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쌀람!풋볼/칼럼2019.01.26 11:31


어제 아부다비의 자이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한국와 카타르의 8강전을 현장에서 지켜 보았습니다. 



이 곳에서 생활한지 5년차에 접어 들었지만 한국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 정도로 많은 교민, 혹은 관광객이나 축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이날 경기에 입장한 13,000여명의 관중들 중 한국을 응원하는 팬들이 10,000여명을 넘어보였을 정도로 일방적인 응원 속에 경기가 펼쳐졌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형제 국가의 경기라며 주최국 UAE를 비롯한 많은 이웃 걸프국가의 축구팬들이 카타르를 응원했겠지만, 카타르에 대한 고립 상태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카타르를 응원하는 팬들은 적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카타르인들의 입국은 안보 상의 이유로 많은 제약이 따르니까요. 대신 카타르와 무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오만과 고립 상태와는 무관한 팬들이 카타르를 응원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다들 아시다시파 경기는 카타르의 0대1 신승으로 59년만에 아시안컵 탈환을 노린다던 한국 국대는 되려 8강에서 탈락했고, 지난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전 도하 홈경기에 이어 33년 동안 패배만 안겨줬던 한국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둔 카타르는 사상 첫 아시안컵 4강에 진출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내 언론들은 충격패라느니, 아부다비의 쇼크라느니 등의 표현을 써가며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나름 꾸준히 중동 축구를 지켜보고 있는 관찰자로서 카타르 축구의 변화에 대한 다른 시각으로 이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바로 이웃 걸프국가들과는 사뭇 결이 다른 귀화선수를 중심으로 한 카타르 엘리트 스포츠 육성정책의 변화를 말이죠.


카타르가 21세기 들어 유치한 굵직굵직한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인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개최 준비과정에서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2000년대 들어 급속하게 유입된 외노자로 인해 총인구수가 18년 만에 4배 이상 늘어나 2019년 1월 현재 270만명이 넘었다는 카타르 총인구 중 순수 자국민 수가 30만명 남짓에 불과한 카타르에겐 국대 구성을 위한 귀화선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나마 있는 순수 카타르인의 대부분이 운동과는 거리가 멀고, 극단적으로 호르10억이 넘는 인구를 갖고도 헤메는 중국을 생각해보면 쉽지않은 일임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좀더 구체적인 정보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미지를 클릭!)


지난 2017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33년만에 한국을 꺾은 카타르를 이끌었던 호르헤 폿사티 전 카타르 국대감독은 몇십년 동안 어려워했던 한국을 꺾고도 러시아 월드컵 본선 도중 카타르 언론에다 대고 늘 고만고만한 선수 중에서 국대에 소집할 선수를 고르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선수풀이 한정되어 있다고 불평한 바 있었습니다.


(카타르 생활을 시작한 알가라파에서 보낸 첫 시즌인 04/05시즌 세바스티안 소리아는 셰이크 자심컵과 리그 우승을 경험한 후 카타르로 이적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우리에겐 세바스티안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다는 말을 했던 바로 그 우루과이 출신의 세바스티안 소리아는 모국의 마이너 리그에서 전전하며 축구선수로서의 앞날이 불투명했던 2004년 여름 당시 UAE 알아인 감독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그의 실적에 매료되어 더욱 좋은 오퍼를 던진 카타르 알가라파 감독을 맡게 된 고 브루노 메추 감독으로부터 처음 영입제안을 받았을 때,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도 어디 있는지 몰랐다던 카타르로의 이적을 택했습니다. 이적 첫 시즌에 생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안정적인 축구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게 된 그는 결국 카타르에 첫발을 내딛은지 2년 만인 2006년 23세가 되던 해에 카타르로의 귀화를 선택하며 카타르 국적을 취득하고 현재까지 활약하며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카타르 국대를 통해 본 세바스티안 소리아의 모습은 전성기, 혹은 전성기에서 내려오기 시작한 30대 초중반의 모습을 본거죠. 반면, 이번 대회에서 날라다니고 있는 수단계 출신의 알모에즈 알리나 이라크계 출신의 밧삼 알라위 같은 현 카타르 국대의 주력 선수들은 아직 23살이 되지 않아 피파의 국적 취득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지 않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두 선수의 적법성 여부를 제기했던 언론인은 AFC로부터 답을 얻을 수는 없었지만, 신뢰할 수 있는 소스로부터 두 선수의 어머니에게 카타르 출생 증명서가 있어서 카타르 국대가 되는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되어 선수등록이 된 것이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과연 그 서류가 적법한 서류인가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합니다만... 결국, UAE가 4강전에서 패한 후 AFC에 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죠.





