역, 강, 호수, 휴화산 지대 등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야말로 다채로운 사우디의 자연환경을 경험하게 됩니다. 



2020 사우디 다카르 랠리의 런칭을 공식 선포한 기자회견이 열린 곳이자, 9000킬로가 넘는 장거리 경주의 목적지가 될 알낏디야는 리야드 외곽에서 남서쪽으로 40여km 떨어진 곳에 위치하여 디즈니 랜드의 두배 반 정도 면적인 334평방킬로미터의 부지 위에 테마파크 등 다양한 즐길거리로 채워진 엔터테인먼트 시티 건설이 진행 중입니다. 엔터테인먼트 특화도시 알낏디야 건설은 아직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은 홍해 일대의 섬 개발을 통한 대규모의 홍해 관광 프로젝트, 메가 신도시 네옴 ([경제] 대규모 홍해 개발의 정점을 찍는 사우디의 메가시티 프로젝트, 네옴 (NEOM) 참조) 프로젝트와 함께 비전 2030을 내세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 중 하나로 지난해 4월 살만 국왕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착공식을 가진 바 있습니다.   





2020 사우디 다카르 랠리 런칭 기자회견 영상은 아래에서...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중동 사우디_아라비아 | 리야드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사우디2019.04.16 00:12


지옥의 레이스, 죽음의 자동차 경주로 유명한 다카르 랠리 조직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알려지지 않은 경관과 미지의 지형"을 제공해주는 곳이라며 지난 10년간 대회를 개최해왔던 남미를 떠나 중동으로 자리를 옮겨 다음 대회인 2020년 대회부터 5년 동안 사우디에서 대회를 개최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조직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30년 동안 아프리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최근 10년간 남미의 장대한 경관을 개척하는 모험을 해온 끝에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경주로 불리는 다카르 랠리 역사의 새로운 장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열게 되면서 중동지역에 데뷔한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으며, 데이비드 카스테라 다카르 디렉터는 사우디로의 개최지 변경을 "미지속으로의 항해"라고 묘사했습니다. 



1979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2007년까지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열렸던 다카르 랠리는 모리타니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08년 대회가 테러리스트 공격에 대한 공포로 취소되면서 대회 자체의 존립이 위태로왔으나, 아르헨티나와 칠레가 2009년 대회를 유치하면서 다카르 랠리의 역사는 아프리카를 떠나 남미로 쓰여지게 되었으며,  2019년 대회를 끝으로 2020년부터는 그 세번째 무대인 사우디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앞세우고 있는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스포츠청을 앞세워 각종 대회를 유치하면서 사우디를 알리고 스포츠 분야를 적극 발전시키고 있는 사우디 정부의 의지와 새로운 무대에서의 도전을 원하는 다카르 랠리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입니다. 폐쇄적인 비자정책 및 엄격한 종교정책으로 해외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우디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사막 중 하나인 룹앨할리 뿐만 아니라 겨울에 폭설이 내리는 타북 지역, 홍해와 아라비안 걸프에 접해있는 해안지대부터 아브하 일대 3천미터급의 고산지대, 그리고 주위가 온통 새카만 휴화산 지대외 초대형 운석 낙하지 등 중동지역에서 보기드문 다채로운 자연환경을 자랑하고 있으며, 그간 제대로 개발되지 않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카르 랠리를 유치한 사우디 스포츠청은 최근 몇 년 동안 WWE와의 10년 파트너쉽 계약에 따라 그레이티스트 로얄럼블과 크라운 쥬얼 PPV를 이미 개최했고, 지난해 12월 전기 자동차 경주대회인 앗디리야 E-프릭스를 열면서 사우드 왕가의 고향인 앗디리야를 홍보하는 한편으로 비싸고 오래 걸리기로 악명높은 사우디의 입국비자 시스템 개선의 일환으로 이벤트 전용 전자비자까지 신설했으며, ([비자] 사우디 최초의 첫 이벤트 전용 전자 관광비자 시스템 샤렉 서비스 개시! 참조) 올해 유벤투스와 AC밀란의 이탈리아 슈퍼컵을 개최하는 과정에서 패밀리석을 제외한 일반석에서 남녀가 함께 관람하는 것을 금지해온 사우디 정부의 방침에 이탈리아 축구협회가 반발하자 역사상 최초로 이 제한까지 풀어버리는 등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in 젯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유벤투스의 슈퍼컵 최다 통산 8회 우승 이끌어! 참조) 대형 스포츠 이벤트 유치를 통한 국가 이미지 홍보와 이를 관람하고자 하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한편, 다카르 랠리 조직위원회는 4월 25일 2020년 사우디 다카르 랠리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겠다며 홈페이지 대문도 바꿔놓았습니다.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중동 | 사우디_아라비아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GCC/GU/사우디2019.02.24 23:15


