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GU/사우디2021. 7. 1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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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시간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손님들)

사우디 일간지 오카즈와 사우디 가젯트 등은 15일 사우디 상공회의소연합이 발행한 회람을 통해 사우디 내 매장과 영업시설들이 예배시간에도 영업 및 경제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습니다. (링크)

 

일반 상식으론 이해하기 힘들지만 사우디는 이슬람 국가들 중에서도 유일하게 "쌀라 브레이크"라고 해서 무슬림들이 매일 드려야 하는 다섯번의 예배 시간- 새벽 (파즈르), 정오 (주흐르), 오후 (아스르), 일몰 (마그립), 밤 (이샤) (실제 예배 시간은 계절과 국가가 아닌 지역에 따라 매일 변함)- 중에는 모든 영업 시설이 영업을 중단해야만 했습니다. 새벽에도 영업하는 주유소 같은 시설을 제외한다면 일반적으로는 운영시간에 따라 정오 예배부터 최대 네 번의 예배시간이 이에 해당하며, 매 예배시간마다 30분 휴식이니 하루에 총 두시간~두시간 반은 매장 문을 닫고 영업을 중단해야만 했습니다. 하루에 셔터만 최대 12번 (24시간 영업하는 경우)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해야만 하는 것이죠. 

 

사우디에 살다보면 이 쌀라 브레이크는 알면서도 막상 어쩔수 없이 당하면 열받게 만드는데,

  • 기껏 두세시간을 기다려서 내 차례가 왔다 싶었는데 바로 내 앞에서 끊고 예배시간이라며 30분 후에 다시 오라고 한다던가,
  • 그렇게 기다려서 일보고 다른 곳에 가서 볼 일을 보려는데 또 예배 시간이 걸려 30분을 또 기다려야 한다던가,
  • 식당에서 식사 중에 예배시간이 걸리면 먹고 있는 걸 끊으라고 할 수는 없으니 식당 정문을 잠그고 블라인드를 내리거나, 조명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식사를 하다 예배시간이 끝나기 전에 식사와 계산이 끝나면 쪽문으로 나간다던가...
  • 일보러 갔더니 아스르에 걸리고, 다른 곳에 일보러 갔더니 마그립에 걸린 후, 또 다른 곳에 일보러 갔다가 이샤에 걸리는 쌀라 브레이크 3콤보에 걸리면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예배시간 중 영업 중단은 사우디 건국과 동시에 적용되었던 것이 아니라, 1979년 그랜드 모스크 점거사건을 계기로 사우디 건국 이후 40년 넘게 세속적인 사우디 정부에 눌려있던 원리주의 종교세력들이 통칭 무따와라 불리던 종교경찰청을 신설하면서 1940년대 창설 이후 순수한 종교 기관에 불과했던 권선징악위원회 (CPVPV)에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하여 사우디 사회를 통제하기 시작했던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늘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사우디는 최고종교지도자가 대통령보다 위에 있는 신정국가 이란과 달리 태생부터 세속주의적인 사우드 씨족과 원리주의적인 와하비스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혼종으로 태어났기에 사우디 역사는 그 두 세력의 기나긴 세력 쟁탈전의 역사라고 요약할 수 있습니다. 누가 헤게모니를 잡느냐에 따라 사회 분위기 자체가 바뀌어 버리는...

 

예배시간 중 영업 중단은 1987년 당시 권선징악위원회 회장이 공표한 권선징악위원회 집행 규정 제1조의 두번째 단락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그 문제의 두번째 단락은...