카타르 국대의 세대교체

이러한 논란이 제기되는 건 바로 카타르의 운동선수 귀화정책이 이미 성인이 되어 자국 리그를 통해 검증받은 선수를 귀화시키는 것으로 부터 잠재력이 있는 10대 외국인 선수들을 일찌감치 귀화시켜 정신까지 자국민으로 흡수하는 정책으로 바뀐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성인이 된 선수를 귀화시켜봐야 국가도 따라부르지 못하는 무늬만 카타르 선수일 뿐인데다 20대 중반 이후에나 제 몫을 하지만, 어린 외국인을 직접 육성하면 자신들을 확실한 축구선수로 키워준 새로운 조국 카타르에 대한 애국심을 가진 선수로 더 오랫동안 뛰게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러한 귀화정책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실제 카타르 국대의 세대교체는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기간 중에 시작된 바 있습니다. 최종 예선이 시작될 무렵에는 베테랑 고참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했지만, 그럼에도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하자 호르헤 폿사티 감독이 결국 베테랑 선수들을 배제하고 어린 선수들을 주전으로 내보냈던 것이죠. 우리나라 국대가 2016년 이후 맞붙은 세번의 맞대결에 나온 선수들을 보면 카타르의 세대교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세 번의 맞대결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는데, 우리에겐 2020년대의 중심이 될 어린 선수들이 본격 투입된 두 경기에서 연달아 패한 것이 함정이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2019년 아시안컵

2016년 10월 6일 수원 월드컵 스타디움

2017년 6월 13일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

2019년 1월 25일 자이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

한국 3:2 카타르

카타르 3:2 한국

한국 0:1 카타르

 사아드 알쉬브 (1990년생)

 압둘카림 핫산 (1993년생)

 무함마드 카술라 (1986년생)

 로드리고 타바타 (1980년생)

 아흐메드 엘 사이드 (1990년생)

 핫산 알하이도스 (1990년생)- 골

 페드로 (1990년생)

 부알렘 쿠키 (1990년생)

 루이즈 주니오르 (1989년생)

 아흐메드 야세르 (1994년생)

 세바스티안 소리아 (1983년생)- 골


 교체

 이브라힘 마지드 (1990년생)

 카림 부디아프 (1990년생)

 아크람 아피프 (1996년생)

 사아드 알쉬브 (1990년생)

 무함마드 무사 (1986년생)

 압둘카림 핫산 (1993년생)

 무함마드 카술라 (1986년생)

 로드리고 타바타 (1980년생)

 알리 앗사달라 (1993년생)

 핫산 알하이도스 (1990년생)- 멀티골

 이브라힘 마지드 (1990년생)

 페드로 (1990년생)

 부알렘 쿠키 (1990년생)

 아크람 아피프 (1996년생)- 골


 교체

 무사아브 키디르 (1993년생)

 카림 부디아프 (1990년생)

 야세르 아부바크르 (1992년생)

 사아드 알쉬브 (1990년생)

 페드로 (1990년생)

 타렉 살만 (1997년생)

 압둘아지즈 하팀 (1990년생)- 골

 핫산 알하이도스 (1990년생)

 아크람 아피르 (1996년생)

 살렘 알하즈리 (1996년생)

 밧삼 알라위 (1997년생)

 부알렘 쿠키 (1990년생)

 압둘카림 살렘 (1991년생)

 알모에즈 알리 (1996년생)


 교체

 카림 부디아프 (1990년생)

 아흐메드 알라엣딘 (1993년생)



어린 카타르 귀화 선수에게서 볼 수 있는 애국심

카타르 고립사태가 시작된 몇 개월 뒤인 지난 2017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의 패배 당시 아크람 아피프의 세리머니나 이번 아시안컵 이라크와의 16강전에서 모국을 상대로 결승골을 기록한 밧삼 알라위의 세리머니에 많은 이라크 팬들이 격분한 것에서 보여지듯 카타르가 이웃국가들과의 고립사태 이후 국론 담합을 위해 애국심을 고취하는 수단으로 스포츠를 활용하는 건 이미 유명하거든요. 특히 국내 언론들이 손흥민 비하 세리머니라며 논란을 부추겼던 아크람 아피프의 세리머니는 사실 한국과의 경기 한달 반 전인 2017년 4월 28일 비야레알과 스포르팅 히혼의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비야레알 선배 세드릭 바캄부가 보여준 골 세리머니를 응용하여 자신의 애국심을 표출한 세리머니였습니다. (그의 트윗을 보면 카타르에 대한 애국심을 드러내는 트윗이 종종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아크람 아피프는 소속팀인 비야레알에서 스포르팅 히혼에 임대 중이었죠. 경기에는 후보 명단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그의 세리머니를 인상적으로 본 것이 아닌가 싶네요. 한국전이 끝난 후 한 달 뒤, 스포르팅 히혼 임대생활을 마치고 비야레알로 복귀해서 다음 시즌의 행보가 결정되기 전 남긴 트윗을 통해 한국전에서 보여준 자신의 세리머니가 그의 세리머니를 모방한 것임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비야레알로 완전히 복귀하지 못한 채 그 트윗으로부터 2주 뒤 벨기에 리그의 오이펜으로 임대되었지만요.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을 꺾고 경기장에서 찍은 기념사진을 보면 순수 카타르 선수와 귀화 카타르 선수의 경례 포즈가 상당히 자연스럽다는 점을 볼 수 있습니다. 논란의 세리머니 주인공이었던 아크람 아피프의 거수경계를 포함해서 말이죠. 걸프지역 축구를 10년 가까이 지켜보면서 블로그를 통해 소식을 전하게 되면서 느꼈던 우리나라 스포츠 언론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팩트를 전한다기보다 기자의 감정이 노골적으로 개입되어 아무것도 아닌 일을 논란거리로 만들어 확대 재생산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기본적인 사실확인 따위는 하지도 않지만, 어쩌다 걸프지역 축구소식을 다루면 기본적으로 이 동네는 침대축구, 오일머니 홈 텃세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지저분한 축구를 한다는 점을 전제로 깔고 기사를 쓰곤 하니까요.