파키스탄-인도-중국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순방 (당초에는 한국과 일본을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었지만 다음 기회에...)을 마치고 복귀한 후 살만 사우디 국왕이 처음으로 열리는 아랍-EU 정상회담에 참가하기 위해 이집트를 방문하는 동안 국왕 권한대행을 맡게 된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는 국왕 권한대행이라는 권한을 이용해 직권으로 3개의 칙령을 잇달아 발표했습니다. 첫째가 현 주미 대사이자 친동생인 칼리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자를 국방부 차관으로 불러들이고, 그의 후임으로 사우디 역사상 첫 여성대사인 리마 빈트 반다르 빈 술탄 알사우드 공주를 주미대사에 임명한 것입니다. 셋째는 예멘 전쟁에 참전 중인 군인들에게 보너스 지급 명령...


2017년 4월부터 주미 대사를 역임했던 칼리드 빈 살만 왕자의 복귀는 자말 카쇼끄지 살해사건으로 인해 어느 정도 예상되던 바였습니다. 자말 카쇼끄지가 살해되고 며칠 뒤 사우디는 그를 구속하거나 살해한 것과 거리가 멀다며 사우디의 개입설을 부인했지만 다음날 황급히 사우디로 돌아갔고, 그 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로부터 자말 카쇼끄지를 가능한 빨리 침묵시키라는 명을 받았던 그가 자말 카쇼끄지에게 필요한 서류를 떼려면 안전한 주이스탄불 사우디 영사관으로 갈 것을 권고했다는 녹취록과 기밀 정보들이 유출되면서 주미 대사의 역할을 더이상 수행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그를 장관급 국방부 차관으로 불러들인건 자말 카쇼끄지 살해사건과 관련된 각종 의혹으로부터 그를 보호하는 한편, 자신이 겸직 중인 국방부 장관으로서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는 세간의 평가도 있습니다. 국방부 장관을 맡고 있음에도 군사교육이나 군경험이 없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달리, 칼리드 빈 살만 왕자는 사우디와 미국에서 체계적인 군사 및 파일럿 교육을 받았으며, 등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전투기를 몰 수는 없지만 1000여시간 이상의 비행경력과 예멘 내전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참전 용사로서 형보다는 군부를 이해하고 다잡는데 적임자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벌려놓은 판이기는 해도 정치, 경제, 군사 등 다방면에 책임을 지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로서는 벌려놨다가 수습못하고 있는 예멘 내전과 더불어 군부의 교통정리에 집중할 심복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그의 권력강화 과정에서 기존에 국방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살만 국왕파), 왕실 친위대 국가방위부 (무타입 빈 압둘라 왕자/압둘라 전국왕파), 내무부 산하 치안군 (무함마드 빈 나이프 전 왕세질파)의 3개 조직으로 황금분할되었던 군 조직을 자신의 직속으로 만들면서 세력기반으로 삼았지만, 자신의 세력강화 및 경제 다변화 등 산적한 문제들 속에서 직접 군부까지 재정비하는 것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으니 말이죠. ([정치] 대규모 숙청작업으로 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권력투쟁기 참조)


칼리드 빈 살만 왕자의 국방부 차관 임명으로 공석이 된 제11대 주미 대사에 임명된 이는 사우디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사가 된 리마 빈트 반다르 빈 술탄 알사우드 공주입니다.