"예배는 무슬림이 반드시 지켜야 할 다섯 의례 중 하나이기에 위원회 멤버들은 모스크에서 특정한 시간에 이를 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사람들로 하여금 예배를 알리는 아잔이 들리면 이에 즉시 반응할 것을 촉구해야 하며, 그들이 예배시간 중에는 매장을 닫음으로서 판매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해야만 한다"  

 

그 문제의 두번째 단락은 샤리아나 사우디 사회의 시스템과는 상관없이 강경한 원리주의 성향의 권선징악위원회가 자체 규정 내에 임의적인 재량으로 삽입한 단락에 불과했지만, 행동대장이나 다름 없는 종교경찰을 앞세워 하나의 관행으로 만들어버린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특정한 시간의 예배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배인 금요일 주흐르 예배로 해석될 여지가 있음에도 위원회는 종교경찰을 앞세워 모든 예배에 적용해왔던 것이죠. (참고) 그동안 우리에게 알려졌던 여성들의 자전거 탑승, 운전 금지, 영화 상영금지 등을 포함해 사우디 내에서 사회개혁 흐름을 타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잇달아 족쇄가 풀리고 있는 악습들은 사실 샤리아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실권을 빼앗은 권선징악위원회가 근본없이 자의적으로 만들어냈던 셈입니다.

 

아울러 이 집행 규정이 담긴 문서에는 종교경찰들이 문제를 발견했을 때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허용하는 권한 역시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종교경찰들은 견제 세력이 없자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강경하게 실행에 옮기기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사우디 사회 내에 건드릴 수 없는 합법적인 폭력조직,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전임 압둘라 국왕 통치기에 온건화시키려다 실패하고, 결국 살만 국왕 통치기에 들어서고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숙청의 밤과 함께 잠재적인 위협세력들을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순식간에 폭망해 버렸죠...

 

무소불위의 권력에 맛들인 광기에 휩싸여 폭주하던 종교경찰은 몇 년전 해체되고 권선징악위원회도 원래의 역할로 돌아가면서 그들이 그동안 금기시해왔던 악습들이 잇달아 철폐되는 흐름 속에 오랫동안 논의되어 왔던 예배시간 중 영업 중단 해제 논의 역시 가속도를 띄게 되었습니다. 지난 6월 20일 슈라 위원회에 이에 대한 찬반 투표가 의제로 상정되었다는 뉴스가 있었지만, 다음날 이 논의가 연기되었다는 보도가 나왔던 와중에 15일 상공회의소연합의 지침이 담긴 공문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공문에 따르면 첫번째 단락에서는 이번 지침을 내리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고, 두번째 단락에서는 지침의 시행 내용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아즐란 빈 압둘아지즈 알아즐란 사우디 상공회의소연합 회장 명의로 발행된 공문에 따르면 (물론 그 누구보다 수십년 동안 폐지를 주장해왔던) 상공회의소연합이 이러한 지침을 내리면서 내세운 명분은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였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방지를 위한 예방수칙에 따라....

 

로 시작되는 이 공문에서는 자신들이 내린 지침에 대해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예방수칙이자 쇼핑객들과 손님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서두에서부터 밝혔기 때문이죠. 원래 오랫동안 주장해왔을 명분이었던 중단없는 영업으로 쇼핑객과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 수준 및 쇼핑 경험 향상은 덤.

 

이들이 이러한 명분을 내세울 수 있는 건 온건해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 경제적인 이유와 맞물려 예배시간 중 영업 중단 폐지론이 오랜 시간의 논의 끝에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 슈라 위원회 의제로 상장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질 정도로 힘을 얻고 있는 가운데, 쇼핑객이나 고객들이 쇼핑몰이나 영업장에 갔다가 쌀라 브레이크에 걸리게 될 경우 30분 후 다시 영업을 재개할 때까지 매장 근처에서 몰려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매장이 통째로 문을 닫아버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까요. 작년에 크게 고생했다가 올초까지 어느정도 진정시켰다고 봤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상공회의소연합이 정부를 설득시킬 수 있는 명분으로 삼을 수 있었겠죠.