어스파이어 아카데미와 펠리스 산체스 국대 감독

어린 귀화선수를 받아들여 국대에 편입시키는 새로운 정책의 중심에 2004년에 설립된 어스파이어 아카데미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어린 외국인 선수들에게 축구 훈련 및 고등 교육을 제공하고, 가능성있는 재원들을 귀화시켜 아카데미가 소유하고 있는 스페인과 벨기에 리그팀으로 보내 경험을 쌓게 하면서 유럽 진출을 시키거나, 카타르 리그를 대표하는 쌍두마차인 남태희의 알두하일이나 정우영의 알사드에서 프로 선수로 키우는 것이죠. (최근 카타르와의 맞대결에서 당했던 2연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아크람 아피프는 비야레알 소속으로 알사드 임대 중입니다.) 그렇다보니 당연히 국대에서도 청소년 대표부터 연령별 국가대표로 단계적으로 키워 나갈 수 있는 셈이죠. ([2019 아시안컵] 어스파이어 아카데미에서 발굴하고 알사드, 알두하일에서 단련 중인 카타르 돌풍의 주역들 참조) 여기에 덧붙여 이웃 걸프 국가들은 엄두도 내지 않는 차비 에르난데스, 사무엘 에투, 베슬레이 스네이더르 등 유럽 리그에서 전성기를 보냈던 레전드급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리그로 영입하면서 함께 뛰게 하여 그들의 노하우를 간접적으로나마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죠.



그리고 어스파이어 아카데미를 활용한 카타르 세대 교체의 중심에는 2017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탈락 직후 사의를 표한 호르헤 폿사티 감독 후임으로 부임하여 현 카타르 국대를 이끌고 있는 펠릭스 산체스 감독이 있습니다. 국대 감독을 맡은 이후 첫 대회인 아시안컵에서 카타르를 아시안컵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시킨 펠리스 산체스 감독은 국대 감독으로는 초짜지만 어린 선수 육성과 현 국대의 주역인 어린 카타르 선수들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난 그는 현역 경험은 없지만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년 동안 바르셀로나 유스 주베닐 A 코치를 맡으며 쌓은 경험치를 바탕으로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어스파이어 아카데미를 이끌면서 일찌감치 어린 선수들을 육성해왔고, 2013년부터는 19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맡아 처음 출전한 2014년 AFC U-19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카타르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20세 이하 대표팀,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을 맡다가 호르헤 폿사티 감독이 사임한 2017년 공석이 된 카타르 국대의 감독을 맡게된 것은 필연적인 결과일 것입니다. 세대교체의 중심에 있는 선수들을 직접 키운 장본인이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리그나 국대에서 몇 년씩 손발을 맞추다 보니 이전 세대 카타르 국대에 비해 신세대 카타르 국대의 조직력이 강해진건 필연적일 수 밖에요. 조직력으로 다져진 수비벽을 허물어서 골을 만들거나 빈 틈을 열어주는데 필요한 닥돌형 선수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던 우리의 창은 끈끈한 수비벽을 뚫기엔 너무나 무뎠죠;;; (지난 몇 년간 알사드 수비진을 맘껏 농락하는게 익숙했던 그 선수가 없는게 더 아쉬웠다는;;;;.) 그리고 그 코스를 밟고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카타르의 사상 첫 4강 이상을 노릴 수 있게 된 아시안컵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지금의 96년생 전후의 선수들이 이변이 없는 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을 포함해 2020년대 카타르 축구를 이끌 주축선수들이 되겠네요. 현 세대의 성공을 경험삼아 몇 년 뒤 카타르 국대에는 2000년대에 태어난 제2의 알모에즈 알리, 밧삼 알라위 같은 선수들을 계속해서 뽑을 수 있겠죠. 이 과정의 연장선상에서 카타르는 선수들을 더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세계적인 명장을 알아보는 중이라고도 하구요,


오늘의 결과를 충격패라고 얘기하는건 평소에 관심도 없이 어쩌다 기사란걸 쓰려니 검색도 제대로 못해서 헛소리나 늘어놓거나, 오일머니 듣보잡으로 취급하던 기레기들이 침대축구나 하는 애들이라고 상대를 너무 안이하게 인식한 결과가 아닐까 싶네요국내 언론들은 로테이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하지만 (물론 사실이죠), 카타르 또한 경고 누적으로 인한 결장자 두 명을 제외하면 이라크와의 16강전과 같은 선수 구성으로 우리와의 8강전을 뛰었고 교체카드는 경기 막판 시간벌기용으로만 사용했기에 오히려 그 점에서는 한국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최근 몇 개월간 혹사 당했던 손흥민은 예외입니다만...) 이번 시즌 리그에서 꾸준히 뛰었던 알모에즈 알리, 아크람 아피프의 어린 선수와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안되는 고참 핫산 알하이도스의 세 공격수는 조별예선전부터 꾸준히 매경기 선발출전하면서 풀타임 혹은 최소 70분 이상을 뛰었으니까요. 그 중 어시스트를 기록한 아크람 아피프는 전경기 풀타임 출장 중이었죠. 이번 대회에서 카타르의 교체카드는 공격수보다는 경기를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수비 강화, 혹은 시간 벌기용의 수비쪽의 교체카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카타르전을 직관하면서 가장 씁쓸했던 건 카타르가 리드 상황에서 침대축구를 예상 외로 덜 시전했다는 점입니다. 이 동네의 침대축구는 전력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쪽에서 경기를 앞서나가고 있을 때, 이 리드를 지키면서 따라 붙고자 하는 상대의 조바심을 극악하게 활용하는 심리전의 일환입니다. 실력이 떨어지거나 속도가 느릴지는 몰라도 리그 축구에서는 침대축구를 좀처럼 볼 수 없거든요. 오히려 현재 알라이얀에서 뛰는 고명진이 카타르전을 앞두고 가진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했듯 한국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있는 카타르에겐 굳이 침대축구를 시전하지 않아도 한국을 상대로 자신들의 리드를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덧, 이러한 카타르의 귀화선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엘리트 스포츠인 육성정책은 애시당초 인구수가 적고 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일을 벌릴 수 있는 여윳자금이 넘쳐나는 카타르에서나 가능한 방식이지, 다른 나라에서 적용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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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야!쌀람!풋볼/칼럼2019.01.19 01:39