1975년생인 그녀는 1983년부터 2005년까지 22년간 주미대사를 역임하면서 한시대를 풍미하며 사우디의 최장수 주미대사로 기록된 제6대 주미 대사 반다르 빈 술탄 왕자의 딸로 사우디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사이자 역사상 최초의 부녀 주미 대사가 된 셈입니다. 반다르 빈 술탄 왕자는 주미대사 역임 후 압둘라 국왕 시절 국가안보위원회 사무총장과 사우디 정보국장 등을 역임했으며, 살만 국왕 즉위와 함께 일선에서 은퇴한 바 있습니다. ([정치] 압둘라 사우디 국왕, 반다르 빈 술탄 사우디 정보국장 전격 교체와 그 의의 & [사회] 사우디의 국가정보원, 사우디 정보국 "무캇바라" 참조)



신임 주미 대사가 된 리마 빈트 반다르 빈 술탄 공주는 주미 대사를 역임했던 반다르 빈 술탄 왕자를 따라 10대부터 20대까지 장기간 미국에 체류하며 미국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사우디 여성의 사회진출이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을 오가며 해온 다양한 활동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조지 워싱턴 대학 박물관학 학사인 그녀는 전공을 살려 파리에 있는 아랍 세계 연구소와 워싱턴에 있는 아서 M 새클러 갤러에서 인턴을 경험하고 시카고에 있는 필드 자연사 박물관 등지에서 경험을 쌓은 후 아버지가 주미 대사에서 물러난 2005년 사우디로 돌아와 당시만해도 낯설었던 여성 전용 체육관과 스파를 공동으로 설립하고, 다양한 럭셔리 유통 업체의 CEO를 맡으면서 기업가로서는 물론 노동부와의 협업하에 사우디 여성의 유통업계 및 노동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특히 하베이 니콜스 리야드를 운영하면서 사우디 여성들의 취직기회를 제공하고 그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내에 보육시설을 도입하고 여성들의 운전이 금지되었던 당시에는 직원들을 위한 교통편을 제공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습니다. 자신의 기업가 활동을 바탕으로 그녀는 세계은행이 2017년 발족한 여성기업가기금 이니셔티브 (We-Fi: Women Entrepreneurs Finance Initiative) 자문 위원회 위원이기도 합니다.


그와 동시에 2016년부터 사우디 스포츠청의 계획개발국 부국장을 맡으면서 사우디 내 여학교에 그동안 금기시해왔던 체육교육을 포함시켰으며,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여성 스포츠 위원회 위원이자 사우디 올림픽 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으며, 사우디 내 최초의 유방암인식협회 설립에 참가하고 다양한 활동을 펼치면서 2014년 포브스지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있는 아랍여성 200인과 사우디 내 영향력 있는 아랍여성에 선정되는 등 사우디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칼리드 빈 살만 왕자를 리야드로 복귀시키고 리마 빈트 반다르 빈 술탄 공주를 사우디 역사상 최초의 여성대사로 지명한 것은 자말 카쇼끄지 살해사건과 관련하여 외교부 장관에서 외교담당 국무장관으로 일선에서 후퇴시킨 아딜 주베이르 국무장관에 이어 칼리드 빈 살만 왕자를 외교무대 최일선에서 거리를 두고, 전례없는 사우디 여성인권 강화정책이 잇달아 발표되는 와중에서도 정작 사우디 여성 인권운동가에 대한 박해가 자행되고 있다는 반 사우디 정부 성향 매체나 단체들의 비판을 무마시키기 위한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과거 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에서 여성이 국회에 진출하는데 200년이 걸렸다면, 사우디는 (여성에 대한 인권탄압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건국한지 100년이 채 안되어 슈우라 위원회에 진출했다고 밝힌바 있고, 사우디 정부 비판 기사라면 사족을 못 쓰는 반 사우디 정부 성향의 서구매체조차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첫 여성대사 지명에 대해서는 생각외로 별 말이 없다는 점을 떠올려보면 말이죠...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중동 사우디_아라비아 | 리야드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