 

이 소식을 접한 로이터가 확인을 요청했지만 대답이 없었다고 보도할 정도로 사우디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난 것은 아니지만, 상공회의소연합은 관련 당국과의 필수적인 협조 끝에 내려진 결정이라고 밝히고 있어 조만간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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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사우디2021. 1. 1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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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서 중년을 아우르는 수많은 왕자들로 인해 세대교체가 더디게 진행될 것만 같았던 사우디에서 불과 몇 년만에 왕실 내 권력투쟁에서 승리를 거두며 듣보잡 왕자들 중 하나에서 어느덧 차기 왕위 계승자에 이름을 올린 후 비전 2030 공표, 미래형 신도시 네옴 및 메가 프로젝트 발표, 세계에 자신들을 개방하는 관용적인 이슬람 국가가 될 것임을 천명하며 사우디 사회의 개혁자로 나섰지만, (사우디 법정에선 면죄부를 받은) 2018년 자말 카쇼끄지 암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사우디 내 권력투쟁을 하듯 의욕적으로 나섰던 예멘 내전 참전과 카타르 단교 사태가 사실상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그전과 달리 최근 2년간 숨고르기라도 하듯 전면에 크게 나서지 않았던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1월 10일 저녁 8시반 TV방송을 통해 네옴사 (NEOM Company)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네옴에 들어설 친환경 탄소 제로 도시 "더 라인 (The Line)"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2017/10/25 - [GCC/GU/사우디] - [경제] 대규모 홍해 개발의 정점을 찍는 사우디의 메가시티 프로젝트, 네옴 (NEOM)



네옴 발표 이후 3년간의 계획 끝에 "도심 생활의 혁명"을 모토로 내세우고 발표된 신도시 "더 라인"은 지금까지의의 도시개념과는 전혀 다른 개념으로 네옴 일대의 네 개 생태지구를 이름 그대로 직선으로 가로지르는 170km의 그리드를 구축하여 지상으로는 자연 환경의 95%를 보존하는 인간 중심의 거주구역을 만들고, 100% 천연 에너지와 AI 등을 결합하여 운송, 네트워크, 유틸리티 등 도시 운영에 필요한 필수적인 인프라는 지하에 건설하여 지상으로는 차도 거리도 없는 100만명이 거주하는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들은 도보 5분 내에 해결 기능하고 도시 내 어떤 곳에서도 도보 5분 내에 자연에 접근할 수 있으며, 도시의 끝에서 끝까지 (지하로) 이동하는데는 최대 20분 이내로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자 새로운 미래라는 뜻을 담고 있는 네옴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도시개발 계획.

일견 황당해 보이는 도시건설 계획이지만, 네옴이 들어설 동네의 네 개 지구의 자연환경을 보면 그럴만하다 싶은 생각도 들긴 합니다.



홍해를 끼고 이집트와 맞닿는 아라비아 반도의 서쪽 끝 일대는 해안이지만,



내륙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해변가를 낀 사막지대가 나오고...



더 내륙으로 들어가면 그야말로 대대적으로 개발하기 쉽지 않은 험준한 산과



계곡들로 가득차 있어서 일반적인 개념의 도시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니까요.



TV 발표는 그야말로 신도시의 컨셉을 설명하는 티저에 불과하고 2021년 1분기부터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가며 예상 건설비용은 10억에서 20억 달러 사이라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 이중 레이어로 구축한다는 지하 인프라 시설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 지표면 아래 인프라 개발도 환경에는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등 야심찬 새로운 유형의 도시 구축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추후 공개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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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사우디2020. 12. 2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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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공식적으로 즐길 수 없는 나라 중 하나가 사우디였습니다. 


거주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들이 많은 이웃 걸프 국가들의 경우 크리스마스가 휴일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상품 판매와 이벤트를 내놓으며 즐기는 연례 행사가 된 것과는 달랐습니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UAE의 경우엔 일찌감치 10월 중순부터 매장들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 용품을 팔기 시작하고, 12월초 내셔널 데이 연휴가 끝나면 대형 쇼핑몰 내부에도 크리스마스 데코레이션이 설치되고 몰 오프 에미레이츠 같은 곳에서는 크리스마스 2주전 즈음이면 슈톨렌 자선 케익 판매 행사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기도 합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한 올해에도 몰 오브 에미레이츠의 슈톨렌 케익 판매 이벤트는 크리스마스를 2주 앞두고 어김없이 열렸고,



그 다음 주에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된 바 있습니다. 참고로 UAE는 1일 확진자 수가 1천명대를 넘어선지 몇 달되었습니다만...