(2015년 9월 고 셰이크 라쉬드 빈 무함마드 알막툼 왕자의 장례식)



올해 7월이면 블로그를 통해 소위 스포츠 전문기자들도 어지간해선 거들떠보지 않는 걸프지역 축구소식을 전한지 1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사우디 근무시절 남아도는 여유시간을 활용해 알나스르로 이적했던 이천수의 소식을 전하면서 시작한게 이렇게 꾸준하게 유지하게 될지 당시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모 매체에 잠깐 글을 기고한 것 외에는 딱히 소득으로 연결된 것은 없지만, 종종 축구 커뮤니티 등에 레퍼런스로 인용되는 것을 보면서 나름 의미있는 일을 해오고 있다는 생각은 가끔 하게 됩니다. 그전까지는 직접 만날 일이 없던 축구선수들이나, 예상치 못한 분을 만나게 되는 일도 있기도 했었지만요.


하지만 10년이란 기간동안 관련 포스팅을 이어오면서 알게된 안타까운 사실 중 하나는 기본이 의심스러운 스포츠 기자들의 수준을 새삼 확인, 또 재확인하는 기간이기도 합니다. 뭐.. 소위 말하는 정론지 기자들도 기레기 소리를 듣는 마당에 스포츠 기자는 오죽하겠나 싶긴 하지만 말이죠. 일일히 열거하자면 끝도 없고, 그래봐야 바뀔리가 없으니 필요성을 못 느끼지만, 몇가지 사례별로 정리를 해볼까 합니다.



1. 블로그 글을 갖다 붙여쓰는 것도 좋은데....

처음 이천수의 소식을 전하던 10여년 전 모 기자가 제 블로그에 있는 글을 몇 번 거의 그대로 기사화한 걸 본 이후로 딱히 인상을 남긴 기자가 없었는데, 지난달 카타르 월드컵 루사일 스타디움의 디자인 공개 소식을 전하는 모 신문의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생방송으로 디자인 공개 소식을 접한 후 블로그에 올린지 몇 시간만에 올라온 모 신문사 선임기자의 기사였습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런 부분입니다. 블로그에 이렇게 썼던 부분이...


기사로는 이렇게 올라왔습니다.


이 부분의 심각한 문제는 갖다붙이는 것도 좋은데... 제가 잘못 썼던 부분을 그대로 따온 것과 더불어 오류 투성이 정보라는 점입니다. 당초 블로그에 건국의 아버지, 혹은 국부라고 썼던 부분을 건국자로 수정했지만, 기사는 블로그의 초안을 그대로 따왔죠. UAE의 경우 국부 셰이크 자이드 빈 술탄 알나흐얀을 Founding Father라고 부르는 반면, 카타르는 셰이크 자심 빈 무함마드 알싸니를 Founder로 부릅니다. 네.. 여기서 또 하나의 오류가 보이죠. 자심 빈 무함마드 알싸니 (1825~1913)라고 쓰거나 자심 알싸니라고 표기해야 하는데, 기사에서는 그의 아버지인 무함마드 알싸니 (1788~1878)라고 적은 점입니다. 오늘날의 카타르가 세워진 1878년 12월 18일은 무함마드 알싸니가 죽은 날이기도 한데 말이죠...죽자마자 환생해서 나라를 세웠을까요??? 덤으로 카타르의 수도는 계속 도하였습니다. 루사일은 오스만 터키 제국과 카타르 부족 사이의 갈등 사이에서 셰이크 자심이 사실상 쫓겨난 유배지인데 기사에서는 카타르 건국을 선포한 곳이 되었네요. 한국어로 된 글을 갖다 붙였는데 이렇게 오류 투성이로 만들어버리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랄까요.



이와 더불어 설명충 기질이 다분해 기사체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제 글의 특성상 기자들이 대충 붙복하면 눈에 띕니다. 같은 기사의 아랫부분처럼 말이죠...



상당히 비슷하죠??? 여기도 그대로 붙복한 것이 아니라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표현을 바꾼 것이 고스란히 잘못된 내용으로 바뀌어 있죠. 