무슬림 국가에 거주하는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는 예수 탄신일이라는 종교적인 의미가 있지만, 기독교와 달리 예수를 하늘에서 보낸 선지자 중 한 명으로 보는 이슬람에 있어서 이 날은 종교적으로 큰 의미가 없음에도, 이슬람 외 타종교에 대한 관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상업적인 면이 더 큽니다만....) 이슬람에 있어서 예수 다음에 내려온 선지자이자 마지막 선지자로 여기는 무함마드 탄신일에 대한 이들의 자세를 보면 더더욱 말이죠.


사우디는 무함마드 탄신일을 챙기는 것도 우상숭배의 일환이라며 휴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반면, 공휴일로 지정한 UAE의 경우에도 특별한 판매 이벤트는 커녕 무함마드 탄신일 전날 해질 무렵부터 당일 저녁까지 술과 유흥을 금지하는 드라이 나이트를 선포할 정도로 축제 분위기와는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공휴일은 아님에도 축제 분위기를 만드는 크리스마스와 다르게 말이죠. 

2016/09/13 - [중동여행정보/정보] - [문화] 손님, 오늘만큼은 경건하게 하루를 보내야 합니다! UAE와 카타르의 드라이 나이트!


이런 상황이다보니 사우디에서의 크리스마스는 발렌타인 데이만큼이나 공식적으로는 아무 의미도 없는 날이었지만, 수십년 동안 사우디 사회를 암흑기로 만들었던 종교계의 위세가 꺾인 2016년 이후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끝에 2019년 2월이 되어서야 발렌타인 데이가 사우디 내에서도 하나의 이벤트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2019/02/16 - [GCC/GU/사우디] - [사회] 발렌타인 데이 금지조치 해제로 본 사우디 사회 내 종교세력의 정치적 입지 변화


이는 현재의 검찰처럼 영원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자랑할 것 같은 종교세력의 상징이었던 종교경찰의 권한을 무력화시킨 2016년의 칙령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744년 세속화되는 세상이 싫었지만 힘이 없었던 원리주의 종교 세력과 약간의 힘은 있었지만 넓은 아라비아 반도를 통일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구심점이 필요했던 세속화된 사우드 왕가가 연합하면서 시작되어 여러 우여곡절 끝에 지금까지 이어져 온 사우디의 역사는 가장 정치적인 성격이 강한 두 세력이 연합한 만큼 그야말로 종교계와 사우드씨족간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권력 투쟁사이기도 합니다. 

2014/07/21 - [공지&소식/기획 시리즈] - [역사] 사우디는 어떻게 건국되었을까? 사우드 씨족의 오랜 투쟁기, 사우디아라비아왕국 건국사


사우드 왕가는 사람들을 연합시키는 정신적인 구심점으로서 이들이 필요했지만, 집단화를 피할 수 없는 종교의 특성상 보다 많은 권한과 힘을 추구할 수 밖에 없기에 두 세력의 헤게모니 쟁탈전의 결과는 바로 사우디 사회의 변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우드 왕가는 종교세력을 억제하면서 온건한 사회를 유지해 왔었지만, 1979년 11월 20일 이란 이슬람 혁명의 여파로 발생하게 된 그랜드 모스크 점거사건으로 인해 극단적인 종교세력이 사우드 왕가를 누르고 종교경찰을 앞세워 사우디 사회를 통제하게 됩니다. 종교적으로는 위엄이 없는 사우드 왕가가 자신들을 이슬람 종주국이라 칭할 수 있는 이유였던 양대 성지의 수호자라는 명분이 여지없이 작살났으니 말이죠. 이 트라우마는 워낙 강렬했던 탓에 점거사건의 주범이었던 주하이만 알오타비의 이름과 당시의 이야기를 드라마에서 공식적으로 다루기까지 40년이 걸릴 정도였습니다.   

2019/09/24 - [GCC/GU/사우디] - [사회] 사우디 현대사의 볼드모트, 그리고 종교경찰의 흥망으로 본 사우디 사회의 격변사!!


그랜드 모스크 점거사건이 발생하기 이전 온건했던 사우디 사회의 모습에 대한 추억은 지역에 따라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볼 수 있는 사우디 로맨틱 영화 "바라카가 바라카를 만나다"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2016/09/15 - [여러가지.../신간&영화] - [영화] 바라카가 바라카를 만나다, 달콤쌉싸름한 사우디의 첫번째 로맨틱 코미디 영화


독실한 종교적인 가치관과 거리가 있는 젊은 세대들이 사우디 사회의 다수가 되기 시작하면서 사우드 왕가는 막강했던 종교세력의 힘을 점진적으로 약화시키기 위한 시도를 해왔고, 온건한 방향으로 이를 추진해왔던 압둘라 국왕 사후 살만 국왕이 즉위하고 그의 아들이자 사실상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 의해 이들을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하면서 "관용적인 이슬람"을 앞세워 사회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입니다. 종교세력을 억제하지 않으면 비전2030 실현에 있어서 내부적으로 큰 장애물이 될테니까요. 그러한 변화의 일환으로 발렌타인 데이가 하나의 이벤트로 자리잡은 데 이어 올해부터는 크리스마스까지 챙기기 시작하게 된 셈입니다. 



사우디에서는 분위기를 대놓고 낼 수 없었던 크리스마스를 즐기기 위해 연말에 휴가를 떠나거나, 여의치 않으면 크리스마스 용품을 구하기 위해 공식, 혹은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한 밀수도 마다하지 않았던 사우디 내 기독교인들이나 비무슬림 거주자들에게는 그야말로 뜻깊은 2020년이 될 것 같습니다. 사우디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휴가를 떠나 모국에 있는 가족친지들과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없었던 이들에게는 공식적으로 즐길 수 있게 바뀌면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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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사우디2020. 11. 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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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목요일 사우디 스포츠부와 자동차 협회는 F1과의 장기 파트너쉽 계약에 바레인, 아부다비에 이어 걸프 국가 중에서는 세번째로 F1 그랑프리를 내년부터 유치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 첫 대회는 아부다비 파이널을 앞둔 내년 11월 젯다 코니쉬 로드 일대에서 열리게 됩니다.



F1 그랑프리를 유치한 33번째 국가가 된 사우디는 1970년대 후반 윌리엄스팀을 후원하면서 F1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큰 업체 중 하나인 아람코는 대회의 주요 스폰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제적인 관계 외에도 아랍인들, 특히 사우디인들이 기본적으로 자동차를 좋아하기에 든든한 팬층이 확보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달리기 좋은 드넓은 땅덩어리를 가지고 있는데다, 기본적으로 통제가 심한 사회문화 속에서 일부 사우디 젊은이들은 재미를 쫓아 우리가 상상도 못할 다양한 방식으로 자동차를 즐겨오고 있었습니다. (걸프국가들 중 운전 매너가 가장 않좋기로 유명한 넘들도 사우디 넘들....)

2009/07/31 - [아시르] 하발라에서 보는 사우디 젊은이들의 자동차 예술 

2013/06/06 - [교통] 사우디 청년들의 아찔한 "모서리 스키주행", 그리고 차를 활용한 놀이들... 