2, 기자, 혹은 매체의 사심이 고스란히 반영된 사족, 혹은 왜곡된 정보로 인한 오보

이런 경우에 드러나는 스포츠 기사의 스타일은 보통 기사의 주인공이 되는 선수나 팀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들입니다. 기억나는 대표적인 사례가 K리그에서 고액 연봉자로 먹튀라고 욕먹었던 선수가 이적한 곳이 하필 UAE 2부 리그 팀 (사실은 1부 리그로 재승격해서 영입했는데, 그리고 그 선수는 이적 첫 시즌 리그 베스트 11에 오르죠.)이었다는 엉뚱한 사족을 달아 선수를 더 욕먹게 만들어 놓고 제 포스팅을 본 분들이 기자에게 오보라고 지적하자 정정보도 대신 그 부분만 쏙 삭제해버렸던 일이라던가... ([비평] 김정우가 UAE 2부리그로? 1부리그로 간 선수를 2부리그 선수로 만들어 사람들을 낚은 기자의 패기! 참조)  


사우디 알아흘리와 FC서울이 맞붙었던 2013년 아챔 8강 1차전 젯다 원정경기 당시 국내 스포츠 언론들은 FC서울의 이동거리를 길게 만들어서 알아흘리가 홈텃세를 부리고 있다며 요란하게 기사를 양산해가며 비난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쏙 빼먹고 얘기했죠. 양팀 모두에게 가까운 알아흘리의 당시 홈구장이 보수공사 관계로 경기를 펼칠 수 없는 상태라 알아흘리에게도 원정 경기 같은 홈경기, 즉 양팀 모두 이동거리가 길 수 밖에 없었다는 사실을요. ([ACL 8강 1차전] 지도로 보는 알아흘리 경기장은 어디? 두 팀 모두에게 않좋아! 참조)  



3. 있으나마나한 사족, 아는 사람이 보면 그야말로 무지의 극치.

1) 족보를 파괴하는 막장 소설

13/14시즌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가 UAE에서 고위각료들과 이를 자축하며 케익을 자르는 사진이 자극적인 클릭 유도용 제목과 국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바 있습니다. 그 일련의 기사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무지의 결정체는 바로 장인 어른을 형이라 부르는 막장 소설이었습니다. 셰이크 만수르 맨시티 구단주 겸 UAE 부총리 겸 대통령부 장관은 셰이크 무함마드 빈 라쉬드 알막툼 두바이 통치자 겸 UAE 부대통령 겸 총리의 사위인데, 기사에선 셰이크 무함마드를 셰이크 만수르의 형이자 아랍에미레이트의 정치인으로 소개했으니 말이죠. ([비평] 만수르 구단주의 위엄, 그리고 족보 파괴조차 서슴치 않는 미디어의 패기;;;; 참조) 


평소에는 국내에 있다보니 이쪽 동네에 관심이 없어서 그랬다치고... 회삿돈으로 출장나왔으면 좀더 관심있게 다룰까 싶었지만, 아시안컵 취재차 여기까지 나와있으면서도 기본적인 사실 확인이 안되어 있는건 마찬가지라는 점이 몇몇 기사에서 눈에 띄네요. 어쩌다 눈에 띈 기사 모두 다 그런 기사였다는게 함정;;;;


2) 알아인이 음주가 가능한 휴양도시? 

알아인 숙소와 관련된 모 매체의 기사에서 가장 쓸모없는 사족은 "알아인은 UAE가 전략적으로 휴양 도시로 키우고 있다. 음주가 가능하다." 이 두 문장입니다. 이 두 문장이 없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는 문단인데, 현지에 출장나와서까지 그리 길지도 않은 두 문장을 이렇게 틀리게 써 끼워넣기도 쉽지 않을텐데 말이죠. 


첫 문장. 현 아부다비 통치자들의 고향인 알아인은 오아시스 덕분에 아부다비 내 다른 지역에 비해 자연이 상대적으로 아름다운 곳이긴 하지만, 휴양도시로 키우고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알아인에 잠시 체류했던 지인도 공감했는데... 알아인에 휴양도시로 여겨질만큼 고급 리조트지가 많은 것도 아니고 (호텔 다 끌어모아야 18개), 그렇다고 대대적인 리조트지 개발이 예정된 곳도 아니니까요. 오히려 대대적인 호텔건설붐이 일어나고 있는 라스 알카이마가 UAE 내 휴양 중심의 관광 토후국으로 크고 있습니다만...


두번째 문장. 기자도 분명 대표팀따라 술마시기 좋은 두바이에서 왔을텐데 알아인에서 음주가 가능하다고 굳이 사족을 달 필요가 없죠. UAE 내에서 음주에 가장 엄격한 곳은 거의 대부분의 호텔에서조차 술을 팔지 않는 샤르자입니다. 되려 음주가 가능한 알아인 내에서도 호텔 정책에 따라 알아인의 대표적인 로컬 호텔체인인 아일라 호텔 계열에선 술을 안 팔기도 하는 걸요...   


3) 타임슬립물? 성주신? 3년 4개월 전에 죽은 왕자가 어떻게 초대를???

상대팀을 몹쓸 팀으로 만들고 국뽕에 취하는 것도 정도가 있음을 보여주는 기사입니다. 첫 두 문장만 빼면 사실과는 거리가 먼 타임슬립물 급의 사족. 이 사족의 주인공이자 기사 속 NAS스포츠컴플렉스의 주인인 라시드 빈 모하메드 알막툼은 두바이의 왕세자로 차기 통치자가 아니라 2015년 9월 18일 갑작스레 사망해 이미 이 세상을 떠난 사람입니다. 포스팅 제일 위 사진 속 2015년 9월 19일의 운구행렬에 보여지는 빨간 포대기에 담겨진 시신의 주인공이죠.