최근 몇 년간 국가 개방과 더불어 그동안 TV로만 즐기거나, 여유있는 일들은 해외 원정을 다녀오면서 즐겼던 다양한 스포츠 이벤트를 자국으로 유치해오고 있는 사우디 입장에서 

2018/04/16 - [GCC/GU/GCC/GU] - [문화] 역대 최다 50인 참전하는 그레이티스트 로얄 럼블을 앞두고 본 WWE와 중동

2019/01/17 - [야!쌀람!풋볼/걸프컵&기타] -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in 젯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유벤투스의 슈퍼컵 최다 통산 8회 우승 이끌어!

2020/01/13 - [야!쌀람!풋볼/걸프컵&기타] - [2019 스페인 슈퍼컵] 레알 마드리드, 마드리드 더비에서 승리하며 통산 11번째 우승 차지해!


F1 유치는 그야말로 시간의 문제일 뿐이었습니다. 이미 2018년에는 전기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E를 유치했고, 올해 초에는 남미에서 오랫동안 열렸던 다카르 랠리까지 사우디로 가져왔으니까요.

2018/10/01 - [GCC/GU/사우디] - [비자] 사우디 최초의 첫 이벤트 전용 전자 관광비자 시스템 샤렉 서비스 개시!

2019/04/16 - [GCC/GU/사우디] - [스포츠] 다카르 랠리, 아프리카와 남미에 이어 2020년 대회부터 개최지를 사우디로 변경!

2019/04/25 - [GCC/GU/사우디] - [스포츠] 산악지역에서부터 엠티쿼터까지, 2020 사우디 다카르 랠리 코스 및 일정 공식 발표!


이러한 굵직굵직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 유치는 폐쇄적인 사우디 사회가 개방되는 역사적인 순간의 한 중심축이 되어 왔습니다. 관광비자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했던 사우디가 포뷸라E를 유치하면서 이벤트 전용 전자 관광비자 시스템을 신설하면서 노하우를 쌓아 본격적인 전자 관광비자 발급시대에 들어갔으며, 오랫동안 금지되어 왔던 경기장 내 여성 관중 입장이 허용된 뒤에도 남자 관중석과 패밀리석으로 나뉘었던 제한을 이탈리아 슈퍼컵 개최 과정에서 풀어버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니까요.



사우디에서 F1 유치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는 단적인 증거는 바로 F1을 열 수 있는 전용 서킷이 현재 건설 중이라 빨라야 2023년에나 개장 가능한 상황임에도 당장 내년부터 F1을 유치하여 공식 일정에 포함시킨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날씨 좋은 11월 야밤에 젯다 코니쉬 로드를 질주하는 젯다 그랑프리는 야스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아부다비 그랑프리 파이널 같은 장기 이벤트가 아니라 사우디 내에서 2년, 길어봐야 3년만 열리게 될 단발성 대회입니다. 젯다는 전용 서킷을 확보하지 못한 사우디 자동차 협회가 사우디 현지 답사한 F1측과 여러 후보지를 놓고 협의 하에 선정한 곳입니다. 젯다가 선정된 이유는...

일단 사우디 제2의 도시이자 성지 방문의 관문으로 거주자 및 유동 인구 등 사람들이 많고 

2011/04/13 - [월간국토] 세계의 도시 152- 관용과 개방의 도시, 젯다 (2011년 4월호) (원문 링크!)

2010/11/21 - [젯다] 젯다 시내 풍경

홍해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코니쉬 로드 근처에 다양한 건축물들과 함께 항구와 아름다운 신 공항이 근처에 있기 때문입니다.

2010/07/30 -  [젯다] 해변도로 북쪽에 위치한 물 위에 떠있는 파티마 모스크 

2011/03/25 - [젯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분수는 어디에 있을까? 젯다에 있습니다!

(제가 젯다에 있었던 2012년 4월까지의 주요 포스팅이고, 그 이후엔 많은 발전이 있었죠. 