(왼쪽이 셰이크 함단 빈 무함마드 알막툼 현 두바이 왕세자, 오른쪽이 고 셰이크 라쉬드 빈 무함마드 알막툼 왕자)


한때 세계에서 섹시한 남자 중 한 명으로 꼽혔고, 스포츠를 워낙 좋아해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에서 직접 두 개의 금메달을 딴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라쉬드 빈 무함마드 알막툼 왕자는 2008년 2월 1일 아버지에 의해 왕세자 자리를 박탈 당했고, 동생인 함단 빈 무함마드 알막툼 현 왕세자가 이를 물려받은 바 있습니다. 두바이 정부가 왕세자 교체사유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아 항간에는 놀기 좋아하는 특유의 성정 때문에 통치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했다는 아버지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지만, 위키리크스를 통해 밝혀진 바로는 셰이크 라쉬드가 아버지의 집무실에서 수행원 한 명을 살해한 것이 왕위 계승권을 박탈당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심장마비로만 밝혀진 그의 사인 역시 약물 및 알콜 과다복용이 원인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로 아버지 무함마드를 빼닮아 스포츠와 시를 사랑하는 건실한 청년같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 현 왕세자이자 동생 셰이크 함단과는 그야말로 비교가 되었죠.


그런데... 2008년 2월에 차기 통치자가 될 기회를 박탈당하고 2015년 9월에 죽은 사람의 초대를 받아야만 NAS스포츠 컴플렉스를 이용할 수 있다굽쇼??? 스포츠 단지를 죽어서도 지키는 성주신인건가;;;


제발 좀... 회사의 이익이 걸려 있는 국내 기사처럼 정치적 이해관계 따위와는 전~~~혀 상관없는, 찾는데 오래 걸리지도 않는 단순한 기본 사실 정도는 확인하고 기사를 썼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일개 듣보잡 블로거도 할 수 있는 일을 영향력 있는 매체의 기자라는 분들이;;;;

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야!쌀람!풋볼/칼럼2017.02.04 13:57

(구단 역사상 첫 1부 리그 승격에 감격해 마지않는 알무잣잘 구단 관계자들.)



전북 현대는 아시아축구연맹의 신설 독립기구인 '출전 관리 기구((Entry Control Body)'가 K리그에서의 승부조작을 빌미로 올해 아챔출전자격을 박탈한 징계에 불복하며 CAS에 제소했지만, CAS 역시 아시아축구연맹의 손을 들어주고 전북 현대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지난 시즌 아챔 우승팀인 전북 현대는 출전자격을 박탈당하며 2연패 도전이 불발로 돌아갔습니다.


아시아축구연맹측에서 전북 현대의 출전권 박탈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할 무렵 국내의 일부 스포츠 매체와 팬들 사이에서 아챔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K리그 팀들을 견제하기 위한 중동 리그측의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는 모종의 음모론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만, 심지어 스포츠 매체 기자들도 알았든 몰랐든 언급하지 않은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찮게 여기는 그 걸프지역 리그조차 승부조작한 구단과 관계자에게 만큼은 인정사정 없는 철퇴를 내린다는 사실을 말이죠.


지난해 7월 21일 15/16시즌 사우디 2부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1975년 창단된 이래 구단 역사상 첫 1부 리그 승격을 앞두고 카이로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알무잣잘 구단은 사우디 축구협회가 내린 청천벽력과 같은 징계를 받게 됩니다. 알질을 꺾고 2부 리그 우승 및 1부 리그 승격의 기쁨과 감격을 맛본 지 불과 3달만의 일입니다. 2부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것으로 적발된 승부조작 스캔달이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진술을 통해 사실임이 확인되자 사우디 축구협회는 주모자 및 공모자, 그리고 알무잣잘 구단에게 이에 상응하는 징계를 내렸기 때문입니다. 


사우디 축구협회가 내린 징계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각주:1]

1) 아흐마드 나세르 압둘라 (알무잣잘 구단주): 축구 관련 활동 영구 정지. 사면 없음 / 벌금 30만 디르함 (한화 약 9천만원)

2) 무타입 까으단 알오타이비 (알무잣잘 구단 프런트): 축구 관련 활동 영구 정지. 사면 없음 / 벌금 30만 디르함 

3) 반다르 무함마드 알도사리 (알무잣잘 선수): 축구 관련 활동 영구 정지. 사면 없음 / 벌금 30만 디르함

4) 무함마드 알리 알무알리즈 (하즈르 감독): 축구 관련 활동 영구 정지. 사면 없음 / 벌금 30만 디르함

5) 누르 앗딘 유스프 샤리프 (알파이하 감독): 축구 관련 활동 영구 정지. 사면 없음 / 벌금 30만 디르함

6) 이브라함 무스타파 무지 (알리야드 물리치료사): 축구 관련 활동 1년 정지. / 벌금 30만 디르함

7) 핫산 만수르 가와스 (알질 선수): 축구 관련 활동 징계일로부터 1년 정지. / 벌금 30만 디르함

8) 압둘라 알리 알하므얀 (알질 선수): 축구 관련 활동 징계일로부터 1년 정지 / 벌금 30만 디르함

9) 알무잣잘 구단: 1부 리그 승격대신 3부 리그로 강등 / 벌금 50만 디르함 (약 1억 5천만원)

10) 당사자들은 상기 징계에 이의가 있을 경우 항소할 수 있음.