 

슈퍼주니어의 팬덤인 사우디 엘프에게는 K-Pop 아티스트로는 최초로 발을 내딘 슈주의 첫 콘서트가 열렸던 도시이기도 합니다. 물론... 얼마 뒤 BTS가 규모면에서는 비교불가한 리야드 킹 파흐드 스타디움 콘서트를 열었습니다만...

2019/07/11 - [GCC/GU/사우디] - [문화] 세계 최대 곡면 스크린을 장식한 아랍 엘프의 슈주 환영 영상!


현재 사우디가 준비 중인 F1 그랑프리 전용 서킷은 리야드 외곽에 건설 중인 엔터테인먼트 도시 낏디야에 들어서게 되며 2023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까지 겹쳐 예정대로 완공될지는 모르겠지만, 예정대로라면 2022년까지는 젯다 그랑프리로 열리고 2023년부터는 낏디야 그랑프리가 열리게 됩니다. 완공이 늦어지면 젯다에서 1년 더 하겠죠.


2019/06/27 - [GCC/GU/사우디] - [경제] 사우디 내 엔터테인먼트 특화도시 프로젝트 낏디야의 마스터 플랜 공개!


그리고, F1에서 11월 10일 발표한 2021년 대회 일정에 따르면 젯다 그랑프리는 아부다비 그랑프리 파이널이 열리기 1주일 전인 11월 28일로 잠정 확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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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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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C/GU/사우디2020. 11. 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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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의 시선이 미 대선 결과에 집중되었던 11월 4일, 사우디 인적자원사회개발부는 국가변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외노자들의 자유로운 이직 및 입출국을 포함한 고용시장 개선을 위한 일련의 계획안을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주 현지 언론을 통해 나왔던 카팔라 시스템 폐기안 보도에 대한 정부의 공식 발표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발표된 사우디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안은 그간 분쟁의 주요 원인이 되었던 모호하고 전근대적이었던 고용주와 노동자의 계약 관계를 향상시켜 사우디 노동시장을 보다 매력적이고 현대적으로 개편해나가기 위한 것으로, 최근 비전2030을 앞세워 지난 몇 년간 급격하게 진행되어 온 사우디 사회 개혁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내년 3월 14일 (히즈라력 1422년 8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노동시장 개혁안은 수십년간 외노자들의 족쇄가 되어 왔던 이직과 입출국의 자유를 보장하는 등 기본적인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추가적인 시스템 도입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효율성, 경쟁력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려 보다 적극적으로 전문직 외노자들을 영입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카팔라 시스템의 폐기를 통한 외노자들의 이동자유 확대.

그간 사우디 노동시장을 지배해왔던 스폰서 제도, 카팔라 시스템은 경제활동을 통해 돈을 버는 외노자들로부터 그들의 스폰서인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였지만, 스폰서를 통해 사우디에 입국한 외노자들에게 있어서만큼은 그야말로 족쇄였습니다. 가장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족쇄는 다른 곳에서 일을 하려면 스폰서의 동의를 반드시 얻어야만 하고, 휴가를 다녀오거나 급한 일로 사우디 밖으로 출국하기 위해서는 스폰서로부터 출국 및 재입국 비자 (EXIT&Re-entry Visa)를 받아야만 가능했으니까요. 휴가는 고사하고 사우디 내 타 지역에 다녀오려고 해도 스폰서의 동의서가 있어야만 호텔에서 잘 수도 있었고, 휴대폰마저도 스폰서의 동의서가 없으면 구입하기 힘들었던 2000년대 중반에 비해서는 훨씬 나아지긴 했지만요.

2014/05/13- [경제] 한 눈에 살펴보자! GCC국가들의 사회,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공통의 스폰서쉽 제도, "카팔라"

물론, 이런 족쇄가 있던 시절에도 사우디에서 일하기 위해 그들에게는 거금의 에이전트피를 내고 들어온 외노자들 중에는 보다 나은 벌이를 찾아 스폰서로부터 도망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땅덩어리가 넓은 사우디이고 숨으려고 작정하면 몸을 숨길 곳이 많았기에 일단 도망친 후 사우디 내 자국 영사관을 통해 여권분실 신고를 하고 이름의 영어 철자 등 개인 정보를 살짝 바꾼 후 (이러한 사람들만 노리는) 새 스폰서에게 의탁하거나 그대로 출국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손으로 쓴 수첩형 이까마에 개인 정보 전산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으니 가능한 이야기였죠. 