* 한국과 사우디의 물가차이를 감안한 체감 물가로는 그 두 배 이상에 해당하는 1억 8천만원에서 3억원 상당의 벌금임.


알무잣잘 구단은 이 징계에 대해 항소했지만, 사우디 축구협회는 1부 리그가 시작되기 11일 전인 8월 3일 징계안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알무잣잘 구단으로서는 두 명의 선수들이 승부조작에 개입한 것이 입증된 알질 구단에게는 구단 차원의 징계를 내리지 않고 자신들만 징계를 받는 것이 억울하다고 항변했지만, 사우디 축구협회에서는 선수는 물론이요 구단주와 프런트까지 승부조작에 개입한 구단과 함께 구단 차원의 징계를 내리기에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1부 리그 승격의 꿈을 접고 20개팀이 두 개조로 나뉘어 2부 리그 승격을 겨루는 3부 리그로 강등된 알무잣잘은 시즌 초반 멘탈 붕괴를 벗어나 2부 리그 복귀 가능성을 높이고 있습니다만...


반면, 그로부터 약 두 달이 채 안된 9월 30일 프로축구연맹은 우리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듯 3년전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전북 현대에 대해 승점 9점 삭감과 구단에 대해서만 벌금 1억원이라는 징계를 빙자한 선처를 내리면서 국내 언론과 팬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이는 결국 전북 현대의 무모한 CAS 항소 시도 및 패소로 연결되는 국제망신을 자초했습니다. 전북 현대가 연맹으로부터 그에 걸맞는 징계를 받은 뒤에도 이렇게 항소를 할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드는데 말이죠.


승부조작한 구단과 관련자들에게 선처를 내린 프로축구연맹이 같은 상황에서 철퇴를 내린 사우디 축구협회를 상대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승부조작에 대해 겨우 승점 9점 감점과 벌금 1억원의 선처를 받은 전북 현대는 자신들이 프로축구연맹을 잘 만난 것에 감사해야 할 것입니다.

  1. http://www.thesaff.com.sa/NewsDetails.aspx?NewsID=1446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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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야!쌀람!풋볼/칼럼2017.01.08 23:25

(1월 9일 알아흘리와의 리그컵 4강전을 앞두고 프리매치 인터뷰 중인 헹크 텐 카테 알자지라 감독)


중동지역, 특히 걸프지역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일개 지역덕후 블로거일 뿐, 언론인은 아니지만 이천수가 사우디 알나스르에서 뛰었던 09/10시즌부터 여덟 시즌째 걸프지역에만 특화된 축구소식을 전해주다 보니 축구전문매체 기자들의 수준에 대해 생각해보는 경험을 가끔하게 됩니다. 애시당초 중동지역 전문 블로거이긴 해도 축구 전문 블로거는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퇴근하면 할 일이 거의 없었던 사우디 근무시절 남아도는 저녁 시간을 활용해 전해주기 시작했던 사우디 리그 축구소식이 UAE 리그와 카타르 리그를 아우르는 걸프 주요지역 리그로 확장되어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질 줄은 미처 몰랐었죠. 어차피 국내에서는 많은 한국 선수들이 거쳐갔으며 지금도 활약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수준이 낮은 걸프지역 리그 소식을 꾸준히 다뤄주는 매체가 없기에...


처음 09/10시즌 전반기 부상당하기 전 이천수의 소식을 전해주기 시작했을 때는 기사체가 아닌 블로그에서 자유롭게 작성했던 문체 그대로 모 스포츠 매체의 기사로 복사되어 나오는 경험을 한동안 했었고...


쭈욱 지켜보니 평소에 관심도 없는 지역의 기사를 이슈화시키려다 보니 단독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이와 관련된 팩트나 배경지식을 제대로 따져보지 않은 기사들을 보게 되었으며..., 몇 가지 예를 들자면;
1) 김정우가 샤르자에 입단했을 당시 바로 전 시즌에 승격해서 1부 리그에 있던 팀을 무려 한 시즌 전 성적을 끌고 와서 2부 리그에 있는 기사부터... (http://blog.daum.net/dullahbank/15708682 참조)
2) 맨시티의 리그 우승 당시 우리에게도 유명한 맨시티 구단주 셰이크 만수르는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무함마드의 사위인데 형제라며 다른 나라 왕족의 족보를 꼬아버리는 모습까지! (http://blog.daum.net/dullahbank/15709082 참조)


이에 덧붙여 선수나 상대팀들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이 실려 기사화하는 모습을 보곤 했습니다. 2013년 FC서울이 사우디 알아흘리와 맞붙었던 아챔 원정 당시 젯다에 있던 알아흘리의 홈구장이 보수공사 중이라 자신들도 경기장을 쓰지 못해 시즌 내내 평소 같으면 원정 경기장인 메카에서 치뤘던 걸 무슨 텃세를 부린다고 유난을 떨었던 기억이 나네요... (http://blog.daum.net/dullahbank/15708694 참조)


물론 기본적인 팩트체크없이 작성한 기사는 자극적일 수 밖에 없어 클릭수를 높이는데 큰 도움은 되겠습니다만...


이렇게 긴 서두를 쓰게 된 이유는 현재 다음 스포츠 메인에 걸려 있는 "알 자지라 감독, "레오나르도? 솔직히 하나도 모른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 때문입니다.


이 기사의 주요 레퍼런스가 되는 걸프뉴스 기사는 알자지라 구단에서 레오나르도의 영입을 공식으로 발표하기 전인 1월 2일에 나온 기사입니다. 베스트일레븐에서 이 기사를 올린 게 8일이니 무려 6일전 기사를 끌고와 다음 스포츠 축구 섹션 메인을 장식한 셈이죠. 원 기사는 "Ten Cate silent on Brazilian Leonardo signing" (원문은 http://gulfnews.com/…/ten-cate-silent-on-brazilian-star-leo… 참조).


1월 2일 당시 알자지라는 새해 첫 경기로 이틀 뒤인 4일에 펼쳐질 알와흐다와의 대통령컵 8강전을 앞두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알자지라는 대통령컵 디펜딩 챔피언으로 헹크 텐 카텐 감독은 지난 시즌 리그 초반 선수들의 태업이 맞물려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었을 때 땜빵 감독으로 부임해서 시즌 종료 후 경질될 뻔했지만 작년 대통령컵에서 우승하여 올해 아챔 직행티켓을 거머쥐면서 감독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비록 구단에서 선수 영입으로 분주하더라도 감독 입장에서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구단에서 영입을 발표하지도 않은 선수에 대해 가타부타 말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이틀 뒤 아부다비 더비로 치러질 일전이 더 중요한 상황인데...


알자지라는 이미 소개해드렸던 것처럼 그로부터 이틀 뒤인 4일 알와흐다에게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충격적인 6대0 참패를 당하며 아부다비 더비 역사상 최악의 기록을 남기고 대통령컵 2연패 도전이 좌절되고야 말았습니다. 리그 상반기 성적으로만 보면 6점차 패배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기 결과여서 더욱 충격적이었죠. 대통령컵 8강전 네 경기가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결과로 4강 진출팀이 가려졌다는 것은 함정이었습니다만... (http://dullahbank.tistory.com/793 참조)


그리고... 해설위원 한 명의 발언을 문제삼아 경기를 중계한 두바이 스포츠 채널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선수들의 인터뷰를 금지하는 등 충격적인 참패로 멘붕에 빠졌던 알자지라 구단은 알와흐다전 패배 이틀 뒤인 6일 저녁이 되어서야 SNS를 통해 레오나르도의 영입소식을 발표하게 됩니다. 다음날 오후 세시반 지역 최초의 공개 입단식에 서포터즈들을 초청한다면서 말이죠... 무함마드 빈 자이드 스타디움에 구경삼아 직접 가보려다가 시간이 안맞아 가볼 수 는 없었지만 이 소식 역시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드린 바 있습니다. (http://dullahbank.tistory.com/794 참조)


구단에서 영입을 발표하기 전인 이틀 전엔 레오나르도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한 행크 텐 카테 알자지라 감독은 7일 공개 입단식이 열렸던 다음날인 8일 알아흘리와의 리그컵 4강전을 하루 앞두고 가진 프리매치 인터뷰에서 이제는 알자지라 선수가 되어 리그컵을 통해 데뷔전을 치룰 것으로 보이는 레오나르도에 대해 어떤 코멘트를 했을까요...? 


"구단에서 레오나르도와 성공적으로 계약을 맺어서 기쁘다. 그는 지능적이고 전술적으로 강하게 잘 단련된 선수이며, 어린 선수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알자지라에 필요한 매우 뛰어난 축구경험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도 남은 시즌 동안 우리팀이 리그와 아챔에서 직면하게 될 많은 도전 앞에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발 라인업에 포함될 자격이 있음을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http://www.jc.ae/…/al-jazira-x-al-ahli-agc-pre-match-press…/ 구단 홈페이지에 올라온 8일자 기사로 아쉽게도 영어로 번역된 기사는 없다...)


기자는 기사 서두에 "네덜란드 출신 행크 텐 카테 감독이 레오나르도를 두고 원하지 않았던 영입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해 논란이 예상된다"고 자신있게 썼지만, 이는 사실 영입을 발표하기도 전인 6일전 기사를 레퍼런스로 끌고와 알자지라의 선수가 된 이제와서야 논란이 예상된다고 주장하는 기자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셈입니다. 이 기자의 기사 때문에 두 번이나 이런 포스팅을 올리게 될 줄은 더더욱 몰랐;;;;;


걸프지역 축구 소식은 기자들에겐 평소에 관심없는 지역의 뉴스인건 알지만, 적어도 축구전문기자라면 좀더 자세히 찾아보고 기사를 썼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에 불과할 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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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랍지역 전문 블로거 둘라
야!쌀람!풋볼/칼럼2014.07.19 20:50


[포포투 플러스] 최근 2022년 카타르월드컵 개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개최지 선정 투표를 다시 해야 한다는 주장 및 가능성까지 제기되어 국내로까지 번졌다. 2년 전 카타르가 승리했던 월드컵 유치 경쟁에서 한국이 3차 투표까지 참여했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정말 2022년 월드컵의 개최 결정은 뒤집어질 수 있는 걸까? 왜 영국 언론은 카타르월드컵 유치를 못 잡아 먹어 안달일까? 카타르는 정말 전세계를 상대로 사기극을 펼친 것일까? 월드 No.1 풋볼 매거진 <포포투>가 들여다 보았다.


본문은... http://sports.media.daum.net/sports/column/newsview?newsId=20140611150117484&gid=1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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