2009년에 카드형 이까마로 바꾸고, 지문 스캔을 통해 개인정보를 전산화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방식은 먹혀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름을 살짝 바꾼 여권으로 비자를 만들었다한들, 재입국이 불허된 도망자 명단에 지문과 함께 등록되었을 경우 입국 심사대에서 걸러져 강제 출국을 당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15년에는 이를 보완한 새로운 거주증을 도입하기도 했죠.

2015/10/15 - [GCC/GU/사우디] - [비자] 이까마의 시대는 끝났다! 사우디 여권국, 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무낌 카드 발급 시작!


휴가는 고사하고 고국에서 가족이 죽어 장례식엘 가야하는데 스폰서가 가족상은 핑계일뿐 도망치려는 속셈이 있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를 내주지 않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경우도 허다했고, 자신이 스폰서로 데려온 외노자가 다른 곳에서 일하는 걸 몇 년 동안 허용했다가 뭔가 관계가 틀어졌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그 외노자를 도망친 것도 아닌데 다른 곳으로 도망쳤다고 경찰에 신고해서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채 내쫓는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카팔라 시스템의 폐단이었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이미 지난해 해외투자자나 전문직을 유치하기 위해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사우디인 스폰서를 필요로 하지 않는 특별 거주허가증 및 시민권 부여안을 내놓으면서 카팔라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약화시켜왔습니다. 

2019/05/20 - [GCC/GU/사우디] - [비자] 사우디 영주권, 특별 거주허가증의 신청자격, 혜택, 박탈조건 추가 공개!

2019/12/06 - [GCC/GU/사우디] - [비자] 사우디, 능력있는 외국인들에게 영주권에 이어 시민권도 부여하기로!

이를 일반 외노자에게 일부 확대 적용한 사우디 정부의 새로운 개혁안에 따라 외노자가 자신의 고용주와 맺은 고용계약을 마친 후에는 현 고용주의 동의서 없이도 다른 고용주를 찾아 이직하는 것을 허용하게 되며, 이와 관련된 계약기간, 사전 통보기간 등 구체적인 내용을 명문화하게 됩니다. 또한, 고용주에게 휴가신청을 한 후 동의서가 없이도 출국 및 재입국 비자 (Exit&Re-entry Visa)를 발급하여 해외 출국이 허용되며, 고용계약기간이 끝나고 사우디를 완전히 떠나고 싶을 경우에는 추가적인 동의서 없이 최후 출국 비자 (Final Exit Visa)를 끊어서 빠이빠이 할 수 있게 됩니다. 아울러 새로운 개혁안에 따라 고용계약을 파기한 측이 계약과 관련된 모든 손해배상을 감수할 것을 명시했다고 하네요.



이와 관련된 일련의 모든 서비스는 모아일 앱 (아브쉬르), (끼와) 포탈을 통해 처리할 수 있게 된다고 하네요. 예전 사우디 체류 시절, 완전히 출국하는 외노자 비자수속 해주러 밤늦게 사우디 직원과 함께 공항을 다녀온다던가, 저를 비롯한 동료 외노자들의 수백장 비자를 처리했던 때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많이 바뀌었음을 실감하겠네요.

2012/4/25- [비자] 사우디 스폰서 자격 취득 후 반드시 이용해야 할 서비스 "무낌"


인적자원사회개발부는 이 외에도 (꾸준하게 진행해왔던) 급여지불보호시스템 정착, 근로계약서의 전자서류화, 노동자 교육 이니셔티브, 노동분쟁 해결을 위한 "웨디" 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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